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거래처에서 새로 나온 물질을 들여와 팔아 보려는데, 이 물질이 마약류인지 아닌지 어디서도 속시원히 확인해 주지 않아 막막한 사업자가 적지 않습니다. 법에 명시된 마약류 목록에 아직 이름이 오르지 않았더라도 임시마약류로 지정되거나 지정 예고된 물질이라면 수입과 판매 자체가 형사처벌 대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2026년 5월 26일 공포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법률 제21691호)으로 2027년 5월 27일부터는 물질을 취급하려는 사람이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마약류 해당 여부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게 됩니다. 이 글에서는 신종 물질 수입·판매가 어떤 기준으로 처벌되는지, 새로 생기는 확인 요청 제도가 무엇을 해결해 주고 무엇은 해결해 주지 못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신종 물질도 처벌받는 이유 — 마약류, 임시마약류, 예고임시마약류
마약류관리법이 규율하는 물질은 크게 세 겹입니다. 첫째는 법과 시행령에서 마약·향정신성의약품·대마로 정해 둔 마약류이고, 둘째는 마약류는 아니지만 오용·남용으로 인한 보건상 위해가 우려되어 긴급히 마약류에 준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지정한 임시마약류입니다. 셋째는 임시마약류로 지정하기 전에 미리 예고해 둔 예고임시마약류입니다. 신종 물질은 대부분 이 두 번째와 세 번째 범주에서 문제가 됩니다. 구조를 조금 바꾼 유사 물질이 계속 등장하는 탓에, 국회가 목록을 개정하기를 기다리지 않고 식약처장이 신속하게 지정하도록 만든 장치가 바로 임시마약류 제도입니다.
핵심은 지정 과정에서 효력이 발생하는 시점입니다. 제5조의2 제3항에 따라 식약처장은 임시마약류를 지정하려면 미리 관계 기관과 협의한 뒤 지정 사유와 명칭 등을 14일 이상 관보와 인터넷 홈페이지에 예고해야 하는데, 같은 조 제4항은 예고임시마약류의 효력을 예고한 날부터 지정 공고 전날까지로 정합니다. 즉 지정이 완료되기 전, 예고 단계에서도 금지 규정이 이미 적용됩니다. 어제까지는 합법적으로 팔던 물질이 예고 공고 한 줄로 오늘부터 취급 금지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또 하나 기억할 점은 예외입니다. 같은 조 제2항은 약사법에 따라 의약품 품목허가를 받거나 품목신고를 한 의약품, 승인받은 임상시험용 의약품을 임시마약류 지정 대상에서 제외합니다. 그러므로 의약품으로 허가받은 제품은 이 제도의 적용을 받지 않지만, 건강보조식품·연구용 시약·인테리어 용품 등 다른 이름으로 유통되는 물질은 이 예외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마약류 목록에 이름이 없다는 사실이 곧 합법을 뜻하지는 않는다 — 임시마약류와 예고임시마약류는 지정 또는 예고 공고만으로 취급이 금지된다.
수입·판매가 왜 위험한가 — 제5조의2 제5항의 금지 행위
제5조의2 제5항은 누구든지 예고임시마약류 또는 임시마약류에 대하여 재배·추출·제조·수출입하거나 그러할 목적으로 소지·소유하는 행위, 매매·매매의 유인·권유·알선·수수·제공하거나 그러할 목적으로 소지·소유하는 행위, 소지·소유·사용·운반·관리·투약·보관하는 행위, 그리고 이런 행위를 위한 장소·시설·장비·자금·운반 수단을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마약류 취급자 허가가 없는 일반 사업자는 임시마약류에 관해서는 합법적으로 취급할 통로 자체가 없습니다. 공무상 압수·수거 관리나 식약처장의 승인을 받은 공무원·학술연구자만 예외로 취급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수입업자와 판매업자의 행위는 하나로 묶여 평가되지 않고 단계마다 따로 처벌 조항에 걸립니다. 해외에서 주문해 통관시키는 것은 수출입, 국내에 재고를 쌓아 두는 것은 판매 목적 소지, 온라인 상점에 올려 파는 것은 매매입니다. 실무에서는 한 번의 영업 과정에서 이 세 행위가 모두 인정되어 죄가 여러 개 성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판매 알선 광고만 대신 해 준 사람도 매매의 유인·권유·알선으로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수입 — 해외 직구 대행, 통관 의뢰, 샘플 반입도 수출입에 해당.
보관 — 판매 목적으로 창고·사무실에 두면 매매 목적 소지·소유에 해당.
판매 — 온라인몰·SNS·메신저를 통한 매매와 그 유인·권유·알선 모두 포함.
지원 — 창고·차량·자금을 제공한 사람도 장소·시설·장비·자금·운반 수단 제공으로 처벌 대상.
처벌 수위 — 1군과 2군 임시마약류의 차이
임시마약류는 위해 가능성에 따라 1군과 2군으로 나뉩니다. 1군 임시마약류는 중추신경계에 작용하거나 마약류와 구조적·효과적 유사성을 지녀 의존성을 유발하는 등 신체적·정신적 위해 가능성이 높은 물질이고, 2군 임시마약류는 위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는 물질입니다. 1군으로 지정할 만한 근거가 충분하지 않으면 2군으로 지정할 수 있습니다.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같은 수입·판매라도 형량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1군 임시마약류를 제조·수출입하거나 매매 또는 그 목적으로 소지·소유하면 제58조 제1항 제8호에 따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지고, 영리 목적이거나 상습이면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까지 가중됩니다. 단순 소지·사용 등은 제59조 제1항 제13호에 따라 1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 반면 2군 임시마약류의 매매·소지·사용 등은 제61조 제1항 제8호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고, 상습범은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그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예를 들어 판매업자가 1군으로 지정된 물질을 수백 개 들여와 온라인으로 팔았다면 영리 목적이 인정되어 징역 10년 이상 구간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업자에게 "수입 전에 이 물질의 지위를 알 수 있는가"는 단순한 편의 문제가 아니라 형사 책임의 크기를 정하는 문제입니다.
2027년 5월 27일부터 생기는 제도 — 마약류등 해당 여부 확인 요청
개정법이 시행되면 신설되는 제6조의3(물질등의 마약류등 해당 여부 확인)에 따라 물질등을 취급하거나 취급하려는 사람은 그 물질이 마약류·임시마약류·예고임시마약류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기 위해 필요하면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확인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식약처장은 확인 요청을 받은 날부터 총리령으로 정하는 기간 안에 해당 여부를 확인해 결과를 요청인에게 통보해야 합니다.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기간을 연장할 수 있고, 판단이 어려운 경우 심의위원회에 자문하거나 전문기관에 위탁해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이 제도의 의미는 "취급하려는 자", 즉 아직 수입하지 않은 단계의 사업자도 요청 주체라는 점에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물질을 들여온 뒤 통관 단계나 수사 단계에서야 마약류 해당 여부가 논의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제도가 시행되면 계약과 선적 전에 공적 판단을 받아 볼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요청 후 결과 통보까지 걸리는 기간이 총리령으로 정해지므로, 수입 일정을 짤 때는 이 기간을 사업 계획에 반영해야 합니다.
세부 절차는 하위법령으로 채워집니다. 식약처는 2026년 10월 8일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공고 제2026-480호)하면서 확인 신청 민원의 방법과 절차를 정하는 조항(안 제13조의2)을 신설하고, 해당 여부 확인 민원에 대한 수수료(안 제51조, 별표 3)를 새로 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의견 제출 기한은 2026년 11월 17일이어서, 신청 서식과 수수료 금액, 처리 기간은 확정 전까지 바뀔 수 있습니다.
확인 요청은 2027년 5월 27일부터 가능하다 — 그 전에는 같은 형식의 공적 확인 통로가 법에 없으므로, 시행 전 거래는 사업자가 위험을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
확인 결과가 보장해 주는 것과 못 해 주는 것
확인 요청 제도를 만능 면책 장치로 이해하면 곤란합니다. 조문이 정한 것은 식약처장이 해당 여부를 확인해 통보한다는 절차이고, 그 통보를 받았다는 이유로 이후 형사책임이 자동으로 배제된다는 규정은 없습니다. 다만 형사처벌에는 고의가 필요하다는 일반 원칙이 있습니다. 식약처로부터 "마약류등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회신을 받고 그에 기대어 수입한 경우 마약류인지 몰랐다거나 적법하다고 믿었다는 주장에 훨씬 강한 객관적 근거가 생기고, 형법 제16조의 법률의 착오(정당한 이유가 있는 오인)를 다툴 때도 유리한 자료가 됩니다.
반대로 "해당한다"는 회신을 받은 뒤에도 수입을 진행했다면 고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집니다. 또 확인 결과는 회신 시점의 지위를 알려 줄 뿐입니다. 회신 후에 식약처가 해당 물질을 예고임시마약류로 예고하면 그날부터 취급이 금지되므로, 과거에 받은 "해당 없음" 회신이 앞으로의 거래를 계속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수입을 반복하는 사업자라면 거래 때마다 식약처의 예고·지정 공고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확인 요청 회신은 보관하는 자료 정도에 그치지 않고 거래 기록 전체와 함께 정리해야 합니다. 요청서, 회신 공문, 거래처가 제공한 성분 분석서, 통관 서류를 한 세트로 남겨 두면 수사기관이 고의를 따질 때 사업자가 어떤 주의를 기울였는지 보여 줄 수 있습니다.
시행 전 지금 거래한다면 — 현재 가능한 대응
2027년 5월 27일 전에는 법정 확인 요청이 불가능하므로 사업자가 스스로 위험을 줄이는 수밖에 없습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물질의 정확한 화학명과 CAS 번호를 확정하는 것입니다. 상품명이나 유통명으로는 마약류 목록과 대조가 안 되고, 구조 유사 물질이 많아서 이름이 한 글자만 달라도 지위가 다를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식약처 홈페이지의 마약류·임시마약류 지정 현황과 지정 예고 공고를 직접 대조하고, 거래처로부터 성분 분석서를 받아 둡니다.
의약품 성분이 들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이미 마약류로 지정된 성분을 소량이라도 함유하면 제품 이름이 무엇이든 마약류 취급이 되어 앞서 본 제58조 이하의 중한 형이 적용됩니다. 한편 수입을 이미 진행했거나 판매를 시작한 상태에서 해당 물질이 예고임시마약류로 공고되었다면, 공고 이후에는 재고를 계속 보관하거나 판매하는 모든 행위가 금지 대상이 되므로 즉시 판매를 중단하고 재고를 어떻게 처리할지 검토해야 합니다.
물질 특정 — 화학명·CAS 번호·성분 분석서로 정확히 확정할 것.
공고 대조 — 임시마약류 지정 현황과 지정 예고 공고(14일 이상 게시)를 거래 전마다 확인할 것.
의약품 성분 — 지정 마약류 성분 함유 여부를 별도로 점검할 것.
기록 보존 — 거래처 자료, 통관 서류, 확인 과정을 문서로 남길 것.
수사를 받게 되었을 때 — 다투는 쟁점
이미 수사가 시작되었다면 쟁점은 크게 세 가지로 모입니다. 첫째는 그 물질이 실제로 임시마약류 또는 예고임시마약류였는지, 그리고 행위 시점에 효력이 있었는지입니다. 예고임시마약류의 효력은 예고한 날부터 시작하므로 수입일·판매일과 공고일의 선후를 날짜 단위로 맞춰 보아야 합니다. 공고 이전에 이루어진 거래는 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둘째는 1군과 2군 중 어느 쪽인지입니다. 구분에 따라 형량이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과 5년 이하 징역·5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갈립니다.
셋째는 고의입니다. 마약류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거나 최소한 인식할 가능성을 받아들였는지가 쟁점이고, 거래처가 건강식품이라고 소개했다는 사정, 성분 분석서, 유통 경로, 대금 구조 등이 판단 자료가 됩니다. 반대로 물질 이름이 은어로 쓰이거나 검색을 피하려는 광고 문구가 있었다면 고의를 인정하는 정황으로 쓰입니다. 영리 목적과 상습성이 인정되면 가중되므로 판매량, 판매 기간, 수익 규모가 양형의 중심이 됩니다.
이 단계에서는 초기에 진술을 어떻게 하느냐가 결과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아, 물질의 성분 자료와 거래 내역을 먼저 정리한 뒤 조사에 응하는 것이 좋습니다. 확인 요청 제도가 시행된 이후에는 요청 여부와 회신 내용이 고의 판단의 핵심 증거가 될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지금도 식약처에 마약류 해당 여부를 물어볼 수 있나요?
A. 제6조의3에 따른 공식 확인 요청 제도는 2027년 5월 27일부터 시행됩니다. 그 전에는 같은 형식의 법정 절차가 없으므로 식약처 홈페이지의 지정 현황과 예고 공고를 직접 대조해 판단해야 합니다.
Q. 확인 요청은 누가 할 수 있나요?
A. 조문상 물질등을 취급하거나 취급하려는 자입니다. 이미 유통 중인 사업자뿐 아니라 수입 계약 전 단계의 사업자도 해당합니다. 신청서 서식과 구체적인 방법은 시행규칙 개정안에서 정해지는 중이어서 확정된 내용을 확인해야 합니다.
Q. 식약처가 "해당하지 않는다"고 회신하면 이후에도 계속 안전한가요?
A. 회신 시점의 지위를 알려 줄 뿐입니다. 이후 식약처가 해당 물질을 예고임시마약류로 예고하면 예고한 날부터 효력이 생기므로, 회신을 받은 뒤에도 공고를 계속 확인해야 합니다. 다만 회신을 신뢰하고 거래한 정황은 고의를 다툴 때 유리한 사정입니다.
Q. 마약류 목록에 이름이 없는 신종 물질은 팔아도 처벌되지 않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임시마약류로 지정되었거나 지정 예고된 물질이라면 목록에 없어도 제5조의2 제5항에 따라 수입과 판매가 금지됩니다. 지정 예고 후 14일 이상의 예고 기간 중에도 예고한 날부터 효력이 있습니다.
Q. 1군과 2군 임시마약류는 처벌이 얼마나 다른가요?
A. 1군 임시마약류의 제조·수출입·매매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고 영리 목적이면 10년 이상의 징역까지 가중됩니다. 2군 임시마약류의 매매·소지·사용 등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Q. 확인 요청 수수료는 얼마인가요?
A. 시행규칙 개정안에서 해당 여부 확인 민원에 대한 수수료를 신설한다고 입법예고된 상태이고, 구체적인 금액은 별표 3에서 정해질 예정입니다. 의견 제출 기한이 2026년 11월 17일이라 확정 전에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맺음말
신종 물질의 수입·판매는 목록에 있는지 여부가 아니라 임시마약류 지정 또는 예고 여부, 그리고 1군인지 2군인지에 따라 책임이 갈립니다. 예고만으로도 효력이 생기고, 수입·보관·판매가 각각 별개의 처벌 조항에 걸리며, 영리 목적이 인정되면 형량이 크게 무거워집니다.
2027년 5월 27일부터는 제6조의3에 따라 취급하려는 단계에서 식약처장에게 마약류 해당 여부 확인을 요청할 수 있게 되지만, 이 확인은 회신 시점의 판단일 뿐 이후의 지정 예고까지 막아 주지는 않습니다. 시행 전에는 화학명과 성분 자료를 확정해 공고와 대조하고 그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최선의 대비입니다. 이미 거래가 시작되었거나 수사 통보를 받았다면 공고일과 거래일의 선후부터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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