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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들은 말을 부모가 증언해도 증거가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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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들은 말을 부모가 증언해도 증거가 되나요 

김상훈 변호사

아이가 "그 사람이 나한테 이런 짓을 했다"고 털어놓았는데, 정작 수사나 재판에서는 아이를 법정에 세우고 싶지 않아 부모가 대신 말하겠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아이의 말을 전해 들은 부모가 가해자로 지목되어 "아이가 한 말을 부모가 지어낸 것"이라는 공격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핵심은 같습니다. 부모가 법정에서 "아이가 이렇게 말했습니다"라고 증언하는 것이 그대로 유죄의 증거가 되는지, 되지 않는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입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아이의 말을 부모가 전하는 증언, 증거가 되는 경우와 안 되는 경우

형사재판에서 증거가 되려면 원칙적으로 사실을 직접 경험한 사람이 법정에서 직접 말해야 합니다. 부모는 사건 현장에 없었고 아이에게서 들은 내용을 옮길 뿐이므로, 그 증언은 이른바 전문증거에 해당합니다. 형사소송법 제310조의2는 공판기일 외에서의 타인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진술을 예외 규정에 해당하지 않는 한 증거로 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부모의 증언은 모두 쓸모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부모가 증언할 수 있는 내용은 크게 셋으로 나뉩니다. 첫째, 아이가 한 말의 내용을 사실의 증거로 쓰려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는 전문증거 문제가 생깁니다. 둘째, 부모가 직접 보고 겪은 사실입니다. 아이가 갑자기 잠을 못 자게 된 시점, 특정 장소나 사람을 거부하기 시작한 모습, 아이를 처음 발견했을 때의 상태 같은 것은 부모가 직접 경험한 사실이므로 전문증거가 아닙니다. 셋째, 아이가 그런 말을 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 경우입니다. 언제 누구에게 처음 말했는지, 말한 시점과 경위가 어땠는지는 아이 진술의 신빙성을 따지는 간접 자료가 됩니다.

이 구분을 잘못 잡고 대응하면 시간만 허비하게 됩니다. 부모의 증언만 믿고 아이의 진술 확보를 소홀히 하면 정작 핵심 증거가 비어버릴 수 있고, 반대로 부모의 증언이 전부 무효라고 단정해 방어 방향을 잘못 잡을 수도 있습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전문법칙과 제316조 제2항, 원진술자인 아이가 법정에 서는 경우의 차이

부모의 증언이 아이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전문진술이라면 증거능력은 형사소송법 제316조 제2항으로 판단합니다. 이 조항은 피고인 아닌 자의 공판기일 진술이 피고인 아닌 타인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경우, 원진술자가 사망·질병·외국거주·소재불명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진술할 수 없고,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된 때에 한해 증거로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요건이 두 겹입니다. 원진술자의 진술불능이 먼저이고, 그다음에 최초 진술 당시의 신빙성 있는 상태가 증명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지점은 아이가 법정에서 직접 진술할 수 있는지입니다. 형사소송법 제146조는 법률에 다른 규정이 없으면 누구든지 증인으로 신문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어, 나이가 어리다는 사정만으로 증인이 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가 사건을 기억하고 말로 표현할 수 있다면 원진술자가 진술할 수 없는 경우가 아니므로, 부모의 전문진술은 제316조 제2항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때는 부모가 대신 말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 본인의 법정 진술이 증거의 중심이 됩니다.

반대로 아이가 너무 어려 의사 표현이 어렵거나, 심한 외상 때문에 법정 진술이 정신건강에 중대한 위험을 준다는 등의 사정으로 실제로 진술할 수 없는 상태라면 '진술불능' 요건을 다툴 여지가 생깁니다. 그래도 두 번째 요건인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를 별도로 증명해야 합니다. 이는 아이가 누구에게 어떤 상황에서 말했는지, 유도 질문이 있었는지, 말하는 내용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아이의 연령에 맞는 표현인지, 허위로 말할 동기가 없었는지 등 최초 진술 당시의 사정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흥분한 상태에서 어른이 "그 사람이 그랬지?" 하고 반복해 물은 끝에 나온 대답이라면 신빙성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습니다.

또 하나 짚어야 할 것은 수사기관 단계의 기록입니다. 아동·청소년 성범죄 피해자의 진술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30조에 따라 수사기관이 진술 과정을 영상녹화해야 하고, 녹화 전에 영상녹화 사실과 증거로 쓰일 수 있다는 사실을 피해자의 나이와 발달 단계에 맞게 설명해야 합니다. 부모의 증언이 이 영상녹화 진술을 보완하는 구조에서는, 부모에게 처음 한 말과 수사기관에서 한 말이 서로 맞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형사소송법 제318조의2는 증거능력이 없는 진술이라도 다른 진술의 증명력을 다투기 위한 용도로는 쓸 수 있다고 정하므로, 아이가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하거나 달리 말할 때 부모가 들은 최초 진술이 탄핵 자료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판단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 아이가 법정에서 진술 가능 — 부모의 전문진술은 제316조 제2항의 진술불능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사실 입증 증거로는 쓸 수 없고, 다만 정황이나 증명력 다툼의 자료로는 쓰일 수 있음

  • 아이가 진술 불가능 — 진술불능 사유 증명 + 최초 진술의 신빙성 증명, 두 요건이 모두 필요

  • 부모가 직접 본 사실 — 전문증거가 아니므로 증인으로서 그대로 증언 가능

피고인 쪽에서 보면 반대의 방어도 가능합니다. 부모의 증언이 아이가 한 말을 전하는 것이라면 먼저 전문증거임을 이유로 증거 부동의 의견을 내고, 그다음 아이 진술 자체의 신빙성을 따지게 됩니다. 아이 진술에는 암시나 반복 질문의 영향이 들어가기 쉬워서, 최초 진술이 어떤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는지, 부모의 반응이 아이의 이후 진술에 영향을 미쳤는지가 실제 재판에서 자주 다투어집니다.

아이를 법정에 세워야 하는 경우의 보호 장치도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163조의2 제2항은 피해자가 13세 미만이면 부득이한 경우가 아닌 한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을 증인신문 때 동석하게 해야 한다고 정하고, 제165조의2는 아동·청소년 성범죄 피해자 등에 대해 비디오 중계장치나 가림 시설을 이용해 신문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즉 부모가 대신 말해야만 아이를 보호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아이를 법정에 세우더라도 부담을 줄이는 제도가 이미 있습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최초 진술의 경위 기록부터 법정 신문 준비까지

피해 아동의 부모이든 방어하는 쪽이든, 대응은 아이의 말이 처음 나온 경위를 얼마나 정확하게 남기느냐에서 갈립니다. 실제로는 다음 순서로 진행합니다.

  • 아이가 처음 말한 상황을 곧바로 기록 — 날짜와 시각, 장소, 아이가 한 말을 최대한 아이의 표현 그대로, 부모가 한 질문이 있었다면 그 질문까지 함께 적어 둡니다. 부모가 "정확히 뭘 했니"라며 반복해 물은 흔적이 남으면 신빙성에 불리하므로, 자세히 캐묻기보다 들은 대로 받아 적고 이후 면담은 전문기관에 맡기는 편이 안전합니다.

  • 수사기관 신고 후에는 아이에게 사건을 다시 묻지 않기 — 성폭력처벌법 제30조에 따라 조사 과정은 영상녹화되고, 이 영상이 아이 진술의 핵심 자료가 됩니다. 부모가 사전에 이야기를 반복해 확인하면 진술이 오염되었다는 주장의 근거가 됩니다.

  • 부모가 직접 본 사실은 별도로 정리 — 수면·식사 변화, 등교 거부, 특정 장소 회피, 갑작스러운 퇴행 행동 등이 언제 시작되었는지를 달력이나 메신저 기록, 병원·상담 기록과 맞춰 정리합니다. 이런 사실은 전문증거 제한을 받지 않는 독립된 자료입니다.

  • 아이 법정 진술이 어려운 사정이 있으면 증거 자료로 소명 — 전문의 소견서, 상담 기록 등으로 법정 진술이 아이에게 미칠 영향을 입증하고, 중계장치·가림 시설·신뢰관계인 동석을 신청합니다. 진술불능을 주장하려면 단순한 불안감을 넘어 객관 자료가 필요합니다.

  • 방어하는 쪽이라면 증거 동의 여부부터 신중하게 — 부모 증언이나 진술조서에 섣불리 동의하면 전문법칙의 보호를 스스로 포기하게 됩니다. 증거 동의는 취소가 어려우므로 변호인과 상의한 뒤 결정하고, 최초 진술의 질문 방식과 반복 확인 여부, 아이와 주변 어른의 관계를 중심으로 신빙성 반박 자료를 준비합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기억이 흐려지기 전에 진술과 기록을 확보해야 하는 이유

아이의 기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리고 주변 어른의 질문이 반복될수록 달라지기 쉽습니다. 부모가 대신 말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기다리는 사이 아이 진술의 신빙성이 흔들리면 부모의 증언도 힘을 잃게 됩니다. 처음 진술이 어떤 경위로 나왔는지, 이후 어떤 절차로 확보되었는지가 사건의 결론을 좌우합니다.

아이의 말을 전해 듣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막막하시다면, 아이에게 다시 묻기 전에 먼저 기록 방식과 수사 절차부터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가해자로 지목되어 방어해야 하는 경우에도, 증거 동의와 의견서 제출 전에 전문증거 쟁점을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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