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건설 경기 침체와 자금난으로 공사가 중간에 멈춘 채 방치된 신축 건물을 두고, 시공사와 건축주가 서로 “내 건물”이라고 다투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상담을 해 보면 시공사 쪽은 “공사대금을 못 받았으니 내가 지은 건물은 내 것”이라고 생각하고, 건축주 쪽은 “땅도 내 땅이고 건축허가도 내 이름이니 당연히 내 건물”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시공사가 현장을 걸어 잠그고 열쇠를 바꾸거나, 반대로 건축주가 다른 업체를 불러 남은 공사를 맡기는 일이 벌어지는데, 이 순간 민사 분쟁이 형사 고소로 번지곤 합니다.
최근 대법원은 이 문제를 누가 재료와 노력을 들였는지, 그리고 완성된 건물의 소유권을 누구에게 귀속시키기로 합의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공사가 중단된 시점에 건물이 이미 사회통념상 독립한 건물이었는지가 더해지면 결론이 갈립니다.
아래에서는 짓다 만 건물의 소유권이 시공사와 건축주 중 누구에게 있는지, 그리고 분쟁이 생겼을 때 무엇을 먼저 확인해야 하는지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건물 소유권은 등기가 아니라 누가 지었는지에서 시작됩니다
건물은 짓는 순간 소유권이 생기며, 등기는 그 사실을 공시할 뿐입니다.
많은 분이 건축허가 명의나 소유권보존등기가 있어야 건물 주인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건물을 새로 지어 소유권을 얻는 것은 법률 규정에 의한 부동산 물권취득이어서 민법 제187조에 따라 등기 없이도 취득됩니다. 등기는 이미 생긴 소유권을 외부에 알리는 절차일 뿐, 소유권이 생기는 시점을 정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지은 사람이 누구냐가 문제인데, 판례의 출발점은 자기의 노력과 재료를 들여 건물을 건축한 사람이 그 건물의 소유권을 원시취득한다는 것입니다. 건축주가 자재를 사서 인부를 직접 부려 지었다면 건축주가, 시공사가 자기 비용으로 자재를 조달하고 인력을 투입해 지었다면 시공사가 원칙적으로 주인이 됩니다.
공사도급계약에서는 이 원칙에 한 겹이 더 붙습니다. 민법 제664조는 수급인이 일을 완성하고 도급인이 그 대가를 지급하는 계약으로 도급을 정의하는데, 판례는 수급인이 자기의 노력과 출재로 건물을 완성했다면 특약이 없는 한 수급인에게 소유권이 귀속된다고 봅니다. 즉 공사대금을 다 받기 전에는 건물이 시공사 소유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건물 소유권은 등기부가 아니라 누가 자기 노력과 재료로 지었는지, 그리고 그에 관한 특약이 있는지에서 정해집니다.
2. 건축주 명의로 허가를 받았다면 시공사가 지었어도 건축주 소유일 수 있습니다
소유권을 건축주에게 귀속시키기로 한 합의가 보이면 완공 전이라도 건축주 소유입니다.
실무에서는 시공사가 자재와 인건비를 전부 부담하더라도, 건축허가를 건축주 이름으로 받고 건축주 명의로 보존등기를 하기로 하는 구조가 흔합니다. 이런 경우 법원은 계약서 문구뿐 아니라 허가 명의, 보존등기 계획, 공사대금 미지급 시 처리 방식 등을 종합해 소유권을 건축주에게 귀속시키기로 합의했는지를 따집니다.
대법원은 건축허가 명의가 도급인 쪽이고,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완성된 건물로 대물변제하거나 수급인에게 소유권 가등기를 해 주기로 하는 등 도급인이 건물 소유권을 취득함을 전제로 한 약정이 있었던 사안에서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도급계약에 있어서는 수급인이 자기의 노력과 재료를 들여 건물을 완성하더라도 도급인과 수급인 사이에 도급인 명의로 건축허가를 받아 소유권보존등기를 하기로 하는 등 완성된 건물의 소유권을 도급인에게 귀속시키기로 합의한 것으로 보여질 경우에는 그 건물의 소유권은 도급인에게 원시적으로 귀속된다(대법원 1992. 3. 27. 선고 91다34790 판결).
이 사건에서 수급인은 공사를 80% 가량 진행하고 중단했고 그 시점에 이미 사회통념상 독립한 건물의 형태를 갖추고 있었지만, 법원은 인도 여부나 공사대금 지급 여부와 관계없이 소유권이 도급인에게 귀속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대금을 못 받았으니 내 건물”이라는 주장은 허가 명의와 계약 내용에 따라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건축주 명의 허가와 건축주 소유를 전제로 한 약정이 있다면, 시공사가 아무리 많이 지었어도 건물의 원시 소유권은 건축주에게 있습니다.
3. 공사가 멈춘 시점에 독립한 건물이었는지가 승패를 가릅니다
중단 시점에 독립한 건물 형태였다면 다른 업체가 마무리해도 소유권은 이동하지 않습니다.
건축주가 시공사를 바꿔 남은 공사를 맡기는 경우, 새 시공사가 마무리했으니 새 시공사 소유가 되는지가 쟁점입니다. 판례는 여기서 공사가 중단된 시점의 상태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기둥과 지붕, 주벽이 갖춰져 사회통념상 독립한 건물이라고 볼 수 있는 형태와 구조에 이르렀는지가 핵심입니다.
건축주의 사정으로 건축공사가 중단되었던 미완성의 건물을 인도받아 나머지 공사를 마치고 완공한 경우, 그 건물이 공사가 중단된 시점에서 이미 사회통념상 독립한 건물이라고 볼 수 있는 형태와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면 원래의 건축주가 그 건물의 소유권을 원시취득한다(대법원 2011. 8. 25. 선고 2009다67443, 67450 판결).
반대로 중단 당시 기초와 골조 일부만 올라간 정도여서 독립한 건물이라 보기 어렵다면, 그 단계의 구조물은 토지에 부합된 정착물에 가깝고 이후 건물로서의 가치를 만든 사람이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위 판결에서도 신축공사를 중단한 시공사로부터 미완성 건물을 양수한 업체가 나머지 공사를 진행해 독립한 건물을 완성했고, 소유권을 귀속시키기로 한 합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그 업체의 원시취득이 인정되었습니다.
그래서 분쟁이 생기면 가장 먼저 중단 시점의 공정 상태를 증명해야 합니다. 감리보고서, 공정률 확인서, 중간 기성 청구서, 현장 사진과 드론 촬영본, 기성고 감정 결과가 독립한 건물 여부를 가르는 자료가 됩니다.
짓다 만 건물의 주인은 공사 중단 시점에 독립한 건물이었는지와 소유권 귀속 합의 유무를 기준으로 가려집니다.
4. 소유권 다툼이 현장 점유와 철거로 번지면 형사책임까지 문제됩니다
소유자가 누구인지 확정되기 전의 실력 행사는 형사 고소로 돌아오기 쉽습니다.
시공사가 공사대금을 받지 못했다며 현장 출입문을 잠그고 건축주의 출입을 막거나, 건축주가 시공사 몰래 자재와 장비를 반출하고 구조물을 철거하는 일이 실제로 벌어집니다. 이때 건물이 상대방 소유이거나 소유 관계가 불분명한 상태라면 형사 문제가 따라옵니다.
타인의 재물을 손괴하면 형법 제366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이 가능하고, 위력으로 공사를 못 하게 막으면 형법 제314조 업무방해죄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갈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관리하는 현장에 무단으로 들어가면 형법 제319조 건조물침입으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문제됩니다.
다만 시공사가 공사대금 채권을 근거로 유치권을 주장하며 현장을 점유하는 경우에는 점유의 적법성이 별도로 다투어지고, 건축주가 소유자임이 명백하다면 시공사의 점유가 오히려 업무방해로 평가될 위험이 있습니다. 소유권 문제는 민사에서 정리하되, 그 전까지는 상대 현장에 힘으로 들어가거나 막는 행동을 삼가야 합니다.
5. 소유권 분쟁은 증거 확보, 고소·소송, 재판 순으로 진행됩니다
계약서와 허가 명의, 공정 자료를 먼저 정리해야 소유권 귀속 주장이 서게 됩니다.
소유권을 둘러싼 분쟁은 통상 ①계약서·건축허가서·공정 자료 정리와 내용증명 발송 → ②필요하면 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현장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 고소장 접수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민사 소유권확인·건물인도·공사대금 청구 소송(수원지방법원) 순서로 진행됩니다. 공사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점유 이전을 막기 위한 가처분도 함께 검토합니다.
분쟁이 생겼다면 감정적으로 현장에 가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도급계약서에 소유권 귀속, 보존등기 명의, 대금 미지급 시 처리(대물변제·가등기 등)에 관한 조항이 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건축허가서의 건축주 명의, 대지 소유자, 보존등기 여부와 공사 중단 시점의 공정률·현장 상태를 자료로 정리합니다.
자재 구입 영수증과 인건비 지급 내역으로 실제로 누가 재료와 노력을 들였는지 대조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건축 분쟁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소유권 확인과 공사대금 청구, 형사 대응을 함께 설계해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짓다 만 건물 분쟁은 “곧 자금이 돌면 이어서 짓겠지”라는 기대 때문에 초기 정리가 미뤄지고, 그사이 현장이 방치되며 증거가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시공사 입장에서는 유치권이나 소유권 주장을 하기 전에 계약서와 허가 명의가 불리하게 읽히지 않는지부터 점검해야 합니다. 기성고 자료와 자재 대금 지급 내역을 확보해 두는 것이 우선입니다.
반대로 건축주 입장에서도 “내 땅, 내 허가”만으로 안심하기는 어렵습니다. 소유권 귀속 합의가 있었는지, 중단 시점에 독립한 건물이었는지에 따라 다른 업체에 공사를 맡기는 것도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저는 건축 분쟁에서 시공사와 건축주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계약서 한 줄과 공정 자료 하나가 결론을 바꾸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현장이 멈춰 있고 소유 관계가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건축허가가 제 이름이면 짓다 만 건물도 무조건 제 소유인가요?
A. 무조건은 아닙니다. 허가 명의는 소유권을 건축주에게 귀속시키기로 합의했는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사정일 뿐이고, 계약 내용과 누가 재료·노력을 들였는지를 함께 봅니다.
Q. 보존등기를 하지 않았는데도 소유권이 인정되나요?
A. 인정됩니다. 건물을 신축해 취득하는 소유권은 민법 제187조에 따라 등기 없이 취득되며, 등기는 이를 공시하는 절차입니다. 다만 처분하려면 보존등기를 해야 합니다.
Q. 공사대금을 못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시공사가 건물을 차지할 수 있나요?
A. 어렵습니다. 건물이 건축주 소유로 귀속되는 구조라면 시공사는 소유자가 아니라 공사대금 채권자일 뿐이므로, 대금 청구나 유치권 같은 별도 권리로 다투어야 합니다.
Q. 공사가 중단된 건물을 다른 업체가 완공하면 그 업체 소유가 되나요?
A. 중단 시점에 이미 사회통념상 독립한 건물이었다면 원래 건축주가 소유권을 원시취득합니다. 그 정도에 이르지 못했다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어 공정 상태 입증이 핵심입니다.
Q. 공사 중간에 계약을 해제하고 싶은데 가능한가요?
A. 민법 제673조에 따라 수급인이 일을 완성하기 전에는 도급인이 손해를 배상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미 한 공사의 기성고 정산과 소유권 정리를 함께 해야 합니다.
Q. 상대방과 현장에서 부딪히기 전에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열쇠를 바꾸거나 자재를 반출하기 전, 즉 실력 행사 이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대응에 따라 형사 문제를 피하고 소유권 주장의 증거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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