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진료 결과나 처방, 대기 시간에 불만을 품은 환자와 보호자가 진료실에서 의사에게 몸싸움을 걸거나 밀치는 사건이 형사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살짝 밀친 건데 무슨 큰일이 되겠느냐”, “바로 사과드리고 합의하면 끝나는 일 아니냐”는 생각으로 사안을 가볍게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병원이 고소를 진행하거나 CCTV 영상이 경찰에 넘어가면, 일반 폭행 사건이라고 생각했던 사안이 의료법 위반으로 다뤄지고, 합의서를 받아 두었는데도 수사가 계속되는 상황에 놀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수사 실무는 의료현장 폭행을 일반 폭행과 구분해 다루고 있고, 합의로 사건이 종결되는지는 폭행에 그쳤는지, 의사가 다쳤는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같은 ‘밀친 행위’라도 결과에 따라 처벌 구조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아래에서는 진료실에서 의사를 밀쳤을 때 어떤 죄가 문제되는지, 합의가 어디까지 효력을 가지는지, 그리고 지금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관련 법 조문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진료실에서 의사를 밀친 행위는 일반 폭행이 아니라 의료법 위반으로 다뤄집니다
의료행위가 이루어지는 장소에서 의료인을 폭행하면 형법이 아니라 의료법이 먼저 적용됩니다.
길거리에서 모르는 사람을 밀쳤다면 형법 제260조 제1항의 폭행죄가 문제됩니다. 하지만 진료실, 처치실, 수술실처럼 의료행위가 이루어지는 장소에서 의사를 밀쳤다면 의료법 제12조 제3항이 적용됩니다.
누구든지 의료행위가 이루어지는 장소에서 의료행위를 행하는 의료인, 간호조무사 및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른 의료기사 또는 의료행위를 받는 사람을 폭행ㆍ협박하여서는 아니 된다(의료법 제12조 제3항).
이 조항의 보호대상은 의사만이 아닙니다. 간호사·간호조무사·의료기사, 그리고 진료를 받는 다른 환자까지 포함됩니다. 또한 ‘폭행’은 상대방의 몸에 맞았는지가 아니라 사람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가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보기 때문에, 어깨를 밀치거나 멱살을 잡거나 팔을 뿌리치며 떠민 행위도 모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다치지 않았다는 사정은 폭행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형량도 일반 폭행보다 무겁습니다. 일반 폭행은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인 반면, 의료법 제87조의2 제2항은 의료법 제12조 제3항을 위반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행동이라도 장소가 진료실이면 법정형의 상한이 크게 달라집니다.
진료실에서 의사를 밀친 행위는 일반 폭행이 아니라, 법정형이 훨씬 무거운 의료법 제12조 제3항 위반으로 다뤄집니다.
2. 폭행에 그쳤다면 의료법 위반죄도 처벌불원 의사가 있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밀쳤을 뿐 다치지 않았다면, 의사의 명시한 의사에 반해서는 기소할 수 없습니다.
“합의하면 끝나나요”라는 질문의 답은 먼저 이 부분에서 갈립니다. 의료법 제87조의2 제2항 제2호는 제12조 제3항의 죄에 대해 단서를 두어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반의사불벌죄입니다. 형법상 폭행죄(제260조 제3항)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의사가 다치지 않았고 단순히 밀치기만 한 사안이라면, 피해자인 의사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힐 경우 검사는 기소할 수 없고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됩니다. 의사 개인이 아니라 병원이 고소했다 하더라도, 폭행의 피해자는 직접 밀침을 당한 의사이므로 그 의사의 처벌불원 의사가 핵심입니다.
다만 반의사불벌죄라는 말은 ‘합의서만 쓰면 자동으로 끝난다’는 뜻이 아닙니다. 합의금을 주고받았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피해자의 의사가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서면으로 명확하게 확인되는지입니다. 합의서에 처벌불원 문구가 없거나 문구가 모호하면, 수사기관은 피해자의 진의를 다시 확인하려 합니다.
폭행에 그쳤다면 처벌불원서가 접수되는 순간 사건은 기소 불가 상태가 되지만, 그 의사표시가 명확한 서면으로 확인되어야 합니다.
3. 의사가 넘어져 다쳤다면 합의했더라도 수사는 끝나지 않습니다
상해에 이르면 처벌불원 의사가 있어도 공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가장 위험한 지점은 밀친 결과 의사가 넘어지면서 손목을 다치거나, 책상 모서리에 부딪히거나, 안경이 깨지며 얼굴을 다친 경우입니다. 의료법 제87조의2 제1항은 제12조 제3항을 위반하여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7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중상해에 이르게 하면 3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사망에 이르게 하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제1항에는 앞서 본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단서가 붙어 있지 않습니다. 즉 상해에 이르렀다면 피해자가 합의하고 처벌불원서를 써 주더라도 검사가 기소할 수 있습니다. 벌금형의 하한이 1천만원으로 정해져 있다는 점도 일반 상해죄(형법 제257조 제1항, 1천만원 이하의 벌금)와 크게 다릅니다.
실무에서 상해 여부는 진단서 한 장으로 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치 2주 정도의 염좌, 타박상이라도 진단서가 제출되면 폭행 사건이 상해 사건으로 바뀌는데, 이 경우 합의는 기소 여부를 막는 수단이 아니라 기소유예나 벌금 감경을 이끄는 양형 자료로서의 기능만 남습니다.
밀쳐서 의사가 다쳤다면 합의는 사건을 끝내는 열쇠가 아니라, 처벌 수위를 낮추는 자료가 됩니다.
4. 합의의 시점과 방식, 병원 측 대응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처벌불원은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 가능하고, 한번 철회하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32조에 따라 처벌을 원하는 의사표시의 철회, 즉 처벌불원은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 할 수 있고, 한번 처벌을 원하는 의사를 철회한 사람은 다시 처벌을 원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수사 단계에서 합의하지 못했더라도 재판 중에 합의해 처벌불원서를 제출하면 공소기각 판결을 받을 수 있지만, 1심 선고가 지나면 이 길은 막힙니다.
합의는 이런 순서로 진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우선 피해자인 의사 본인과 합의해야 하고, 병원 원장이나 직원이 대신 받은 합의서는 의사 개인의 처벌불원 의사를 대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합의서에는 금액과 지급 방법뿐 아니라 “피고소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으며 향후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반드시 들어가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서면을 수사 단계라면 담당 수사관에게, 재판 단계라면 재판부에 처벌불원서와 함께 제출해야 효력이 생깁니다.
폭행 외에 함께 문제될 수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진료실에서 소란을 피우거나 의사를 밀치는 바람에 다른 환자의 진료가 중단되었다면 형법 제314조 제1항의 업무방해죄(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가 별도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이때는 의사 한 사람의 처벌불원서만으로 정리되지 않을 수 있고, 병원의 업무방해에 대해서는 병원과 별도로 합의가 필요합니다.
합의가 이루어졌더라도 양형에서는 범행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이 함께 고려됩니다(형법 제51조). 진심 어린 사과와 피해 회복, 재발 방지 노력이 있었는지가 기소유예나 선고유예를 가르는 기준이 됩니다.
합의의 효력은 누구와, 어떤 문구로, 언제까지 제출했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첫 조사 전에 상해 여부와 영상 증거를 파악하는 것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진료실 폭행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병원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 고소 또는 112 신고 접수 → ②피의자 조사 및 병원 CCTV·진료기록 확보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현장에 있던 의료인과 환자가 모두 참고인이 되기 때문에 ‘밀친 적 없다’는 식의 전면 부인은 영상이 있으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피해 의사에게 연락하기 전에, 아래 순서로 상황을 점검하는 것이 좋습니다.
피해자에게 진단서가 발급되었는지, 발급되었다면 상해 부위와 전치 기간이 어떻게 기재되어 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병원 CCTV 등 영상에 밀친 장면의 강도와 횟수, 그 직전 상황(욕설·다툼의 시작)이 어떻게 담겨 있는지 파악합니다.
피해 의사 본인에게 직접 사과하고 합의할 수 있는 통로가 있는지, 직접 연락이 어렵다면 변호인을 통해 접촉할 수 있는지 정리합니다.
사건 초기에는 감정적인 연락이 오히려 ‘합의 강요’나 보복성 접촉으로 오해받을 수 있으므로, 절차와 증거 상황을 정리한 뒤 합의와 진술을 병행하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치며
진료실에서 의사를 밀친 분들은 대개 “흥분해서 순간적으로 그랬다”는 부끄러움과 불안 때문에 병원과 접촉하는 것을 미루다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밀침을 당한 의료진 입장에서는 폭행 사실과 피해 정도를 정확히 기록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단서, 영상, 목격자 진술이 갖춰져 있어야 의료법 제87조의2가 정한 보호를 제대로 받을 수 있고, 합의에 응할지 여부도 그 위에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의사를 밀친 입장에서도 “사과하면 끝나겠지”라는 기대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상해 여부, 처벌불원서의 문구와 제출 시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저는 의료현장 폭행 사건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분과 피해를 입은 분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합의의 형식 하나가 기소 여부를 가르는 장면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합의를 시도하기 전, 혹은 이미 합의서를 받았지만 불안하다면 바로 그때가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의사를 한 번 밀쳤을 뿐인데도 처벌받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다치지 않았더라도 진료실에서 의료인의 신체에 유형력을 행사했다면 의료법 제12조 제3항 위반(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문제됩니다.
Q. 의사와 합의서를 쓰면 사건이 완전히 끝나나요?
A. 폭행에 그친 경우에는 처벌불원 의사가 확인되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어 사실상 종결됩니다. 하지만 상해에 이르렀다면 합의해도 기소될 수 있고, 합의는 양형 자료로 작용합니다.
Q. 병원 원장이 합의해 주면 의사 본인 합의는 필요 없나요?
A. 폭행의 피해자는 직접 밀침을 당한 의사이므로 그 본인의 처벌불원 의사가 핵심입니다. 병원과 별도로 업무방해 문제가 있다면 병원과의 합의도 따로 필요합니다.
Q. 이미 조사를 받았는데 그 뒤에 합의해도 되나요?
A. 가능합니다. 처벌불원은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한번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면 다시 번복할 수 없으므로 합의 내용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Q. 합의금은 얼마가 적정한가요?
A. 법으로 정해진 금액은 없습니다. 상해 여부와 진단 기간, 치료비, 진료 중단으로 인한 손해, 사과 경위에 따라 사안별로 달라지므로 변호인을 통해 조율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Q. 술에 취해 기억이 없는데도 처벌되나요?
A. 만취했다는 사정만으로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음주 상태는 사안에 따라 양형에서 참작 여부가 갈리므로, 당시 상황을 정리해 변호인과 먼저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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