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로 약식명령을 받아 벌금형이 확정됐는데, 보육교사로 일하고 있거나 보육교사 자격증을 따 두었다면 "벌금이니까 일은 계속할 수 있겠지" 하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징역도 집행유예도 아니라는 안도감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린이집에 근무할 수 있는지는 보육교사 자격증이 있느냐와는 별개의 법에서 따로 정해지고, 그 법은 벌금형도 가리지 않습니다. 약식명령을 받아들이고 넘어가기 전에 이 부분을 먼저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보육교사 자격 결격과 취업제한 명령은 별개의 제도입니다
보육교사 문제는 서로 다른 세 갈래의 법이 겹쳐서 작동합니다. 첫째는 영유아보육법이 정한 어린이집 근무 결격사유, 둘째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아청법) 제56조의 취업제한 명령, 셋째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상 신상정보 등록입니다.
흔한 오해는 첫째 갈래만 보고 안심하는 것입니다. 영유아보육법은 성범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받고 집행이 끝난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않았거나, 금고 이상의 집행유예 기간 중인 사람 등을 어린이집 근무 결격으로 정합니다. 반면 벌금형은 그 목록에 성범죄 유형으로는 올라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영유아보육법 결격사유만 놓고 보면 성인 대상 성범죄 벌금형은 직접 해당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결론은 거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아청법의 취업제한 명령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뿐 아니라 성인 대상 성범죄까지 대상으로 삼고, 어린이집을 취업제한 대상 기관으로 명시하며, 벌금형도 포함합니다. 약식명령도 예외가 아닙니다. 따라서 "벌금형이라 괜찮다"는 판단은 법원이 취업제한 명령을 함께 내렸는지를 확인하기 전에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성인대상 성범죄 정의, 취업제한 명령의 요건과 기간, 신상정보 등록 10년
먼저 영유아보육법의 틀을 정리하겠습니다. 어린이집 근무 결격사유는 영유아보육법 제20조가 정하고, 이 조문은 같은 법 제16조 각 호에 해당하는 사람을 어린이집에 근무할 수 없다고 규정합니다. 제16조에서 형사처벌과 관련된 것은 금고 이상 실형을 받고 집행 종료·면제 후 5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 금고 이상 집행유예 기간 중인 사람, 그리고 같은 조 제8호의 벌금형 요건입니다. 제8호의 벌금은 영유아보육법 자체의 벌칙(제54조 위반)으로 300만 원 이상이 확정된 경우나 아동학대관련범죄로 벌금이 확정된 경우를 말하므로, 성인 대상 성범죄 벌금형은 여기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핵심은 아청법 제56조 제1항입니다. 법원은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 또는 성인대상 성범죄로 형을 선고하면 판결(약식명령을 포함합니다)로 일정 기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을 운영하거나 그곳에 취업 또는 사실상 노무를 제공할 수 없도록 하는 명령을 성범죄 판결과 동시에 선고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즉 원칙은 명령을 내리는 것이고, 내리지 않는 것이 예외입니다. 제1항 제7호가 어린이집, 육아종합지원센터, 시간제보육서비스지정기관을 대상 기관에 넣고 있어 보육교사의 근무처가 정확히 여기에 해당합니다.
"성인대상 성범죄"는 아청법 제2조 제3호의2가 성폭력처벌법 제2조의 성폭력범죄로 정의합니다. 강제추행·준강제추행·카메라등이용촬영·통신매체이용음란 같은 유형이 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성인이든 아니든 어린이집 취업이 막히는 길이 열려 있다는 뜻입니다.
기간과 시작점은 다음과 같이 정해집니다.
기간 상한 — 취업제한 기간은 10년을 초과하지 못합니다(제56조 제2항). 구체적인 기간은 법원이 사안별로 정합니다.
기산점 — 징역형 등은 형의 집행이 끝나거나 집행유예·면제된 날부터이지만, 벌금형은 그 형이 확정된 날부터 계산합니다.
선고 방식 — 정식재판이면 판결과 동시에, 약식명령이면 약식명령에 함께 고지됩니다.
예외도 법에 있습니다. 법원은 재범의 위험성이 현저히 낮은 경우, 그 밖에 취업을 제한하여서는 아니 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하면 명령을 선고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제56조 제1항 단서). 또한 명령을 선고하려는 법원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심리학자 등 전문가의 재범 위험성 의견을 들을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3항). 결국 이 단서에 해당하는지는 피고인이 재판 과정에서 무엇을 소명하느냐에 따라 갈립니다. 범행 경위와 우발성, 반성과 피해 회복 정도, 재범 위험성을 낮추는 사정(상담·치료 이수, 가족과 직장 관계 등)이 여기서 실질적인 자료가 됩니다.
취업제한 명령이 선고되면 실제로 어떤 일이 생기는지도 법에 정해져 있습니다. 어린이집을 포함한 기관의 장은 취업하려는 사람과 이미 일하는 사람의 성범죄 경력을 조회해 확인할 의무가 있고(제56조 제5항), 지자체장은 어린이집 등에 취업제한 명령을 받은 사람이 근무하는지 연 1회 이상 점검·확인합니다(제57조 제3항). 점검에서 적발되면 지자체장은 기관의 장에게 해임을 요구할 수 있고, 본인이 어린이집을 운영 중이면 폐쇄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제58조). 따라서 명령이 있는 상태에서 숨기고 근무를 이어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오래 유지되지 않습니다.
세 번째 갈래인 신상정보 등록도 짚어야 합니다. 성폭력처벌법 제42조 제1항은 등록대상 성범죄로 유죄판결이나 약식명령이 확정된 사람을 신상정보 등록대상자로 정합니다. 다만 같은 항 단서에 따라 제12조·제13조의 범죄로 벌금형을 받은 사람은 등록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등록대상이 되면 판결 확정일부터 30일 이내에 주소지 관할 경찰관서에 신상정보를 제출해야 하고(제43조 제1항), 벌금형을 받은 사람의 등록기간은 10년입니다(제45조 제1항 제4호). 등록 자체가 어린이집 근무를 막는 규정은 아니지만, 등록 사실은 성범죄 경력 조회 과정에서 드러날 수 있는 정보와 맞물립니다.
정리하면, 같은 벌금형이라도 효과는 이렇게 나뉩니다.
영유아보육법 제16조·제20조 — 성인대상 성범죄 벌금형은 근무 결격에 직접 해당하지 않음
아청법 제56조 — 취업제한 명령이 함께 선고되면 최대 10년, 벌금 확정일부터 어린이집 근무 불가
성폭력처벌법 제42조·제45조 — 대상 유형이면 신상정보 등록 10년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약식명령은 서면심리로 끝나는 만큼 법원이 위 단서의 사정을 직접 들을 기회가 정식재판보다 적습니다. 벌금이 낮게 나왔다는 이유로 그대로 확정시키면, 취업제한 명령이 함께 붙어 있어도 되돌릴 방법이 사실상 사라집니다. 약식명령서를 받으면 주문에 취업제한 명령과 등록대상자 고지가 적혀 있는지부터 살펴야 합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약식명령 단계에서 취업제한 명령부터 막는 순서
보육교사 신분을 지키려면 벌금액을 낮추는 것보다 취업제한 명령이 붙지 않게 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수사 단계에서 사건 유형부터 확인 — 적용 죄명이 성폭력처벌법 제2조의 성폭력범죄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취업제한 명령과 신상정보 등록 대상 여부가 모두 달라집니다. 죄명이 달라지면 명령 대상 자체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사실관계에 비추어 적용 법조가 맞는지 먼저 따집니다.
재범 위험성이 낮다는 자료 준비 — 제56조 제1항 단서가 인정되려면 추상적인 반성문으로는 부족합니다. 범행이 우발적이었다는 경위, 피해자와의 합의 또는 피해 회복 노력, 성인지·성폭력 예방 교육이나 상담 이수 증명서, 기존 근무 이력과 평가 등을 서면으로 정리해 제출합니다.
약식명령 받은 즉시 주문 확인 — 약식명령에 취업제한 명령이 포함됐다면 그대로 확정시키지 말고, 약식명령 고지를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는지 판단해야 합니다. 기한을 넘기면 벌금과 명령이 함께 확정됩니다.
정식재판에서는 명령 면제를 별도 쟁점으로 다툼 — 유무죄가 아니라 명령 선고 여부와 기간을 쟁점으로 삼아 위 자료를 제출하고, 필요하면 재범 위험성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구합니다. 기간을 10년 상한이 아니라 짧게 정하도록 설득하는 것도 현실적인 목표입니다.
이미 확정된 경우의 후속 정리 — 신상정보 제출 기한(확정일부터 30일)을 놓치지 않도록 챙기고, 현재 근무처에 대한 영향과 취업제한 기간 동안의 진로를 현실적으로 검토합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약식명령 확정 전에 취업제한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이유
성인 대상 성범죄 벌금형은 영유아보육법상 근무 결격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아청법상 취업제한 명령이 함께 선고되면 벌금 확정일부터 최대 10년간 어린이집에서 일할 수 없습니다. 약식명령 후 정식재판 청구 기한은 짧고, 이 기한이 지나면 명령도 함께 확정됩니다.
벌금형을 받았거나 받을 상황에서 보육교사 일을 이어가야 한다면, 약식명령서의 주문부터 확인하시고 재범 위험성이 낮다는 점을 뒷받침할 자료를 서둘러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