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사시 출신 16년차 형사전문변호사이자 스토킹전문변호사인 김민정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실무에서 자주 발생하는 문제를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스토킹으로 신고를 당해 법원에서 잠정조치를 받은 상황입니다. 그런데 상대방이 먼저 전화하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낸다면 답장을 해도 될까요?
“잠정조치 기간 중이긴 하지만 잠정조치는 제가 연락하는 걸 금지하는 거 아닌가요? 제가 먼저 연락한 것도 아니고 상대방이 먼저 연락했는데, 전화를 받거나 답장을 해도 되는 것 아닌가요?”
스토킹 사건으로 상담을 하다 보면 실제로 많이 나오는 질문입니다.
상대방이 먼저 연락했으니 나도 답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스토킹 잠정조치는 상대방과 내가 서로 합의해서 정한 약속이 아니라 법원이 내린 명령이라는 점을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상대방이 먼저 연락한 경우 내가 한 모든 답장이나 통화가 무조건 잠정조치 위반이 된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실제로는 잠정조치 결정문의 내용과 연락이 오간 경위, 연락의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오늘은 스토킹 잠정조치 중 피해자가 먼저 연락한 경우 답장해도 되는지, 관련 판례와 함께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 스토킹 잠정조치 중 상대방이 먼저 연락해도 답장하면 안 될까요?
먼저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상대방이 먼저 연락했다고 해서 잠정조치가 자동으로 해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더 조심해야 합니다. 잠정조치불이행죄가 추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법원이 다음과 같은 잠정조치를 내렸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스토킹행위자에게 202X. 12. 31.까지 전화, 이메일, 문자메시지, 정보통신망을 이용하는 프로그램 등을 통하여 유선 무선 광선 및 기타의 전자적 방식에 의하여 부호 문언 음향 또는 영상을 송신하는 방법으로 피해자에게 접근하지 말 것을 명한다.”
이는 실제 최근에 받은 잠정조치 결정문 내용과 동일합니다.
이 명령을 받은 사람이 A이고, 상대방 B가 먼저 A에게 문자를 보냈다고 하겠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B가 보낸 문자 하나로 법원이 A에게 내린 잠정조치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잠정조치를 취소하거나 변경하려면 별도의 법적 절차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스토킹 잠정조치를 받은 상태에서 상대방이 먼저 전화하거나 문자를 보냈더라도, 이를 근거로 “이제 나도 연락해도 되겠구나”라고 판단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상대방이 개인적으로 “괜찮다”, “연락해도 된다”고 말했다고 하더라도 법원의 명령 자체가 변경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여기서 반드시 구분해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상대방이 먼저 연락했다는 이유만으로 내가 한 모든 대응이 무조건 잠정조치 위반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잠정조치 결정문이 금지하는 행위가 무엇인지, 내가 한 행위가 그 범위에 포함되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2. 서울북부지방법원 판례: 상대방이 먼저 게임 메시지를 보냈다면?
이와 관련해 살펴볼 판례가 있습니다.
서울북부지방법원 사건 중에는 피해자가 먼저 게임상 메시지를 보냈고, 피고인이 그 메시지에 답장한 사안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중요한 쟁점은 피해자가 먼저 연락했다는 사실만이 아니었습니다. 피고인의 답장이 실제로 잠정조치 결정문에서 금지한 연락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되었습니다.
법원은 잠정조치 결정문의 구체적인 문언을 살펴보았고, 해당 사건에서는 잠정조치가 금지한 연락 수단에 게임상 귓속말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 등이 문제되어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이 판례를 단순히 “피해자가 먼저 연락하면 답장해도 된다”는 의미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핵심은 피해자가 먼저 연락했다는 사실만으로 잠정조치의 효력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당시 잠정조치 결정문에서 금지한 행위의 범위가 어디까지였는지가 중요하게 다루어졌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실제 스토킹 사건에서 답장 여부를 판단할 때는 상대방이 먼저 연락했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법원이 어떤 내용의 잠정조치를 내렸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3. 서울북부지방법원 2024고단1902: 피해자가 먼저 연락해도 잠정조치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 방향의 판례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서울북부지방법원 2024고단1902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먼저 연락하거나 연락에 응한 사정이 있더라도, 그것만으로 법원이 행위자에게 명한 잠정조치의 효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문제되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피해자의 승낙과 법원의 명령은 별개의 문제라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잠정조치 결정문에 피해자에게 전기통신을 이용해 접근하지 말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런데 피해자가 먼저 문자메시지를 보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전화해도 돼.”
이 문자를 받은 사람이 “그럼 전화하겠습니다”라며 전화를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피해자가 연락을 허락했다는 사정만으로 법원의 잠정조치가 변경된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결정문이 금지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별도로 검토해야 하고, 이를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잠정조치를 받은 상황에서는 상대방의 개인적인 승낙만 믿고 행동하기보다, 결정문의 내용과 법적 효력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4. 대구지방법원 2025고단130: 피해자가 먼저 카카오톡을 보낸 경우는?
그렇다면 피해자가 먼저 연락한 상황에서 피고인의 답장이 스토킹행위에 해당하는지는 어떻게 판단할까요?
대구지방법원 2025고단130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먼저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고, 피고인이 이에 대응해 메시지를 보낸 사실 등이 문제되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해당 행위가 스토킹처벌법에서 정한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이루어진 행위인지가 검토되었습니다.
법원은 피해자가 먼저 연락한 경위와 연락의 내용, 이후의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피고인의 대응을 스토킹행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부분이 있습니다.
다만 이 판결 역시 “피해자가 먼저 연락하면 답장해도 된다”는 일반적인 원칙을 제시한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그 사건에서 실제로 오간 연락의 내용과 경위 등을 살펴보았을 때 스토킹행위의 요건을 충족한다고 보기 어려웠다는 취지로 이해해야 합니다.
여기서 반드시 구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잠정조치 결정문에서 금지한 행위에 해당하는지
스토킹처벌법상 스토킹행위의 요건을 충족하는지
이 두 가지는 관련이 있지만 동일한 문제는 아닙니다.
상대방이 먼저 연락했다는 사실은 사건을 판단할 때 고려할 수 있는 사정이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답장과 통화가 허용된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습니다.
5. 스토킹 잠정조치 위반 여부,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요?
실제 사건에서는 크게 네 가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첫째, 잠정조치 결정문의 정확한 문구
결정문에 단순히 접근금지 조치가 기재되어 있는지, 아니면 전화·문자·카카오톡·이메일 등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까지 금지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결정문에 어떤 행위가 금지되어 있는지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접근금지 명령을 받았다”는 정도로만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실제 결정문에 기재된 내용을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상대방이 먼저 연락한 이유
상대방이 먼저 연락했다는 사실만으로 그 의미가 모두 같지는 않습니다.
단순히 “잘 지내?”라고 연락한 경우와 재산이나 물건 반환, 합의, 자녀 문제처럼 구체적으로 처리해야 할 사안 때문에 연락한 경우는 경위가 다를 수 있습니다.
물론 연락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해서 잠정조치 위반 문제가 자동으로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연락의 목적과 경위는 다른 사정들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셋째, 내가 어떻게 대응했는지
상대방이 문자 한 번을 보냈는데 내가 열 번, 스무 번 답장을 했다면 어떨까요?
상대방이 먼저 전화했다고 해서 내가 한 시간 동안 통화하고, 다음 날 다시 전화를 걸고, 만나자고 요구했다면 단순히 “상대방이 먼저 연락했다”는 사정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연락이 시작된 경위뿐 아니라 내가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반복해서 대응했는지도 중요합니다.
넷째, 연락의 구체적인 내용
단순히 필요한 사실을 확인한 것인지, 관계 회복을 요구한 것인지, 감정적인 말을 하거나 상대방을 압박한 것인지, 만남을 요구한 것인지에 따라 사안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국 스토킹 잠정조치 위반 여부는 한 가지 사정만으로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결정문의 문구, 연락의 경위, 내용과 횟수, 실제 대응 방식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6. 스토킹 잠정조치 중 전화는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전화는 연결되지 않았다고 해서 언제나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24도7832 판결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실제 통화는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피해자의 휴대전화에는 부재중 전화 표시나 수신차단 표시가 나타났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경우에도 전화통화 시도 자체가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정보를 송신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실제 통화가 연결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문제가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 판례는 잠정조치 의무자가 피해자에게 전화를 건 사건입니다. 따라서 지금 살펴보는 ‘피해자가 먼저 전화를 걸어온 경우’와 사실관계가 동일한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 판례는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이 금지된 상황에서 전화 한 통을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특히 스토킹 잠정조치 결정문에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을 금지하는 내용이 있다면, 통화가 실제로 이루어졌는지만 따지기보다 전화 시도 자체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7. 상대방이 먼저 전화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미 스토킹 잠정조치를 받은 상황이라면, 가장 안전한 방법은 우선 직접 대응하지 않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먼저 전화했다고 해서 반드시 전화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전화가 왔다면 통화기록을 남겨 두고, 문자메시지가 왔다면 삭제하지 말고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카카오톡 대화 역시 대화방을 삭제하기보다는 필요한 내용을 보존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문제가 되는 연락이 반복되거나 상대방이 협박·압박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다면, 그 경위와 내용을 별도로 검토할 필요도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연락에 즉시 반응해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먼저 연락했다는 사실은 기록으로 남겨 두되, 그 사실을 근거로 잠정조치의 범위가 달라졌다고 스스로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제가 담당한 사건에서도 잠정조치 기간 중, 스토킹 피해자가 스토킹행위자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어온 사실이 있었습니다.
저는 의뢰인에게 일절 응답하지 말 것을 당부했습니다. 잠정조치위반을 유도하는 행위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대신 피해자가 먼저 전화를 걸어온 정황을 전부 캡처해서 수사기관에 제출하며 스토킹범죄의 성립을 다투었습니다.
8. 물건 반환이나 자녀 문제 때문에 반드시 답해야 한다면?
현실적으로는 직접 연락하지 않고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혼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다음과 같은 연락을 받았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내 물건을 돌려달라.”
“공동명의 재산을 어떻게 정리할 것이냐.”
“합의서에 서명해 달라.”
또는 자녀와 관련해 반드시 확인해야 할 내용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먼저 검토할 것은 직접 답장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변호인을 통해 전달하거나, 필요한 경우 수사기관 또는 법원을 통해 잠정조치의 변경·취소 가능성을 확인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잠정조치가 현재 상황에 맞지 않거나 불가피하게 연락이 필요한 사정이 있다면, 상대방에게 “연락해도 된다”는 문자 하나를 받아 두는 것보다 법적으로 가능한 절차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상대방의 개인적인 허락을 받는 것과 법원의 잠정조치를 변경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따라서 연락이 불가피하다고 생각되더라도 먼저 결정문의 내용과 법적 절차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9. 상대방이 먼저 연락했다면, 상대방의 스토킹이 되는 걸까요?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B가 먼저 전화했다고 해서 “잠정조치 중인데 B가 나에게 전화했으니 B가 스토킹한 것이다”라고 바로 결론 내릴 수는 없습니다.
스토킹행위가 성립하려면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연락하는 등의 법정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스토킹범죄가 성립하려면 법에서 정한 지속성·반복성 등 추가 요건도 문제됩니다.
따라서 한 번 전화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스토킹범죄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반복적으로 연락하거나, 연락하지 말라는 의사를 표시한 뒤에도 계속 연락하거나, 다른 번호나 계정으로 연락하거나, 협박 또는 압박을 하는 등의 사정이 있다면 별도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상대방이 먼저 연락했다는 사실만으로 어느 한쪽의 법적 책임이 자동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연락의 내용과 경위, 반복 여부, 당사자 사이의 상황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스토킹 잠정조치, 상대방이 먼저 연락했을 때 꼭 기억하세요
오늘 말씀드린 내용을 정리하겠습니다.
첫째, 상대방이 먼저 전화하거나 문자를 했다고 해서 잠정조치가 자동으로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둘째, 그렇다고 상대방이 먼저 연락했다는 이유만으로 내가 한 모든 대응이 반드시 잠정조치 위반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셋째, 실제 사건에서는 잠정조치 결정문의 문구, 상대방이 먼저 연락한 경위, 연락 내용, 내가 한 대응의 내용과 횟수를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형사사건에서는 ‘내가 억울하다’는 것과 ‘지금 어떤 행동을 해야 안전한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상대방이 먼저 연락했으니 억울한 마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법원이 잠정조치를 내려놓은 상황이라면 “상대방도 먼저 연락했는데 내가 왜?”라는 감정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지금 내가 하면 안 되는 행동이 무엇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잠정조치 결정문은 사건마다 문구가 다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결정문을 정확하게 읽고, 현재의 연락이 그 결정문에서 금지하는 행위인지부터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토킹 사건은 같은 ‘연락’이라도 누가 먼저 했는지, 무슨 내용이었는지, 몇 번 했는지, 왜 했는지, 그리고 잠정조치 결정문이 정확히 무엇을 금지했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는 스토킹 사건에서 단순히 “된다, 안 된다”라고 말씀드리기보다, 실제 판례와 사건의 구체적인 사정을 가지고 무엇이 가능한지,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구분해서 설명드리고 있습니다.
스토킹 잠정조치 위반이 걱정되거나 상대방의 연락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이라면, 상대방의 선행 연락만으로 결론을 내리기보다 잠정조치 결정문과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먼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구분해드리는 스토킹전문변호사 김민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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