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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사고 위험운전치상, 수치만으로 정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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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사고 위험운전치상, 수치만으로 정해질까 

김홍식 변호사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사고를 내 상대방이 다쳤다면 경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위험운전치상)으로 사건을 다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죄는 혈중알코올농도가 처벌 기준을 넘었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운전자가 음주의 영향으로 실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 있어야 한다고 보았고, 그 판단은 사고 전후의 주행과 언행 같은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 글은 음주 상태에서 교통사고를 내 상대방이 다쳤고, 위험운전치상 혐의로 조사를 앞둔 운전자를 위한 안내입니다. 음주 사고에 어떤 죄가 적용될 수 있는지, 위험운전치상이 따로 요구하는 요건은 무엇인지, 수사기관과 법원이 그 요건을 어떤 자료로 판단하는지를 차례로 설명합니다.

음주 사고에 적용될 수 있는 두 갈래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제5조의11 제1항은 음주 또는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자동차등을 운전하여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사람을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사망에 이르게 한 사람은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정합니다. 벌금형의 하한이 1천만원이라는 점에서 일반 교통사고보다 훨씬 무겁게 정해져 있습니다.

이 요건이 인정되지 않으면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1항의 업무상과실치상과 도로교통법의 음주운전이 문제 됩니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1항은 교통사고로 형법 제268조의 죄를 범한 운전자를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하고, 음주운전은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3항에 따라 혈중알코올농도 구간별로 처벌됩니다. 0.03퍼센트 이상 0.08퍼센트 미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 0.08퍼센트 이상 0.2퍼센트 미만은 1년 이상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1천만원 이하의 벌금, 0.2퍼센트 이상은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음주운전이나 음주측정거부 등으로 벌금 이상의 형이 확정된 날부터 10년 안에 다시 위반한 경우에는 같은 조 제1항에 따라 더 무겁게 처벌됩니다.

같은 사고라도 어느 갈래로 처리되는지에 따라 법정형의 범위가 크게 달라지므로, 위험운전치상의 요건이 갖추어졌는지가 사건의 첫 번째 쟁점이 됩니다.

수치보다 실제 운전 상태가 기준입니다

대법원 2008도7143 판결은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죄가 혈중알코올농도라는 획일적인 수치를 기준으로 구체적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지와 상관없이 처벌하는 것과 달리, 위험운전치사상죄는 혈중알코올농도의 법정 최저기준치를 넘었는지와 상관없이 운전자가 음주의 영향으로 실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 있어야만 한다고 보았습니다.

그 이유로 대법원은 위험운전치사상죄가 업무상과실치사상죄의 일종이어서 구성요건적 행위와 결과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요구된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음주 상태였다는 사실과 사고가 났다는 사실이 함께 있다고 해서 곧바로 이 죄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음주로 운전 능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운전하다가 사고가 났다는 연결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수치가 낮다고 해서 이 죄가 배제되는 것도 아닙니다. 기준은 수치 자체가 아니라 실제 운전 상태이므로, 측정 결과는 여러 판단 자료 가운데 하나로 평가됩니다.

대법원이 위험운전치상 유죄 판단을 파기한 사례

대법원 2018. 1. 25. 선고 2017도15519 판결의 사안에서 피고인은 친구와 함께 맥주 1병을 나누어 마신 뒤 골목길을 운전하다가 골목길이 큰 도로와 만나는 지점에서 우회전하려던 중 골목길을 건너던 피해자를 앞 범퍼로 살짝 들이받았습니다. 원심은 위험운전치상을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대법원은 몇 가지 사정을 하나씩 살폈습니다. 피고인은 사고 뒤 출동한 경찰관의 지시에 순순히 응해 스스로 순찰차에 탔고, 경찰 조사에서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정확하게 진술했습니다. 경찰관이 작성한 주취운전자 정황진술보고서에는 발음이 약간 부정확하다는 기재와 함께 비틀거림이 없다는 기재, 안면 홍조와 눈 충혈이 있다는 기재가 있었습니다.

대법원은 사고 직전에 비정상적인 주행을 했다거나 비정상적인 주행 때문에 사고가 났다고 보기 어렵고, 사고 직후의 태도와 조사에서의 진술 내용에 비추어 주의력이나 판단력이 떨어져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습니다. 정황진술보고서에 따르더라도 주취상태가 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위험운전치상 부분을 유죄로 본 원심판결을 파기했습니다.

이 판결은 맥주 1병을 나누어 마시고 골목길에서 우회전하던 중 보행자를 앞 범퍼로 살짝 들이받은 사안이어서 모든 사건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마신 양이 많거나 사고 직전 차선을 넘나드는 주행이 영상에 남은 사건이라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비슷해 보이는 사건이라는 이유만으로 결과를 예단하지 말고, 자신의 사건에 어떤 사정이 있는지를 자료로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다만 같은 사건에서 대법원은 음주측정거부 부분을 유죄로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두 죄에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 있었기 때문에 원심판결 전체가 파기·환송되었을 뿐입니다. 위험운전치상의 요건을 다툴 수 있다는 것과 음주와 관련된 다른 책임이 사라진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판단에 쓰이는 자료

위 판결을 보면 법원이 무엇을 보는지가 드러납니다. 사고 직전의 주행이 정상이었는지, 사고가 운전 능력 저하 때문에 일어난 것인지, 사고 직후 운전자의 말과 행동이 어땠는지, 조사에서 상황을 정확히 설명했는지, 경찰이 기록한 주취 정황이 어느 정도였는지가 모두 판단 자료가 됩니다.

이 가운데 가장 객관적인 자료는 블랙박스와 주변 CCTV 영상입니다. 차선을 유지했는지, 신호와 속도를 지켰는지, 사고 직전에 급하게 방향을 틀거나 늦게 제동했는지가 영상에 남습니다. 사고 장소의 구조나 상대방의 움직임처럼 음주와 무관하게 사고가 날 수 있었던 사정이 있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주취운전자 정황진술보고서는 단속 경찰관이 현장에서 언행, 보행, 혈색 등을 적는 문서입니다. 이 기재가 영상에 나타난 운전자의 모습과 맞는지, 보고서와 측정 기록 등에 측정 시각과 음주 경위가 어떻게 기록되었는지를 대조하면 다툴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이 구분됩니다.

사고 직후 현장에서 운전자가 한 말도 기록에 남습니다. 피해자에게 한 말, 경찰관에게 한 설명, 신고 녹음이나 출동 경찰관의 영상 기록이 있다면 그 내용이 정황진술보고서의 기재와 같은 방향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보고서의 기재가 영상이나 다른 기록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그 차이를 구체적으로 짚는 것이 의미가 있습니다.

위험운전치상이 아니어도 남는 책임

위험운전치상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사건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혈중알코올농도가 0.03퍼센트 이상이었다면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은 따로 성립할 수 있고, 상대방이 다친 부분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상)으로 다루어질 수 있습니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2항 본문은 업무상과실치상의 경우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하지만, 같은 항 단서 제8호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하다 사고를 낸 경우를 예외로 둡니다. 같은 법 제4조 제1항 제1호도 이 경우에는 보험 또는 공제에 가입했더라도 공소 제기를 막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음주 사고에서는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보험으로 처리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공소 제기가 막히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위험운전치상이 성립하는 경우에는 대법원 2008도7143 판결에 따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죄와 별개의 범죄로서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습니다. 같은 판결은 위험운전치사상죄가 도로뿐 아니라 도로 이외의 장소에서의 운전으로 인한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보았으므로, 사고 장소가 도로가 아니라는 사정만으로 이 죄가 배제되지는 않습니다. 형사절차와 별개로 운전면허 행정처분도 진행될 수 있습니다.

측정 단계에서 생기는 문제

음주 사고 현장에서 측정에 응하지 않으면 그 자체로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2항 제1호의 음주측정거부죄가 문제 되고,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정해져 있습니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는 업무상과실치상을 범하고 음주측정 요구에 따르지 않은 경우도 피해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예외로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운전자가 채혈 측정을 요청하거나 동의한 경우는 이 예외에서 제외됩니다.

호흡측정 결과에 동의하기 어렵다면 그 자리에서 혈액 채취에 의한 측정을 요청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도로교통법 제44조 제3항은 측정 결과에 불복하는 운전자에 대하여 동의를 받아 혈액 채취 등의 방법으로 다시 측정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운전 뒤 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술을 더 마시는 행위는 같은 조 제5항의 음주측정방해행위로 별도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조사를 앞두고 확보할 자료

블랙박스 영상은 덮어쓰기로 지워지기 전에 원본 그대로 보존하시길 바랍니다. 사고 장소 주변 CCTV는 보관 기간이 짧은 경우가 많아 확보가 늦어지면 다시 구하기 어렵습니다. 술자리의 시작과 끝 시각, 마신 술의 종류와 양, 운전을 시작한 시각을 영수증이나 대화 기록 같은 자료와 함께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조사에서는 기억나는 사실과 추측을 구분해 진술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고 직후의 언행과 조사에서의 진술 자체가 주의력과 판단력을 평가하는 자료로 쓰인다는 점은 위 판결에서도 확인됩니다. 불리한 사정을 감추려고 사실과 다르게 말하면 진술 전체의 신빙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변호인은 먼저 블랙박스와 CCTV 영상으로 사고 직전의 주행이 정상이었는지와 사고의 원인을 분석합니다. 그다음 주취운전자 정황진술보고서와 측정 기록을 영상 속 운전자의 모습, 음주 시각과 양에 관한 자료와 대조해 위험운전치상의 요건을 다툴 수 있는 부분을 특정하고, 이를 조사 동석과 의견서에 반영합니다.

음주운전 자체가 인정되는 사건이라면 피해자의 상해 정도를 진단서로 확인하고 피해 회복 방안을 함께 검토합니다. 합의가 공소 제기를 막지는 못하지만 형법 제51조가 양형의 조건으로 정한 범행 후의 정황에는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다툴 부분과 인정할 부분을 나눈 대응 방향을 조사 단계부터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글은 2026년 10월 30일 확인한 현행 특정범죄가중처벌법, 도로교통법, 교통사고처리특례법, 형법과 대법원 판례의 일반 기준입니다. 음주 사고에서 위험운전치상이 성립하는지는 측정 수치 하나로 정해지지 않으며, 사고 전후의 주행과 운전자의 상태를 보여주는 자료가 함께 평가됩니다. 영상과 현장 기록을 먼저 맞추어 보면 조사에서 어떤 사정을 설명하고 어떤 부분을 받아들일지가 분명해집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법률 조언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 개인의 상황에 맞는 정확한 법률 자문은 반드시 전문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본문에 소개한 판례 사안은 판결문에 나타난 사실을 요약한 것이며,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대응 방법 및 결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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