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피해자로 결정을 받았는데, 살고 있는 집이 위반건축물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어 막막해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무허가 증축, 불법 용도변경, 사용승인을 받지 못한 건물 같은 사정은 계약 당시 건축물대장 앞장에 위반건축물 표시가 없었다면 임차인이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경매가 진행되면서 "LH가 이 집을 사서 계속 살게 해 준다더라"는 이야기를 듣고도, 위반건축물이라 대상에서 빠지는 것은 아닌지 확신이 서지 않아 입찰과 신청 시기를 놓치는 일이 생깁니다. 이 글에서는 위반건축물이라는 이유만으로 매입이 막히는지, 어떤 순서로 움직여야 하는지를 정리합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위반건축물 피해주택, LH 매입 신청 전에 가려야 할 세 가지
LH 같은 공공주택사업자가 피해주택을 사들이는 근거는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 제25조입니다. 전세사기피해자가 공공주택사업자와 사전에 협의해 매입을 요청하면, 공공주택사업자가 경매·공매에서 우선매수 권리를 행사해 주택을 취득하고 이를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합니다. 이때 해당 피해자에게 우선 공급할 수 있고 최장 10년간 거주할 수 있습니다.
위반건축물 피해주택에서 먼저 가려야 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내가 법이 정한 전세사기피해자로 결정되어 있는가 — 매입 요청의 주체는 특별법 제3조·제14조에 따라 결정을 받은 사람입니다.
위반 내용이 어떤 유형인가 — 건축허가·신고 없이 지은 건물, 사용승인을 받지 못한 건물, 용도변경 허가·신고를 하지 않은 건물은 특별법이 별도로 특정건축물이라는 이름으로 구분합니다(제2조 제6호).
누구 몫의 비용과 부담이 남는가 — 매입가, 위반 부분의 시정, 이행강제금이 누구에게 어떻게 돌아가는지입니다.
"위반건축물이라서 안 된다"고 미리 단정하고 포기하는 것이 가장 손해가 큰 선택이고, 반대로 "당연히 해 준다"고 믿고 아무 서류도 준비하지 않는 것도 위험합니다. 매입의 구체 기준은 법이 아니라 국토교통부장관이 정하는 매입기준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일반 건축물과 다른 점검 항목이 있는지를 사전협의 단계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제25조 매입 요청, 제2조 특정건축물, 건축법 시정명령과 이행강제금
먼저 전세사기피해자 요건입니다. 특별법 제3조 제1항은 (1)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 확정일자를 갖출 것(임차권등기나 전세권 설정도 포함), (2) 임차보증금이 5억 원 이하일 것(위원회가 2억 원 범위에서 상향 가능), (3) 임대인의 파산·회생 개시나 임차주택 경매·공매 개시 등으로 2인 이상의 임차인에게 피해가 발생했거나 예상될 것, (4) 임대인이 보증금반환채무를 이행하지 않을 의도가 있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을 것을 모두 요구합니다. 보증보험 등으로 보증금 전액 반환이 가능하거나 대항력·우선변제권으로 전액을 자력 회수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는 제외됩니다(제3조 제2항).
그다음 위반건축물이라는 사정이 피해자 결정 자체에 걸림돌이 되는지입니다. 특별법 제2조 제1호는 주택을 "공부상 주거용 건물이 아니라도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임대차목적물의 구조와 실질이 주거용 건물이고 임차인의 실제 용도가 주거용인 경우"까지 포함해 정의합니다. 또 같은 조 제4호 다목은 적법한 임대권한이 없는 자와 계약한 주택도 인도받고 전입신고,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을 피해자등 범위에 넣습니다. 즉 건물의 일부가 불법으로 증축·용도변경되었다는 사정만으로 피해자 결정 요건이 달라지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이 출발점입니다. 위반건축물에 대한 규율은 건축법에 있고, 공공주택사업자가 매입하는 경우의 특례는 특별법 제25조의6에 따로 있습니다.
건축법은 허가·신고 없이 건축하거나 사용승인을 받지 않고 쓰는 건축물에 대해 허가권자가 시정명령을 내리고(건축법 제79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을 반복 부과할 수 있게 합니다(제80조). 이 부담은 보통 건축물의 소유자에게 돌아갑니다. 다만 건축법의 시정명령 상대방에는 점유자도 들어 있으므로(제79조 제1항, 제80조 제1항) 임차인에게 시정명령이 내려지면 문제가 될 수 있고, 소유자가 바뀌어도 위반 상태가 남아 있으면 새 소유자에게 부과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만 공공주택사업자가 제25조에 따라 매입하면 그 소유권 보유기간 동안 소유권 취득 전에 발생한 건축법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시정명령, 이행강제금 부과, 행정대집행 등의 조치를 하지 않고(제25조의6 제1항), 특정건축물은 사전심의를 거쳐 사용승인이나 용도변경 신고 수리 판단을 받을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2항부터 제4항까지). 사전심의 요건에 구조안전·위생·방화 등이 들어 있어 위반 유형과 범위를 따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 때문에 위반건축물 매입 문제는 실무에서 대체로 다음 두 갈래로 갈립니다.
안전·시정 가능성에 문제가 없는 경미한 위반 — 베란다 확장, 옥상 가설물, 일부 용도변경 정도라면 지자체의 시정 또는 양성화 절차와 맞물려 매입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공공주택사업자가 매입하는 특정건축물의 사용승인·용도변경 특례와 이행강제금 등 조치의 배제는 특별법 제25조의6에 규정되어 있으므로, 사전심의 요건을 갖추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구조 안전이나 방화에 직접 영향을 주는 위반 — 무단 증축으로 하중이 늘었거나 피난 통로가 막힌 경우는 매입 후 임차인이 안전하게 거주하게 할 수 없으므로 매입이 어렵거나 위반 부분 해소가 선행되어야 하는 쪽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매입이 곤란하다고 해서 모든 길이 막히는 것은 아닙니다. 특별법은 매입 외에도 여러 장치를 열어 두고 있습니다. 경매가 진행 중이면 피해자는 법원에 경매유예·정지를 신청할 수 있고, 그 기간은 유예한 날 다음 날부터 1년 이내이며 사유가 해소되지 않으면 연장이 가능합니다(제17조). 또한 피해자 본인이 매각기일까지 민사집행법상 보증을 제공하고 최고매수신고가격과 같은 가격으로 우선매수를 신고할 수 있고, 이 경우 법원은 매각을 허가해야 합니다(제20조). 피해자와 공공주택사업자가 모두 우선매수를 신고한 경우 피해자가 매각기일까지 자기 매수신고에 매각을 허가해 달라고 신고하면 법원은 피해자에게 매각을 허가해야 합니다(제25조 제14항·제15항).
끝으로 공공주택사업자의 비용 처리입니다. 취득 비용은 공공주택 특별법상 기존주택 매입의 예에 따라 국가·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이나 주택도시기금으로 지원되고(제25조 제6항), 매입 비용과 통상 매입 금액의 차액은 피해자의 거주 임대료로 쓰입니다(같은 조 제7항). 다만 이 지원총액은 피해자가 대항력·우선변제권 행사나 보증금반환채권으로 이미 변제받은 금액을 뺀 임차보증금을 넘을 수 없습니다(제25조 제11항). 위반건축물이라 매입가가 낮게 평가될수록 피해자에게 돌아오는 몫도 줄어들 수 있다는 뜻입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피해자 결정 확인부터 사전협의, 우선매수까지 단계별 정리
위반건축물 피해주택에서는 아래 순서로 움직이는 것이 안전합니다.
피해자 결정과 임차권 요건부터 점검 — 결정문에 적힌 주택 정보, 전입신고와 확정일자 일자, 보증금액이 맞는지 확인합니다. 결정을 신청하지 않았다면 제3조 요건을 서류로 정리해 신청하는 것이 먼저이고, 결정이 늦어질 사정이 있으면 경매 일정과 맞물려 제17조의 경매유예를 함께 검토합니다.
건축물대장과 등기부로 위반 내용을 정확히 파악 — 건축물대장 앞장의 위반건축물 표시, 위반 면적과 사유, 시정명령과 이행강제금 부과 이력을 지자체에서 발급받아 확인합니다. 위반 부분이 임차인이 실제 사용하는 공간에 걸쳐 있는지도 사진과 도면으로 남겨 둡니다.
LH 지역본부에 매입 사전협의를 서면으로 신청 — 구두 문의에 그치지 말고 위반 사실을 숨기지 않고 밝힌 사전협의 신청서를 내서, 매입 가능 여부와 보완 요구 사항을 문서로 받아 둡니다. 매입 불가 회신이라도 그 사유가 서면으로 남아야 이후 다른 지원책을 고를 때 근거가 됩니다.
경매 일정에 맞춰 유예·우선매수 병행 — 매각기일이 임박했다면 제17조에 따른 경매유예·정지 신청과 제20조의 우선매수 신고 가능성을 같이 계산합니다. 우선매수를 하려면 보증 제공이 필요하므로 자금 마련 경로(주택도시기금 융자 등 제27조 지원)도 미리 알아봅니다.
매입이 어렵다면 보증금 회수 경로를 따로 설계 — 임대인과 중개사 등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형사 고소와 배상명령, 대항력·우선변제권에 따른 경매 배당 참여를 병행합니다. 위반건축물 사실을 알고도 중개 과정에서 고지하지 않았다면 중개사에 대한 책임 추궁 근거가 될 수 있으므로 계약 당시 설명 자료와 문자·통화 기록을 보존합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매각기일은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위반건축물이라는 이유로 매입 여부를 혼자 가늠하다 보면 사전협의 신청과 경매유예 신청 시기를 놓치기 쉽습니다. 경매는 매각기일이 확정되면 그대로 진행되고, 그 이후에는 선택지가 급격히 줄어듭니다. 위반 내용을 확인하고 서면으로 사전협의를 먼저 거치는 순서가 가장 안전합니다.
살고 계신 집이 위반건축물이라 LH 매입이 가능한지 불안하시다면, 피해자 결정 여부와 위반 유형, 경매 일정부터 점검해 필요한 절차를 순서대로 준비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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