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불송치 후 개정법이 시행되면 다시 송치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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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개요
성범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몇 달을 기다린 끝에 "혐의없음(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 결정했다"는 통지를 받는 분들이 있습니다. 한숨 돌리는 것도 잠시, 뉴스에서 성범죄 관련 법이 개정된다거나 처벌이 강화된다는 소식이 들리면 불안이 다시 올라옵니다. "내 사건은 이미 끝난 줄 알았는데, 새 법이 시행되면 다시 송치되는 것은 아닌가", "공소시효를 늘리는 개정이면 나도 해당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입니다.
이 불안은 두 개의 서로 다른 질문이 뒤섞여 있습니다. 하나는 불송치라는 결정이 형사 절차에서 얼마나 확정적인가라는 절차의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법이 바뀌면 이미 지나간 행위에도 새 법이 적용되는가라는 실체의 문제입니다. 두 질문을 분리해서 보면 답이 비교적 선명해집니다.
먼저 결론을 말씀드리면, 개정법이 시행됐다는 이유만으로 불송치된 사건이 자동으로 다시 송치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불송치는 판결처럼 확정되는 처분이 아니어서, 다른 경로(검사의 재수사요구, 고소인의 이의신청, 새로운 증거)로 사건이 다시 움직일 수는 있습니다. 이 경로들이 각각 어떤 조건에서 열리는지를 구분해 두어야 합니다.
핵심 쟁점
불송치 이후 사건이 다시 움직이는지는 다섯 가지 지점에서 갈립니다. 첫째, 불송치는 사법경찰관이 하는 수사 종결 결정이지만, 형사소송법 제245조의5 제1항 제2호에 따라 관계 서류와 증거물이 검사에게 송부되고 검사가 이를 검토한다는 점입니다. 둘째, 검사의 재수사요구(제245조의8)가 원칙적으로 서류를 송부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라는 기한이 있다는 점입니다. 셋째, 3개월이 지난 뒤에도 재수사요구가 가능한 예외, 즉 "해당 사건에 영향을 주는 새로운 증거 또는 사실이 발견된 경우" 등이 수사준칙에 열거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넷째, 고소인이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하는 이의신청(제245조의7)이 있으면 경찰이 사건을 곧바로 검사에게 송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다섯째, 형법 제1조가 정하는 행위 시법 원칙과 공소시효 완성 여부가 개정법 적용의 한계선을 긋는다는 점입니다.
이 다섯 가지를 모르고 "새 법이 나왔으니 끝난 사건도 다시 열린다"거나 반대로 "불송치를 받았으니 영원히 안전하다"고 생각하면 어느 쪽이든 판단을 그르치게 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개정법이 소급 적용될 수 있는 범위를 조문으로 먼저 확정하기
불송치된 사건에 새 법이 영향을 주는지는 개정 내용이 처벌 요건·형량에 관한 것인지, 공소시효에 관한 것인지, 수사 절차에 관한 것인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개정 소식이 들렸을 때 우선 이 세 가지로 개정 내용을 분류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1) 처벌을 신설하거나 무겁게 하는 개정은 지나간 행위에 적용되지 않습니다.
형법 제1조 제1항은 "범죄의 성립과 처벌은 행위 시의 법률에 따른다"고 정합니다. 제2항은 범죄 후 법률이 변경되어 형이 구법보다 가벼워진 경우에만 신법에 따르도록 합니다. 따라서 새로 처벌 대상이 된 행위 유형이나 상향된 법정형은, 개정법 시행 전에 이루어진 행위에는 적용할 수 없습니다. 시행일 이전의 행위로 조사받았다가 불송치된 사건이라면, 개정으로 구성요건이 넓어졌다는 사정만으로 다시 송치될 근거가 생기지 않습니다. 반대로 형이 가벼워지는 개정이라면 신법이 적용되어 오히려 유리해집니다.
2) 공소시효 개정은 별도로 따져야 합니다.
성범죄에서 개정이 잦은 부분은 공소시효입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1조는 미성년자 피해의 경우 시효가 피해자가 성년이 된 날부터 진행하고(제1항), 디엔에이 등 과학적 증거가 있으면 일부 죄의 시효가 10년 연장되며(제2항), 13세 미만이나 장애가 있는 사람에 대한 강간·강제추행 등 일정한 죄는 시효 자체를 적용하지 않도록(제3항) 정합니다. 이런 시효 특례가 신설·확대될 때 중요한 것은 시효가 이미 완성됐는지 여부입니다.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은 법정형에 따라 시효 기간을 5년·7년·10년 등으로 나누는데, 이미 시효가 완성된 사건을 되살릴 수는 없고, 아직 완성되지 않은 사건에만 연장된 시효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법리입니다. 그래서 사건의 법정형, 행위 시점, 피해자의 나이, 부칙의 적용례 문구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3) 부칙의 시행일·적용례를 반드시 읽습니다.
개정법이 어느 시점 이후의 행위나 사건부터 적용되는지는 본칙이 아니라 부칙에 있습니다. "이 법 시행 후 최초로 범한 죄부터 적용한다"는 식의 문구가 있다면 그 이전 행위는 당연히 제외되고, "시행 당시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아니한 범죄에도 적용한다"는 식의 문구가 있다면 시효 진행 중인 사건이 대상이 됩니다. 의뢰인의 사건 발생 시점과 이 문구를 대조해 영향 여부를 판단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불송치 이후 재수사·이의신청 경로를 막거나 대비하기
개정법과 무관하게, 불송치 사건은 절차상 다시 열릴 수 있는 통로가 법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 통로의 조건과 기한을 정확히 알아야 불필요하게 불안해하지도, 방심하지도 않습니다.
1) 검사의 재수사요구 기한과 예외를 확인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45조의8은 검사가 사법경찰관의 불송치가 위법 또는 부당하다고 볼 때 이유를 문서로 밝혀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게 하고, 그 요구는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송부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해야 한다고 정합니다. 3개월이 지난 뒤에도 가능한 예외는 수사준칙 제63조 제2항이 열거하는데, 해당 사건에 영향을 주는 새로운 증거 또는 사실의 발견, 증거의 인멸·은닉·위조·변조를 인정할 만한 상당한 정황, 일부 자료가 송부되지 않은 사실의 확인 등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법이 바뀐 것은 이 예외 사유에 들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즉 개정법 시행 자체는 3개월이 지난 사건의 재수사요구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2) 재수사가 시작되면 결과 처리 방식과 대응 시점을 봅니다.
재수사요구를 받은 사법경찰관은 3개월 이내에 재수사를 마쳐야 하고(제245조의8 제4항), 범죄 혐의가 인정되면 사건을 송치하며, 기존 불송치 결정을 유지하면 그 이유를 적은 재수사결과서를 검사에게 통보합니다(수사준칙 제64조 제1항). 이때 검사는 통보를 받은 날부터 1개월 이내에 다시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재수사 단계에서 새로 참고인 조사나 추가 자료 제출 요구가 오면, 최초 조사 때의 진술과 일관되는지 점검하고 불리한 새 진술이 있다면 그 신빙성(진술 번복 여부, 객관 자료와의 부합 여부)을 정리해 의견서로 제출하는 방식으로 대응합니다.
3) 고소인의 이의신청 가능 기간을 확인합니다.
제245조의7에 따라 불송치 통지를 받은 고소인은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송부일부터 6개월 범위에서 연장 가능), 이의신청이 있으면 사법경찰관은 지체 없이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해야 합니다(제4항). 재수사 중에 이의신청이 들어오면 재수사를 중단하고 곧바로 송치합니다(수사준칙 제65조). 이 경로에서는 경찰이 다시 혐의 유무를 판단할 여지가 없으므로, 불송치 통지일을 기준으로 기한이 지났는지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기한이 지났다면 이 경로는 사실상 닫힌 것입니다.
결론
성범죄 불송치 후 개정법이 시행된다고 해서 사건이 자동으로 다시 송치되는 것은 아닙니다. 처벌을 신설하거나 무겁게 하는 개정은 행위 시법 원칙에 따라 지나간 행위에 적용되지 않으며, 시효 특례는 시효가 완성됐는지에 따라 영향 여부가 갈립니다. 반면 불송치는 확정판결과 달리 검사의 재수사요구와 고소인의 이의신청으로 다시 움직일 수 있는 결정이어서, 개정과는 별개로 이 기한과 사유를 확인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불송치를 받은 뒤에도 재수사나 이의신청 통지가 올 수 있다고 보고 계신다면, 불송치 결정서의 이유와 통지일, 사건 발생 시점, 개정법 부칙의 적용례를 함께 놓고 실제로 어느 경로가 열려 있는지 점검받아 보시기를 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Q1. 불송치 결정을 받았으면 사건이 완전히 끝난 것인가요?
불송치는 경찰이 사건을 검사에게 보내지 않기로 한 수사 종결 결정이지, 재판처럼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경찰은 불송치 이유를 적은 서면과 함께 서류와 증거물을 검사에게 송부하고, 검사는 그 내용을 검토해 위법하거나 부당하다고 판단하면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고소인은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어, 그 기간이 지나기 전까지는 사건이 다시 움직일 가능성이 남아 있습니다.
Q2. 개정법이 시행되면 그 법이 이미 불송치된 제 사건에도 적용되나요?
형법 제1조에 따라 범죄의 성립과 처벌은 행위 시의 법률에 따르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래서 처벌을 신설하거나 형을 무겁게 하는 개정은 시행 전의 행위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공소시효처럼 절차와 관련된 개정은 별도로 따져야 하므로, 개정법 부칙의 적용례와 사건의 시효 완성 여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Q3. 검사의 재수사요구는 언제까지 가능한가요?
원칙적으로 검사가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송부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해야 합니다.
3개월이 지난 뒤에도 해당 사건에 영향을 주는 새로운 증거 또는 사실이 발견된 경우 등 수사준칙에 정해진 사유가 있으면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법 개정 자체는 이 예외 사유로 열거되어 있지 않습니다.
Q4. 재수사 통지를 받으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먼저 어떤 이유로 재수사가 요구됐는지, 보완하라고 지적된 부분이 무엇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재수사는 이전 조사 내용과 비교되므로 기존 진술과 일관되게 설명하고, 객관적인 자료로 뒷받침할 수 있는 부분은 미리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새로운 참고인 진술이나 증거가 나온 경우에는 그 신빙성을 따져 의견서로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합니다.
Q5. 공소시효가 연장되는 개정이면 불송치된 사건도 다시 수사받을 수 있나요?
공소시효가 이미 완성된 사건은 개정으로 되살릴 수 없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아직 시효가 남아 있다면 사건의 법정형, 피해자의 나이, 과학적 증거의 유무에 따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1조의 특례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막연히 불안해하기보다 행위 시점과 해당 죄의 시효 기간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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