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알선 혐의로 조사를 받는 분들이 가장 먼저 꺼내는 말이 "손님이 미성년자인 줄은 정말 몰랐다"는 것입니다. 채팅 앱이나 SNS로 연결해 준 상대방이 알고 보니 만 19세 미만이었다는 통보를 받고 나서야 사안이 전혀 다른 차원으로 넘어갔음을 알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같은 알선행위라도 상대가 청소년이면 적용 법률과 형량 구간이 달라지기 때문에, "몰랐다"는 말이 법적으로 어디까지 힘을 갖는지 정확히 알고 대응해야 합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알선업자에게 청소년성보호법이 적용되는 구조와 쟁점
성매매를 알선한 사람은 기본적으로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이하 성매매처벌법)로 처벌받습니다. 그런데 성매매의 상대방이 19세 미만의 아동·청소년(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이라면, 알선행위는 같은 법 제15조(알선영업행위 등)의 문제가 됩니다. 형량 차이가 매우 큽니다.
성매매처벌법 제19조 제1항 — 성매매알선 등 행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성매매처벌법 제19조 제2항 제1호 — 영업으로 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 원 이하의 벌금
청소년성보호법 제15조 제2항 제3호 — 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를 알선하거나 정보통신망에서 알선정보를 제공: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
청소년성보호법 제15조 제1항 제2호 — 그런 알선·알선정보 제공을 업으로 한 경우: 7년 이상의 유기징역
즉 업으로 알선한 경우 상대방이 청소년으로 확정되면 하한이 징역 7년으로 올라갑니다. 그래서 사건의 핵심은 사실상 하나로 모입니다. "청소년임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상태에서 알선했는가"입니다. 알선업자가 손님의 나이를 몰랐다고 주장하는 것은 바로 이 지점을 다투는 것이고, 수사기관도 이 부분을 증거로 입증하려 합니다.
여기서 많은 분이 혼동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알선업자가 알선한 "손님"은 보통 돈을 내는 쪽이 아니라, 성을 파는 사람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청소년성보호법상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는 대가를 제공하고 청소년을 상대로 성적 행위를 하는 것이므로, 사건에서 문제 되는 "청소년"은 성을 파는 쪽, 즉 알선 대상이 된 사람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질문의 '손님'이 구매자든 판매자든, 상대가 청소년이라는 사실에 대한 인식이 쟁점이라는 점은 같습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형법 제13조·제15조와 미필적 고의, 연령 인식의 판단 기준
형법 제13조는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벌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청소년성보호법 제15조의 죄도 고의범이므로, 상대방이 아동·청소년이라는 사실이 이 죄의 구성요건 사실로서 인식의 대상이 됩니다. 그리고 형법 제15조 제1항은 "특별히 무거운 죄가 되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무거운 죄로 벌하지 아니한다"고 정합니다. 이 두 조문을 합치면 원칙은 분명합니다. 상대가 청소년이라는 점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면 청소년성보호법의 무거운 죄가 아니라, 성인을 상대로 한 알선으로서 성매매처벌법의 죄로 처벌받는 것이 법리상 맞습니다.
다만 이 원칙이 "몰랐다고 말하면 가벼운 죄가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형사법에서 고의는 확정적 고의만이 아니라 미필적 고의도 포함합니다. 미필적 고의란 상대가 청소년일 수 있음을 알면서도, 그렇더라도 어쩔 수 없다는 태도로 행위를 감행한 경우를 말합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내심으로 어떻게 생각했다고 진술하는지만 보지 않고, 겉으로 드러난 사정을 종합해 이를 추단합니다.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사정이 판단 요소가 됩니다.
대화·게시물 내용 — 상대가 "학교", "시험기간", "부모님", 학년이나 나이를 말한 내용이 메시지에 남아 있었는지
외관과 접촉 방식 — 직접 만났다면 복장·말투·외모, 교복이나 학생증 등이 눈에 띄었는지
연령 확인 여부 — 신분증 확인이나 나이 질문 같은 최소한의 확인을 했는지, 혹은 일부러 확인을 피했는지
알선 경위와 방식 — 청소년이 주로 쓰는 플랫폼·계정에서 모집했는지, 나이 대를 홍보 문구로 내세웠는지
업으로 한 정도 — 반복된 알선에서 어린 나이가 거래 조건으로 오갔는지, 수익 구조가 어떠했는지
이 가운데 특히 "일부러 확인을 하지 않았다"는 정황은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나이를 물으면 거래가 깨질 것 같아 묻지 않았다거나, 미성년자일 수 있다는 의심이 들면서도 그냥 진행했다는 사정이 확인되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여지가 커집니다. 반대로 상대가 신분증 사진이나 자신이 성인이라는 취지의 정보를 제시했고, 알선업자가 이를 믿을 만한 합리적 이유가 있었다면 인식이 없었다는 주장이 힘을 얻습니다.
또 하나 짚어야 할 점은 법의 연령 기준입니다. 청소년성보호법의 아동·청소년은 19세 미만인 사람(제2조 제1호)입니다. 청소년성보호법은 만 나이를 기준으로 19세 미만이라고 정하므로, 외관상 성인처럼 보이고 본인이 "스무 살"이라고 말했더라도 실제 나이가 만 18세라면 법률상 청소년입니다. 따라서 "성인으로 보였다"는 주장은 결국 객관적 정황으로 뒷받침되어야 하고, 진술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정리하면 법원의 판단 구조는 이렇습니다. 첫째, 알선 대상이 실제로 19세 미만이었는지를 확정합니다. 둘째, 알선업자가 이를 인식했거나 미필적으로라도 용인했는지를 정황으로 따집니다. 셋째, 인식이 인정되지 않으면 형법 제15조 제1항에 따라 청소년성보호법이 아니라 성매매처벌법의 죄로 처리하고, 인정되면 제15조의 가중된 형이 적용됩니다. 이 가운데 둘째 단계가 사건의 승부처입니다. 청소년임이 인정되는 순간 업으로 한 경우 징역 7년 이상이라는 구간이 열리기 때문입니다.
한편 성매매처벌법은 제2조 제1항 제4호 다목에서 미성년자로서 성매매를 하도록 알선·유인된 사람을 '성매매피해자'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청소년은 성을 판 사람이어도 처벌 대상이 아니라 보호 대상으로 다뤄지므로, 사건의 책임이 알선업자에게 더 무겁게 쏠리는 구조라는 점도 알아야 합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연령 인식 부재를 입증하는 증거 정리와 단계별 방어
"몰랐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지려면 말이 아니라 자료가 필요합니다. 실무에서는 다음 순서로 대응합니다.
대화 내용 전체를 확보해 연령 관련 대목을 먼저 분류 — 상대가 나이나 학교를 언급한 대화가 있는지, 반대로 성인임을 전제로 한 대화(직장, 술, 결혼, 자취 등)가 있는지를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불리한 내용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수사기관이 확보할 내용과 같은 자료를 변호인이 먼저 파악해 방어 논리의 한계와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한 작업입니다.
연령 확인 시도의 흔적 확인 — 나이를 물었거나, 신분증·성인인증을 거쳤거나, 상대가 성인이라고 답한 기록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방어 자료가 됩니다. 상대가 거짓으로 성인 행세를 한 정황(타인 신분증 사용, 성인 프로필 설정 등)이 있는지도 함께 봅니다.
경찰 조사 전 진술 방향 정리 — 진술은 한 번 남으면 번복하기 어렵습니다. "전혀 몰랐다"고 단정했는데 이후 대화에서 학교 언급이 나오면 진술의 신빙성 전체가 흔들립니다. 무엇을 알았고 무엇을 몰랐는지를 정확히 구분해 일관되게 진술해야 합니다. 조사 전에 변호인의 조력을 받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적용 법조 다투기 — 청소년성보호법 제15조가 아니라 성매매처벌법 제19조로 의율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증거와 함께 제출합니다. 이는 형법 제15조 제1항의 법리에 기초한 주장으로, 최종 형량 구간이 징역 7년 이상에서 7년 이하 구간으로 바뀔 수 있는 문제입니다.
업으로 한 것인지 다투기 — 알선의 횟수·기간·수익 구조를 따져, 영업성(업으로 한 것)이 인정되는지를 별도로 다툽니다. 청소년성보호법 제15조 제1항(업으로 한 경우)과 제2항(업으로 하지 않은 경우)은 형의 하한이 크게 다릅니다.
양형 자료 준비 — 인식이 인정되는 경우를 대비해 피해 청소년과의 관계, 수익 규모, 반성과 재발 방지 노력, 피해 회복 여부 등 양형 자료를 병행해 준비합니다.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는 유죄가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 등 부수 처분이 따를 수 있으므로 이 부분도 함께 점검해야 합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조사 전 정황 정리가 고의 판단을 가릅니다
손님이 청소년인 줄 몰랐다는 사정은 형량 구간을 가를 수 있는 중요한 쟁점이지만, 말로 주장한다고 인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연령을 인식했는지는 대화 내용, 확인 시도, 알선 경위 같은 객관적 자료로 판단되므로, 조사가 시작되기 전에 자료가 어떻게 남아 있는지를 정리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휴대전화 포렌식이 이뤄지면 삭제한 대화도 복구될 수 있고, 한 번 한 진술은 이후 방어 방향을 좌우합니다. 알선 혐의로 조사 통보를 받았거나 상대가 미성년자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면, 진술에 앞서 사실관계와 적용 법조를 먼저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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