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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보복으로 벽을 두드려도 스토킹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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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보복으로 벽을 두드려도 스토킹인가요 

김상훈 변호사

위층의 발소리와 쿵쿵거리는 소리에 시달리다 못해 천장이나 벽을 두드려 본 경험이 있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아래층이 우리 집을 향해 일부러 벽을 친다"며 위층이 경찰에 신고하거나 스토킹으로 고소하는 일이 늘면서, 처음에는 피해자였던 사람이 오히려 피의자가 되는 상황이 생기고 있습니다. 두드린 행위 자체보다 얼마나 자주, 어떤 시간대에, 어떤 의도로 반복했는지가 문제가 되기 때문에, 내가 한 행위가 어디까지 괜찮고 어디부터 위험한지 미리 알아두실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층간소음 보복 두드림이 스토킹으로 연결되는 구조

층간소음 분쟁에서 벽이나 천장을 두드리는 행위는 크게 두 가지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하나는 위층에 "소음이 들린다"는 신호를 보내기 위해 한두 번 두드리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소음에 대한 분풀이나 앙갚음으로 상대가 쉬는 시간에 반복해서 두드리는 경우입니다. 앞의 경우는 대체로 분쟁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로 이해되지만, 뒤의 경우는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스토킹처벌법(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연인이나 지인 사이의 집착형 사건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습니다. 법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를 제한하지 않기 때문에, 이웃 사이라도 요건이 갖춰지면 적용됩니다. 실제로 대법원이 층간소음 분쟁에서 벽을 치는 등의 행위를 스토킹범죄로 인정한 사건이 있고, 이후 같은 취지의 고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벽을 두드렸다"는 사실만으로 스토킹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보복 목적으로, 상대가 불안해할 만한 방식으로, 계속 반복했다는 평가를 받으면 형사처벌의 문턱을 넘게 됩니다. 아래에서 그 기준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정당한 이유 없는 음향 도달과 대법원 2023도10313 판결의 기준

스토킹행위는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에서 정의합니다.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각 목의 행위를 하여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을 말하고, 같은 조 제2호는 이런 스토킹행위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하는 것을 스토킹범죄라고 규정합니다. 벽 두드림 사건에서 주로 문제 되는 유형은 같은 호 라목입니다. 상대방에게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하여 물건이나 글·말·부호·음향·그림·영상·화상을 도달하게 하는 행위입니다. 벽을 두드려 나는 소리가 위층에 전달되는 것을 "음향을 도달하게 하는 행위"로 보는 것입니다.

이 쟁점을 정면으로 다룬 판결이 대법원 2023. 12. 14. 선고 2023도10313 판결입니다. 빌라 아래층에 살던 피고인이 도구로 벽이나 천장을 여러 차례 두드려 '쿵쿵' 소리를 위층 피해자에게 도달하게 한 사건인데, 대법원은 먼저 일반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스토킹행위가 객관적·일반적으로 볼 때 이를 인식한 상대방에게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라면, 실제로 상대방이 불안감을 느꼈는지와 관계없이 스토킹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정도인지는 행위자와 상대방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행위 태양, 양쪽의 언동, 주변 상황 등을 종합해 객관적으로 판단한다고 했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같은 판결에서 균형도 분명히 했습니다. 이웃 간 소음 분쟁 과정에서 이런 행위가 있었다고 해서 곧바로 정당한 이유 없이 불안감을 일으키는 스토킹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해당 사건에서 유죄가 인정된 이유는 다음과 같은 사정이 겹쳤기 때문입니다.

  • 층간소음과 주변 생활소음에 불만을 표시하며 수개월에 걸쳐 이웃이 잠드는 늦은 밤부터 새벽 사이에 반복해서 벽을 치거나 음향기기를 틀었습니다.

  • 그 결과 다수의 이웃이 수개월 내에 이사를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 112 신고로 출동한 경찰관이 문을 열어 달라고 했음에도 대화와 출입을 거부했고, 이웃들의 대화 시도도 거부했으며 오히려 대화를 시도한 이웃을 스토킹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대법원은 이런 사정을 종합해, 이 행위는 층간소음의 원인을 확인하거나 해결방안을 찾기 위한 사회통념상 합리적 범위 내의 정당한 이유 있는 행위로 볼 수 없고, 이웃 간 분쟁을 합리적으로 해결하려 하기보다 이웃을 괴롭힐 의도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판단의 핵심은 두드린 횟수 하나가 아니라 시간대, 지속 기간, 대화·해결 시도 여부, 상대방과 이웃에게 미친 영향이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기준을 자신의 상황에 대입해 보면 다음과 같이 구분됩니다.

  • 정당한 이유가 인정될 여지가 큰 경우 — 위층에 소음 사실을 알리려고 낮 시간대에 한두 번 두드린 뒤, 관리사무소 민원이나 대화로 이어간 경우

  • 스토킹으로 평가받을 위험이 큰 경우 — 위층이 쉬는 야간·새벽에 소음 발생 여부와 상관없이 정기적으로 두드리거나, 소음 대응을 넘어 상대를 괴롭히는 목적이 드러나는 경우

처벌 수위도 가볍지 않습니다. 스토킹범죄는 스토킹처벌법 제18조 제1항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고, 흉기 등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이용했다면 제18조 제2항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법원은 수사·심리 과정에서 피해자 보호를 위해 제9조의 잠정조치를 할 수 있는데, 서면 경고, 주거로부터 100미터 이내 접근금지, 전기통신 이용 접근금지, 유치장·구치소 유치 등이 있고 이웃 사이에서는 접근금지 조치가 특히 현실적인 부담이 됩니다. 같은 건물에 사는 사람이 100미터 이내 접근금지를 받으면 일상생활에 영향이 크기 때문입니다.

스토킹이 성립하지 않더라도 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두드림이 특정인을 겨냥한 위협으로 이어지면 협박(형법 제283조)이, 상대방을 향해 소음을 의도적으로 퍼붓는 방식이라면 사안에 따라 폭행(형법 제260조)이 문제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위층에서 아래층의 보복을 이유로 접근금지나 손해배상을 구하는 민사 절차를 밟는 경우도 있습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고소를 받았을 때 정리할 사실과 증거 4가지

스토킹 신고나 고소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맞서기보다 먼저 사실관계를 객관적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판례의 판단 기준이 시간대·기간·경위·태도를 종합하는 방식이므로, 그 항목별로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 실제로 두드린 횟수와 시간대 정리 — 언제, 어느 정도 두드렸는지를 기억에 의존하지 말고 달력이나 메모, 휴대전화 기록으로 맞춰 봅니다. 낮 시간대에 일시적으로 한 것인지, 야간·새벽에 반복한 것인지에 따라 평가가 크게 달라집니다. 수사기관은 상대방이 주장하는 횟수가 과장되었는지도 따져 보므로, 과장된 부분은 구체적으로 반박해야 합니다.

  • 위층 소음이 먼저 있었다는 자료 확보 — 소음 발생 시각을 기록한 일지, 소음 녹음, 관리사무소나 이웃에게 한 민원 내역, 한국환경공단 이웃사이센터 상담 기록이 의미가 있습니다. 소음이 있었다는 사실은 두드린 경위를 설명하는 자료가 되고, 층간소음의 원인을 알리거나 해결하려는 취지였다는 주장의 근거가 됩니다. 다만 소음이 있었다고 해서 보복의 정당성까지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 대화·해결 시도 내역 정리 — 판례가 중요하게 본 부분이 대화 거부 여부입니다. 위층에 쪽지를 남기거나 직접 찾아가 이야기하려 했던 사실, 관리사무소를 통한 중재 요청, 층간소음 관련 상담이나 조정 신청 기록이 있다면 모두 모읍니다. 반대로 해결 시도 없이 두드림만 반복했다면 그 점을 정직하게 인정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는 것이 양형에 도움이 됩니다.

  • 진술 일관성 점검과 조사 대비 — 경찰 조사에서 "화가 나서 일부러 쳤다"는 취지로 진술하면 의도가 있었다는 증거가 되고, 반대로 사실과 다르게 부인하면 신뢰를 잃습니다. 조사 전에 쟁점이 되는 사실과 기억나는 범위를 정리한 뒤 필요한 부분을 정확하게 진술해야 합니다. 이미 조사를 받았다면 진술조서 내용을 다시 확인하고, 사실과 다른 부분은 추가 의견서로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사건이 입건 단계를 넘어 재판으로 가더라도 방어 방향은 같습니다. 행위의 횟수와 시간대, 경위, 대화 시도 여부를 근거로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 또는 "객관적·일반적으로 불안감을 일으킬 정도가 아니었다"는 점을 다투고, 유죄가 불가피해 보이는 경우에는 합의 시도와 재발 방지 약속을 통해 처분 수위를 낮추는 방향을 병행합니다. 스토킹범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도 수사와 재판이 중단되지 않으므로, 합의는 처벌 여부가 아니라 처분 수위를 정하는 참작사유로 작용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반대로 내가 소음 피해자이면서 상대 보복으로 고통받는 입장이라면, 맞서 두드리지 말고 일지·녹음을 남기고 관리사무소·이웃사이센터·환경분쟁조정 같은 공적 절차로 옮기는 편이 안전합니다. 같은 행위라도 공적 절차를 거친 기록이 있으면 이후 분쟁에서 훨씬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됩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반복이 쌓이기 전에 행위를 멈추고 대응 정리하기

스토킹은 한 번의 행위가 아니라 지속·반복되는 행위를 처벌하는 구조입니다. 고소를 받은 뒤에도 같은 방식으로 두드림을 이어가면 반복성이 인정되고 잠정조치 필요성도 커집니다. 우선 보복성 행위를 멈추고, 소음에 대한 대응은 기록과 공적 절차로 옮기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이미 고소를 당했거나 경찰 연락을 받았다면, 조사 전에 두드림의 시간대와 횟수, 경위, 대화 시도 여부를 정리하고 대응 방향을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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