"아버지가 남기신 게 아파트 한 채랑 예금 조금인데, 상속세가 나오나요? 나온다면 얼마나요?"
부모님을 보내 드린 뒤 많은 분들이 가장 막막해하는 질문입니다. 상속세는 재산이 많은 집에만 해당하는 이야기 같지만, 집값이 오르면서 아파트 한 채만으로도 검토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상속세 계산은 복잡해 보여도 뼈대는 단순합니다.
'얼마를 물려받았나 → 얼마를 빼 주나 → 세율을 곱하면 얼마인가 → 실제로 낼 돈은 얼마인가', 이 네 단계만 따라가면 됩니다.
오늘은 이 순서대로 하나씩 풀어 보고, 마지막에 실제 숫자를 넣어 직접 계산해 보겠습니다.
※ 참고로 2024년 말 국회에 제출된 상속세 개정안(최고세율 인하, 자녀공제 확대 등)은 부결되었습니다. 이후 '자녀 1인당 5억 원 공제' 같은 개편안도 논의되고 있지만 아직 시행되지 않았습니다. 이 글은 현재 시행 중인 기준으로 설명합니다.
한눈에 보는 상속세 계산 4단계
1단계: 구하는 값: 과세가액 / 계산 방식: 물려받은 재산 전체 − 세금 안 붙는 재산 − 고인의 빚·장례비·공과금 + 생전에 미리 준 재산
2단계: 구하는 값: 과세표준 / 계산 방식: 과세가액 − 각종 상속공제 − 감정평가수수료
3단계: 구하는 값: 산출세액 / 계산 방식: 과세표준 × 세율 − 누진공제액
4단계: 구하는 값: 실제 낼 세금 / 계산 방식: 산출세액 + 세대생략 할증 − 세액공제 + 가산세
이제 단계별로 자세히 보겠습니다.
1단계. 과세가액: '세금을 매길 재산'이 얼마인가
과세가액 = 총상속재산가액 − 비과세·과세가액 불산입액 − 공과금·장례비용·채무 + 사전증여재산
① 총상속재산가액: 무엇이 포함될까
고인이 남긴 국내외 모든 재산을 돌아가신 날 기준 시가로 평가해 더한 금액입니다. 생각보다 범위가 넓습니다.
본래의 상속재산: 집, 땅, 예금, 주식처럼 고인 명의로 남은 재산과 유언으로 넘어간 재산
상속재산으로 보는 재산: 고인이 보험료를 낸 사망보험금, 신탁재산, 퇴직금처럼 법률상 상속재산은 아니어도 세법이 상속재산으로 보는 것
추정상속재산: 돌아가시기 전에 재산을 처분하거나 예금을 인출하거나 빚을 졌는데 그 돈을 어디에 썼는지 설명되지 않는 금액
추정상속재산은 실무에서 자주 문제가 됩니다.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망 전 1년 이내: 재산 종류별 처분·인출·채무 금액: 2억 원 이상 / 결과: 사용처를 입증하지 못하면 상속재산으로 추정
사망 전 2년 이내: 재산 종류별 처분·인출·채무 금액: 5억 원 이상 / 결과: 사용처를 입증하지 못하면 상속재산으로 추정
부모님 통장에서 큰돈이 빠져나간 기록이 있다면, 병원비·생활비 영수증처럼 쓴 곳을 보여 줄 자료를 미리 챙겨 두시는 게 좋습니다.
② 빼 주는 재산: 비과세·과세가액 불산입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유증한 재산, 선산(금양임야), 문화재 같은 재산은 세금을 매기지 않습니다. 공익법인 등에 출연한 재산도 과세가액에 넣지 않습니다.
③ 빼 주는 비용: 공과금·장례비·채무
고인이 남긴 빚, 돌아가신 뒤 납부한 세금·공과금, 장례비는 재산에서 빼 줍니다. 장례비는 실제로 쓴 돈을 그대로 빼 주는 것이 아니라 범위가 정해져 있습니다.
500만 원 미만: 500만 원 (증빙이 없어도 인정)
500만 원 ~ 1,000만 원: 실제 쓴 금액
1,000만 원 초과: 1,000만 원
봉안시설·자연장지 비용: 별도로 500만 원 한도 추가
④ 더하는 재산: 사전증여재산
돌아가시기 전에 미리 준 재산도 다시 더합니다. 미리 주면 세금을 피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일정 기간 안의 증여는 상속세 계산에 그대로 합쳐집니다.
상속인(자녀, 배우자 등): 돌아가시기 전 10년 이내
상속인이 아닌 사람(손주, 며느리, 사위 등): 돌아가시기 전 5년 이내
창업자금·가업승계주식 증여세 특례를 받은 재산: 기간과 관계없이 합산
2단계. 과세표준: 공제를 빼고 나면 얼마가 남나
과세표준 = 과세가액 − 상속공제 − 감정평가수수료
상속세가 '생각보다 적게 나오는' 이유가 바로 이 공제입니다. 주요 공제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① 기초공제 + 인적공제 vs 일괄공제, 둘 중 큰 것
기초공제: 2억 원
자녀공제: 자녀 1명당 5,000만 원
미성년자공제: 미성년자 1명당 1,000만 원 × 19세가 될 때까지 남은 햇수
연로자공제: 65세 이상 1명당 5,000만 원 (배우자 제외)
장애인공제: 1명당 1,000만 원 × 기대여명 연수
일괄공제: 5억 원
'기초공제 + 인적공제'의 합계와 일괄공제 5억 원 중 큰 쪽 하나만 적용합니다. 자녀가 많지 않은 대부분의 가정은 일괄공제 5억 원을 받게 됩니다. 다만 배우자 혼자 물려받는 경우에는 일괄공제를 쓸 수 없고 기초공제와 인적공제만 받습니다.
② 배우자 상속공제
배우자가 있다면 공제 폭이 크게 늘어납니다.
배우자가 실제로 물려받은 금액을 공제하되, 법정상속분 상당액과 30억 원 중 작은 금액이 한도입니다.
배우자가 실제로 받은 금액이 적거나 없더라도 최소 5억 원은 공제됩니다.
그래서 배우자와 자녀가 함께 물려받으면 일괄공제 5억 원과 배우자공제 최소 5억 원을 합쳐 10억 원까지는 상속세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녀만 물려받는다면 일괄공제 5억 원이 기준이 됩니다.
③ 금융재산 상속공제
예금, 적금, 보험금, 주식 같은 금융재산에서 금융기관 빚을 뺀 '순금융재산'에 대해 추가로 공제해 줍니다.
2,000만 원 이하: 전액
2,000만 원 초과 ~ 1억 원 이하: 2,000만 원
1억 원 초과: 순금융재산의 20% (최대 2억 원)
④ 그 밖의 공제
피상속인이 10년 이상 운영한 중소기업 등을 물려받는 가업상속공제, 부모와 오래 함께 살던 집을 물려받는 동거주택 상속공제, 재해손실공제 등이 있습니다. 요건이 까다로우니 해당될 것 같다면 꼭 따로 검토하세요.
⑤ 유의사항 - 공제에도 한도가 있습니다
공제 금액을 모두 더해도 '공제적용 종합한도'를 넘을 수는 없습니다. 쉽게 말해, 상속인이 아닌 사람에게 유증한 재산, 선순위 상속인이 포기해서 다음 순위가 받은 재산, 그리고 과세가액에 다시 더한 사전증여재산만큼은 공제를 받을 수 없습니다. 사전증여를 많이 했다면 생각보다 공제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 두세요.
마지막으로 부동산 감정평가를 받았다면 그 수수료도 일정 한도에서 빼 줍니다.
3단계. 산출세액: 세율 표에 대입하기
산출세액 = 과세표준 × 세율 − 누진공제액
1억 원 이하: 세율: 10% / 누진공제액: 없음
1억 원 초과 ~ 5억 원 이하: 세율: 20% / 누진공제액: 1,000만 원
5억 원 초과 ~ 10억 원 이하: 세율: 30% / 누진공제액: 6,000만 원
10억 원 초과 ~ 30억 원 이하: 세율: 40% / 누진공제액: 1억 6,000만 원
30억 원 초과: 세율: 50% / 누진공제액: 4억 6,000만 원
누진공제액은 구간별로 계산하는 번거로움을 줄여 주는 숫자입니다. 예를 들어 과세표준이 3억 원이면 '3억 원 × 20% − 1,000만 원 = 5,000만 원'으로 바로 계산하면 됩니다. 구간마다 나눠 계산한 값(1억 원 × 10% + 2억 원 × 20%)과 똑같이 나옵니다.
4단계. 실제로 낼 세금: 더하고 빼서 최종 정리
납부할 세액 = 산출세액 + 세대생략 할증 − 세액공제 + 가산세
세대생략 할증(더함): 자녀를 건너뛰고 손주가 바로 물려받으면 산출세액에 30%를 더 붙입니다. 미성년 손주가 20억 원을 넘게 받으면 40%입니다. 다만 자녀가 먼저 세상을 떠나 손주가 대신 물려받는 대습상속이라면 할증이 붙지 않습니다.
세액공제(뺌): 기한 안에 스스로 신고하면 산출세액의 3%를 깎아 주는 신고세액공제가 대표적입니다. 이 밖에 미리 낸 증여세를 빼 주는 증여세액공제, 10년 안에 다시 상속이 생기면 적용되는 단기재상속 세액공제 등이 있습니다.
가산세(더함): 신고를 하지 않거나 적게 신고했거나 늦게 내면 가산세가 붙습니다.
※ 한 번에 내기 어렵다면?
분납: 낼 세금이 2,000만 원을 넘으면 일부를 나눠 낼 수 있음
연부연납: 세무서 허가를 받아 여러 해에 걸쳐 나눠 낼 수 있음
물납: 요건을 갖추면 물려받은 부동산·유가증권으로 낼 수 있음
신고와 납부 기한은 돌아가신 날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6개월입니다. 가족끼리 재산 나누는 협의가 끝나지 않았더라도 기한은 늘어나지 않습니다.
부동산은 얼마로 평가할까
상속세에서 가장 다툼이 많은 부분이 부동산 가액입니다. 원칙은 '시가'이고, 다음 순서로 찾습니다.
1: 평가 기준: 그 부동산 자체의 거래가액·감정가액·수용·경매·공매가액 (돌아가신 날 전후 6개월 이내) / 예시: 상속받은 집을 4개월 뒤 팔았다면 그 매매가
2: 평가 기준: 비슷한 부동산의 매매가액 (위치·용도·면적·기준시가가 같거나 비슷한 것) / 예시: 같은 단지, 같은 평형이 3개월 전에 9억 원에 거래됐다면 9억 원
3: 평가 기준: 위 시가가 없을 때 기준시가 / 예시: 토지는 개별공시지가, 아파트는 공동주택가격
아파트는 같은 단지 거래가 많아 시가가 쉽게 정해지는 반면, 토지나 단독주택은 비교할 거래가 드물어 공시지가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시지가는 대체로 시세보다 낮으니 세금은 줄지만, 나중에 그 부동산을 팔 때 양도소득세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따져 봐야 합니다.
직접 계산해 보기: 아파트 한 채와 예금이 남은 가정
이제 숫자를 넣어 보겠습니다.
남긴 재산: 아파트 10억 원(같은 단지 시세 기준), 예금 2억 원
고인의 빚: 은행 대출 6,000만 원
장례비·공과금: 장례비 800만 원, 공과금 200만 원
상속인: 배우자, 자녀 3명(28세, 22세, 16세)
사전증여: 없음
1단계 과세가액
12억 원 − 6,000만 원 − 200만 원 − 800만 원 = 11억 3,000만 원
2단계 상속공제
기초공제 + 인적공제: 2억 원 + 자녀공제 1억 5,000만 원(3명 × 5,000만 원) + 미성년자공제 3,000만 원(16세 → 19세까지 3년 × 1,000만 원) = 3억 8,000만 원 → 일괄공제 5억 원이 더 크므로 5억 원 적용
배우자공제: 법정상속분(1.5 / 4.5 = 3분의 1) 상당액은 약 3억 7,667만 원이지만, 최소 보장액이 5억 원이므로 5억 원 적용
금융재산공제: 순금융재산 1억 4,000만 원(예금 2억 원 − 대출 6,000만 원) × 20% = 2,800만 원
공제 합계: 10억 2,800만 원
3단계 과세표준과 산출세액
과세표준: 11억 3,000만 원 − 10억 2,800만 원 = 1억 200만 원
산출세액: 1억 200만 원 × 20% − 1,000만 원 = 1,040만 원
4단계 실제로 낼 세금
신고세액공제: 1,040만 원 × 3% = 31만 2,000원
납부할 세액: 1,008만 8,000원
배우자가 없었다면?
같은 재산을 자녀 3명만 물려받았다고 가정해 보면 차이가 확연합니다.
과세가액: 배우자 + 자녀 3명: 11억 3,000만 원 / 자녀 3명만: 11억 3,000만 원
상속공제: 배우자 + 자녀 3명: 10억 2,800만 원 / 자녀 3명만: 5억 2,800만 원
과세표준: 배우자 + 자녀 3명: 1억 200만 원 / 자녀 3명만: 6억 200만 원
산출세액: 배우자 + 자녀 3명: 1,040만 원 / 자녀 3명만: 1억 2,060만 원
납부할 세액(신고세액공제 후): 배우자 + 자녀 3명: 약 1,009만 원 / 자녀 3명만: 약 1억 1,698만 원
배우자공제 하나로 세금이 10배 넘게 차이 납니다. 반대로 말하면, 부모님 중 한 분이 먼저 돌아가신 뒤 두 번째 상속이 생기면 배우자공제가 없어 세금이 크게 늘어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 상속 때 배우자가 얼마를 받을지는 두 번째 상속까지 내다보고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무리하며
정리하면 상속세는 '재산 − 빚과 비용 + 미리 준 재산'에서 공제를 빼고, 세율을 곱한 뒤, 신고 공제를 받는 구조입니다. 이 흐름만 알아도 우리 집이 상속세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인지 대략 가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신고에서는 부동산을 어떤 가액으로 평가할지, 사망 전 인출된 돈의 사용처를 어떻게 소명할지, 배우자 몫을 어떻게 나눌지에 따라 세금이 크게 달라집니다. 가족 간 협의분할이나 유류분 문제와 얽혀 있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본 포스팅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사례의 세액은 이해를 돕기 위해 단순화한 계산입니다. 실제 상속세는 재산 평가, 공제 요건, 사전증여 내역 등에 따라 달라지므로 신고 전 반드시 세무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상속가이드북3] 상속세 계산법, 4단계로 정리](/_next/image?url=https%3A%2F%2Fd2ai3ajp99ywjy.cloudfront.net%2Fassets%2Fimages%2Fpost%2Fguide_title.jpg&w=3840&q=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