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합의를 하면서 고소를 취소하거나 처벌불원서를 냈는데, 상대방이 약속한 합의금을 주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한 번 고소를 취소했거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면 같은 사건으로 다시 고소할 수 없습니다. 다만 합의금은 민사상 채권으로 남아 있으므로 지급명령·소송·강제집행으로 받아낼 수 있고, 합의 당시부터 돈을 줄 생각이나 능력이 없었다면 별도의 사기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1. 고소취소·처벌불원의 효력
같은 사건으로 다시 고소할 수 없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32조는 고소는 제1심 판결선고 전까지 취소할 수 있고(제1항), 고소를 취소한 사람은 다시 고소할 수 없다(제2항)고 정합니다. 폭행죄(형법 제260조 제3항)나 명예훼손죄(형법 제312조 제2항)처럼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에서 처벌을 원하는 의사표시를 철회한 경우에도 같은 규정이 준용됩니다(같은 조 제3항). 모욕죄(형법 제312조 제1항)처럼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도 마찬가지입니다.
합의금을 못 받아도 취소는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돈을 주면 취소한다"는 약속을 했더라도, 이미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고소취소서·처벌불원서가 접수되었다면 그 효력이 생깁니다. 나중에 상대가 돈을 주지 않았다고 해서 취소를 없던 일로 되돌리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반의사불벌죄·친고죄 사건에서는 합의금을 받은 뒤에 처벌불원서를 제출하는 순서가 중요합니다.
반의사불벌죄가 아닌 범죄는 다릅니다
사기·절도·횡령·상해처럼 피해자 의사와 관계없이 처벌할 수 있는 범죄는 합의나 고소취소가 있어도 수사와 재판이 계속됩니다. 합의는 양형에 유리한 사정일 뿐입니다. 이런 사건에서 합의금이 지급되지 않았다면 그 사정을 수사기관이나 재판부에 알려 양형에 반영되도록 할 수 있습니다.
2. 약속한 합의금, 이렇게 받아냅니다
합의서가 청구의 근거입니다
합의서에 금액, 지급 기한, 지급 방법이 적혀 있다면 그 자체로 민사상 청구 근거가 됩니다. 금액이 크지 않고 다툼 여지가 적다면 법원에 지급명령을 신청하는 방법이 간편하고, 상대가 이의하면 소송으로 넘어갑니다. 확정된 지급명령은 강제집행의 근거가 됩니다(민사집행법 제56조 제3호).
공정증서를 받아 두었다면 바로 집행
민사집행법 제56조 제4호에 따라 공증인이 작성한 금전 지급 공정증서에 채무자가 강제집행을 승낙한다는 취지가 적혀 있으면, 소송 없이도 계좌·급여 압류 등 강제집행을 할 수 있습니다. 분할 지급을 약속받는 합의라면 공정증서 작성을 함께 요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3. 합의금 미지급, 사기죄가 될까
형법 제347조 사기죄는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경우 성립하며, 법정형은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합의금을 주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사기가 되지는 않습니다. 합의할 당시부터 돈을 줄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 지급할 것처럼 속여 고소취소나 처벌불원을 받아냈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합니다. 합의 직후 연락을 끊었는지, 당시 재산·소득 상태, 다른 피해자와도 같은 방식으로 합의했는지 등이 판단 자료가 됩니다. 합의 후 형편이 나빠져 못 갚는 경우라면 민사 문제로 정리될 가능성이 큽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처벌불원서를 냈는데 아직 검찰 처분 전이면 철회할 수 있나요?
반의사불벌죄에서 처벌불원 의사표시가 수사기관에 접수된 뒤에는 마음을 바꿔도 다시 처벌을 구할 수 없는 것이 원칙입니다. 따라서 서면을 내기 전에 합의 조건이 모두 이행됐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Q2. 가해자인데, 합의금을 나눠 내다 사정이 어려워졌습니다.
미지급 사실만으로 끝난 형사절차가 다시 시작되지는 않지만, 민사 청구와 압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연락을 끊기보다 피해자와 지급 일정을 다시 협의하고 그 내용을 서면으로 남기는 것이 좋습니다.
Q3. 합의서에 '미지급 시 고소취소는 무효'라고 써 두면 효력이 있나요?
당사자끼리 그렇게 정해도 이미 접수된 고소취소의 형사법적 효력을 되돌리지는 못합니다. 다만 위약금이나 지연손해금 조항은 민사상 효력이 있으므로 함께 정해 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이런 경우 바로 상담이 필요합니다
합의금을 받기 전에 처벌불원서를 먼저 내 달라는 요구를 받은 경우
고소취소 후 상대가 연락을 끊고 합의금을 주지 않는 경우
합의 당시부터 지급 능력이 없었다고 의심되는 사정이 있는 경우
분할 지급 합의를 하면서 공정증서 작성 여부를 정해야 하는 경우
가해자로서 합의금 지급이 어려워져 민사 청구나 압류가 걱정되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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