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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기록감정, 과실 대신 무엇을 물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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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기록감정, 과실 대신 무엇을 물어야 할까요 

이일형 변호사

진료기록감정을 신청할 때 “병원에 과실이 있습니까”라는 질문만 적어서는 필요한 의학적 판단을 얻기 어렵습니다. 법적으로 과실이 있는지는 법원이 판단할 사항이기 때문입니다. 감정인에게는 “적절한 항생제가 투여됐는지”처럼 문제 된 의료행위를 구체적으로 물어야 합니다.

약사 출신 의료전문변호사 이일형입니다. 대형로펌 헬스케어센터장을 역임했으며, 연간 150건 이상의 소송 수행과 수백 건의 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의료분쟁을 검토합니다.

기록을 확보한 다음에는 질문을 나눠야 합니다

진료기록감정은 법원이 의료 전문가에게 기록을 분석하도록 의뢰하여 의학적 소견을 구하는 절차입니다. 일반적으로 소송이 시작되고 양측 주장이 제출되어 쟁점을 정리한 뒤 증거조사 단계에서 진행합니다. 법원은 신청 내용을 검토하고 감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감정인을 선정합니다.

신청서에는 감정을 원하는 의료행위를 명확하게 적어야 합니다. 질문이 너무 넓으면 무엇을 확인하려는지 불분명해지고, 필요한 답변을 얻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의학적 쟁점을 세부적으로 나누어 감정사항을 작성하는 이유입니다.

질문과 연결되는 진료기록도 특정해야 합니다. 방대한 기록을 모두 제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감정인이 주목해야 할 부분을 짚어 줍니다. 관련 의학논문이나 가이드라인을 함께 첨부하면 어떤 의학적 근거를 놓고 판단을 구하는지 설명할 수 있습니다.

감정인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확인합니다

감정인은 통상 대학병원 교수급 의사나 법의학 전문가 중에서 선정됩니다. 법원이 직권으로 선정하기도 하고 당사자가 합의하여 추천하기도 합니다. 사안과 전문분야가 맞는지, 객관적으로 감정할 수 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해당 병원과의 연관성이나 편향된 감정 이력 등 공정성을 의심할 객관적인 사유가 있다면 기피신청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제 실무 경험상 기피신청이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감정인에 대한 막연한 불신이 아니라 어떤 사정 때문에 공정한 감정이 어려운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감정결과와 판결은 같지 않습니다

감정결과는 판결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법원이 반드시 그 결과에 구속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다른 증거도 함께 검토해 판단합니다.

결과에 이견이 있다면 이의를 제기하거나 추가 감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감정인에 대한 신문에서 내용의 문제를 짚거나 재감정을 신청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어느 부분의 의학적 판단에 이견이 있는지, 제출된 기록이나 참고자료와 어떻게 다른지를 구체적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진료기록감정은 기록을 보내는 것으로 준비가 끝나는 절차가 아닙니다. 의료행위의 적절성에 관한 질문, 그 질문을 뒷받침할 진료기록과 의학적 자료, 회신된 답변을 차례로 대조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의학적 쟁점을 나누어 신청서를 준비하는 것이 이후 결과를 검토하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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