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개발제한구역 안에서 쓰지 않는 축사를 창고로 빌려주거나 직접 자재와 농기계를 쌓아두는 용도로 쓰다가, 구청의 현장 단속에서 적발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상담을 해 보면 “어차피 놀리는 건물이고 벽 하나 건드린 적 없다”, “농사짓는 사람이 창고로 쓰는 건 괜찮은 줄 알았다”, “이웃도 다 그렇게 쓴다”는 말씀을 가장 많이 하십니다. 그런데 구청에서 시정명령 공문이 오고, 이를 그냥 두었다가 이행강제금 고지서와 형사 입건 통지를 연달아 받고 나서야 사안의 심각성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무와 대법원 판례는 건물 구조를 전혀 고치지 않고 쓰임새만 바꾼 경우에도 허가 없는 용도변경으로 본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고, 개발제한구역법은 이를 형사처벌과 이행강제금으로 이중으로 제재합니다. 소유자뿐 아니라 건물을 빌려 쓴 사람까지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합니다.
아래에서는 축사를 창고로 바꿔 쓰는 것이 어떤 경우에 처벌로 이어지는지,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길은 무엇인지, 단속을 받았을 때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개발제한구역에서는 허가 없이 건축물의 용도를 바꿀 수 없습니다
개발제한구역에서는 건축물의 용도변경 자체가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예외는 시장·군수·구청장의 허가를 받은 경우 등 법이 정한 경우뿐입니다.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이하 개발제한구역법) 제12조 제1항은 개발제한구역에서 건축물의 건축 및 용도변경, 공작물의 설치, 토지의 형질변경, 죽목의 벌채, 토지의 분할, 물건을 쌓아놓는 행위를 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예외는 같은 항 단서에 열거된 행위를 시장·군수·구청장의 허가를 받아 하는 경우와 같은 조 제3항의 신고 대상 등 법이 따로 정한 경우뿐입니다.
그래서 축사를 창고로 바꾸는 것은 ‘건물 하나를 다른 용도로 쓰는 사소한 일’이 아니라, 법이 원칙적으로 막아 둔 용도변경에 해당합니다. 허가가 났다는 사정이 없다면 일반 지역에서 신고만 하면 되는 용도변경과는 출발점이 전혀 다릅니다.
또 하나 짚어둘 점은 축사가 농림수산업용 건축물로서 개발제한구역 안에서 어렵게 허용된 건물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미 예외적으로 들어선 시설이므로, 그 용도를 임의로 넓혀 쓰면 허용의 전제가 무너지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개발제한구역에서 축사를 창고로 바꾸려면 허가가 먼저이고, 허가 없는 용도변경은 그 자체로 처벌 대상입니다.
2. 건물을 고치지 않고 창고로 쓰기만 해도 용도변경으로 봅니다
벽·지붕 공사 없이 쓰임새만 바꿔도 허가 없는 용도변경이 성립합니다.
가장 흔한 오해가 “내부를 고치지 않았으니 용도변경이 아니다”라는 주장입니다. 대법원은 개발제한구역 안에서 허가 없이 축사용 건물을 창고로 임대한 사안에서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건축법상 건축물의 건축으로 보는 용도변경행위는 같은법시행령 부표 각항 각호에 규정된 용도에서 타용도로 변경하는 행위뿐만 아니라 타용도로 사용하는 행위도 포함하고 그 변경에는 반드시 유형적인 변경을 수반하여야 하는 것은 아닌바, 개발제한구역 내에서 허가없이 축사용 건물을 창고로 임대하여 그 용도를 변경한 행위는 건축법 제5조 제1항의 허가를 받지 아니한 용도변경행위에 해당한다(대법원 1991. 3. 27. 선고 90도2860 판결).
이 판결은 구 건축법 당시의 것이라 조문 번호는 지금과 다르지만,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행위’ 자체를 용도변경으로 본다는 법리는 현행 법체계에서도 그대로 통용됩니다. 같은 판결은 축사를 창고로 바꾸는 것이 신고만으로 갈음할 수 있는 용도변경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실무에서는 이 법리가 몇 가지 장면으로 나타납니다. 자재와 농기계를 쌓아두기 시작한 경우, 지인에게 보관료를 받고 물건을 맡겨 둔 경우, 아예 임대차계약서를 쓰고 창고업자에게 빌려준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증거도 어렵지 않게 나옵니다. 임대차계약서와 차임 입금 내역, 항공사진과 현장 사진, 이웃 주민의 민원 접수 기록이 단속 근거가 됩니다.
구조를 건드리지 않았다는 사정은 방어가 되지 않고, 실제로 창고로 쓴 사실이 곧 용도변경의 증거가 됩니다.
3. 허가를 받아 창고로 바꿀 수 있는 길은 좁게만 열려 있습니다
시행령이 정한 예외에 해당하고 허가를 받아야만 축사를 합법적으로 창고로 쓸 수 있습니다.
개발제한구역법 시행령 제18조 제1항은 허가를 받아 할 수 있는 용도변경을 한정적으로 열거합니다. 축사와 관련해서 가장 직접적인 규정은 제7호입니다.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8조에 따라 가축의 사육이 제한된 지역에 있는 기존 축사를 기존 시설의 연면적의 범위에서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보관용 창고로 용도변경하는 행위(개발제한구역법 시행령 제18조 제1항 제7호).
요건을 풀어 보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그 축사가 가축분뇨법상 가축 사육이 제한된 지역에 있어야 합니다. 둘째, 기존 축사의 연면적 범위 안이어야 하므로 증축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셋째, 창고의 용도가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의 보관용으로 한정됩니다. 임의의 물품을 쌓아두는 일반 보관창고나 임대용 창고는 이 규정으로 정당화되지 않습니다.
이 밖에 제10호는 별표 1이 정한 건축 또는 설치의 범위에서 시설 상호 간에 용도변경을 허용하되, 기존 건축물의 규모와 위치가 새 용도에 적합해 확장이 필요하지 않아야 한다고 정합니다. 또한 제4호의 물류창고 용도변경은 ‘공장 등 신축이 금지된 건축물’ 중 공장을 용도변경하는 경우로 한정되고, 고압가스·위험물·유해화학물질이 아닌 물품을 저장하는 창고만 해당하므로 축사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축사가 제10호에 들어가는지는 건물의 종류와 설치 경위에 따라 갈리므로 구청의 판단을 먼저 받아 보아야 합니다.
어느 경우든 허가를 받은 뒤에 용도를 바꿔야 합니다. 먼저 쓰기 시작하고 나중에 사정해서 허가를 받겠다는 순서는 이미 위반이 성립한 뒤라는 점에서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예외는 가축 사육제한 지역의 농수산물보관용 창고처럼 좁게 정해져 있고, 해당하더라도 허가가 먼저입니다.
4. 처벌은 형사처벌과 시정명령·이행강제금이 함께 따라옵니다
허가 없는 용도변경은 징역·벌금, 철거·원상회복 명령, 반복 부과되는 이행강제금까지 이어집니다.
개발제한구역법 제32조는 허가를 받지 않거나 허가 내용을 위반하여 건축물의 용도변경 등을 한 자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합니다. 같은 조 제2호는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경우도 같은 형으로 처벌하므로, 시정명령을 무시하면 원래 위반과 별개로 새로운 범죄가 성립합니다. 법인의 대표자나 직원이 업무에 관해 위반하면 제33조 양벌규정에 따라 법인이나 개인에게도 벌금형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형사처벌과 별도로 행정제재가 진행됩니다. 제30조 제1항에 따라 시장·군수·구청장은 위반행위자뿐 아니라 위반행위에 이용된 건축물의 소유자·관리자·점유자에게도 상당한 기간을 정해 원상복구 등의 시정명령을 할 수 있습니다. 즉 건물을 빌려 창고로 쓰던 임차인과 빌려준 소유자가 모두 명령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기한 안에 시정하지 않으면 제30조의2에 따라 이행강제금이 부과됩니다. 용도변경 위반은 건축물 시가표준액의 100분의 50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에 위반에 이용된 건축물의 연면적을 곱해 산정하고, 최초 시정명령일을 기준으로 1년에 2회 범위에서 이행될 때까지 반복 부과됩니다. 연면적이 큰 축사일수록 금액이 빠르게 커집니다. 한편 건축법도 별도로 적용되어 제19조의 용도변경 허가·신고 위반에는 제79조 시정명령과 제80조 이행강제금이 따르고, 토지가 도시지역 밖이면 제110조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까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영리 목적이나 상습적 위반은 이행강제금이 가중되고 허가취소 요구의 대상도 됩니다.
5. 단속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시정명령 기한 안에 무엇을 했는지가 형사 결과와 이행강제금 규모를 좌우합니다.
사건은 통상 ①구청의 현장 확인과 시정명령(수원 지역이라면 해당 구청 개발제한구역 담당 부서) → ②고발 또는 수사 의뢰에 따른 경찰 조사(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 ③공소청(수원지방공소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시정명령 기한을 넘기면 이행강제금과 제32조 제2호 위반이 동시에 문제 됩니다.
단속 공문을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항의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건축물대장과 허가 이력으로 그 건물이 적법하게 지어진 축사인지, 현재 용도가 어떻게 기재되어 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시정명령서의 위반 사실과 기한을 확인하고, 창고로 쓴 기간과 임대 여부를 계약서·입금 내역으로 정리해 둡니다.
기한 안에 물건을 반출하고 원상회복한 증빙(사진·반출 확인서)을 남겨 이행강제금 부과 중단과 양형 자료로 씁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허가 가능한 예외에 해당하는지, 이행강제금 부과에 이의를 제기할 사유가 있는지를 함께 검토하면 형사와 행정 양쪽의 부담을 동시에 줄일 수 있습니다.
마치며
개발제한구역의 축사를 창고로 쓰는 문제는 “이웃도 다 하는 일인데”, “놀리는 건물인데”라는 생각 때문에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사이 시정명령 기한이 지나 이행강제금이 쌓이고 형사 절차까지 시작됩니다.
건물을 빌려 쓴 임차인 입장에서는 소유자가 괜찮다고 해서 믿었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계약 경위와 위반 사실을 알았는지, 시정 조치를 했는지에 따라 책임의 무게가 달라집니다.
반대로 건물을 빌려준 소유자 입장에서도 직접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시정명령 대상에는 소유자도 포함되기 때문에 임차인 퇴거와 원상복구를 서두르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저는 개발제한구역·건축 관련 형사 사건에서 단속을 받은 쪽과 건물을 빌려준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어떤 자료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처분이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구청 공문을 받았다면 기한이 지나기 전이 대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축사 안을 전혀 고치지 않고 농기계만 넣어 두었습니다. 그래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용도변경에 반드시 유형적 변경이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허가 없이 축사를 창고로 쓴 행위를 허가 없는 용도변경으로 인정했습니다. 다만 쓴 기간과 규모, 영리 목적 여부는 양형에서 달리 평가됩니다.
Q. 제가 직접 쓰지 않고 지인에게 빌려주기만 했는데도 책임이 있나요?
A. 있을 수 있습니다. 제30조 제1항의 시정명령은 위반행위에 이용된 건축물의 소유자·관리자·점유자에게도 내려질 수 있고, 임대 경위에 따라 형사책임이 문제 될 수도 있습니다.
Q. 농사짓는 농민이 자기 농산물을 보관하는 것도 안 되나요?
A. 가축 사육이 제한된 지역의 기존 축사를 연면적 범위에서 그 지역 농수산물보관용 창고로 바꾸는 경우처럼 시행령이 정한 예외에 해당하고 허가를 받았다면 가능합니다. 허가 없이 먼저 쓰기 시작한 경우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Q. 시정명령을 받고 바로 물건을 치우면 처벌을 면하나요?
A. 형사처벌이 자동으로 면제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기한 안에 이행하면 이행강제금 부과가 중단되고 제32조 제2호의 시정명령 불이행 책임을 피할 수 있으며, 반환·원상회복은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이 됩니다.
Q. 이행강제금은 한 번만 내면 끝나나요?
A. 아닙니다. 최초 시정명령일을 기준으로 1년에 2회 범위에서 시정될 때까지 반복 부과될 수 있습니다. 이행하면 새로운 부과는 중지되지만 이미 부과된 금액은 징수됩니다.
Q. 구청에서 출석 요구나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시정명령 기한 안이나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에 한 진술과 원상회복 조치가 이행강제금과 형사 결과 모두의 방향을 정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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