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사실 명예훼손 재판인데 허위가 아니면 무죄로 끝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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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개요
단체 대화방이나 온라인 커뮤니티, 직장 동료들 사이에서 어떤 사람에 대해 한 말이 문제가 되어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결국 재판까지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들은 이야기를 전했을 뿐이거나, 실제로 있었던 일을 말했을 뿐이라고 여기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재판 첫 기일을 앞두고 "내가 한 말이 허위가 아니라는 게 밝혀지면 무죄로 끝나는 것 아닌가요"라고 묻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기소된 죄명이 형법 제307조 제2항, 즉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죄라면 말한 내용이 허위가 아닌 것으로 판단되는 순간 그 조항으로는 처벌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같은 조 제1항은 허위가 아닌 진실한 사실을 적시해도 명예를 훼손했다면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즉 "허위가 아니다"가 곧바로 "무죄"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공소사실이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재판의 결론은 전혀 달라집니다.
그래서 이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허위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다음 단계에서 어떤 방어선이 남는지를 처음부터 구성해 두는 일입니다.
핵심 쟁점
허위사실 명예훼손 재판에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다섯 가지입니다. 첫째, 적시된 내용이 허위인지 여부이며, 이는 문장 하나하나가 아니라 표현의 핵심 내용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둘째, 허위라는 사실을 누가 증명해야 하는지입니다. 형사재판에서는 검사가 허위성을 입증해야 합니다. 셋째, 피고인이 그 내용이 허위라는 점을 알고 있었는지, 즉 고의가 있었는지입니다. 넷째, 허위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을 때 같은 행위가 형법 제307조 제1항의 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다시 평가될 수 있다는 점과, 그 경우 형법 제310조의 위법성 조각 여부가 쟁점이 된다는 점입니다. 다섯째, 대화방·SNS처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경우 정보통신망법 제70조가 적용되는지, 그리고 공연성과 피해자의 처벌불원 같은 절차적 요소입니다.
이 다섯 지점을 순서대로 짚지 않으면 "허위만 아니면 된다"는 오해에 갇히거나, 반대로 처음부터 지레 포기하게 됩니다. 어느 지점에서 다툴 수 있는지에 따라 무죄, 공소기각, 유죄 감경 등 서로 다른 결과로 이어집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허위성과 고의를 조문과 증거로 하나씩 무너뜨리기
형법 제307조 제2항은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합니다. 이 죄가 성립하려면 적시한 사실이 허위여야 하고, 행위자가 그것이 허위임을 인식하고 있어야 합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 두 요건을 나누어 각각 방어선을 세웁니다.
1) 무엇이 "적시된 사실"인지부터 특정합니다.
공소장에 적힌 표현이 실제 대화나 게시글의 원문과 같은지부터 대조합니다. 캡처본, 대화 원본 파일, 게시글 전문, 수정·삭제 이력을 확보해 어느 문장이 문제 되는지, 앞뒤 맥락에서 그 말이 사실을 주장한 것인지 의견이나 추측을 밝힌 것인지를 가려냅니다. 명예훼손죄의 대상은 사실의 적시이고, 단순한 의견 표명이나 평가는 사실의 적시와 구별되므로, 이 단계에서 공소사실의 범위가 줄어드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2) 허위성은 핵심 내용을 기준으로 판단된다는 점을 활용합니다.
법원은 적시된 사실의 세부에 약간의 과장이나 차이가 있더라도 그 핵심 내용이 진실에 부합하면 허위의 사실로 보지 않는 입장을 취해 왔습니다. 그래서 날짜, 금액, 횟수처럼 세부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허위가 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증거로 보여줍니다. 거래내역, 계약서, 녹취, 메신저 기록, 관련자 진술 등으로 말한 내용의 뼈대가 실제 있었던 일과 맞는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입증합니다. 허위성은 검사가 입증해야 하는 요소이므로, 검사 측 증거가 허위를 확정할 만큼 충분한지를 따지는 것도 같은 비중의 작업입니다.
3) 허위임을 알지 못했다는 점, 즉 고의의 부재를 다툽니다.
설령 말한 내용이 결과적으로 사실과 달랐다고 하더라도, 행위자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었고 그렇게 믿을 만한 사정이 있었다면 허위의 인식이 없어 제307조 제2항의 고의가 부정될 수 있습니다. 누구에게서 어떤 경위로 그 이야기를 전해 들었는지, 확인하려고 어떤 노력을 했는지, 당시 손에 들고 있던 자료가 무엇이었는지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제출합니다. 다만 "남에게서 들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전달 경위가 구체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4) 공연성을 확인합니다.
명예훼손은 "공연히", 즉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이루어져야 성립합니다. 대화를 들은 사람이 한 명뿐이라면 그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옮길 가능성이 있었는지가 문제 됩니다. 대화방의 구성원 수, 나간 사람이 있는지, 당사자 간 관계, 발언이 외부로 퍼질 것을 예상할 수 있었는지 등을 확인해 공연성 요건을 다툽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허위가 아닌 경우의 다음 방어선, 위법성 조각과 처벌불원 협상
허위성을 다투는 데 성공했다 해도 사건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검사가 공소장을 변경해 제307조 제1항을 적용하거나, 법원이 그 범위에서 판단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같은 사건의 두 번째 방어선을 동시에 세워야 합니다.
1) 형법 제310조의 위법성 조각을 준비합니다.
제310조는 제307조 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이 조항은 제307조 제1항, 즉 사실 적시에만 적용되고 허위사실을 적시한 제2항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허위가 아님이 인정되는 순간 이 조항이 새로운 방어 수단이 됩니다. 적용되려면 말한 내용이 진실이어야 하고, 그것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어야 합니다. 공공의 이익은 말의 목적과 동기, 내용이 공적 관심사에 해당하는지, 피해자가 공인인지 사인인지, 표현의 방식과 상대방의 범위 등을 종합해 판단됩니다. 개인적 분풀이나 사적 다툼에서 나온 말이면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피해 사실을 알리거나 제보를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한 말이라는 점을 증거로 정리해야 합니다.
2)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적용 여부를 점검합니다.
SNS, 온라인 커뮤니티, 메신저 등 정보통신망을 이용했다면 정보통신망법 제70조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 있어야 하고, 사실을 드러낸 경우(제1항)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거짓의 사실을 드러낸 경우(제2항)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7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이 죄는 비방할 목적이 필수 요건이어서, 피해자를 비방하려는 것이 아니라 사실을 알리거나 해명하려는 목적이었다면 이 점을 적극적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어느 법조가 적용되었는지에 따라 법정형과 방어 포인트가 달라지므로 공소장의 적용 법조부터 정확히 확인합니다.
3) 반의사불벌죄이므로 처벌불원 의사를 확보하는 절차를 밟습니다.
형법 제307조와 제309조의 죄,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제2항의 죄는 모두 피해자가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입니다(형법 제312조 제2항,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3항). 따라서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히면 법원은 공소기각 판결을 하게 됩니다. 합의서에는 단순 합의 사실뿐 아니라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이 분명히 적혀야 하고, 피해자와의 직접 접촉으로 오히려 2차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변호인이 합의 절차를 대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합의가 어렵다면 공탁이나 진지한 사과 문구 전달 등으로 양형에 반영될 자료를 남깁니다.
결론
허위사실 명예훼손 재판에서 말한 내용이 허위가 아닌 것으로 인정되면 형법 제307조 제2항으로는 처벌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사건이 무죄로 끝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같은 사건이 제307조 제1항의 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다시 다투어질 수 있고, 그때는 제310조의 진실성과 공익성이 새로운 쟁점이 됩니다.
그래서 재판 초기부터 허위성과 고의, 공연성, 공익 목적, 비방 목적, 그리고 피해자와의 합의 가능성까지 한 번에 구성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비슷한 재판을 앞두고 있다면, 공소장에 적힌 죄명과 증거를 처음부터 함께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Q1. 제가 한 말이 사실이면 명예훼손이 아닌 건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형법 제307조 제1항은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도 사람의 명예를 훼손했다면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 사실이 진실이고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면 제310조에 따라 위법성이 조각되어 처벌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실이라는 점뿐 아니라 그 말을 한 목적과 내용이 공익과 관련되는지가 함께 문제 됩니다.
Q2. 허위인지 아닌지는 누가 증명해야 하나요?
형사재판에서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 위해 검사가 증명해야 합니다.
허위사실 명예훼손의 경우 적시된 사실이 허위라는 점도 검사가 증명해야 하는 대상에 포함됩니다.
다만 피고인 입장에서도 말한 내용이 사실에 부합한다는 자료를 적극적으로 제출해야 재판부가 허위가 아니라는 심증을 갖게 되므로, 증거를 미리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Q3. 남에게 들은 이야기를 전달했을 뿐인데도 처벌되나요?
전해 들은 이야기라는 사정만으로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내용이 허위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고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사정이 있었다면 허위의 인식, 즉 고의가 부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누구에게서 어떤 경위로 들었는지, 사실 여부를 확인하려는 노력을 했는지가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됩니다.
Q4. 재판 중에 피해자와 합의하면 어떻게 되나요?
형법 제307조의 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입니다.
제1심 판결 선고 전에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히면 법원은 공소를 기각하게 됩니다.
합의서에 처벌불원 의사가 분명하게 기재되어야 하고, 이를 법원에 제출하는 시점과 방식도 중요하므로 변호인과 함께 진행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Q5. 재판을 앞두고 지금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먼저 문제가 된 발언이나 게시글의 원문을 그대로 보존하고, 공소장에 적힌 표현과 대조해야 합니다.
그 다음 말한 내용이 사실임을 보여주는 자료, 그 내용을 알게 된 경위, 말한 상대방의 범위, 말한 목적을 보여주는 자료를 정리합니다.
피해자와의 합의 가능성도 초기부터 검토하는 것이 좋습니다.
재판에서 어떤 죄명과 요건을 어떤 순서로 다툴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첫 기일 전에 사건 전체를 점검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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