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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사 명의를 빌려 설계하면 처벌받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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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사 명의를 빌려 설계하면 처벌받나요 

김상훈 변호사

건축 인허가를 앞두고 "설계는 우리가 다 해 놨으니 도장만 빌려 달라", "건축사 명의만 올려 주면 수수료를 따로 드리겠다"는 제안을 받는 분들이 있습니다. 반대로 건축사 자격이 없는 사람이 도면을 그려 주고, 건축사 한 분의 이름으로 허가를 받아 달라는 부탁을 받는 쪽도 있습니다. 서류상으로는 간단해 보이지만, 이 거래는 빌려준 사람과 빌린 사람, 그리고 중간에서 이어 준 사람까지 모두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행위입니다. 건축주 입장에서도 아무 일 없이 지나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건축사 명의 대여, 빌려준 사람·빌린 사람·알선한 사람 모두 처벌 대상

건축물을 새로 짓거나 증축·대수선하는 설계는 건축사법에 따라 개설신고를 한 건축사 또는 건축사사무소에 소속된 건축사만 할 수 있습니다(건축사법 제4조 제1항). 건축사 자격이 없는 사람은 설계를 업으로 할 수 없고, 그 공백을 메우려고 등장하는 것이 이른바 "명의 대여"입니다.

명의 대여는 크게 세 가지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첫째, 건축사가 자기 이름이나 사무소 명칭을 쓰게 하고 자격증을 빌려주는 경우입니다. 둘째, 자격이 없는 사람이나 무자격 업체가 그 이름을 빌려 설계 업무를 하는 경우입니다. 셋째, 두 사람을 연결해 주고 대가를 받는 알선입니다. 건축사법 제10조는 이 세 가지를 모두 금지하고 있고, 질문처럼 "빌린 쪽도 처벌되는가"에 대한 답은 "그렇다"입니다.

흔히 "도면은 내가 직접 그렸고 건축사는 도장만 찍었을 뿐"이라거나 "건축사 사무실에 소속된 직원으로 올려놨을 뿐"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법이 문제 삼는 것은 도면의 품질이 아니라 자격 있는 건축사가 실제로 업무를 수행하고 책임지는 구조인지입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건축사법 제10조·제39조의2의 처벌과 자격취소, 형법상 문서 위조 문제

가장 핵심이 되는 조문은 건축사법 제10조입니다. 제1항은 건축사 또는 건축사사무소 개설자가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성명이나 사무소 명칭을 사용해 건축사업무를 하게 하거나 자격증을 빌려주는 것을 금지하고, 제2항은 누구든지 다른 사람의 성명이나 사무소 명칭을 사용해 건축사업무를 하거나 건축사 자격증을 빌리는 것을 금지하며, 제3항은 이러한 행위의 알선을 금지합니다.

벌칙은 건축사법 제39조의2에 있습니다. 명의를 빌려준 사람, 빌린 사람, 그 행위를 알선한 사람 모두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자격등록증(제18조)을 빌려주거나 빌리거나 알선한 경우도 같은 형량입니다. 즉 처벌은 "건축사 쪽만" 받는 것이 아니라, 거래에 가담한 쪽 모두에게 같은 법정형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와 별도로 건축사법 제39조의4는 이 죄를 지은 사람 또는 사정을 아는 제3자가 받은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을 몰수하고, 몰수할 수 없으면 그 가액을 추징하도록 합니다. 명의 사용료 명목으로 받은 돈은 형량과 별개로 환수 대상이 됩니다.

행정적 불이익은 형사처벌보다 더 무겁게 다가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축사가 명의를 빌려준 경우 국토교통부장관은 그 건축사의 자격을 취소하여야 합니다(건축사법 제11조 제1항 제3호). 재량이 아니라 의무 규정이므로, 건축사에게는 사실상 생업을 잃는 결과가 됩니다. 또한 건축사사무소를 개설한 경우 사무소 개설자의 자격등록이 취소되면 시·도지사가 개설신고의 효력상실처분을 해야 합니다(제28조 제1항 제2호).

한편 건축사 자격이 없는 사람이 스스로 설계를 한 경우는 별도 조문이 적용됩니다. 제4조를 위반하여 건축물의 설계를 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제39조의3 제2호). 명의를 빌린 쪽은 이 무자격 설계의 책임과 명의 차용의 책임이 함께 문제 될 수 있습니다.

건축사사무소의 대리인이나 직원이 위반행위를 한 경우에는 양벌규정이 있습니다. 건축사사무소 개설자의 대리인·사용인·종업원이 업무에 관해 위반행위를 하면 행위자를 처벌하는 것 외에 개설자에게도 벌금형이 부과될 수 있고, 다만 개설자가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면 면책됩니다(제40조). "직원이 알아서 한 일"이라는 주장이 통하려면 평소의 감독 사실이 입증되어야 합니다.

형법상 문제도 함께 따라올 수 있습니다. 설계도서에는 건축사가 직접 서명날인해야 하는데(건축사법 제21조), 건축사가 작성하지도 않은 도서에 명의만 가져다 쓰면서 건축사 본인의 동의 없이 서명·날인을 한 경우라면 사문서위조·행사죄(형법 제231조, 제234조)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반면 건축사가 동의하고 인장을 직접 건네준 경우에는 위조 여부가 사안별로 달라지므로, 사실관계가 중요합니다.

실제 사건에서 수사기관이 보는 지점은 대체로 정해져 있습니다.

  • 설계도서를 누가 실제로 작성했는가 — 도면 파일의 작성 이력, 작업 PC, 수정 지시 메일·메신저 기록

  • 건축사가 업무에 실질적으로 관여했는가 — 현장 확인, 건축주와의 협의, 설계 검토 여부

  • 금전 흐름 — 명의 사용료 또는 수수료 명목의 계좌이체, 정산 방식, 건축사가 받은 금액의 성격

  • 알선이 있었는가 — 중개업자나 시공업자가 둘을 연결하고 대가를 받았는지

특히 "소속 건축사"로 이름만 올려 두고 월 일정액을 받는 방식은 겉으로는 고용처럼 보여도, 실제 설계와 책임이 다른 사람에게 있다면 명의 대여로 볼 여지가 큽니다. 건축사법은 사무소에 소속된 건축사는 자격등록을 한 사람이어야 하고, 개설자는 소속 건축사가 아닌 사람이 건축사업무를 보조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제23조 제4항). 보조 업무와 명의 대여는 구분되어야 합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수사 단계별로 사실관계부터 정리하고 양형 자료를 갖춥니다

명의 대여 사안은 입장에 따라 대응이 달라집니다. 어느 쪽이든 공통되는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 사실관계를 시간순으로 먼저 정리 — 제안을 받은 시점, 설계 의뢰 경위, 도면 작성 주체, 서명날인 경위, 대가 지급 내역을 한 장의 시계열로 만들어 둡니다. 수사 초기에 진술이 흔들리면 이후 번복이 어려우므로, 조사 전에 기억에 의존하지 말고 메신저·메일·이체 기록으로 확인한 뒤 진술합니다.

  • 건축사 쪽이라면 업무 관여 자료 확보 — 현장 방문 기록, 건축주 상담 내역, 설계 검토 의견 등 실질적 관여를 보여 줄 자료를 모읍니다. 도면을 일부 검토했더라도 대부분을 타인이 작성하고 이름만 사용하게 했다면 제10조 위반이 성립할 수 있으므로, 관여의 정도를 정확히 평가해야 합니다.

  • 빌린 쪽이라면 고의와 경위를 구체적으로 소명 — 명의 대여임을 인식했는지, 적법한 용역계약으로 알았는지, 건축사가 실제로 관여한다고 믿었는지를 계약서와 대화 기록으로 입증합니다. 반대로 알선 쪽이라면 대가를 받았는지, 단순 소개였는지가 쟁점입니다.

  • 금품 환수에 대비 — 몰수·추징(제39조의4)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받은 돈의 성격과 이미 반환한 금액을 정리하고 필요하면 반환·공탁 등으로 불이익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합니다.

  • 자격취소 위험이 있는 건축사는 형사 대응과 행정 대응을 함께 — 형사 절차에서 벌금형으로 끝나더라도 자격취소는 별도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사 단계부터 행정처분까지 염두에 둔 진술과 자료 준비가 필요하며, 처분이 내려지면 불복 절차(행정심판·행정소송)를 검토합니다.

  • 양형자료 준비 — 초범 여부, 거래 규모와 횟수, 건축물 안전에 실제 문제가 없었다는 점, 반성과 재발 방지 노력, 환수 또는 반환 내역을 정리해 선처를 구합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조사 전 진술과 자료 정리가 결과를 가릅니다

건축사 명의 대여는 "다들 그렇게 한다"는 말로 가볍게 넘기기 쉽지만, 법은 빌려준 사람과 빌린 사람, 알선한 사람 모두를 같은 형량(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고, 건축사에게는 자격취소라는 의무적 처분까지 이어집니다.

이미 수사 연락을 받았거나 제안을 받고 고민 중이라면, 진술을 하거나 서류에 서명하기 전에 어떤 위치에서 어떤 책임이 문제 될 수 있는지부터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초기에 사실관계와 증거를 정리해 두는 것이 이후 처분의 수위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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