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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 가족을 피해 아동 집에서 내보낼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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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 가족을 피해 아동 집에서 내보낼 수 있나요 

김상훈 변호사

아이를 학대하거나 성적으로 해치는 사람이 같은 집에 살고 있는데, 그 사람이 아버지, 어머니, 동거인 같은 가족이라는 이유로 아이를 어디로 옮겨야 할지, 아니면 가해자를 내보낼 수는 없는지 막막해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신고를 하면 아이가 오히려 낯선 시설로 가는 것은 아닌지, 가해자가 다시 집으로 돌아와 보복하지는 않을지 걱정되어 시간만 흘려보내기 쉽습니다. 하지만 법은 아이를 집에서 빼내는 방법만이 아니라 가해자를 집에서 떼어내는 방법도 이미 마련해 두고 있습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아이를 옮기지 않고 가해 가족을 내보내는 세 갈래 제도

가해 가족을 피해 아동의 집에서 떼어내는 제도는 시점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현장에서 바로 이루어지는 응급조치, 형사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법원이 결정하는 임시조치, 그리고 가정법원이 아이 보호를 위해 따로 내리는 피해아동보호명령입니다. 근거는 모두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아동학대처벌법)입니다.

세 제도 모두 핵심은 같습니다. 아이를 시설로 보내는 것을 최후의 선택으로 두고, 가능하면 가해자를 아이의 주거에서 퇴거시키거나 격리하는 것입니다. 집을 지키는 쪽은 아이와 보호자이고 내보내지는 쪽은 가해자라는 점이 이 제도의 방향입니다.

다만 어느 단계에서 누가 어떤 서류로 요청하느냐에 따라 실제 결과가 갈립니다. 경찰이 현장에 있을 때 바로 움직일 수 있는 일이 있고, 며칠 뒤 법원 결정이 나와야 가능한 일이 있습니다. 그 사이 공백을 어떻게 메우는지가 실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응급조치 72시간, 임시조치 2개월, 퇴거와 100미터 접근금지의 요건

먼저 응급조치입니다. 사법경찰관리 또는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은 현장에 출동했거나 학대현장을 발견한 경우, 또는 다른 장소에서 학대 피해가 확인되고 재학대 위험이 급박하고 현저한 경우 즉시 조치를 해야 합니다(아동학대처벌법 제12조 제1항). 조치의 종류에는 범행 제지, 아동학대행위자를 피해아동으로부터 격리, 아동을 보호시설로 인도, 긴급치료가 필요한 아동의 의료기관 인도, 연고자 등에게 인도하는 것이 있습니다. 격리 등 응급조치는 72시간을 넘을 수 없고, 그 기간에 공휴일이나 토요일이 포함되어 필요하면 48시간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3항). 검사가 임시조치를 법원에 청구했다면 법원 결정 때까지 응급조치 기간이 연장됩니다(같은 조 제4항).

그다음이 긴급임시조치입니다. 응급조치를 했는데도 재발 우려가 있고 법원의 임시조치 결정을 기다릴 여유가 없을 때, 사법경찰관은 직권으로 또는 피해아동, 법정대리인, 변호사, 지자체장, 아동보호전문기관장의 신청에 따라 퇴거 등 격리, 100미터 이내 접근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중 하나를 할 수 있습니다(제13조 제1항). 가해자가 부모인 경우 법정대리인에서 아동학대행위자는 제외되므로, 가해자가 아닌 다른 보호자나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신청의 주체가 됩니다.

가장 핵심은 법원의 임시조치입니다. 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원활한 조사·심리 또는 피해아동등의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결정으로 다음 조치를 할 수 있습니다(제19조 제1항).

  • 제1호 — 피해아동등 또는 가정구성원의 주거로부터 퇴거 등 격리

  • 제2호 — 주거, 학교, 보호시설 등에서 100미터 이내 접근금지

  • 제3호 — 전화, 문자 등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 제4호 — 친권 또는 후견인 권한 행사의 제한 또는 정지

  • 제5호~제7호 — 상담·교육 위탁, 의료기관·요양시설 위탁, 경찰서 유치장 또는 구치소 유치

이 조치들은 병과할 수 있습니다(제19조 제2항). 즉 퇴거와 접근금지, 전기통신 접근금지를 한꺼번에 결정받아 "집에서 나가고, 학교와 집 근처에 오지 못하며, 연락도 하지 못하는" 상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응급조치로 가해자를 격리하거나 아동을 분리·인도한 경우에는 임시조치가 청구된 때로부터 24시간 이내에 판사가 결정하도록 되어 있어(같은 조 제3항) 공백이 길어지지 않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기간도 알아두셔야 합니다. 임시조치 기간은 2개월을 넘을 수 없고, 필요하면 퇴거·접근금지에 해당하는 제1호~제3호는 두 차례만, 제4호~제7호는 한 차례만 연장할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4항). 따라서 퇴거 명령만 믿고 그 이후를 방치하면 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가해자가 다시 돌아올 수 있고, 그 전에 본안 형사절차와 보호명령을 함께 준비해 두어야 합니다.

임시조치를 청구할 수 있는 사람은 검사입니다(제14조 제1항). 피해아동등, 법정대리인, 변호사, 지자체장, 아동보호전문기관장은 검사나 사법경찰관에게 임시조치의 청구 또는 신청을 요청하고 의견을 진술할 수 있으며(같은 조 제2항), 사법경찰관이 신청하지 않기로 하면 요청한 사람에게 그 사유를 통지해야 합니다(같은 조 제3항). 즉 아이의 보호자가 직접 법원에 임시조치를 신청하는 구조는 아니고, 수사기관을 통해 올라가는 구조라는 점을 이해하셔야 합니다.

이와 별도로 피해아동보호명령이 있습니다. 판사는 직권 또는 피해아동, 법정대리인, 검사, 변호사, 지자체장의 청구에 따라 결정으로 아동학대행위자를 피해아동의 주거지 또는 점유하는 방실에서 퇴거 등 격리하고, 아동 또는 가정구성원에게 접근하는 행위와 전기통신 접근을 제한하며, 친권 행사의 제한·정지까지 명할 수 있습니다(제47조 제1항). 이 조치들도 병과할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3항). 임시조치는 형사절차를 위한 성격이 강하고, 보호명령은 가정법원에서 아이의 보호 자체를 목적으로 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형사사건이 어떻게 흘러가든 아이가 안전하게 살 환경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보호명령은 별개로 의미가 큽니다. 또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장은 지자체장에게 보호명령 청구를 요청할 수 있고, 지자체장은 요청을 신속히 처리해 15일 이내에 처리 결과를 통보해야 합니다(같은 조 제2항).

한편 가해자가 친권자인 경우에는 친권 문제가 따로 따라옵니다. 아동학대행위자가 제4조 제3항, 제5조, 제6조의 범죄(아동학대범죄 중 중한 유형)를 저지르고 그 아이의 친권자나 후견인이면, 검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원에 친권상실 선고나 후견인 변경 심판을 청구해야 합니다(제9조 제1항). 검사가 청구하지 않으면 지자체장이 청구를 요청할 수 있고, 검사는 30일 내 결과를 통보해야 합니다(같은 조 제2항).

가해 가족이 부모가 아닌 형제, 조부모, 동거 친척이라면 그 사람이 보호자인지부터 따져야 합니다. 이 법의 아동학대범죄는 보호자에 의한 아동학대를 말하고(제2조 제4호), 보호자는 친권자, 후견인, 아동을 보호·양육·교육하거나 그러한 의무가 있는 사람 등입니다(아동복지법 제3조 제3호). 성적 학대라면 성폭력범죄로 따로 수사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어느 법의 틀로 들어가는지는 가해자와 아이의 관계, 행위의 유형에 따라 달라집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신고 직후 격리 요청부터 보호명령 청구까지 다섯 단계

실제로는 다음 순서로 움직이는 것이 안전합니다.

  • 신고와 동시에 "격리"를 명시해 요청 — 112나 아동학대 신고를 할 때 학대 사실만 말하지 말고 가해자가 같은 집에 있고 재발 위험이 급박하다는 점, 가해자를 아이로부터 격리해 달라는 뜻을 분명히 전합니다. 응급조치는 출동한 경찰관 또는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이 하는 것이어서, 현장에서 이 점이 전달되지 않으면 아이 분리만 논의되는 방향으로 흐를 수 있습니다.

  • 긴급임시조치와 임시조치 신청 요청서 제출 — 사법경찰관에게 제13조에 따른 긴급임시조치를, 이어 검사를 통해 제19조 임시조치 청구를 요청합니다. 요청서에는 학대 정황, 가해자의 연락·접근 시도 기록, 재발 우려를 보여 주는 사정을 구체적으로 적습니다. 퇴거 외에 100미터 접근금지와 전기통신 접근금지를 함께 구해야 집 밖 보복과 문자·전화 압박까지 막을 수 있습니다.

  • 증거를 아이의 진술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정리 — 상처 사진, 진료기록과 진단서, 학교·어린이집 상담 기록, 가해자가 보낸 메시지와 통화 녹음, 신고 이력을 날짜순으로 정리해 둡니다. 법원이 재발 우려를 판단할 때 아이 한 명의 진술보다 이런 객관 자료가 훨씬 힘을 가집니다. 아이에게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시키지 않도록 면담은 수사기관과 전문기관에 맡기는 것이 원칙입니다.

  • 임시조치 기간이 끝나기 전에 피해아동보호명령 청구 — 임시조치는 2개월이 상한이고 연장 횟수도 제한됩니다. 그래서 아동보호전문기관과 상의해 지자체장을 통한 청구, 또는 법정대리인·변호사를 통한 직접 청구로 가정법원에 제47조 보호명령(퇴거 등 격리, 접근 제한, 친권 행사 제한)을 구합니다.

  • 가해자가 친권자라면 친권 문제를 같이 설계 — 퇴거만으로는 가해자가 법정대리인의 지위로 아이의 학교, 병원, 이사 문제에 개입할 수 있습니다. 친권 행사의 제한·정지(제19조 제1항 제4호, 제47조 제1항 제7호)와 친권상실 청구(제9조)를 함께 검토하고, 남은 보호자가 한 명뿐이라면 그 사람이 단독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자주 부딪히는 어려움은 가해자 쪽에서 나오는 "합의해 주면 나가겠다"는 식의 제안이나 가족 내부의 만류입니다. 합의 여부와 무관하게 아이의 안전을 위한 격리 조치는 별개로 진행해야 합니다. 합의서를 쓰기 전에 어떤 조치가 이미 걸려 있는지, 합의가 임시조치나 보호명령에 어떤 영향을 줄지 먼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가해자와 아이가 한 집에 있는 시간이 가장 위험합니다

신고를 미루는 동안 아이는 가해자와 한 공간에서 지내고, 증거는 흐려지며, 아이의 진술은 가족의 압박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응급조치와 임시조치는 72시간, 24시간 같은 짧은 시간표 위에서 움직이는 제도여서 처음 대응이 늦어질수록 공백이 길어집니다.

가해 가족을 집에서 내보내는 일은 가능합니다. 다만 응급조치, 긴급임시조치, 임시조치, 피해아동보호명령 중 지금 어느 단계에 있는지, 누가 어떤 서류로 요청해야 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현재 상황에서 어떤 조치를 먼저 요청해야 하는지 정리가 필요하시다면 전문가와 함께 순서를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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