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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순위 보증금을 속이고 세를 놓은 집주인은 사기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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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순위 보증금을 속이고 세를 놓은 집주인은 사기죄인가요 

김상훈 변호사

다가구주택이나 원룸 건물에 전세로 들어가면서 "다른 세입자 보증금이 얼마나 있느냐"고 물었더니 집주인이 실제보다 훨씬 적은 금액을 말했고, 그 말을 믿고 계약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선순위 보증금이 몇 억 원 더 있었다는 상담이 적지 않습니다. 집이 경매에 넘어가자 내 보증금은 배당표에서 뒤로 밀려 일부만 받게 되고, 집주인은 "나도 몰랐다", "그때는 그 정도였다"고 말합니다. 돈을 못 받은 것이 억울한 데서 그치지 않고, 이 사람을 사기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가 가장 궁금해지는 지점입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선순위 보증금 거짓말, 형사 고소와 보증금 회수는 따로 움직입니다

선순위 보증금이란 내 임대차보다 앞선 순위로 같은 건물에서 먼저 배당을 받아 가는 다른 임차인의 보증금을 말합니다. 대항력과 확정일자를 먼저 갖춘 임차인이 있으면 경매 때 그 임차인이 먼저 배당받고, 남는 금액이 있어야 내 차례가 옵니다. 그래서 선순위 보증금이 얼마인지는 임차인에게 계약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정보입니다.

이 상황에서 임차인이 확인해야 할 쟁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집주인의 말이 형법상 기망행위에 해당하는가. 둘째, 집주인에게 처음부터 속여서 돈을 받으려는 편취의 고의가 있었는가. 셋째, 형사 절차와 별도로 이미 낸 보증금을 어떻게 회수할 것인가입니다. 고소해서 처벌이 되는 것과 보증금을 돌려받는 것은 같은 절차가 아니라는 점을 먼저 구분해야 합니다.

집주인이 일부러 금액을 낮춰 말한 경우도 있고, 아예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문제없다"고만 한 경우도 있으며, 계약서 특약에 허위 금액을 적어 넣은 경우도 있습니다. 어느 유형이냐에 따라 입증해야 할 내용과 증거가 달라집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기망·편취고의·인과관계, 사기죄 세 요건과 형법 제347조 형량

사기죄는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할 때 성립하고(형법 제347조 제1항), 법정형은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전세계약에서 임차인이 낸 보증금은 집주인이 받은 재물이고, 그 돈을 건네게 만든 거짓말이 있었는지가 핵심입니다.

첫째 요건은 기망행위입니다. 기망은 적극적으로 허위 사실을 말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계약 당사자 한쪽이 상대방의 판단에 중요한 사실을 알면서 알려주지 않은 경우에도, 거래 관행과 신의성실의 원칙상 알려줄 의무가 있었다면 부작위에 의한 기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사기죄에 관한 확립된 법리입니다. 선순위 보증금이 실제 얼마인지는 임차인이 보증금 회수 가능성을 가늠하는 거의 유일한 기준이므로, 임차인이 직접 물었는데 적게 말했다면 적극적 기망에 가깝고, 묻지 않았더라도 고의로 숨겼다면 고지의무 위반이 문제됩니다.

이 부분은 법이 이미 정보 제시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7은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때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해당 주택의 확정일자 부여일·차임·보증금 등 정보와 납세증명서를 제시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임차인도 제3조의6 제4항에 따라 임대인의 동의를 받아 확정일자부여기관에 이 정보의 제공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이 제도가 있는 상황에서 임대인이 허위 금액을 말했다면 기망의 정도는 더 분명해집니다.

둘째 요건은 편취의 고의입니다. 가장 다툼이 많은 부분입니다. 사기죄는 결과가 아니라 계약 당시의 의사를 봅니다. 나중에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사기가 되지 않고, 계약 당시 이미 정상적으로 반환할 능력이나 의사가 없었음에도 숨기고 받았는지를 따집니다. 법원은 계약 당시 건물의 시세와 선순위 채무 총액, 임대인의 다른 재산과 소득, 이전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준 이력, 허위 진술의 구체성과 반복성, 계약 이후의 행동(연락 두절, 건물 매각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같은 선순위 보증금 거짓말이라도 건물에 충분한 여유가 있어 문제없이 반환할 수 있었다면 고의가 부정될 수 있습니다.

셋째 요건은 인과관계입니다. 임차인이 그 거짓말 때문에 계약을 체결하고 돈을 보냈다는 연결이 필요합니다. 계약 전 메시지에서 선순위 금액을 묻고 답을 받은 기록, 그 금액을 전제로 대출이나 전세보증을 신청한 이력이 있으면 이 연결이 쉽게 입증됩니다.

수치로 보면 피해의 구조가 선명해집니다. 시세 5억 원인 다가구주택에 근저당 1억 원이 있고, 집주인이 선순위 임차 보증금을 "1억 원"이라고 했는데 실제로는 2억 원이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내가 2억 원에 계약했다면 집주인 말대로면 합계 4억 원으로 시세 안에서 안전해 보이지만, 실제 선순위 합계는 3억 원이어서 내 보증금까지 합치면 시세와 같은 5억 원이 되고, 경매에서 시세의 70% 수준인 3억 5천만 원에 낙찰되면 앞선 권리 3억 원을 빼고 남는 5천만 원만 배당받습니다. 그 차액 1억 5천만 원이 피해 규모입니다.

  • 집주인 진술 기준 선순위 합계 — 근저당 1억 + 임차 1억 = 2억 원

  • 실제 선순위 합계 — 근저당 1억 + 임차 2억 = 3억 원

  • 낙찰가 3억 5천만 원 가정 시 내 배당 — 5천만 원, 미회수 1억 5천만 원

또 하나 짚을 점은 민사와의 관계입니다. 사기를 이유로 계약을 취소할 수 있고(민법 제110조),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750조). 계약을 취소하면 보증금을 부당이득으로 돌려받는 길이 열리지만, 이미 대항력을 갖춘 상태에서 집을 비우면 대항력이 사라질 수 있어 이사 시점과 임차권등기명령 시점을 신중하게 정해야 합니다. 형사 고소는 이런 민사 절차의 압박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형사 사건의 결과가 곧바로 보증금 반환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사기죄의 공소시효는 법정형의 장기가 20년이어서 10년입니다(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시간이 어느 정도 있다고 해도 임대인의 재산 처분과 증거 소멸은 시간을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증거 확보, 확정일자 정보 확인, 고소와 보증금 보전을 함께 진행

사안을 맡게 되면 형사와 민사를 한 흐름으로 보고, 다음 순서로 정리합니다.

  • 거짓 진술의 증거부터 확보 — 계약 전후의 문자·카카오톡·통화 녹음에서 선순위 보증금을 묻고 답한 부분을 따로 추려 둡니다. 계약서 특약에 "선순위 보증금 ○억 원" 식으로 금액이 적혀 있다면 가장 강력한 증거이고, 중개사가 작성한 확인·설명서의 권리관계 기재 내용도 함께 봅니다. 구두로만 들었다면 그 자리에 누가 있었는지, 중개사가 들은 내용이 있는지를 정리합니다.

  • 실제 선순위 보증금의 객관 자료 확보 — 현재 임차인이라면 이해관계인으로서 제3조의6 제3항에 따라 확정일자부여기관에 해당 주택의 확정일자 부여일·차임·보증금 정보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계약 시점에 실제 선순위 보증금이 얼마였는지, 임대인이 말한 금액과 얼마나 차이가 났는지를 숫자로 확정합니다. 등기부등본의 근저당과 세금 체납 자료도 함께 모읍니다.

  • 편취 고의를 보여줄 간접사실 정리 — 계약 당시 건물 시세 대비 선순위 합계 비율, 다른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한 이력, 계약 직후 근저당을 추가 설정했거나 건물을 매각한 경위, 연락 두절 여부 등을 시간 순서로 표로 만들어 고소장에 반영합니다. 단순 반환 지연이 아니라 처음부터 알고 속였다는 흐름이 드러나야 합니다.

  • 고소와 함께 보증금 보전 절차 병행 — 형사 고소만 하면 사이 건물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거나 경매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임차권등기명령으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지키고, 필요하면 임대인의 다른 재산에 대한 가압류, 보증금반환청구소송, 경매 배당요구까지 일정에 맞춰 준비합니다. 전세보증보험에 가입돼 있다면 보험사에 사고 접수를 하고 보험금 청구 요건을 확인합니다.

  • 합의 제안은 서면으로, 조건은 신중하게 — 임대인이 나중에 "합의하자"며 연락해 올 수 있습니다. 합의서에 반환 일정과 담보 제공(근저당 설정 등)을 구체적으로 적고, 미이행 시 처벌 의사가 유지된다는 점을 분명히 해 두어야 합니다. 합의는 처벌 수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조건이 충분한지 먼저 살핍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증거 확보와 재산 보전 순서를 먼저 정해야 하는 이유

선순위 보증금을 속인 집주인이 모두 사기죄로 처벌되는 것은 아닙니다. 기망 사실과 계약 당시의 편취 고의, 그리고 그 거짓말 때문에 계약했다는 연결이 증거로 입증돼야 하고, 처벌과 보증금 회수는 별개의 절차로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메시지와 녹음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고, 임대인의 재산은 경매나 매각으로 빠르게 정리될 수 있습니다. 선순위 보증금에 대한 설명이 계약 전과 달랐다는 의심이 든다면 혼자 판단하기보다 확보할 증거와 보전 절차의 순서를 먼저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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