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집이나 상가를 짓는 도중에 시공사가 관할 관청으로부터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는 소식을 뒤늦게 전해 듣고 당황하는 건축주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건축주분들 중 상당수는 “영업정지를 당했으면 계약도 당연히 무효 아니냐”, “그래도 이미 낸 공사대금은 그 업체가 알아서 정리하겠지”라고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계약을 끊으려 하면 시공사가 “처분 전에 계약했으니 계속 시공할 권리가 있다”고 맞서거나, 해지 시점을 놓쳐 위약금과 손해배상 문제까지 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실무에서는 건설산업기본법 제14조가 정한 영업정지 후 계속 공사의 특례와 발주자의 30일 해지권을 기준으로 계약을 끊을 수 있는지가 먼저 판단되고, 그 기간이 지났다면 민법상 해제 요건으로 넘어가 기성고와 선급금 정산까지 따로 다투게 됩니다. 시기를 놓치면 해지 자체의 근거가 달라집니다.
아래에서는 시공사가 영업정지를 당했을 때 공사계약을 끊을 수 있는 경우와 그 기한, 그리고 계약을 끊은 뒤 정산에서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영업정지를 받아도 처분 전에 체결한 공사는 계속 시공할 수 있습니다
영업정지는 신규 수주를 막을 뿐, 이미 맺은 공사계약이 저절로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82조는 하자가 반복되거나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는 등의 사유가 있으면 6개월 이내, 부실시공이나 하도급 제한 위반 등의 사유가 있으면 1년 이내의 영업정지를 명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더 무거운 사유는 제83조에 따라 건설업 등록 말소까지 이어집니다.
그런데 같은 법 제14조 제1항은 영업정지 또는 등록말소 처분을 받은 건설사업자와 그 포괄승계인이 그 처분을 받기 전에 도급계약을 체결하였거나 관계 법령에 따라 허가, 인가 등을 받아 착공한 건설공사는 계속 시공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즉 건축주가 “영업정지를 당했으니 계약이 당연히 끝났다”고 보고 공사를 막거나 대금 지급을 끊으면, 오히려 건축주 쪽이 계약 위반으로 몰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 특례는 처분 전에 맺은 계약에만 해당합니다. 처분 이후에 새로 체결한 계약까지 계속 시공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고, 영업정지 중에 신규 공사를 수주하면 제83조 제8호에 따라 영업정지처분 위반으로 등록말소 사유가 됩니다. 계약서의 체결일이 처분일보다 앞인지 뒤인지를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영업정지는 이미 맺은 공사계약을 자동으로 끝내지 않으며, 계속 시공 여부는 계약 체결일과 처분일의 선후로 갈립니다.
2. 발주자는 통지를 받거나 안 날부터 30일까지 도급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건축주에게는 영업정지 사실만으로 계약을 끊을 수 있는 법정 해지권이 있지만, 기한이 정해져 있습니다.
제14조 제2항은 처분을 받은 건설사업자가 그 내용을 지체 없이 발주자에게 통지해야 한다고 정하고, 제4항은 발주자가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통지를 받은 날 또는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0일이 지나는 날까지 도급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일반적인 해제와 달리 시공사에 이행지체나 하자 같은 잘못이 없어도 영업정지 사실 자체가 해지 사유가 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실무에서 자주 문제 되는 것은 기산점입니다. 시공사가 통지를 하지 않아 건축주가 뒤늦게 뉴스나 관청 공고로 알게 되었다면, 30일은 통지일이 아니라 그 사실을 안 날부터 셉니다. 따라서 언제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가 나중에 다툼이 될 수 있으므로, 통지서나 문자, 관청 처분 내용을 확인한 날짜를 증거로 남겨 두어야 합니다.
시공사가 하수급인인 경우에는 구조가 한 단계 더 있습니다. 하수급인이 처분 내용을 발주자와 수급인에게 알려야 하고, 발주자는 수급인에게 하도급계약의 해지를 요청할 수 있으며(제14조 제5항), 수급인은 그 통지나 요청을 받은 날부터 30일이 지나는 날까지 하도급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제14조 제6항). 해지는 계약 상대방에게 해지 의사표시가 도달해야 효력이 생기므로, 내용증명처럼 도달 일자가 남는 방식으로 통지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영업정지를 이유로 한 법정 해지는 통지를 받거나 안 날부터 30일 안에 의사표시가 상대방에게 도달해야 합니다.
3. 30일이 지났다면 민법상 해제·해지 사유를 따로 따져야 합니다
기한을 놓쳐도 길은 있지만, 이행지체 요건을 갖추거나 손해배상을 감수하고 끊어야 합니다.
30일이 지나면 제14조 제4항에 기댈 수 없습니다. 이때는 민법상 두 가지 길이 남습니다. 하나는 시공사가 공사를 지연하거나 중단한 경우 민법 제544조에 따라 상당한 기간을 정해 이행을 최고한 뒤 해제하는 방법입니다. 영업정지 때문에 인력과 자재 수급이 흔들려 공정이 멈추는 경우가 많으므로, 공정 지연 사실과 최고 내용을 서면으로 남기는 것이 핵심입니다.
다른 하나는 민법 제673조입니다. 수급인이 일을 완성하기 전에는 도급인이 손해를 배상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시공사의 잘못을 입증하지 못해도 끊을 수는 있지만, 그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도급인이 민법 제673조에 따라 완성 전 계약을 해제하는 경우 수급인에게 배상할 손해는 수급인이 이미 지출한 비용과 일을 완성하였더라면 얻었을 이익을 합한 금액이고, 수급인이 해제로 남게 된 노력과 재료를 다른 곳에 사용하여 얻었거나 얻을 수 있는 소득은 그 손해액에서 공제된다는 취지입니다(대법원 2002. 5. 10. 선고 2000다37296 판결).
즉 임의해제는 시공사의 잔여 공사 이익까지 물어줄 수 있는 선택이라, 이행지체 요건을 갖출 수 있는지부터 따져 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반대로 영업정지 때문에 실제로 공사가 멈춘 상태라면, 최고와 해제로 가는 쪽이 건축주에게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30일이 지난 뒤에는 이행지체 최고 후 해제가 원칙이고, 임의해제는 손해배상 부담을 안고 하는 선택입니다.
4. 계약을 끊은 뒤에는 기성고 정산과 선급금·보증 청구가 핵심입니다
해지·해제의 성립보다 더 큰 분쟁은 이미 시공된 부분을 얼마로 보느냐입니다.
건물 공사가 상당히 진행된 뒤 계약이 끝나면 이미 지은 부분을 철거하고 원상회복하기는 어렵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런 경우 미완성 건물에 대한 보수 산정 기준을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이와 같은 경우 도급인이 지급하여야 할 미완성 건물에 대한 보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사자 사이에 약정한 총공사비에 기성고 비율을 적용한 금액이 되는 것이지, 수급인이 실제로 지출한 비용을 기준으로 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9. 12. 19. 선고 2016다24284 전원합의체 판결).
따라서 시공사가 “이미 쓴 돈이 이만큼이니 이만큼 더 달라”고 해도, 기준은 약정 총공사비에 기성고 비율을 곱한 금액입니다. 건축주는 계약을 끊는 시점에 감리나 제3의 전문가를 통해 공정 사진, 시공 범위, 자재 반입 내역을 확정해 기성고를 확인해 두어야 나중에 과다 청구를 막을 수 있습니다.
선급금을 이미 지급했다면 정산에서 그 금액이 공제되고, 초과분이 있으면 반환을 청구하게 됩니다. 계약 때 선급금이나 이행에 대한 보증서를 받아 두었다면 보증기관에 청구하는 길도 열려 있으므로, 계약서 첨부 서류에서 보증증권부터 찾으십시오. 또한 이미 끝난 공사 부분에 하자가 있으면 건설산업기본법 제28조에 따라 구조내력 부분은 10년, 그 밖의 부분은 5년의 범위에서 공사 종류별로 정해진 기간의 하자담보책임이 남는 만큼, 시공사가 폐업하거나 무너질 가능성에 대비해 하자보수보증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정산의 기준은 시공사의 지출액이 아니라 약정 총공사비에 곱한 기성고 비율이며, 선급금과 보증서가 회수의 열쇠입니다.
5. 해지부터 분쟁 해결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해지 통지의 시기와 증거 확보가 이후 정산과 책임 추궁 전체를 좌우합니다.
통상 ①영업정지 사실과 처분일을 확인하고 30일 기한 안에 내용증명으로 해지를 통지 → ②공정과 기성고를 확인하고 선급금·보증 정산 협의 → ③협의가 안 되면 수원지방법원에 공사대금 또는 선급금 반환 소송, 필요하면 공사대금채권과 시공사 재산에 대한 가압류 → ④영업정지 사실을 숨기고 선급금만 받고 공사를 하지 않은 정황이 있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 고소해 수사기관 수사를 거쳐 수원지방공소청 송치로 이어지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고의로 속여 돈을 받았다면 형법 제347조 사기죄가 문제 되고, 이는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중한 범죄입니다.
영업정지 소식을 들었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공사계약서의 체결일과 영업정지 처분일, 그리고 시공사가 처분 내용을 통지했는지 여부를 대조합니다.
지급한 계약금·중도금·선급금 내역과 보증서 유무, 현재 공정 사진과 감리 기록을 모아 기성고를 가늠합니다.
안 날부터 30일이 지나기 전에 해지 의사표시를 도달 일자가 남는 방식으로 보낼지, 이행지체 최고로 갈지 결정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건설 분쟁에 경험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해지 통지의 방식과 정산·보증 청구를 함께 설계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시공사 영업정지 소식은 “그래도 공사는 끝내 주겠지”라는 기대 때문에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고, 그 사이 30일이라는 법정 기한이 지나갑니다.
공사를 맡긴 건축주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해지보다, 처분일과 안 날을 확정하고 기성고와 선급금, 보증서를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이 자료가 있어야 해지 후 정산과 보증 청구에서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영업정지를 받은 시공사 입장에서도 통지 의무를 소홀히 하거나 계속 시공 권리만 주장하면 오히려 분쟁이 커집니다. 통지 여부와 공정 이행 상황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건축 공사 분쟁에서 발주한 쪽과 시공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해지 시기와 증거 정리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갈리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영업정지 소식을 들은 지금이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30일이 지나기 전, 결론을 바꿀 수 있는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시공사가 영업정지를 당했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14조 제4항에 따라 발주자는 통지를 받거나 사실을 안 날부터 30일이 지나는 날까지 도급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다만 특별한 사유가 있으면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시공사가 영업정지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는데 30일은 언제부터인가요?
A. 통지를 받은 날 또는 그 사실을 안 날부터입니다. 통지가 없었다면 알게 된 날이 기준이 되므로, 언제 알았는지 입증할 자료를 남겨 두어야 합니다.
Q. 영업정지 중인데 시공사가 공사를 계속해도 되나요?
A. 처분 전에 체결한 계약의 공사라면 계속 시공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처분 후에 새로 맺은 계약은 영업정지처분 위반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Q. 30일이 지났는데 계약을 끊으면 위약금을 물어야 하나요?
A. 이행지체 최고와 해제 요건을 갖추면 시공사에 귀책이 있어 배상 부담이 달라집니다. 요건 없이 민법 제673조로 끊으면 시공사의 지출 비용과 이행이익을 배상해야 할 수 있습니다.
Q. 이미 공사가 절반 진행됐는데 대금은 어떻게 정산되나요?
A.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르면 약정 총공사비에 기성고 비율을 곱한 금액이 기준입니다. 기성고는 중단 시점의 공정으로 정하므로 사진과 감리 기록이 중요합니다.
Q. 선급금을 줬는데 시공사가 돌려주지 않으면요?
A. 기성고를 공제하고 남는 선급금은 반환을 청구할 수 있고, 보증서가 있다면 보증기관에 청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처음부터 속일 의도였다면 사기 고소도 검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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