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요양원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입소 어르신의 신체를 만졌다는 이유로 가족의 신고를 받고 수사를 받게 되는 사건이 꾸준히 접수되고 있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직원 쪽은 “몸을 닦아드리고 기저귀를 갈아드리다 보니 손이 닿은 것뿐이다”, “치매가 있는 어르신이라 기억도 못 하실 텐데 문제 삼겠느냐”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가족 쪽은 “일반 성범죄와 똑같이 처벌되는 것이냐, 시설 직원이면 더 무거워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습니다. 그런데 막상 수사가 시작되면 직원 쪽은 돌봄 과정의 접촉이었다는 항변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가족 쪽은 어떤 법조로 고소해야 하는지부터 혼란을 겪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형법상 강제추행의 법정형 자체는 직원이든 일반인이든 같지만, 요양원 직원과 입소 어르신이라는 관계, 그리고 어르신의 인지·신체 상태에 따라 적용 법조가 달라지면서 실제 처벌의 하한과 부가 불이익이 크게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노인복지법에 따른 별도의 제재도 따라옵니다.
아래에서는 요양원 직원의 추행에 어떤 법조가 적용되는지, 어떤 경우에 형이 더 무거워지는지, 그리고 신고 이후 절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기본 법정형은 같지만 어르신의 상태에 따라 적용 법조가 달라집니다
요양원이라는 장소가 아니라, 피해 어르신이 어떤 상태였는지가 법조를 결정합니다.
형법 제298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한 경우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이 조문은 피해자가 누구인지와 관계없이 적용되므로, 요양원 직원이라는 이유만으로 법정형이 자동으로 올라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요양원 입소 어르신은 치매, 뇌졸중 후유증, 와상 상태처럼 저항하거나 거부 의사를 표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형법 제299조가 문제됩니다.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해 추행한 경우에는 제298조의 예에 따라 처벌되므로, 어르신이 거부 의사를 표시하지 못하는 상태였다면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더라도 준강제추행으로 같은 형량의 처벌을 받습니다. “반항하지 않았다”,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정은 오히려 항거불능을 이용했다는 쪽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또한 형법 제302조는 심신미약자에 대해 위계 또는 위력으로 추행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하고, 폭행·협박이 없더라도 직원이 어르신의 의존적인 처지를 이용했다면 위력 추행으로 다뤄질 여지가 있습니다.
법정형 자체는 같더라도, 어르신의 상태에 따라 준강제추행·위력 추행으로 구성이 달라지고 그에 따라 이후 판단이 달라집니다.
2. 보호·감독 관계를 이용한 추행은 성폭력처벌법 제10조로 처벌됩니다
직원은 입소자의 보호·감독자이므로 위력에 의한 추행은 별도 조문의 적용 대상입니다.
요양원 직원은 입소 어르신의 식사, 위생, 이동, 투약을 책임지는 위치에 있습니다. 어르신 입장에서는 직원의 도움 없이는 하루를 보내기 어렵기 때문에, 직원이 신체를 만져도 “그만하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법은 이런 구조를 반영해 보호·감독 관계를 이용한 추행을 따로 처벌합니다.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 추행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 제1항).
이 조문은 폭행이나 협박이 없어도 직원이라는 지위에서 오는 영향력을 이용했다면 성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위력은 상대방의 자유의사를 제압할 만한 힘을 말하고, 반드시 물리적인 힘일 필요가 없습니다. 입소자가 직원에게 의존하는 관계, 거절하면 불이익이 있을 것 같은 분위기, 주변에 다른 사람이 없는 야간 근무 시간대 같은 사정이 위력 여부를 가르는 사실관계가 됩니다.
실무에서는 가해자로 지목된 직원이 “돌봄 행위였다”고 다투는 경우 CCTV(공용공간), 근무표, 케어 기록지, 같은 시간대 다른 직원의 진술이 핵심 증거가 됩니다. 반대로 피해 어르신의 진술 능력이 떨어지면 가족이 발견한 신체 변화, 평소와 다른 행동, 시설 내 다른 입소자나 직원의 목격 진술이 수사의 출발점이 됩니다.
요양원 직원이 보호·감독 관계를 이용해 어르신을 추행했다면, 폭행·협박 없이도 성폭력처벌법 제10조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3. 노인복지법 위반이 겹치고 요양보호사 자격까지 취소될 수 있습니다
형사처벌과 별도로 노인복지법상 처벌과 자격 제재가 함께 문제됩니다.
노인복지법 제39조의9는 누구든지 65세 이상의 노인에 대해 해서는 안 되는 행위를 정하고 있습니다.
노인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폭행ㆍ성희롱 등의 행위(노인복지법 제39조의9 제2호).
이 행위를 한 사람은 노인복지법 제55조의3 제1항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됩니다. 성적 수치심을 주는 말이나 신체 접촉처럼 강제추행에 이르지 않는 행위도 이 조항으로 포섭될 수 있어서, 형법상 추행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도 이 조항이 별도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요양보호사라면 부담이 더 큽니다. 노인복지법 제39조의14 제1항에 따라 제39조의9를 위반해 제55조의2부터 제55조의4까지의 처벌을 받은 경우 시·도지사는 요양보호사 자격을 취소하여야 합니다. 재량이 아니라 의무 규정이므로, 처벌이 확정되면 요양보호사로 일할 수 있는 자격 자체를 잃게 됩니다.
가족 입장에서는 형사 고소와 함께 노인보호전문기관에 학대 사실을 신고하는 방법이 있고, 시설 입장에서는 직원 한 명의 문제가 시설 전체에 대한 관리·감독 문제로 번질 수 있습니다.
요양원 직원이 어르신을 추행하면 형사처벌뿐 아니라 노인복지법 위반과 요양보호사 자격 취소까지 함께 문제됩니다.
4. 어르신의 장애·인지 상태에 따라 형량 하한이 3년 이상까지 올라갑니다
정신적·신체적 장애가 있는 어르신으로 인정되면 처벌의 무게가 근본적으로 달라집니다.
이 부분이 “더 무겁게 처벌되느냐”는 질문의 핵심입니다. 성폭력처벌법 제6조 제3항은 신체적 또는 정신적인 장애가 있는 사람에 대해 강제추행을 한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3천만원 이상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형법 제298조의 상한이 징역 10년, 벌금 1천500만원이라는 점과 비교하면 벌금형의 하한이 3천만원으로 올라가고 징역형도 하한이 3년으로 정해져 있어 훨씬 무겁습니다.
같은 조 제4항은 장애로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에 있음을 이용해 추행한 경우도 같은 예로 처벌하고, 제6항은 위계 또는 위력으로 장애인을 추행한 경우를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치매 등으로 인지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어르신이 ‘정신적인 장애가 있는 사람’에 해당하는지가 사건에서 주된 쟁점이 되고, 이 판단에 따라 적용 조문과 하한이 달라집니다.
한편 같은 조 제7항의 가중은 장애인의 보호·교육 등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의 종사자에 관한 규정이므로, 노인 요양시설 직원에게 자동으로 적용되는 조항은 아닙니다. 적용 조문을 정확히 가려내는 일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부가 불이익도 있습니다. 성폭력범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성폭력처벌법 제42조에 따라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고 확정일부터 30일 이내에 신상정보를 제출해야 합니다. 등록기간은 제45조에 따라 벌금형이면 10년, 3년 이하의 징역형이면 15년, 3년 초과 10년 이하 징역이면 20년입니다. 법원은 제16조 제2항에 따라 유죄판결을 선고할 때 500시간 범위의 수강명령 또는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도 함께 명해야 합니다.
적용 조문이 형법에서 성폭력처벌법 제6조로 넘어가는 순간 형량의 하한이 올라가고, 신상정보 등록 같은 부가 불이익도 함께 따라옵니다.
5. 신고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초기 진술과 시설 내 자료 확보가 사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요양원 추행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시설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 고소 또는 신고 접수 → ②피해 어르신 조사(진술이 어려운 경우 가족·전문가 참여, 진술 영상 확보)와 피의자 조사 → ③공소청(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공소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직원 신분이라면 수사 단계에서 시설 내 근무 배제나 징계가 먼저 이뤄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르신이 직접 진술하기 어려운 사건에서는 객관적 자료의 비중이 훨씬 커집니다. 직원으로 의심받는 쪽이든 가족이든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의심되는 시각의 근무표, 케어 기록지, 투약·기저귀 교체 기록을 확인해 해당 직원이 그 시간에 어르신 곁에 있었는지부터 정리합니다.
시설 공용공간 CCTV의 보존 기간을 확인하고, 삭제되기 전에 보존을 요청합니다.
어르신의 신체 상태에 대한 의무기록, 진단서, 인지 기능 평가 자료를 확보해 진술 능력과 항거불능 여부를 입증할 근거로 삼습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성범죄 사건 경험이 있는 변호사와 함께 대응하면, 적용 조문에 따라 달라지는 쟁점을 초기에 정리하고 진술 방향을 정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요양원 추행 사건은 “가족에게 알려지면 시설에서 일하기 어렵다”, “어르신이 겪은 일을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막막함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르신을 모시는 가족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호소보다 어르신의 상태와 시설 내 기록을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어떤 법조로 고소할지에 따라 수사의 방향과 형량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추행 혐의를 받는 직원 입장에서도 “돌봄 과정의 접촉이었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접촉의 경위, 업무상 필요성, 당시 어르신의 반응과 기록이 어떻게 남아 있는지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를 주장하는 쪽과 혐의를 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어떤 자료를 확보하고 어떤 진술을 했는지에 따라 결과가 갈리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요양원 직원이면 일반인보다 법정형이 자동으로 더 무거워지나요?
A. 형법 제298조의 법정형은 같습니다. 다만 보호·감독 관계가 인정되면 폭행·협박이 없어도 성폭력처벌법 제10조가 적용될 수 있고, 어르신이 장애가 있는 사람으로 인정되면 같은 법 제6조가 적용되어 하한이 올라갑니다.
Q. 치매 어르신이라 진술을 못 하는데 처벌이 가능한가요?
A. 가능합니다. 진술이 어려운 경우 CCTV, 케어 기록, 다른 직원의 진술, 가족이 확인한 신체 변화 같은 객관적 자료로 사실관계를 입증합니다. 오히려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준강제추행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Q. 기저귀를 갈거나 몸을 닦다가 손이 닿은 것도 추행인가요?
A. 돌봄 업무로서 필요한 범위의 접촉은 추행이 아닙니다. 다만 업무상 필요를 넘어서는 접촉이었는지, 그 경위와 횟수, 당시 어르신의 반응이 기록에 어떻게 남아 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Q. 유죄가 확정되면 요양보호사 일을 계속할 수 있나요?
A. 노인복지법 제39조의9를 위반해 제55조의2부터 제55조의4까지의 처벌을 받은 경우 요양보호사 자격은 취소되어야 합니다. 성폭력범죄는 신상정보 등록 문제도 따로 따라옵니다.
Q.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강제추행이나 성폭력처벌법상 추행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도 수사와 재판이 가능한 사건입니다. 합의는 양형에서 유리하게 참작될 수 있지만 무죄가 되거나 사건이 자동으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Q. 경찰에서 연락을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적용 조문과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하고, 시설 내 자료가 삭제되기 전에 보존 요청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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