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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유사강간 기소의견 송치 사례 |술자리 성범죄, 고소인도 피의자도 알아야 할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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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유사강간 기소의견 송치 사례 |술자리 성범죄, 고소인도 피의자도 알아야 할 기준 

김민정 변호사

기소의견 송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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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의뢰인 보호를 위해 시기, 장소, 당사자 관계와 구체적 경위를 실제와 다르게 각색했습니다. 실제 사건과 같은 것은 죄명, 주요 쟁점, 수사 결과입니다. 수사기관의 송치 결정은 유죄 확정이 아니며, 피의자는 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될 때까지 무죄로 추정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사시 출신 16년차 성범죄를 전문으로 수행하는 김민정 변호사입니다.

저는 고소인 대리와 피의자 변호를 모두 수행하고 있기에 양쪽의 증거와 상대방의 논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기억이 끊겨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는데, 고소할 수 있나요?"

"합의된 성관계였는데, 고소를 당했습니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 발생한 성범죄 관련하여 많은 분들이 자주 하시는 질문입니다.

기억이 없으니 내 진술이 약해 보이고, 스스로 괜히 만취될 때까지 술을 마셨다는 자책까지 겹칩니다.

기억이 없다고 끝나는 사건은 아닙니다. 피해자의 기억이 비어 있는 구간은 객관적 자료로 메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고소를 당한 분도 "상대가 거부하지 않았다"는 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수사기관은 양쪽의 말뿐 아니라 당시 상태를 보여 주는 객관적 정황을 함께 살피기 때문입니다.

제가 고소대리를 맡아 기소의견 송치 결정을 받은 사건을 통해 그 기준을 양쪽 입장에서 정리했습니다.

사건의 개요

의뢰인은 30대 직장인으로, 취미 동호회의 주말 정기 모임에 참석했습니다. 낮부터 이어진 뒤풀이에서 평소 주량을 크게 넘겨 술을 마셨고, 초저녁 무렵 만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 자리에는 동호회를 오래 이끌어 온 선배 회원이 있었습니다. 선배는 술을 거의 마시지 않았습니다. 다른 회원들에게 의뢰인은 자신이 챙기겠다며 먼저 보냈고, 이후 의뢰인을 인근 숙소로 데려갔습니다.

의뢰인이 정신을 차렸을 때는 숙소 안이었고, 이미 피해가 진행 중이었습니다. 의뢰인은 그 자리를 벗어난 뒤 지인에게 울면서 피해를 알렸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쟁점은 두 가지였습니다

이런 준(유사)강간사건에서 피의자 측의 방어 논리는 대체로 정해져 있습니다.

  1. 피해자는 의식이 있었고 동의했다

  2. 피해자는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이 아니었다

  3. 설령 피해자가 의식이 없었더라도, 나는 그 상태를 몰랐다(준강간의 고의는 없었다)

요약하면,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는 심신상실·항거불능 상태의 문제이고, 둘째는 고의의 문제입니다.

고소대리인으로서 할 일은 이 두 논리를 수사 단계에서 미리 막는 것이었습니다.

블랙아웃과 패싱아웃은 다릅니다

첫 번째 쟁점의 핵심 판례는 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입니다.

대법원은 기억 형성만 실패한 '알코올 블랙아웃'과, 술에 취해 수면 상태에 빠지는 등 의식을 잃은 '패싱아웃'을 구별합니다. 블랙아웃만으로는 심신상실을 인정하기 어렵지만, 패싱아웃이라면 심신상실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내용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의식을 잃지 않았더라도, 알코올의 영향으로 의사를 형성할 능력이나 저항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였다면 '항거불능'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같은 판결은 판단 요소도 제시합니다. 음주량과 속도, 평소 주량, CCTV나 목격자로 확인되는 당시 상태, 피의자와의 관계, 접촉의 장소와 방식, 사건 이후 양측의 반응 등입니다. 저희는 이 요소를 하나씩 채우는 방식으로 의견서를 구성했습니다.

기억의 빈 곳을 객관적 자료로 채웠습니다

피해자의 기억에 기대지 않고, 다음 자료로 당시 상태를 입증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 음주량과 평소 주량: 짧은 시간에 평소 주량을 크게 넘겨 마신 경위를 구체적으로 정리했습니다.

  • 뒤풀이 중 상태: 구토, 일시적 각성과 기억 단절 등 회원들이 본 모습을 정리했습니다.

  • CCTV: 의뢰인이 스스로 걷지 못하고 상대에게 몸을 맡긴 채 이동하는 모습을 있음을 제시했습니다. 패싱아웃을 뒷받침하는 가장 객관적인 자료였습니다.

  • 의료 기록: 해바라기센터 진료와 증거 채취 결과를 제출했습니다.

고의는 행동으로 드러납니다

피의자가 고의를 부인해도 간접사실로 입증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사건 전후의 행동을 시간순으로 맞춰 다음 사정을 짚었습니다.

  • 피의자는 술을 거의 마시지 않은 상태로 의뢰인의 만취 과정을 지켜보았습니다.

  • 의뢰인을 챙겨 줄 수 있는 회원들을 먼저 돌려보냈습니다.

  • 의뢰인의 의식이 없다는 전제에서 행위를 시작했다는 점을 진술로 구체화했습니다.

  • 사건 직후 피의자의 사과 취지 발언과 반복된 연락 시도를 정리했습니다.

수사 단계에서 증거 확보를 요청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수 있는 증거는 피해자 측이 먼저 짚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저희는 숙소 CCTV 확보와 뒤풀이 참석자들의 목격 진술 조사를 의견서로 구체적으로 요청했습니다. 피의자 측의 2차 가해 정황도 함께 전달했습니다.

결과: 기소의견 송치

경찰은 수사 끝에 피의자를 준유사강간 혐의로 기소의견 송치했습니다.

준유사강간은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유사강간을 한 경우로, 유사강간의 예에 따라 처벌됩니다. 법정형은 2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벌금형이 없습니다.

피해를 입으셨다면

음주 후 피해를 입었다면 다음 세 가지를 먼저 기억해 주시면 도움이 됩니다.

  1. 가능한 빨리 진료를 받으세요. 몸을 씻기 전에 해바라기센터나 병원을 찾으면 증거 채취에 유리합니다. 입었던 옷도 버리지 말고 보관하시기 바랍니다.

  2. 기록을 지우지 마세요. 메시지, 통화 내역, 지인과의 대화는 그대로 두세요. 당황해서 평소처럼 답한 메시지가 있어도 삭제하면 안 됩니다.

  3. CCTV는 서둘러 확보해야 합니다. 보관 기간이 지나면 사라지므로, 기억이 없을수록 신고와 증거 보전을 서둘러야 합니다. 신고를 너무 망설이시면 안 됩니다.

술을 마신 것은 범죄의 이유가 될 수 없습니다. 기억이 없다는 것도 고소를 포기할 이유가 되지 않습니다. 자책하느라 증거를 확보할 시간을 놓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고소를 당하셨다면

음주 후 성적 접촉으로 고소를 당했다면 준유사강간처럼 벌금형이 없는 죄명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유죄가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 등의 부수 처분도 따를 수 있으므로, 첫 조사 전부터 신중해야 합니다.

  1. 상대방에게 직접 연락하지 마세요. 사과나 해명을 하려는 연락도 범행을 인식한 정황이나 2차 가해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사건 직후의 발언과 반복된 연락이 쟁점으로 다뤄졌습니다.

  2. 주변에 진술을 부탁하지 마세요. 지인에게 유리한 말을 해 달라고 요청하면 오히려 불리한 정황이 될 수 있습니다. 목격자 조사는 수사 절차 안에서 이뤄지도록 요청해야 합니다.

  3. 자료를 지우지 마세요. 메시지, 통화 내역, 블랙박스 영상은 그대로 보존하세요. 삭제하면 증거인멸을 의심받을 수 있고, 유리한 자료까지 함께 사라집니다.

  4. '상대가 거부하지 않았다'는 말에 기대지 마세요. 핵심은 당시 상대의 상태와 그 상태를 어떻게 인식했는지입니다. 대법원도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블랙아웃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보았습니다. 상대가 스스로 걷고 대화했는지 등을 CCTV와 목격자 진술 같은 객관적 자료로 확인해야 합니다.

  5. 첫 조사 전에 진술 방향을 정하세요. 사실관계를 시간순으로 정리하지 않고 조사에 나가면, 나중에 말을 바꾼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조사 전에 변호인과 기록을 검토하고 필요하면 동석을 요청하세요.

억울한 사건이라면 객관적 자료로 혐의를 다투어야 하고, 혐의를 인정하는 사건이라면 피해 회복과 양형 자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어느 쪽이든 피해자에게 접촉해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

상대방의 전략을 알아야 제대로 싸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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