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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중도 해지를 말로만 합의했는데 계약이 끝난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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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중도 해지를 말로만 합의했는데 계약이 끝난 건가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장사가 안 되어 상가를 정리하려는 임차인과, 계약기간이 남았는데 나가겠다는 말을 들은 임대인 사이에서 “분명히 합의하고 나갔다”, “그런 합의는 한 적 없다”는 분쟁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임차인분들 중 상당수는 건물주와 전화로 “그럼 그렇게 하자”는 말을 들었거나, 가게 앞에서 “알겠다”는 답을 받은 뒤 열쇠를 건네고 월세 입금을 멈춘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몇 달 뒤 임대인이 “계약은 끝난 적 없다”며 밀린 월세와 남은 기간의 차임을 청구하면, 말로 한 합의를 증명할 방법이 없어 당황하게 됩니다. 반대로 임대인 쪽도 “내가 언제 해지에 동의했느냐”고 맞서다가 보증금 반환 문제로 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법원은 계약의 합의해지가 당사자 쌍방의 해지 의사가 서로 합치될 때 비로소 성립한다고 보며, 그 합치가 있었다는 점은 합의해지를 주장하는 쪽이 증명해야 합니다. 구두 합의도 효력은 있지만, 증명하지 못하면 법정에서는 없었던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상가 임대차를 말로만 합의해지한 경우 계약이 정말 끝난 것인지, 합의가 인정되지 않을 때 어떤 책임이 남는지, 지금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합의해지는 말로도 성립하지만, 한쪽의 일방적 통보는 합의가 아닙니다

합의해지는 청약과 승낙이 맞아떨어져야 하고, 계약서 작성은 성립요건이 아닙니다.

임대차계약을 중도에 끝내는 길은 크게 둘입니다. 하나는 약정 또는 법률이 정한 해지 사유가 있을 때 한쪽이 상대방에게 의사표시를 하는 해지이고, 다른 하나는 양쪽이 계약을 없던 것으로 하자고 합의하는 합의해지입니다. 민법 제543조는 앞의 경우, 즉 해지권이 있는 당사자가 상대방에게 하는 일방적 의사표시를 정하고 있고, 그 의사표시는 한번 하면 철회하지 못합니다.

합의해지는 사정이 다릅니다. 법에 정해진 방식이 없고 계약의 자유에 맡겨져 있으므로, 서면이 없어도 말로 한 청약과 승낙이 합치되면 성립합니다. 다만 그 합치는 “계약을 여기서 끝낸다”는 데에 이르러야 합니다. 임차인이 “이번 달까지만 하고 싶다”고 말하고 임대인이 “사정이 그러시면 어쩔 수 없죠”라고 답한 것을 합의로 볼지, 단순한 사정 청취로 볼지는 그 말이 나온 맥락, 보증금과 원상복구 이야기가 오갔는지에 따라 갈립니다.

가장 흔한 오해는 임차인이 “나가겠다”고 통보하면 그것으로 끝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9조 제1항은 기간을 정하지 않았거나 1년 미만으로 정한 임대차도 기간을 1년으로 보도록 하고 있어, 계약기간이 남아 있는 동안 임차인이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해서 계약이 끝나지 않습니다. 임대인이 동의한 것이 아니라면 계약은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말로 한 합의해지도 유효하지만, 임대인이 실제로 동의했다는 점이 전제이고 임차인의 일방적 통보만으로는 계약이 끝나지 않습니다.


2. 합의가 있었다는 증명 책임은 합의해지를 주장하는 쪽에 있습니다

말로 한 합의는 효력이 있어도, 법정에서는 증거가 없으면 없었던 것으로 취급됩니다.

분쟁이 소송으로 가면 법원은 “해지에 합의했다”는 주장을 하는 쪽에 그 사실의 증명을 요구합니다. 월세를 보내지 않은 임차인이 합의해지를 방어 논리로 내세우면 합의 사실은 임차인이 증명해야 하고, 임대인은 합의가 없었다고 부인하면서 임차인이 그 증명을 하지 못했다는 점을 파고듭니다.

실무에서 합의 사실을 뒷받침하는 자료는 이렇습니다. 통화 녹음과 문자·카카오톡 대화에서 임대인이 “그렇게 하자”, “보증금은 언제 돌려주겠다”고 한 부분, 임대인이 열쇠와 비밀번호를 돌려받은 사실, 임대인이 새 임차인을 구하러 중개사무소에 매물을 내놓거나 다른 임차인과 계약한 사실, 간판 철거와 원상복구에 임대인이 입회하거나 지시한 사실, 마지막 달 정산 내역 등입니다. 임차인이 월세 입금을 멈췄는데도 임대인이 몇 달간 아무런 이의를 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보조 자료가 될 수 있으나, 침묵만으로 해지 합의가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묵시적 합의해지 주장은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법원은 묵시적 합의해지를 인정하려면 쌍방이 모두 계약을 끝내겠다는 의사였다는 점이 행동에서 뚜렷하게 드러나야 한다고 보기 때문에, 임차인이 혼자 짐을 빼고 열쇠를 우편함에 넣어 둔 정도로는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구두 합의를 믿고 퇴거하기 전에 대화 기록과 반납 사실을 남겨 두지 않으면, 합의가 있었다는 말은 법정에서 힘을 잃습니다.


3. 합의가 인정되지 않으면 월세 책임은 계약기간이 끝날 때까지 이어집니다

계약이 살아 있다면 차임은 계속 발생하고, 3기 이상 밀리면 임대인이 해지할 수 있습니다.

합의해지가 인정되지 않으면 임대차계약은 약정한 기간 동안 유지됩니다. 임차인이 가게를 비웠더라도 차임 지급 의무는 그대로이고,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8은 임차인의 차임연체액이 3기의 차임액에 달하면 임대인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월세를 보내지 않고 방치하면 임대인에게 해지권을 쥐여 주는 셈이 됩니다.

그 경우 임대인은 해지 전까지의 밀린 차임, 그리고 보증금에서 공제할 연체 차임과 관리비를 청구합니다. 보증금에서 이를 공제한 나머지만 임차인이 돌려받게 되므로, 합의한 줄 알고 나갔다가 보증금의 상당 부분이 공제되는 경우가 실무에서 드물지 않습니다.

다만 임차인이 처음부터 퇴거를 알렸고 임대인이 이를 알면서도 새 임차인을 구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면, 남은 기간 차임 전부를 그대로 손해로 인정받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손해 산정에서 임대인이 손해를 줄일 수 있었는지도 따져 볼 수 있고, 새 임차인과 계약을 맺은 시점부터는 그 이후 기간의 차임을 이중으로 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위약금이나 중도 해지 시 보증금 몰취를 미리 약정했다면 그 약정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해당하고, 민법 제398조 제2항에 따라 부당하게 과다한 부분은 법원이 감액할 수 있습니다.

합의가 인정되지 않으면 월세는 계속 발생하고 보증금에서 공제되므로, 퇴거 전 합의 증명이 곧 금전 문제입니다.


4. 합의해지가 인정되더라도 보증금·원상복구·정산은 따로 분쟁이 됩니다

계약이 끝났다는 사실과 보증금을 돌려받는 시기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합의해지가 인정되어 계약이 끝났다고 해도 보증금 반환 문제는 남습니다. 임차인의 목적물 인도 의무와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의무는 민법 제536조의 동시이행 관계이므로, 임대인은 보증금을 돌려주기 전까지 인도를 요구할 수 없고 임차인도 가게를 비워 주고 열쇠를 반납하는 것과 동시에 반환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임차인이 보증금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열쇠를 먼저 내주면 동시이행 항변권을 스스로 포기하는 셈이 되어 이후 협상에서 불리해집니다.

임대차가 종료한 경우에도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까지는 임대차 관계는 존속하는 것으로 본다(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9조 제2항).

원상복구 범위와 비용, 관리비 정산, 권리금 회수 기회 보호 등도 합의 때 함께 정하지 않으면 분쟁 거리로 남습니다. 합의해지를 할 때는 해지 일자, 보증금 반환 일자와 방법, 공제 항목, 원상복구 범위, 관리비 정산 방식, 위약금 유무를 적은 합의서를 작성해야 하고, 합의서에 “이 합의로 서로 더 이상 청구하지 않는다”는 부제소 문구가 들어가는 순간 이후 추가 청구가 막힐 수 있으므로 문구 하나하나를 확인해야 합니다.

합의서 없이 구두로만 끝낸 경우에도 합의 사실이 인정되면 해지 시점부터 차임 발생이 멈추고, 임대인은 해지 시점 이후의 차임을 청구하지 못합니다. 합의해지의 효력은 그 합의의 내용에 따라 정해지고 통상 장래에 대해서만 생기므로 그전까지 발생한 차임과 관리비 채무는 그대로 남는다는 점도 알아 두셔야 합니다.


5. 분쟁이 생기면 증거 확보 후 내용증명, 임차권등기명령, 소송 순으로 진행됩니다

퇴거를 서두르기 전에 합의 증거와 보증금 확보 수단을 먼저 챙겨야 합니다.

실무 절차는 통상 ①합의 내용과 반환 요구를 담은 내용증명 발송 → ②보증금이 반환되지 않으면 임차건물 소재지를 관할하는 지방법원(수원 지역 상가라면 수원지방법원 또는 관할 지원)에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 ③보증금 반환 청구의 소 또는 지급명령 신청 → ④판결 확정 후 강제집행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6조는 임대차가 종료된 후 보증금이 반환되지 않은 경우에 임차인이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그 등기가 마쳐지면 임차인은 이사하거나 사업자등록이 말소돼도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잃지 않습니다.

임대인이 “합의한 적 없다”고 부인하는 상태라면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전에 합의 사실을 소명할 자료가 있는지부터 점검해야 합니다. 임차권등기명령은 ‘임대차가 종료된’ 사실을 소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래 순서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1. 임대인과의 통화 녹음, 문자·카카오톡 대화, 이메일에서 해지에 동의한 문구와 보증금 반환 약속이 남아 있는지 확인하고 원본을 보관합니다.

  2. 열쇠·비밀번호 반납, 간판 철거, 원상복구 사진, 새 임차인 계약 정황 등 합의를 뒷받침하는 객관적 사실을 날짜별로 정리합니다.

  3. 임대차계약서의 계약기간, 중도 해지·위약금 조항, 마지막 월세 납부일, 보증금 반환 약정을 대조해 남은 차임과 보증금 공제액을 계산합니다.

이미 퇴거했다면 지금부터라도 대화 기록을 모으고 내용증명으로 합의 내용을 문서로 확정해 두는 것이 이후 소송에서 합의 사실의 증명을 크게 돕습니다.


마치며

상가 임대차를 정리할 때는 “서로 얼굴 보는 사이인데 굳이 서면까지”라는 생각 때문에 합의서 없이 구두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고, 그래서 분쟁이 터진 뒤에야 대응하게 됩니다.

나가려는 임차인 입장에서는 합의가 있었다는 증거를 먼저 남기고 보증금을 확보하는 것이 퇴거보다 앞서야 합니다. 말로 한 동의를 믿고 월세를 끊었다가 밀린 차임과 보증금 공제로 이어지는 일이 흔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중도 해지를 요구받은 임대인 입장에서도 “알겠다”는 한마디가 합의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새 임차인을 들이거나 열쇠를 받아 두는 행동 하나가 해지 동의의 증거가 될 수 있으니 의사를 분명히 하고 정산 조건을 문서로 정리해야 합니다.

저는 임대차 보증금 반환과 상가 계약 정리 분쟁에서 임차인과 임대인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구두 합의를 어떻게 증명하고 정산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합의가 있었는지 애매하다면, 그때가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증거가 사라지기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건물주가 전화로 “그렇게 하자”고만 했는데도 계약이 끝난 건가요?

A. 구두 합의도 유효합니다. 다만 ‘끝내기로 한 합의’가 있었다는 점을 주장하는 쪽이 증명해야 하므로 녹음이나 대화 기록이 없으면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Q. 월세를 안 냈는데 임대인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면 해지된 건가요?

A. 아닙니다. 임대인의 침묵만으로 합의해지가 인정되는 경우는 드물고, 연체 차임이 3기에 달하면 임대인이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8에 따라 해지할 수도 있습니다.

Q. 열쇠를 돌려줬다면 합의해지가 인정되나요?

A. 열쇠 반납은 유력한 자료이지만 단독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임대인이 열쇠를 받으면서 해지에 동의한 사실이 문자나 녹취로 함께 남아 있어야 합니다.

Q. 합의해지가 인정되면 보증금은 바로 돌려받나요?

A. 보증금 반환과 가게 인도는 동시이행 관계입니다. 합의서에 반환 시기와 공제 항목을 정해 두지 않았다면 정산을 두고 다시 분쟁이 생길 수 있습니다.

Q. 중도 해지 위약금이 너무 많으면 줄일 수 있나요?

A. 위약금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평가되고 부당하게 과다하다면 민법 제398조 제2항에 따라 법원이 감액할 수 있습니다.

Q. 보증금을 못 받았는데 이미 이사했다면 어떻게 하나요?

A. 임대차 종료를 소명해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하면 이사 후에도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유지됩니다. 이어서 보증금 반환 소송이나 지급명령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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