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나 SNS로 나눈 대화 때문에 어느 날 갑자기 "불쾌했다"는 연락을 받고, 곧이어 경찰 출석 요구서까지 받아 당황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농담이나 친근함의 표현이라 생각해 보낸 말과 사진이었는데, 상대방이 불쾌하다고 하면 곧바로 통신매체이용음란죄가 되는 것인지 막막하실 수 있습니다. 반대로 내가 받은 메시지가 불쾌했는데 처벌이 되는지 궁금해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통신매체이용음란죄의 성립요건과 '불쾌함'만으로 부족한 이유
통신매체이용음란죄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 우편, 컴퓨터,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하여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음향, 글, 그림, 영상 또는 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사람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이 조문을 풀어 보면 처벌되기 위해서는 여러 요건이 함께 갖춰져야 합니다. 통신매체를 이용했을 것,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표현일 것, 그 표현이 상대방에게 도달했을 것, 그리고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이 있었을 것입니다. 상대방이 불쾌하다고 말했다는 사실은 이 가운데 하나를 뒷받침하는 정황일 수는 있어도, 그것만으로 모든 요건이 충족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상대가 불쾌하다고만 하면 무조건 통매음이 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오입니다. 다만 수사가 시작되면 표현의 내용과 맥락, 보낸 횟수, 상대방의 거절 여부 등을 종합해 목적을 추단하기 때문에, 어떤 사정이 어느 요건에 영향을 주는지를 정확히 알고 대응해야 합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성적 욕망 목적, 객관적 수치심·혐오감, 도달 요건의 기준
첫 번째 쟁점은 목적입니다. 통신매체이용음란죄는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이 있어야 성립하는 목적범입니다. 단순한 장난이나 친밀감의 표시는 그 자체로 성적 목적이 있다고 단정되지 않습니다. 다만 상대방을 성적으로 비하하거나 조롱해 심리적 만족을 얻으려는 욕망도 성적 욕망에 포함되고, 그 욕망이 분노감과 결합되어 있어도 달리 보지 않습니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8도9775 판결, 대법원 2024. 11. 28. 선고 2022도10688 판결). 화를 내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라는 사정만으로 목적이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목적은 마음속의 일이라 직접 증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수사기관과 법원은 표현의 수위, 전후 대화의 흐름, 두 사람의 관계, 반복 여부 같은 외부 사정에서 이를 추단합니다. 그래서 같은 문장이라도 오래 사귄 연인 사이의 대화인지, 거의 모르는 사이에 일방적으로 보낸 것인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쟁점은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표현인지입니다. 이는 상대방이 실제로 불쾌했는지라는 주관만으로 정해지지 않고, 표현 자체가 객관적으로 볼 때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킬 만한 것인지가 함께 따져집니다. 성기 노출 사진이나 노골적인 성행위 묘사처럼 내용 자체가 분명한 경우와, 외모에 대한 평가나 가벼운 성적 농담처럼 수위가 애매한 경우는 다르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진술은 중요한 증거이지만, 불쾌하다는 진술 하나로 유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세 번째 쟁점은 상대방에게 도달했는지입니다. 조문이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것을 요구하므로, 보냈지만 상대방이 아예 볼 수 없었던 경우, 혼자 쓴 메모처럼 상대방에게 전달되지 않은 경우는 사정이 다릅니다. 다만 상대방이 계정을 차단해 알림이 가지 않았더라도 별다른 제한 없이 글을 볼 수 있는 상태였다면 도달을 인정한 판결이 있습니다(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5도986 판결). 반대로 상대방이 읽지 않았더라도 상대방이 접근할 수 있는 상태에 놓이게 했다면 도달로 볼 여지가 있어, 이 부분은 전송 경위를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네 번째로 고의도 필요합니다. 형법 제13조에 따라 범죄 사실을 인식하고 인용하는 고의가 있어야 합니다. 잘못 보낸 메시지, 단체 대화방에서 다른 사람에게 보낸 것으로 착각한 경우처럼 상대방에게 도달시킬 생각이 없었던 사정은 고의를 다투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수사 단계에서 실제로 문제 되는 것은 아래와 같은 증거들입니다.
대화 전체 원본 — 문제된 한두 문장만이 아니라 앞뒤 흐름이 중요합니다. 상대방이 먼저 비슷한 수위의 말을 했는지, 대화가 합의된 분위기였는지가 목적과 수치심 판단에 영향을 줍니다.
상대방의 반응과 거절 시점 — 상대방이 중단을 요구한 뒤에도 계속 보냈는지는 목적과 고의를 추단하는 핵심 사정입니다.
관계와 횟수 — 일회성인지 반복·지속적인지, 서로 알고 지내던 관계인지에 따라 평가가 갈립니다.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 삭제한 메시지도 복원될 수 있어, 지웠다는 이유로 안심하기 어렵습니다.
법원은 형사소송법 제307조에 따라 증거에 의해 사실을 인정해야 하고, 합리적 의심이 남으면 유죄로 보지 않습니다. 반대로 요건이 충족된다면 상대방이 처벌을 원하지 않더라도 이 죄는 친고죄가 아니어서 수사와 기소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유죄가 확정되면 성폭력처벌법 제42조에 따라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같은 조 단서에 따라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는 제외되므로, 어떤 형이 선고되는지와 그 후속 효과까지 살펴야 합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대화 원본 확보부터 진술 정리, 기소유예 주장까지
수사 연락을 받았다면 다음 순서로 준비합니다.
대화 내용부터 보존 — 불안한 마음에 메시지를 지우거나 계정을 탈퇴하면 오히려 증거인멸로 오해받을 수 있고, 내게 유리한 앞뒤 대화까지 잃게 됩니다. 대화방 전체를 그대로 두고 캡처와 백업을 해 두어야 합니다.
요건별로 사실관계 정리 — 보낸 경위, 상대방과의 관계, 대화가 이어지게 된 맥락, 목적이 성적인 것이 아니었던 사정, 도달 여부를 하나씩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조사 때 기억에 의존해 즉흥적으로 답하면 진술이 흔들려 불리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경찰 조사 전 진술 방향 점검 — 피의자 신문조서에 한번 남은 진술은 나중에 바꾸기 어렵습니다. 전부 부인하는 것이 항상 최선은 아니고, 인정할 부분과 다툴 부분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변호인은 조사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다툴 요건이 있으면 의견서로 주장 — 목적 부재, 객관적 수치심·혐오감의 부재, 도달 요건 미충족, 고의 부재 중 해당하는 것을 증거와 함께 서면으로 제출합니다.
혐의를 인정하는 경우의 양형 자료 — 초범 여부, 반성, 재발 방지 노력, 합의 여부를 준비합니다. 처벌불원 의사는 친고죄가 아니어도 처분과 양형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사안이 가볍다면 형사소송법 제247조의 기소유예 처분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합의 과정에서 2차 연락이 오히려 문제 되는 경우가 있어 직접 접촉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불쾌하다는 말과 범죄 성립은 다르지만 초기 진술이 좌우합니다
상대방이 불쾌하다고 했다는 사실만으로 통신매체이용음란죄가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성적 목적, 표현의 수위, 도달 여부는 수사 초기에 확보한 증거와 진술에 따라 크게 달라지고, 한번 지운 대화와 한번 남긴 진술은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연락을 받으셨다면 대화 원본을 그대로 보존한 채, 어떤 요건을 다툴 수 있는지 먼저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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