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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보신탁 부동산 위탁자 매각 사해행위, 수익권에 남은 가치가 없으면 취소 대상 아닌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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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보신탁 부동산 위탁자 매각 사해행위, 수익권에 남은 가치가 없으면 취소 대상 아닌 이유 

강대현 변호사

돈을 빌려준 채무자가 담보신탁으로 맡겨 둔 부동산을 팔아 치웠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채권자는 곧바로 사해행위 취소소송을 떠올립니다. 그러나 담보신탁 부동산은 일반 부동산과 달리 소유권이 수탁자에게 있고 대출금융기관이 우선수익권을 쥐고 있어, 처분했다는 사실만으로 사해행위가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법원이 실제로 보는 것은 그 처분으로 채무자의 책임재산이 줄었는지, 즉 위탁자 몫으로 남아 있던 수익권에 얼마의 가치가 있었는지입니다. 이 글에서는 담보신탁 부동산을 위탁자가 팔았을 때 사해행위 여부가 어떤 계산과 기준으로 갈리는지, 수익권에 남은 가치가 없다면 왜 취소 대상이 되지 않는지 정리하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담보신탁의 구조 — 소유권은 수탁자에게, 담보력은 우선수익권에

부동산 담보신탁은 채무자(위탁자)가 자기 부동산의 소유권을 신탁회사(수탁자)에게 이전하고, 대출을 해 준 금융기관을 우선수익자로 지정하는 계약입니다. 저당권을 설정하는 대신 소유권 자체를 신탁재산으로 넘기기 때문에, 등기부에는 수탁자 명의의 소유권과 '신탁' 표시가 남습니다.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6다223357 판결은 우선수익권을 담보물권이 아니라 신탁계약상의 권리로 보면서, 변제 순위를 제외하면 일반 수익권과 법적 성질이 같다고 설명합니다.

채무자가 이자나 원금을 갚지 못하면 우선수익자의 요청에 따라 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공매 등으로 처분하고, 처분대금은 정해진 순서대로 배분됩니다. 통상 신탁보수와 비용, 체납 세금 등을 먼저 정산하고, 다음으로 우선수익자의 채권을 변제하며, 그래도 남는 돈이 있으면 위탁자에게 돌아갑니다. 위탁자가 가진 몫은 '마지막에 남는 돈을 받을 권리', 곧 잔여 수익권입니다. 이 구조를 이해해야 위탁자가 부동산을 팔았을 때 채권자에게 어떤 재산이 빠져나간 것인지를 정확히 따질 수 있습니다.

  • 위탁자 — 부동산을 신탁하고 대출을 받은 채무자. 신탁 후에는 소유자가 아니라 수익자의 지위를 가짐.

  • 수탁자 — 신탁회사. 등기부상 소유자이며 계약에 따라 신탁재산을 관리·처분.

  • 우선수익자 — 대출금융기관. 처분대금에서 위탁자보다 먼저 채권을 변제받음.

  • 잔여 수익권 — 신탁비용과 우선수익자 변제를 마치고 남은 돈을 받는 위탁자의 권리.

담보신탁 후 위탁자의 재산은 부동산 그 자체가 아니라, 처분대금에서 선순위 채무를 제하고 남는 몫인 수익권이다.

위탁자가 부동산을 파는 방법 — 수탁자·우선수익자의 동의와 신탁 해지

소유권이 수탁자에게 있으므로 위탁자가 혼자서 매도하고 이전등기를 해 줄 수는 없습니다. 실무에서 위탁자가 신탁부동산을 팔 때는 대개 수탁자와 우선수익자의 동의를 받아 매수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매매대금으로 우선수익자의 채권을 변제하면서 신탁을 해지해 등기를 위탁자 명의로 돌린 뒤 매수인에게 넘기거나, 수탁자가 직접 매도인이 되어 매수인에게 소유권을 이전하는 방식을 씁니다. 어느 쪽이든 핵심은 우선수익자의 채권이 정리되는 흐름 안에서 처분이 이뤄진다는 점입니다.

이 점이 사해행위 판단에서 중요합니다. 같은 처분이라도 신탁계약이 정한 처분·환가 절차를 따라 우선수익자에게 변제가 이뤄지는 경우와, 위탁자가 신탁을 해지한 뒤 특정 채권자에게 대물변제로 넘겨 버리는 경우는 법적 평가가 다릅니다. 앞의 2016다223357 판결은 매도인과 등기 주체가 수탁자가 아닌 위탁자였고 수탁자가 정산에 관여하지 않은 대물변제를 신탁계약상 처분·환가의 일환으로 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거래가 어떤 경로와 주체로 이뤄졌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사해행위 취소의 요건 — 핵심은 책임재산이 줄었는가

사해행위 취소권은 민법 제406조 제1항이 정한 제도로,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면서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했을 때 채권자가 그 취소와 원상회복을 청구하는 것입니다. 인정되려면 보전할 채권이 있어야 하고, 채무자의 행위로 채무초과 상태가 되거나 이미 채무초과였던 상태가 더 나빠져야 하며, 채무자에게 사해의 의사가 있어야 합니다. 수익자의 악의는 추정되어 수익자가 선의를 증명해야 하고, 취소소송은 취소원인을 안 날부터 1년, 법률행위가 있은 날부터 5년 안에 제기해야 합니다(민법 제406조 제2항).

세 요건 가운데 담보신탁 사건에서 가장 크게 다투어지는 것은 '채무초과', 곧 처분으로 책임재산이 줄어들었는가입니다. 채무자가 재산을 처분했더라도 그 재산이 이미 특정 채권자의 담보로 전부 잡혀 있어 일반 채권자가 기대할 수 있는 몫이 없었다면, 처분으로 일반 채권자가 잃은 것은 없습니다. 저당권이 설정된 부동산의 경우에도 부동산 가액에서 피담보채권액을 뺀 나머지 범위에서만 사해행위가 되고, 그 초과분 한도에서 취소하는 것이 법원의 기본 틀입니다. 담보신탁은 이 법리가 신탁이라는 옷을 입고 나타나는 경우입니다.

사해행위의 대상 — 부동산이 아니라 수익권의 가치

위탁자가 신탁한 순간 부동산은 위탁자의 재산에서 벗어나 신탁재산이 됩니다. 채권자가 위탁자 개인 재산으로 강제집행할 수 있는 것은 신탁재산 자체가 아니라 위탁자가 가진 수익권입니다. 그러므로 위탁자가 우선수익자와 수탁자의 동의를 받아 신탁부동산을 처분했다면, 사해행위 여부는 그 처분으로 위탁자의 수익권이 어떤 가치를 잃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수익권의 가치는 신탁부동산의 시가를 그대로 쓰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장차 신탁이 종료되었을 때 예상되는 신탁재산 가액에서 소요비용과 신탁보수, 우선수익자에 대한 채무를 공제하고 남은 금액을 사해행위 당시의 현재가치로 환산하는 방식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취지로 판단해 왔습니다. 즉 시가가 얼마냐보다, 선순위 채무를 빼고도 위탁자에게 돌아올 돈이 남느냐가 기준입니다. 계산에 들어가는 공제 항목은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 신탁재산의 예상 가액 — 장차 신탁이 종료될 때 예상되는 신탁재산 가액. 사해행위 당시의 시가를 그대로 쓰지 않음.

  • 우선수익자의 채권액 — 원금과 약정 이자, 연체이자를 포함한 변제 필요액.

  • 신탁보수와 처분비용 — 수탁자의 보수, 공매·감정·등기 비용 등.

  • 체납 조세와 공과금 — 신탁재산에 우선하는 세금, 관리비 등 사전에 정산되는 항목.

이렇게 공제한 뒤의 잔액이 위탁자 수익권의 실질 가치이고, 이 잔액이 플러스일 때 비로소 일반 채권자의 공동담보가 존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수익권에 남은 가치가 없다면 — 사해행위가 부정되는 이유

가정 사례로 보겠습니다. 시가 8억 원인 아파트에 우선수익자 은행의 채권이 원리금 9억 원이고 신탁보수와 처분비용이 3천만 원이라면, 처분대금을 모두 배분해도 우선수익자조차 전액을 변제받지 못합니다. 위탁자에게 돌아올 잔여금은 없고, 위탁자의 수익권은 사실상 0원입니다. 이 상태에서 위탁자가 동의를 받아 아파트를 8억 원에 팔았다면, 일반 채권자가 기대할 수 있었던 책임재산은 처분 전이나 후나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이때 매매대금이 우선수익자에게 변제로 쓰였다면 이는 채무자가 자신의 채무를 갚은 것에 가깝습니다. 채무자가 이미 채무초과 상태에서 특정 채권자에게 채무를 변제하는 이른바 본지변제는 채권자 평등을 일부 해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해행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법원의 일관된 입장입니다. 우선수익권은 일반 채권이 아니라 신탁계약으로 확보된 담보적 지위이므로, 우선수익자가 자기 몫을 먼저 가져가는 것 자체가 다른 채권자의 몫을 줄였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수익권에 남은 가치가 없는 처분에는 사해행위의 핵심 요건인 책임재산 감소가 없어 취소가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선순위 채무를 모두 제하고도 남는 돈이 없는 수익권은 책임재산이 아니므로, 그 수익권을 소멸시키는 처분은 사해행위가 아니다.

그럼에도 취소가 인정될 수 있는 경우 — 가치가 있거나 절차가 어긋난 처분

수익권에 가치가 남아 있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같은 사례에서 시가가 12억 원이고 선순위 채무와 비용이 9억 3천만 원이라면, 위탁자 수익권에는 약 2억 7천만 원의 잔여 가치가 있습니다. 이 아파트를 시세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친족이나 지인에게 팔았거나, 매각대금 중 우선수익자 변제 후 남은 돈을 위탁자가 빼돌렸다면 그 잔여 가치 범위에서 사해행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취소와 원상회복은 신탁부동산 전체가 아니라 이 초과 가치 한도에서 이뤄지고, 부동산 반환이 어려우면 가액배상으로 정리됩니다.

또 처분이 신탁계약상 처분·환가 절차의 일환이 아닌 경우에는 가치 계산 이전에 문제가 됩니다. 2016다223357 판결처럼 신탁이 해지로 종료되어 우선수익자가 더 이상 수익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 뒤 위탁자가 특정 채권자에게 대물변제로 넘긴 사안에서는, 신탁 틀 안의 변제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사해행위 부정 판단이 법리오해라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수익권 가치가 없으니 사해행위가 아니다'라는 결론은, 처분이 신탁 절차 안에서 시가 수준의 대가로 이뤄지고 대금이 우선수익자 변제에 쓰였다는 전제가 모두 충족될 때에 비로소 성립합니다.

채권자가 준비해야 할 증거 — 가치 평가를 둘러싼 공방의 실제

사해행위 취소소송에서 수익권 가치가 있었다는 점은 취소를 구하는 채권자가 주장·증명해야 합니다. 신탁원부와 등기부등본으로 우선수익자의 채권최고액 또는 신탁계약상 채권 범위를 확인하고, 감정을 신청해 신탁 종료 시 예상되는 신탁재산 가액을 확정한 뒤 소요비용과 신탁보수, 우선수익자에 대한 채무를 빼고 남은 금액을 사해행위 당시의 현재가치로 할인하는 순서로 진행합니다. 우선수익자에게 사실조회를 하여 당시 원리금 잔액과 변제 내역을 받아 두면 공제액 다툼에서 근거를 잡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수익자(매수인) 또는 위탁자 측에서는 이미 수익권 가치가 없었음을 보여 주는 자료를 준비합니다. 우선수익자의 대출 잔액 증명서, 신탁보수·처분비용 내역, 미납 세금 증명, 매매대금이 우선수익자 변제에 전액 쓰인 계좌 내역이 대표적입니다. 두 입장 모두 가장 큰 변수는 감정 시점과 기준가액이므로, 감정 신청 단계에서 신탁 종료 시 예상 가액을 사해행위 당시의 현재가치로 할인하는 방식으로 평가되는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제척기간인 안 날부터 1년이 지나면 청구 자체가 막히므로, 처분 사실을 알게 된 날을 증거로 남겨 두는 것도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담보신탁 부동산도 사해행위 취소의 대상이 되나요?

A. 신탁부동산은 소유권이 수탁자에게 있지만 위탁자의 수익권은 위탁자의 재산이므로, 수익권에 가치가 있는 상태에서 그 가치를 줄이는 처분이라면 사해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신탁 설정 자체도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한 경우에는 신탁법 제8조에 따라 취소와 원상회복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Q. 수익권에 남은 가치가 없다는 것은 어떻게 판단하나요?

A. 장차 신탁이 종료될 때 예상되는 신탁재산 가액에서 소요비용과 신탁보수, 우선수익자의 채권액, 체납 세금 등을 공제하고 남는 금액을 사해행위 당시의 현재가치로 할인해 봅니다. 남는 돈이 없거나 마이너스이면 위탁자 수익권의 실질 가치는 없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Q. 우선수익자에게 매매대금으로 변제한 것도 사해행위가 될 수 있나요?

A. 원칙적으로 채무자가 자기 채무를 본래 취지대로 변제하는 본지변제는 채무초과 상태여도 사해행위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채무자와 특정 채권자가 다른 채권자를 해할 의도로 통모한 경우 같은 예외적 사정이 있으면 취소될 수 있습니다.

Q. 시세보다 싸게 팔았다면 어떻게 되나요?

A. 수익권에 가치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시세보다 현저히 낮게 처분했다면 그 차액만큼 수익권의 가치가 줄어든 것이어서 사해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선순위 채무가 시가를 넘는 상태라면 가격이 낮았어도 위탁자 몫이 없었으므로 취소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습니다.

Q. 신탁을 해지한 뒤 위탁자가 특정 채권자에게 대물변제했다면요?

A. 이 경우는 신탁 절차 안의 처분이 아니라 위탁자 명의로 돌아온 부동산의 처분이므로, 부동산 가액에서 남은 선순위 채무를 뺀 초과분을 기준으로 사해행위 여부를 따집니다. 대법원 2016다223357 판결도 신탁이 종료된 뒤의 대물변제를 신탁상 처분·환가의 일환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Q. 사해행위 취소소송은 언제까지 제기해야 하나요?

A. 취소원인을 안 날부터 1년, 처분이 있었던 날부터 5년 이내에 제기해야 하며 두 기간 중 먼저 끝나는 쪽에 걸리면 소를 낼 수 없습니다. 처분 사실을 언제 알게 되었는지가 다투어지는 일이 많아, 등기부 확인일과 통지 내역 같은 증거를 남겨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맺음말

담보신탁 부동산은 위탁자가 팔았다는 사실만으로 사해행위가 되지 않고, 처분 당시 위탁자 수익권에 얼마의 가치가 남아 있었는지가 판단의 중심입니다. 신탁 종료 시 예상되는 신탁재산 가액에서 우선수익자 채권, 신탁비용, 체납 세금을 모두 제하고도 남는 돈이 없다면 책임재산이 줄지 않았으므로 취소가 어렵습니다. 반대로 가치가 남아 있는데 헐값 처분이나 대금 유용이 있었거나, 신탁 절차를 벗어난 대물변제라면 초과 가치 한도에서 사해행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채권자라면 감정과 선순위 채무 확인을, 매수인이나 채무자라면 대금의 흐름과 변제 자료를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신탁원부와 계약서에 따라 평가 항목이 달라질 수 있으니, 소송 전에 권리관계를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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