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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금 대신 가등기를 해줬는데 청산 없이 뺏기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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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금 대신 가등기를 해줬는데 청산 없이 뺏기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거래 대금이나 빌린 돈을 제때 마련하지 못해 부동산에 가등기를 해주었다가, 어느 날 갑자기 “본등기를 하겠다”는 연락을 받고 상담을 요청하시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잔금 대신 가등기만 해주는 것이니 설마 집까지 넘어가겠느냐”, “기한을 넘겨도 어차피 시세대로 정산해 주겠지”라는 생각으로 서류에 도장을 찍은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변제기가 지나고 나면 상대방은 “약속한 기한을 넘겼으니 이제 내 것”이라는 태도로 나오고, 반대로 처음부터 가등기를 믿고 거래한 채권자는 “청산 같은 절차는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 일이 흔합니다.

최근 대법원은 가등기가 채권 담보 목적일 때 청산절차를 거치지 않은 본등기는 무효이고, 다만 그 채무가 차용금인지 매매대금인지에 따라 적용되는 법이 달라진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같은 “가등기”라도 무슨 채무를 담보하느냐에 따라 뺏기는 방식도, 되찾는 방법도 전혀 다릅니다.

아래에서는 잔금 대신 해준 가등기가 어떤 경우에 청산 없이 넘어갈 수 없는지, 어떤 경우에는 다른 방식으로 정산을 받아야 하는지를 법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담보로 해준 가등기는 청산절차 없이 소유권을 넘겨줄 수 없습니다

빌린 돈을 못 갚았다고 부동산이 곧바로 채권자 것이 되지는 않습니다.

「가등기담보 등에 관한 법률」(이하 가등기담보법)은 돈을 빌리면서 갚지 못하면 부동산 같은 다른 재산권을 넘겨주기로 예약하는 경우에, 그 재산의 예약 당시 가액이 빌린 돈과 이자를 합친 금액을 넘는다면 그 담보계약과 담보 목적으로 마친 가등기 또는 소유권이전등기의 효력을 정하고 있습니다(제1조).

핵심은 제3조입니다. 채권자가 담보권을 실행해 부동산 소유권을 취득하려면 채권의 변제기가 지난 뒤에 청산금의 평가액을 채무자에게 통지해야 하고, 그 통지가 채무자에게 도달한 날부터 2개월의 청산기간이 지나야 합니다. 청산금이 없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도 “청산금이 없다”는 뜻을 통지해야 합니다. 이 통지에는 통지 당시의 부동산 평가액과 민법 제360조에 규정된 채권액을 밝혀야 합니다(제3조 제2항).

가등기를 마친 채권자라면 제4조 제2항에 따라 청산기간이 지나야 비로소 그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즉 기한을 넘겼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본등기를 해 가는 것은 법이 허용하지 않습니다. 또 이와 어긋나는 특약으로서 채무자에게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습니다(제4조 제4항).

담보 목적의 가등기라면, 변제기가 지나도 청산금 평가액 통지와 2개월의 청산기간을 거쳐야만 채권자가 본등기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2. 그 채무가 ‘차용금’이 아니라 ‘매매대금’이라면 가등기담보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잔금 대신”이라는 말의 실제 내용이 무엇인지에 따라 적용되는 법이 갈립니다.

여기서 가장 많이 놓치는 지점이 있습니다. 가등기담보법은 “차용물의 반환”에 관한 대물반환 예약을 대상으로 합니다. 그래서 빌린 돈을 담보하기 위한 가등기라면 위의 청산절차가 적용되지만, 매매대금 채무를 담보하기 위한 가등기에는 이 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어떤 가등기가 담보가등기인지는 등기부의 표시나 서류의 이름으로 정하지 않고 거래의 실질과 당사자 의사 해석으로 판단합니다. 같은 취지로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했습니다.

가등기담보 등에 관한 법률은 차용물의 반환에 관하여 다른 재산권을 이전할 것을 예약한 경우에 적용되므로, 매매대금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가등기를 한 경우에는 가등기담보법이 적용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5다63138 판결).

그렇다고 매매대금 담보 가등기가 아무 보호 없이 넘어간다는 뜻은 아닙니다. 같은 판결은 매매대금 채무를 담보하려고 가등기를 마치고 “변제하지 않으면 본등기를 하기로” 약정한 경우에, 기한을 넘기면 채권채무가 소멸하고 소유권이 확정적으로 채권자에게 귀속된다는 명시적인 특약이 없는 이상 대물변제 약정으로 볼 수 없고, 정산절차를 예정한 이른바 ‘약한 의미의 양도담보’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았습니다.

이 경우 채권자는 변제기가 지나면 부동산 가액에서 채권 원리금 등을 뺀 나머지를 채무자에게 돌려주고 소유권을 취득하거나(귀속정산), 부동산을 처분해 매각대금에서 원리금을 변제에 충당하고 나머지를 돌려줄 수 있습니다(처분정산). 다만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적극적으로 정산을 요구할 청구권을 갖지는 않고, 대신 채권자가 정산절차를 마치기 전이라면 변제기가 지난 뒤에도 채무를 갚고 가등기와 본등기의 말소를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잔금 대신 해준 가등기”라면 먼저 계약서와 당시 주고받은 서류, 대화 내용으로 그 가등기가 빌린 돈을 담보한 것인지, 매매대금을 담보한 것인지부터 가려야 합니다.

가등기가 차용금 채무를 담보했는지, 매매대금 채무를 담보했는지가 모든 대응의 출발점입니다.


3. 청산절차를 건너뛴 본등기는 무효이지만, 제3자에게 넘어가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무효인 본등기를 되돌릴 수 있는 시간은 제3자가 소유권을 취득하기 전까지입니다.

차용금을 담보한 가등기에서 청산절차를 거치지 않고 본등기가 마쳐졌다면, 그 본등기는 무효입니다. 대법원은 이 점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습니다.

가등기담보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4조를 위반하여 적법한 청산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담보가등기에 기한 본등기가 이루어진 경우 그 본등기는 무효이다. 이때 채무자 등은 청산금채권을 변제받을 때까지는 여전히 가등기담보계약의 존속을 주장하여 그때까지의 이자와 손해금을 포함한 피담보채무액 전부를 변제하고 무효인 위 본등기의 말소를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16다248325 판결).

가등기담보법 제11조도 같은 취지로, 채무자 등은 청산금채권을 변제받을 때까지 그 채무액(변제할 때까지의 이자와 손해금 포함)을 지급하고 담보 목적으로 마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채무의 변제기가 지난 때부터 10년이 지나거나 선의의 제3자가 소유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말소를 청구할 수 없습니다.

위 2016다248325 판결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청산절차를 위반한 본등기가 무효라 하더라도, 선의의 제3자가 그 본등기에 터 잡아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면 채무자는 더 이상 본등기의 말소를 청구할 수 없고, 그 결과 채권자 명의의 본등기는 등기를 마친 시점으로 소급해 확정적으로 유효해진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무효인 본등기가 마쳐진 부동산이 경매로 팔려 경락인이 그 사정을 알지 못한 채 매수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때 채무자는 부동산을 되찾지 못하는 대신 채권자에게 청산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을 뿐입니다.

결국 본등기가 이미 마쳐졌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상대방이 그 부동산을 제3자에게 넘기거나 경매로 흘러가기 전에 움직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3자가 악의라는 사실은 무효를 주장하는 쪽이 증명해야 한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

청산 없이 마친 본등기는 무효이지만, 선의의 제3자에게 넘어간 뒤에는 부동산이 아닌 금전으로만 다툴 수 있습니다.


4. 청산금은 ‘부동산 가액에서 채권액을 뺀 금액’이고, 이를 받을 때까지 소유권을 내줄 필요가 없습니다

시세가 채무보다 크면 그 차액은 채무자의 몫입니다.

제4조 제1항에 따르면 청산금은 통지 당시 담보목적부동산의 가액에서 그 채권액을 뺀 금액입니다. 담보목적부동산에 선순위 담보권이 있다면 채권액을 계산할 때 그 선순위 담보로 담보된 채권액을 포함합니다. 예를 들어 통지 당시 부동산 평가액이 3억원이고 선순위 근저당 채권액이 1억원, 채권자의 원리금이 1억 2천만원이라면, 청산금은 3억원에서 2억 2천만원을 뺀 8천만원이 됩니다.

청산금 지급채무와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 및 인도채무는 동시이행 관계입니다(제4조 제3항). 즉 채권자가 청산금을 주지 않는다면 채무자는 등기와 인도를 거절할 수 있습니다. 또 채권자는 자신이 통지한 청산금 금액에 관해 나중에 다툴 수 없으므로(제9조), 평가액을 낮춰 통지해 놓고 이후에 말을 바꾸는 방식도 막혀 있습니다.

청산금 통지를 받았는데 평가액이 터무니없이 낮다고 생각된다면, 2개월의 청산기간 안에 감정 등으로 실제 가액을 입증할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대로 채권자가 경매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담보가등기권리자는 담보권 실행과 경매 청구 중 선택할 수 있고, 경매에서는 담보가등기를 저당권으로 보아 순위에 따라 배당합니다(제12조, 제13조). 이 경우에는 매각대금에서 차액이 정리되므로 청산금 문제는 별도로 생기지 않습니다.

청산절차는 후순위권리자에게도 영향을 줍니다. 채권자는 통지가 도달하면 지체 없이 후순위권리자에게 그 사실과 내용 및 도달일을 알려야 하고(제6조 제1항), 후순위권리자는 청산금에 대해 자신의 순위대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제5조 제1항). 그래서 청산금이 곧바로 채무자의 손에 들어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청산금은 부동산 가액에서 채권액을 뺀 금액이며, 채권자는 이를 지급하는 것과 맞바꾸어서만 소유권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5. 통지를 받았다면, 이 순서로 대응해야 합니다

통지 내용을 확인하고 2개월 안에 자료를 갖추는 것이 사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실무에서는 대체로 ①변제기가 지난 뒤 채권자가 내용증명 등으로 청산금 평가액을 통지 → ②통지가 도달한 날부터 2개월의 청산기간 진행 → ③채무자가 평가액과 채권액에 대해 다투거나 원리금을 변제해 말소를 구함 → ④협의가 되지 않으면 부동산 소재지 관할 법원(수원 관내 부동산이라면 수원지방법원)에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 또는 말소등기 청구 소송이 진행되는 흐름을 밟습니다.

이때 청산절차와 무관하게 본등기가 이미 마쳐졌다면 위 3번 절에서 본 것처럼 시간이 중요합니다. 먼저 아래 순서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1. 등기부등본을 발급받아 가등기와 본등기의 접수일, 원인, 그 사이 제3자 명의의 이전이나 경매 개시가 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2. 가등기를 해주게 된 계약서, 차용증, 영수증과 문자·메신저 기록으로 그 채무가 차용금인지 매매대금인지, 변제기가 언제인지를 정리합니다.

  3. 채권자가 보낸 통지서의 도달일, 부동산 평가액, 채권액이 법이 정한 형식을 갖추었는지 대조하고, 부동산 시세 자료와 감정 가능성을 확보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가등기 사건에 경험이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청산금 청구와 말소 청구 중 어느 쪽이 실익이 큰지 함께 검토해 실질적인 대응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가등기 문제는 “어차피 내 집인데 설마”라는 생각과 “약속 어긴 쪽이 불리하겠지”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등기를 해준 채무자 입장에서는 서류를 확인하기 전에 먼저 그 채무가 차용금인지 매매대금인지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그 구분에 따라 청산절차를 요구할 수 있는지, 아니면 정산을 받는 방식으로 다퉈야 하는지가 달라집니다. 본등기가 이미 마쳐졌다면 제3자에게 넘어가기 전에 움직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가등기를 받은 채권자 입장에서도 기한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본등기를 서두르면, 청산절차를 건너뛴 무효의 본등기로 오히려 분쟁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통지의 내용과 청산기간, 청산금 지급을 차례로 갖춰야 안전합니다.

저는 가등기와 소유권 이전을 둘러싼 분쟁에서 채무자와 채권자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 정리와 법리 선택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변제기를 하루 넘기면 채권자가 바로 본등기를 해 갈 수 있나요?

A. 담보가등기라면 그렇지 않습니다. 변제기 후에 청산금 평가액을 통지하고 도달일로부터 2개월의 청산기간이 지나야 본등기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에 어긋나는 채무자에게 불리한 특약은 효력이 없습니다.

Q. 청산절차 없이 본등기가 마쳐졌다면 곧바로 되돌릴 수 있나요?

A. 차용금을 담보한 가등기라면 그 본등기는 무효이고, 채무자는 이자와 손해금을 포함한 채무 전부를 변제하고 말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변제기로부터 10년이 지났거나 선의의 제3자가 소유권을 취득했다면 말소를 청구할 수 없습니다.

Q. 잔금을 못 줘서 가등기를 해줬는데도 청산절차를 요구할 수 있나요?

A. 매매대금 채무를 담보한 가등기에는 가등기담보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소유권이 확정적으로 넘어간다는 명시적 특약이 없다면 정산을 예정한 약한 의미의 양도담보로 보며, 채권자가 정산을 마치기 전에는 채무를 갚고 말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Q. 청산금은 어떻게 계산하나요?

A. 통지 당시 부동산 가액에서 채권액을 뺀 금액입니다. 선순위 담보권이 있으면 그 담보된 채권액도 채권액에 포함해 계산합니다.

Q. 청산금을 받을 때까지 집을 비워줘야 하나요?

A. 청산금 지급채무와 소유권이전등기 및 인도채무는 동시이행 관계입니다. 청산금을 받기 전까지는 등기 이전과 인도를 거절할 수 있습니다.

Q. 채권자가 통지한 평가액이 너무 낮으면 어떻게 하나요?

A. 청산기간 2개월 안에 실제 가액을 입증할 시세 자료와 감정 가능성을 확보해 대응해야 합니다. 채권자도 자신이 통지한 청산금 금액은 나중에 다툴 수 없으므로 통지 내용 자체가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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