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에서 기다리고, 하루에도 수십 번 전화와 메시지를 보내는 사람 때문에 결국 경찰에 신고했는데, 돌아서면 그 사람이 다시 나타날까 불안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신고만 하면 바로 접근금지가 걸리겠지"라고 기대했다가, 현장에서는 경고만 하고 끝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당황하기도 합니다. 신고 한 번으로 곧바로 접근금지가 나오는 것은 아니고, 어떤 조치가 어떤 절차로 나오는지를 알아야 내게 필요한 보호를 제때 요청할 수 있습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신고 직후 경찰 조치부터 법원 잠정조치까지, 보호는 단계별로 나옵니다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스토킹처벌법)은 신고 이후의 보호 장치를 세 단계로 나누어 두고 있습니다. 첫째는 경찰이 현장에서 하는 응급조치(제3조), 둘째는 사법경찰관이 직접 내리는 긴급응급조치(제4조), 셋째는 검사의 청구로 법원이 결정하는 잠정조치(제8조·제9조)입니다.
이 가운데 접근금지라는 이름이 붙은 조치는 둘째와 셋째 단계입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서 하는 응급조치는 스토킹행위의 제지, 중단 통보, 처벌 서면경고, 행위자와 피해자의 분리, 그리고 긴급응급조치와 잠정조치를 요청하는 절차의 안내까지입니다. 즉 신고 당일에 곧바로 접근금지가 나오는 경우는 경찰이 긴급응급조치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을 때이고, 그렇지 않으면 피해자가 직접 요청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구조입니다.
또 하나 짚어둘 점은 신고된 행위가 스토킹처벌법상 "스토킹행위"에 해당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요건을 충족하는지에 따라 경찰의 조치 범위도, 이후 형사 절차도 달라집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스토킹행위의 요건, 긴급응급조치 100미터 이내 접근금지와 잠정조치 기간·연장
먼저 어떤 행위가 보호 대상이 되는지부터 봐야 합니다.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는 스토킹행위를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다음 행위를 하여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상대방이나 동거인·가족에게 접근하거나 따라다니거나 진로를 막아서는 행위, 주거·직장·학교 등 일상적 생활 장소 또는 그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 우편·전화·정보통신망을 이용해 물건이나 글·말·영상 등을 도달하게 하는 행위, 주거 부근에 물건을 두거나 놓여 있는 물건을 훼손하는 행위, 개인정보나 개인위치정보를 정보통신망으로 제3자에게 제공·게시하는 행위, 상대방인 것처럼 가장하는 행위가 여기에 들어갑니다.
여기서 중요한 구분이 있습니다. 응급조치와 긴급응급조치는 "스토킹행위"에 대한 신고를 근거로 하지만, 잠정조치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스토킹범죄"는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스토킹행위를 하는 것입니다(제2조 제2호). 한 번의 연락이나 한 번의 방문만으로는 스토킹범죄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뜻이고, 그래서 신고 때부터 언제, 어디서, 몇 번, 어떤 방식이었는지를 날짜순으로 남겨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으로 긴급응급조치(제4조)입니다. 사법경찰관은 스토킹행위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행하여질 우려가 있고 범죄 예방을 위해 긴급을 요하는 경우, 직권으로 또는 피해자·법정대리인·신고자의 요청에 따라 행위자에게 다음 조치를 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 또는 그 주거 등으로부터 100미터 이내 접근 금지
상대방에 대한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전화·문자·메신저 등)
경찰이 이 조치를 하면 즉시 긴급응급조치결정서를 작성해야 하고,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후승인 청구를 신청해야 합니다. 검사는 조치가 있었던 때부터 48시간 이내에 지방법원 판사에게 사후승인을 청구하며, 승인이 나지 않으면 경찰은 즉시 그 조치를 취소해야 합니다(제5조). 긴급응급조치의 기간은 1개월을 초과할 수 없습니다(제5조 제5항). 이 조치를 어기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제20조 제3항). 다만 사후승인을 청구하지 않았거나 판사가 승인하지 않은 경우는 처벌 대상에서 빠집니다.
긴급응급조치가 짧은 임시방편이라면, 본격적인 보호는 잠정조치(제9조)가 맡습니다. 검사가 스토킹범죄의 재발 우려가 있다고 보아 직권으로 또는 사법경찰관의 신청에 따라 법원에 청구하면, 법원이 결정으로 다음 조치를 할 수 있고 이들은 병과도 가능합니다.
피해자에 대한 스토킹범죄 중단 서면 경고
피해자나 동거인·가족, 그 주거 등으로부터 100미터 이내 접근 금지
피해자 등에 대한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국가경찰관서의 유치장 또는 구치소에의 유치
기간은 접근금지·통신금지·전자장치 부착이 각각 3개월, 유치는 1개월을 넘을 수 없습니다. 피해자 보호를 위해 필요하면 접근금지·통신금지·전자장치 부착은 두 차례에 한해 각 3개월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어, 최장 9개월까지 가능합니다(제9조 제7항). 접근금지나 통신금지 잠정조치를 이행하지 않으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제20조 제2항).
피해자에게 가장 실질적인 규정은 제8조 제2항 이하입니다. 피해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은 검사나 사법경찰관에게 잠정조치의 청구·신청을 요청하고 의견을 진술할 수 있습니다. 요청을 받고도 사법경찰관이 신청하지 않으면 검사에게 그 사유를 보고하고 피해자에게 지체 없이 알려야 하며, 검사가 청구하지 않는 경우에도 피해자에게 그 사실을 알려야 합니다. 요청이 형식에 그치지 않도록 법이 절차를 정해 둔 것입니다.
끝으로 본범인 스토킹범죄의 처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고, 흉기나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이용했다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제18조). 사법경찰관은 스토킹범죄를 신속히 수사하여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해야 합니다(제7조의2).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신고 직후 요청할 것과 증거를 정리하는 순서
제도를 알았다면, 신고하는 날부터 다음 순서로 움직이시기 바랍니다.
신고 때 긴급응급조치를 명시적으로 요청 — 현장 경찰은 응급조치 후 절차를 안내하는 데서 그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피해자 본인이 "100미터 이내 접근금지와 전기통신 접근금지를 요청한다"고 분명히 말하고, 요청했다는 사실이 신고 기록에 남도록 해야 합니다. 긴급응급조치는 기간이 최대 1개월이므로 곧바로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합니다.
잠정조치 신청도 함께 요청 — 사법경찰관에게 잠정조치 신청을 요청하고, 신청하지 않을 경우 그 사유를 서면으로 알려 달라고 하십시오. 제8조 제3항·제4항에 따라 신청이나 청구를 하지 않은 사실은 피해자에게 지체 없이 알려야 합니다. 거부 사유는 이후 보완할 자료를 판단하는 기준이 됩니다.
증거를 날짜순으로 확보 — 문자·메신저·통화기록은 원본 화면 캡처와 함께 상대방 번호·계정이 보이게 보관하고, 집 앞 방문은 CCTV 영상, 출입 기록, 목격자 진술로 남깁니다. 반복성이 핵심 요건이므로 "처음이 언제인지"와 "경고 이후에도 이어졌는지"를 표로 정리해 두면 수사기관이 재발 우려를 판단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경고나 조치 이후의 위반을 놓치지 않기 — 긴급응급조치나 잠정조치가 나간 뒤 행위자가 다시 접근하거나 연락했다면 곧바로 112에 신고하고 그 기록을 남깁니다. 위반 자체가 별도 범죄(제20조)이고, 재발 우려를 뒷받침하는 가장 강한 자료이기 때문입니다.
피해자 변호사 선임 검토 — 스토킹처벌법은 피해자에 대한 변호사 선임의 특례(제17조의4)와 신변안전조치(제17조의2)를 두고 있습니다. 조치 신청 요청, 의견 진술, 고소장 작성, 합의 요구 대응까지 한 사람이 맡으면 일관성 있게 진행됩니다.
반대로 신고를 당한 입장이라면 — 연락이 지속적·반복적이었는지,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 상대방이 불안감·공포심을 느낄 만한 행위였는지가 다툼의 핵심입니다. 긴급응급조치나 잠정조치가 내려졌다면 위반만으로 별도 처벌을 받게 되므로, 일단 조치 내용을 정확히 확인하고 연락이나 접근을 일절 하지 않는 것이 먼저입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요청한 만큼 보호받고 기록한 만큼 입증됩니다
스토킹 신고는 접근금지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응급조치에서 긴급응급조치, 법원의 잠정조치로 이어지는 단계마다 피해자의 요청과 자료가 보호의 범위를 정합니다. 긴급응급조치는 최장 1개월이고 잠정조치도 3개월 단위이므로, 기간이 끝나기 전에 다음 조치를 준비하지 않으면 보호에 공백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신고를 했는데도 불안이 이어진다면, 어떤 조치가 나갔는지와 만료일부터 확인하시고, 필요한 요청과 증거 정리를 서둘러 진행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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