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택지지구에서 분양권을 넘겨받아 건물까지 올린 뒤에, 넘겨준 쪽이나 사업시행자로부터 “그 전매는 무효이니 등기를 말소하라”는 연락을 받았다는 상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상담에 오시는 분들 대부분은 “대금을 다 치르고 명의변경까지 받았으니 이제 내 땅이다”, “집까지 지었는데 이제 와서 무효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생각해 오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상대방이 택지개발촉진법 위반을 이유로 삼으면, 건축비와 시간을 들였다는 사정은 생각만큼 방패가 되어 주지 못합니다.
택지개발촉진법은 소유권이전등기 전의 택지 전매를 금지하고, 이를 어긴 법률행위를 무효로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무효라는 말이 곧바로 “내 등기를 말소해야 한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고, 누가 어떤 근거로 청구하는지에 따라 방어 여지가 달라집니다.
아래에서는 전매가 어떤 경우에 무효가 되는지, 말소 청구에 어떤 항변이 가능한지, 그리고 지금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법령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소유권이전등기 전에 택지를 전매하면 그 법률행위는 무효가 됩니다
전매는 매매뿐 아니라 명의변경까지 포함하고, 사고판 양쪽 모두 금지 대상입니다.
택지개발촉진법 제19조의2 제1항은 택지 공급계약을 체결한 사람이 소유권이전등기를 하기 전까지는 그 택지를 공급받은 용도대로 사용하지 않은 채 그대로 전매할 수 없고, 누구든지 그 택지를 전매받아서도 안 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전매는 명의변경, 매매 그 밖에 권리의 변동을 수반하는 모든 행위를 말하며, 상속만 제외됩니다.
그래서 “분양권 매매계약서를 쓰고 대금을 치른 뒤 명의변경까지 받았다”는 흐름은 법이 금지한 전형적인 모습에 해당합니다. 등기부상 소유자가 아닌 지위, 즉 공급계약상의 지위나 공급대상자로서의 자격·지위를 사고판 경우도 같은 조 제2항으로 금지됩니다.
위반의 효과는 제3항과 제4항에 나와 있습니다. 공급받은 자가 제1항을 어겨 전매하면 해당 법률행위는 무효이고, 사업시행자는 이미 체결된 택지 공급계약을 취소해야 합니다. 공급대상자가 공급받을 수 있는 권리·자격·지위를 전매한 경우에도 그 법률행위와 권리 자체가 무효가 됩니다.
공급받은 자가 제1항을 위반하여 택지를 전매한 경우 해당 법률행위는 무효로 하며, 택지개발사업의 시행자(당초의 택지공급자를 말한다)는 이미 체결된 택지의 공급계약을 취소한다(택지개발촉진법 제19조의2 제3항).
택지의 전매는 처음부터 무효이고, 시행자는 공급계약 자체를 취소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2. 집을 지었다는 사정만으로 무효가 유효로 바뀌지는 않습니다
건축비를 들이고 시간이 흘러도, 강행규정 위반의 무효는 그대로 남습니다.
제19조의2는 택지 전매로 인한 투기와 시세차익을 막으려는 취지의 규정입니다. 이런 강행규정을 위반한 계약은 당사자들이 원했다거나, 대금이 모두 오갔다거나, 그 위에 건물이 올라갔다고 해서 나중에 유효해지지 않습니다. 건물을 지은 사실은 무효 여부가 아니라, 무효가 된 뒤 무엇을 어떻게 정산하느냐의 문제로 넘어갑니다.
특히 주의할 점은 시행자의 취소권입니다. 시행자가 최초 공급계약을 취소하면 그 공급계약은 소급해서 효력을 잃고, 이후 전매로 지위를 넘겨받은 사람도 더는 “공급받은 자”로 보기 어렵게 됩니다. 매수인 입장에서는 분양권을 산 상대방과의 다툼이 아니라, 그 위에 서 있던 공급계약 전체가 흔들리는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또 취소로 공급계약이 정리되면 시행자는 제19조의2 제3항 후단에 따라, 공급받은 자가 지급한 금액 중 계약보증금을 뺀 금액에 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이자율에 따른 이자를 붙여 지체 없이 돌려주도록 되어 있습니다. 즉 시행자와의 관계에서 되돌려 받는 돈의 기준은 매수인이 전매인에게 준 대금이 아니라, 원래 공급받은 자가 시행자에게 낸 금액이라는 점이 실무에서 큰 격차를 만듭니다.
건축 중이거나 이미 사용승인을 받은 건물이 있다면 문제가 한 겹 더 쌓입니다. 토지에 대한 공급 지위가 사라지면 건물을 지은 사람은 그 토지를 쓸 정당한 권원을 잃게 되고, 토지 소유자 측은 민법 제213조(소유물반환청구)나 제214조(방해제거청구)에 기대어 철거·인도를 요구하는 구조로 번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집을 지었다는 사정은 무효를 막아주지 못하고, 오히려 정산해야 할 금액과 철거 위험을 키우는 요소가 됩니다.
3. 전매한 본인이 “무효이니 말소하라”고 하는 청구는 그대로 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스스로 위법한 전매를 해놓고 무효를 주장하는 쪽에도 넘어야 할 벽이 있습니다.
가장 억울하게 느끼시는 장면은 분양권을 판 사람이 값이 오르자 “그 매매는 무효”라며 등기 말소나 반환을 요구하는 경우입니다. 이때 매도인이 내세울 수 있는 근거는 크게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소유권에 기한 방해제거청구(민법 제214조)이고, 다른 하나는 무효인 계약에 따라 건넨 것을 되돌려 달라는 부당이득 반환(민법 제741조)입니다.
첫 번째 갈래에서 먼저 따져볼 점은 매도인이 정말 말소를 구할 수 있는 소유자인지입니다. 전매는 소유권이전등기 전의 단계에서 이루어지므로 매도인은 애초에 등기부상 소유자였던 적이 없고 공급계약상의 지위만 가졌던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등기를 말소할 권리가 누구에게 있는지부터 불분명해집니다.
두 번째 갈래에서는 민법 제746조의 불법원인급여가 쟁점이 됩니다. 불법의 원인으로 재산을 급여한 사람은 그 반환을 청구하지 못하지만, 불법원인이 수익자에게만 있을 때에는 예외입니다. 대법원은 어떤 급여가 불법원인급여인지는 위반된 법규의 규범 목적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 왔습니다.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하여 무효인 명의신탁등기가 불법원인급여인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부동산실명법의 규정과 그 규범 목적을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19. 6. 20. 선고 2013다218156 전원합의체 판결).
이 판결은 명의신탁 사안에 대한 것이므로 택지 전매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택지개발촉진법은 전매한 쪽과 전매받은 쪽을 모두 금지 대상으로 삼고 있어 양쪽의 불법성이 비슷한지, 한쪽이 현저히 크지는 않은지가 구체적 사건에서 핵심 쟁점이 되고, 매도인이 먼저 전매를 제안하고 이익을 챙겼다면 그 사정이 매수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무효를 주장하는 사람이 곧바로 이기는 구조가 아니므로, 청구인이 누구인지와 근거가 무엇인지를 먼저 가려야 합니다.
4. 정산 범위는 시행자 환급금, 대금 반환, 건축비로 나뉘어 따로 다퉈집니다
돈의 흐름을 세 갈래로 나눠 보아야 실제 손실 규모가 보입니다.
첫째는 시행자 환급금입니다. 앞서 본 대로 시행자가 공급계약을 취소하면 공급받은 자가 시행자에게 낸 금액에서 계약보증금을 뺀 금액과 이자가 지급됩니다. 계약보증금은 돌려받지 못하므로 그만큼은 확정적인 손실이 됩니다.
둘째는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지급한 분양권 대금, 이른바 프리미엄입니다. 전매가 무효이므로 이 돈은 법률상 원인이 없는 급부가 되어 부당이득 반환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앞서 본 불법원인급여 항변이 받아들여지면 매수인이 이를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어, 이 항목이 가장 다툼이 큽니다.
셋째는 건물을 짓는 데 들어간 공사비입니다. 이는 토지 소유자 측에 대한 비용상환이나 부당이득 주장으로 구성할 수 있는지, 아니면 철거 청구에 대한 방어로 쓸 수 있는지에 따라 접근이 달라집니다. 공사계약서, 세금계산서, 이체 내역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가 이 부분의 입증을 좌우합니다.
이렇게 세 항목을 따로 계산해 두면 상대방의 청구에 응할지, 먼저 반환 소송을 낼지, 합의로 정리할지 판단할 기준이 생깁니다.
5. 연락을 받은 직후부터 소송까지, 대응은 이렇게 진행됩니다
등기와 처분 상황을 먼저 확정해 두어야 이후 선택지가 줄어들지 않습니다.
말소 분쟁은 통상 ①상대방 또는 시행자의 통지·내용증명 수령 → ②등기부와 공급계약 현황 확인 및 처분금지가처분 등 보전처분 → ③관할 법원(수원 지역 토지라면 수원지방법원)에서 말소·반환 소송 진행 → ④판결 후 집행의 순서로 흐릅니다. 시행자가 공급계약을 취소하는 처분을 한 경우에는 택지개발촉진법 제27조에 따라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1개월, 처분이 있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행정심판을 제기할 수 있다는 점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통지를 받으셨다면 감정적으로 답하거나 서명하기 전에 아래 순서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현재 등기부등본에서 소유자 명의가 누구인지, 근저당이나 가압류가 새로 잡혀 있지 않은지부터 확인합니다.
분양권 매매계약서, 대금 이체 내역, 명의변경 서류를 모아 누가 전매를 먼저 제안했고 누가 이익을 얻었는지 정리합니다.
시행자의 취소 통지가 이미 도달했는지 확인하고, 도달했다면 행정심판 기간이 언제까지인지 날짜부터 계산합니다.
이렇게 자료와 기한을 먼저 확정한 상태에서 상담을 받으면, 방어와 반환 청구를 함께 설계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택지 분양권 문제는 “이미 집까지 지었는데 설마”라는 생각 때문에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시행자의 취소나 상대방의 소 제기는 건물이 올라간 뒤에도 얼마든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전매받아 집을 지은 입장에서는 무효 주장에 맞서 어떤 항변이 가능한지, 이미 쓴 대금과 공사비를 어디까지 되돌릴 수 있는지를 서둘러 정리해야 합니다. 서류가 남아 있을수록 선택지가 넓어집니다.
반대로 분양권을 넘기고 무효를 주장하려는 입장에서도 “내가 판 것이니 무효라고 하면 된다”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본인도 금지된 전매의 당사자이고, 소유자가 아닌 지위에서 하는 말소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택지·부동산 분쟁에서 전매를 받은 쪽과 넘긴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사실관계라도 청구 구성과 증거 정리에 따라 결과가 크게 갈리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등기 말소 통지를 받았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선택지가 줄어듭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지금 시점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대금을 다 치르고 명의변경까지 받았는데도 전매가 무효인가요?
A. 소유권이전등기 전에 이루어진 전매라면 택지개발촉진법 제19조의2에 따라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대금 완납이나 명의변경 완료는 무효를 막는 사정이 아닙니다.
Q. 집을 이미 지었다면 철거해야 하나요?
A. 곧바로 철거가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공급 지위가 사라지면 토지를 쓸 권원이 문제되어 토지 소유자 측이 철거·인도를 청구할 여지가 생기므로, 초기에 대응 방향을 정해야 합니다.
Q. 제가 판 분양권을 사간 사람이 지금 등기를 말소하라고 요구하면 따라야 하나요?
A. 따를 의무가 당연히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말소를 구하는 사람에게 청구 근거가 되는 권리가 있는지, 전매 당사자로서 자신의 불법성은 어떤지를 먼저 따져야 합니다.
Q. 분양권 프리미엄으로 낸 돈은 돌려받을 수 있나요?
A. 무효인 계약에 따라 낸 돈이므로 부당이득 반환을 구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상대방이 불법원인급여를 항변하면 양쪽의 불법성 정도가 쟁점이 되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시행자가 공급계약을 취소하면 낸 돈은 전부 돌려받나요?
A. 아닙니다. 시행자는 공급받은 자가 지급한 금액에서 계약보증금을 뺀 금액과 이자를 지급하도록 되어 있어, 계약보증금만큼은 돌려받지 못합니다.
Q. 시행자의 취소 처분에 불복하려면 기간이 있나요?
A. 있습니다. 택지개발촉진법 제27조에 따라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1개월, 처분이 있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행정심판을 제기해야 하므로 통지서의 날짜부터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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