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우람 변호사입니다.
경찰조사에 변호인이 동행하면 실제로 무엇을 하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상담에서도 자주 받는 질문입니다. 변호사가 대신 말해주는 것이냐, 옆에 앉아만 있는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정리해드리겠습니다.
먼저 분명히 해둘 것이 있습니다. 변호인이 피의자를 대신해 진술할 수는 없습니다. 형사소송법상 변호인의 참여권은 보장되지만, 조사는 피의자 본인이 받는 것이고 답변도 본인이 해야 합니다.
그러면 무엇을 하느냐면,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질문의 성격을 가려냅니다.
조사에서 나오는 질문 중에는 사실관계를 묻는 것도 있지만 특정한 답을 유도하는 형태도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신 거죠?"라거나 "결국 이런 뜻 아닙니까"라는 식입니다. 본인은 대화 흐름에 따라 "네"라고 답하게 되는데, 그 한마디가 조서에 인정 진술로 기재됩니다.
이런 질문이 나올 때 제지하고 질문을 다시 정리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변호인의 역할입니다.
둘째, 진술 취지가 왜곡되지 않도록 확인합니다.
조서는 문답 내용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수사관이 정리해 기재합니다. 그 과정에서 본인이 말한 뉘앙스와 다르게 적히는 경우가 생깁니다. 특히 조건이나 단서를 붙여 말했는데 그 부분이 빠지면 의미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중간중간 "이런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지요"라고 정리해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당일에 짚지 않으면 나중에 바로잡기 어렵습니다.
셋째, 조서 열람 단계에서 정정을 요구합니다.
조사가 끝나면 조서를 읽고 서명하게 되는데, 이때가 마지막 기회입니다. 잘못 기재된 부분이 있으면 정정을 요구할 수 있고, 수사관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의 내용을 조서에 기재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긴장한 상태에서 혼자 조서를 읽으면 문제 되는 부분을 놓치기 쉽습니다. 분량이 수십 쪽인 경우도 있습니다. 변호인이 함께 보면서 짚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넷째, 조사 흐름 자체를 봅니다.
수사관이 어느 지점을 집중적으로 묻는지, 어떤 자료를 제시하는지를 보면 수사기관이 무엇을 문제 삼고 있는지가 드러납니다. 이 판단이 이후 의견서와 대응 방향의 기초가 됩니다.
그래서 저는 조사만 동행해달라는 요청은 받지 않습니다. 그 자리에서 파악한 것을 이후 서면으로 이어가야 의미가 생기는데, 조사만 들어가고 끝나면 양쪽 모두에게 남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조사 전 준비도 말씀드리겠습니다.
동행 자체보다 중요한 것이 사전 준비입니다. 사건을 파악하고, 고소 사건이라면 고소장 내용을 확인하고, 예상 질문을 정리해 함께 점검합니다. 어떤 질문이 어떤 순서로 나올지, 그 질문의 취지가 무엇인지를 알고 들어가면 당황해서 잘못 답하는 상황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준비를 별도 비용 없이 진행합니다. 일부 사무실에서는 조사 시뮬레이션이라는 이름으로 따로 비용을 받기도 하는데, 변호인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올해 바뀐 부분을 짚겠습니다.
10월부터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가 폐지되었습니다. 예전에는 경찰 조사에서 정리가 덜 된 부분을 검찰 단계에서 다시 설명할 여지가 있었는데, 이제는 그 기회가 사실상 사라졌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남긴 진술이 그대로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조사 동행의 비중이 이전보다 커진 이유입니다.
조사 일정을 받으셨다면 급하게 잡지 마시고 먼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확인해보고 다시 연락드리겠다고 하셔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우람 변호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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