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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주장으로 진 판결인데 재심 없이 배상받을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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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주장으로 진 판결인데 재심 없이 배상받을 수 있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상대방이 법정에서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거나 위조된 서류를 내서 재판에 졌다는 상담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습니다.

상담하시는 분들은 대개 “상대방이 거짓말한 게 분명한데 판결이 이미 확정됐다”, “재심은 기간이 지났으니 이제 방법이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반대로 판결을 받아 돈을 받아간 쪽은 “확정판결이 났으니 끝난 일이다”라고 안심합니다. 그런데 이 안심은 상황에 따라 뒤집힐 수 있고, 반대로 지는 쪽이 기대하는 것만큼 쉽게 뒤집히지도 않습니다.

대법원은 확정판결의 효력을 존중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서도, 상대방이 부정한 방법으로 판결을 받아낸 경우에는 재심과 별개로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길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다만 그 요건이 매우 엄격합니다.

아래에서는 거짓 주장으로 패소한 경우 재심 없이 배상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 무엇인지, 재심을 선택해야 하는 경우는 언제인지 판례와 조문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확정판결에는 기판력이 있어 원칙적으로 재심으로만 다툴 수 있습니다

판결이 확정되면 같은 내용을 다시 다투지 못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민사 판결이 확정되면 그 판단에는 기판력이 생깁니다. 같은 당사자 사이에서 이미 판단된 권리관계를 다시 소송으로 뒤집을 수 없다는 뜻입니다. 항소·상고 기간이 지났거나 상고가 기각되어 판결이 확정되었다면, 판결이 틀렸다고 느끼더라도 새로 소송을 내서 결론을 바꾸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확정판결을 뒤집는 정식 통로는 재심의 소입니다. 재심은 민사소송법 제451조가 정한 사유가 있을 때에만 가능하고, 재심에서 판결이 취소되어야 비로소 원래 사건을 다시 심리받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거짓 주장으로 졌다”는 사정이 곧바로 재심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법정에서 상대방이 사실과 다르게 주장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법이 정한 구체적 유형에 들어맞아야 합니다. 이 때문에 재심 요건을 채우지 못하는 억울한 사건이 실무에서 적지 않게 나옵니다.

확정판결은 재심으로 취소되기 전까지 효력이 유지되므로, 거짓 주장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결과가 바뀌지는 않습니다.


2. 재심은 사유와 기간 두 가지 관문을 모두 넘어야 합니다

거짓 진술·위조 증거는 재심사유이지만, 형사 유죄 확정과 제기 기간 제한이 따라붙습니다.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6호는 판결의 증거가 된 문서나 물건이 위조·변조된 것인 때, 제7호는 증인·감정인·통역인의 거짓 진술이나 당사자신문에서 당사자·법정대리인의 거짓 진술이 판결의 증거가 된 때를 재심사유로 정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위증이나 문서위조가 판결에 쓰인 경우입니다.

그러나 같은 조 제2항은 제4호부터 제7호까지의 사유로 재심을 구하려면 처벌받을 행위에 대해 유죄판결이 확정되었거나, 증거부족 외의 이유로 유죄 확정판결을 할 수 없을 때에만 재심의 소를 낼 수 있다고 제한합니다. 즉 위증이나 문서위조에 대한 형사 유죄가 먼저 확정되어야 하므로 형사 고소가 재심의 선행 단계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에 기간 제한이 겹칩니다.

재심의 소는 당사자가 판결이 확정된 뒤 재심의 사유를 안 날부터 30일 이내에 제기하여야 한다. 제1항의 기간은 불변기간으로 한다. 판결이 확정된 뒤 5년이 지난 때에는 재심의 소를 제기하지 못한다(민사소송법 제456조 제1항 내지 제3항).

재심사유를 안 날부터 30일이 불변기간이고, 판결 확정 후 5년이 지나면 사유를 알았는지와 관계없이 재심 자체가 막힙니다. 다만 재심사유가 판결 확정 이후에 생긴 경우에는 5년이 그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계산됩니다(같은 조 제4항). 형사 유죄판결이 확정되는 시점이 늦어질수록 이 기간 안에 들어오기 어려워지므로, 기간 계산을 먼저 해두어야 합니다.


3. 재심 없이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경우는 ‘절차적 기본권의 근본적 침해’가 있을 때입니다

단순히 거짓말을 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판결을 편취했다고 볼 정도의 부정이 있어야 합니다.

재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기간을 놓친 경우, 확정판결 자체를 다투지 않고 상대방의 불법행위(민법 제750조)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9다82046, 82053 판결은 이 문제를 직접 다룬 판결입니다.

이 판결의 취지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확정판결의 효력을 배제하려면 원칙적으로 재심사유가 있는 경우 재심의 소로 취소를 구해야 합니다. 예외적으로 상대방의 권리를 해칠 의사로 소송 관여를 방해하거나, 허위 주장으로 법원을 속이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실제와 다른 확정판결을 얻어 상대방의 절차적 기본권을 근본적으로 침해한 경우, 그 판결의 효력을 그대로 존중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반할 정도라면 불법행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봅니다.

반면 같은 판결은 단순한 허위 주장, 자기에게 유리한 증거만 내고 불리한 증거를 내지 않는 행위, 증거를 자기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는 행위만으로는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일반적인 재판에서 양쪽이 서로 다른 사실을 주장하는 것은 소송의 기본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재심 없이 배상을 받으려면 “상대방이 거짓말을 했다”가 아니라 “상대방이 피해자의 소송 참여 자체를 막았거나 법원을 속이기 위해 조직적으로 증거를 꾸몄다”는 수준의 사정을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피해자의 주소를 허위로 적어 소장이 닿지 못하게 해 변론에 나오지 못하게 한 경우, 이미 갚은 채무를 숨기고 소를 제기해 받은 판결 등이 이에 가까운 유형입니다.

재심 없이 배상을 받으려면 거짓 주장 자체가 아니라 절차적 기본권을 근본적으로 침해한 부정한 방법을 입증해야 합니다.


4. 거짓 주장으로 판결을 받은 쪽은 형사책임과 배상책임을 함께 질 수 있습니다

소송사기·위증·문서위조는 각각 독립된 형사책임으로 이어집니다.

법원을 속여 승소 판결을 받고 이를 근거로 재산을 얻었다면 사기죄(형법 제347조 제1항)가 문제됩니다. 소송을 통한 사기라는 뜻에서 흔히 소송사기라고 부르며, 2025년 12월 23일부터 시행 중인 개정 형법에 따라 사기죄의 법정형은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증인이 선서하고 거짓 진술을 했다면 위증죄(형법 제152조 제1항,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위조된 문서를 증거로 냈다면 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죄가 각각 성립할 수 있습니다. 이 형사 유죄가 확정되면 앞서 본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2항의 요건이 충족되어 재심의 길도 열립니다.

민사상 손해배상은 불법행위의 소멸시효가 따로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민법 제766조는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청구권이 소멸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어느 시점부터 ‘안 날’로 볼지는 사안마다 달라지므로, 거짓 주장을 알게 된 즉시 증거를 확보하고 청구 시기를 점검해야 합니다.

다만 형사 고소를 했다는 사정만으로 민사 청구의 요건이 갖춰지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 사건의 수사 기록과 판결문은 민사에서 중요한 증거가 되지만, 형사와 민사는 판단 기준이 달라 각각 따로 입증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5. 실제 대응은 재심 가능성부터 판별하는 순서로 진행합니다

재심 기간 계산과 증거 확보를 먼저 마쳐야 선택지가 남습니다.

실무에서는 통상 ①패소 판결문과 소송기록 확보 → ②거짓 진술·위조 증거가 판결에 어떻게 쓰였는지 확인 → ③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 위증 또는 소송사기 고소장 접수 → ④공소청(수원지방공소청) 송치와 기소, 수원지방법원 형사재판 순으로 진행하면서, 민사에서는 재심의 소 또는 손해배상 청구를 병행해 검토합니다. 재심은 앞서 본 30일 불변기간이 있어 형사 절차와 별도로 시계를 계속 확인해야 합니다.

판결이 확정된 뒤 상대방의 거짓을 알게 되었다면, 감정적으로 반박하기 전에 아래 순서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판결 확정일과 재심사유를 알게 된 날을 각각 적어 30일과 5년의 기간이 남았는지부터 계산합니다.

  2. 판결 이유에서 거짓 진술이나 위조 문서가 실제 판단의 근거로 쓰였는지, 그 부분을 반박할 객관적 자료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3. 소송 관여가 방해되었는지(송달 경위, 주소 기재 등)와 상대방이 알고도 숨긴 사실이 있었는지를 정리해 재심과 손해배상 중 어느 쪽이 맞는지 판단합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형사 고소와 재심, 손해배상 청구의 순서와 병행 여부를 정하면, 놓치는 기간 없이 실질적인 회복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확정판결이 났다는 사실만으로 “이미 끝난 일이라 방법이 없다”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고, 그 사이 재심 기간이 조용히 지나가 버립니다.

거짓 주장으로 패소한 입장에서는 억울함을 호소하기보다 거짓이 판결에 어떻게 쓰였는지, 재심 기간이 남았는지, 절차 방해가 있었는지를 자료로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판결을 받은 쪽이 허위 주장을 했다는 의심을 받는 입장에서도 “확정판결이 있으니 안전하다”는 믿음은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형사 유죄가 확정되면 재심으로, 절차적 기본권을 침해했다면 손해배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확정판결 이후의 분쟁에서 판결을 뒤집으려는 쪽과 방어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기간 계산과 증거 정리의 순서에 따라 선택지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판결이 확정된 뒤라도 아직 열려 있는 길이 있을 수 있고, 그 길은 시간이 지날수록 좁아집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상대방이 법정에서 거짓말을 한 것만으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나요?

A. 어렵습니다. 대법원은 단순한 허위 주장이나 유리한 증거만 내는 행위만으로는 확정판결 편취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단정하지 않습니다. 소송 관여를 방해하거나 법원을 속이는 부정한 방법으로 절차적 기본권을 근본적으로 침해했다는 정도가 필요합니다.

Q. 재심은 언제까지 낼 수 있나요?

A. 재심사유를 안 날부터 30일 이내이고, 판결 확정 후 5년이 지나면 낼 수 없습니다. 재심사유가 확정 이후에 생겼다면 5년은 그 사유가 생긴 날부터 계산됩니다.

Q. 위증을 했는데 처벌만 되면 판결도 바뀌나요?

A. 자동으로 바뀌지 않습니다. 위증에 대한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재심의 소를 낼 수 있는 요건이 갖춰질 뿐이고, 재심에서 판결이 취소되어야 원래 사건을 다시 심리받습니다.

Q. 재심 기간이 지났는데 아무 방법이 없나요?

A.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부정한 방법으로 판결을 받아낸 사정이 입증되면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요건이 엄격하고 소멸시효도 따로 있어 신속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Q. 소송사기로 고소하면 처벌이 어느 정도인가요?

A. 소송사기도 사기죄(형법 제347조 제1항)로 다루며 법정형은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실제 형량은 편취 금액과 경위, 반환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Q. 형사 고소와 민사 청구를 같이 해도 되나요?

A. 가능합니다. 형사 수사 기록과 확정된 형사판결은 민사에서 중요한 입증자료가 됩니다. 다만 재심 기간과 손해배상 시효를 각각 확인해 순서를 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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