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개정된 법령이 시행되는 시기와 건축허가 신청 시기가 겹치면서, 접수까지 마친 신청이 개정 이후 반려되었다는 상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상담에서 만나는 건축주분들은 “접수증까지 받았으니 신청한 날의 기준으로 심사받는 것 아닌가요”, “설계비와 토지 매입 자금을 이미 썼는데 법이 바뀌었다고 안 된다는 게 말이 되나요”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막상 담당 부서에서 “개정 법령 기준에 맞지 않아 반려한다”는 통지를 받으면, 어디서부터 다퉈야 할지 몰라 보완 기한을 그대로 흘려보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허가 신청 후 법령이 바뀐 사안에서도 처분 당시의 법령으로 심사하는 것이 원칙이되, 허가관청이 정당한 이유 없이 처리를 늦춘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하는 기준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반려가 곧바로 적법하다고도, 곧바로 위법하다고도 할 수 없고,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가 결론을 가릅니다.
아래에서는 법령이 바뀐 뒤의 반려를 다툴 수 있는 경우와 그 기준, 그리고 반려 통지를 받은 뒤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건축허가는 신청한 날이 아니라 처분하는 날의 법령으로 심사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접수 이후 시행된 개정 법령도 경과규정이 없으면 심사 기준이 됩니다.
건축법 제11조 제1항은 건축물을 건축하거나 대수선하려는 사람이 시장·군수·구청장의 허가를 받도록 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4항은 허가권자가 허가를 하려는 때 관련 규정의 준수 여부를 확인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허가권자는 신청서를 받은 날이 아니라 허가 여부를 정하는 시점에 시행 중인 기준으로 이를 확인합니다.
행정기본법 제14조 제2항도 같은 원칙을 법률에 명시하고 있습니다. 당사자의 신청에 따른 처분은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있거나 처분 당시의 법령을 적용하기 곤란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처분 당시의 법령에 따른다는 내용입니다. 이 조항은 신청 당시 법령이 아니라 처분 당시 법령이 기준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대법원도 오래전부터 같은 입장입니다. 대법원 1995. 11. 21. 선고 94누10887 판결은 인·허가 신청 후 처분 전에 관계 법령이 개정·시행된 경우, 신법령 부칙에 신청이 이미 있었던 때에는 종전 규정에 따른다는 취지의 경과규정이 없다면, 당연히 허가 신청 당시의 법령에 따라 판단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접수증은 신청이 들어왔다는 사실을 증명할 뿐 신청 당시 기준을 보장하는 문서가 아닙니다.
법령이 바뀐 뒤 반려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위법하다고 할 수 없고, 먼저 확인할 것은 개정 법령에 신청 당시 기준을 인정하는 경과규정이 있는가입니다.
2. 개정 법령 부칙에 경과규정이 있으면 신청 당시 기준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개정 법령의 부칙은 반려 사유의 적법 여부를 가르는 첫 번째 확인 대상입니다.
법령을 개정할 때는 대개 부칙에 시행일과 함께 적용례·경과조치를 둡니다. “이 법 시행 전에 건축허가를 신청한 경우에는 종전의 규정에 따른다”는 형태가 대표적이고, “이 법 시행 후 최초로 신청하는 분부터 적용한다”는 적용례도 같은 기능을 합니다. 이런 규정이 있으면 행정기본법 제14조 제2항이 말하는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해 처분 당시가 아니라 신청 당시의 기준이 적용됩니다.
당사자의 신청에 따른 처분은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거나 처분 당시의 법령등을 적용하기 곤란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처분 당시의 법령등에 따른다(행정기본법 제14조 제2항).
확인 방법은 구체적입니다. 반려 통지서에 적힌 근거 조항이 어느 법령의 어느 조항인지 특정하고, 그 조항을 신설하거나 바꾼 개정 법령의 부칙을 찾아 시행일과 경과조치를 대조합니다. 조례나 시행령 단위의 개정도 마찬가지입니다. 법률이 아니라 시행령·조례·지구단위계획 같은 하위 규범이 바뀐 경우에는 그 하위 규범의 부칙이 따로 있고, 법률 부칙만 보아서는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경과규정이 신청 당시 기준을 인정하는데도 개정 법령으로 반려했다면 반려 자체가 법령 적용을 잘못한 것이어서 위법 사유가 됩니다. 반대로 경과규정이 없거나 ‘시행 후 허가하는 분부터’ 적용한다고 되어 있다면 이 부분만으로는 다투기 어렵고, 다음 항목인 처리 지연 여부로 넘어가야 합니다.
부칙의 경과규정 한 줄이 같은 신청서에 대해 신청 당시 기준과 개정 기준 중 어느 쪽을 적용할지를 정합니다.
3. 허가관청이 정당한 이유 없이 처리를 미뤄 그 사이 기준이 바뀌었다면 반려는 위법해질 수 있습니다
처분시 법령 원칙에는 행정청의 부당한 지연이라는 예외가 있습니다.
경과규정이 없더라도 반려를 다툴 여지는 남아 있습니다. 대법원은 처분시 법령 원칙을 인정하면서도 허가 신청을 받은 행정청이 정당한 이유 없이 처리를 늦춰 그 사이에 기준이 바뀐 경우까지 개정 기준을 적용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허가 등의 행정처분은 원칙적으로 처분시의 법령과 허가기준에 의하여 처리되어야 하고, 허가관청이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처리를 늦추어 그 사이에 허가기준이 변경된 것이 아닌 이상 변경된 허가기준에 따라 처분을 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8. 20. 선고 95누10877 판결).
이 법리를 뒤집어 읽으면, 정당한 이유 없는 지연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변경된 기준을 적용한 반려가 위법하다는 뜻입니다. 또한 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2두23501 판결은 지연이 있었는지를 판단할 때 개정 전 법령의 적용을 피하려는 행정청의 동기나 의도도 고려할 수 있다는 취지로 판시했습니다. 처리기간을 넘겼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왜 늦어졌는지가 핵심입니다.
실제로 입증해야 할 자료는 정해져 있습니다. 접수일과 반려일 사이의 기간, 같은 시기 비슷한 신청의 처리 기간, 보완 요구가 반복되었는지와 그 내용, 담당자와 주고받은 통화·문자·민원 처리 기록, 개정안 예고·입법 일정이 공개된 시점입니다. 이 자료들이 행정청이 합리적 이유 없이 처리를 보류했다는 사정을 보여 주는지가 쟁점입니다. 반면 앞의 1996. 8. 20. 선고 95누10877 판결은 처리기간을 넘겼더라도 도시계획 결정 등 정당한 사유로 늦어진 경우에는 거부처분이 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이 점은 분명히 알고 계셔야 합니다.
한편 건축법 제18조의 건축허가 제한은 별개의 제도입니다. 국토교통부장관이나 시·도지사가 지역계획·국방·환경보전 등을 이유로 허가를 제한하면 그 기간은 2년 이내이고 1회에 한해 1년 이내로 연장할 수 있으며, 제한 공고 이후 접수된 신청은 이 제한에 따라 처리됩니다. 개정 법령에 의한 반려인지, 허가 제한 공고에 의한 반려인지에 따라 다툴 법리가 달라지므로 반려 사유 조항부터 특정해야 합니다.
정당한 이유 없는 지연이 입증되면, 법령이 바뀐 뒤의 반려라도 다툴 수 있습니다.
4. 반려에 불복하려면 정해진 기간 안에 이의신청·행정심판·행정소송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90일이라는 기간이 사건의 방향을 좌우합니다.
건축허가 신청에 대한 반려·불허가는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거부처분입니다. 행정기본법 제36조는 처분을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해당 행정청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이의신청 결과를 통지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의신청을 하더라도 행정심판·행정소송을 따로 제기할 수 있다는 점도 같은 조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행정심판법 제27조는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 처분이 있은 날부터 180일 이내에 심판청구를 하도록 정하고 있고, 행정소송법 제20조는 처분 등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 처분 등이 있은 날부터 1년 이내에 취소소송을 제기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반려 통지를 받고 ‘보완해서 다시 내면 되겠지’ 하며 기간을 보내면 반려 자체를 다툴 길이 닫힐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사안에 따라 다릅니다. 행정심판은 비용과 기간 부담이 작고 처분의 적법성뿐 아니라 부당 여부도 다룰 수 있으며, 시장·구청장의 처분이면 시·도 행정심판위원회가 심리합니다. 행정소송은 증거 조사와 사실관계 다툼이 필요한 사건에 맞습니다. 두 절차 모두 거부처분이 취소되면 행정청은 그 취지에 따라 다시 처분해야 하지만, 취소 이후에 새로 시행된 법령이나 기준이 바뀐 사정까지 막아 주는 것은 아니므로 재처분 단계에서 어떤 기준으로 다시 심사받을지까지 미리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접수증을 받았다는 안심보다 반려 통지서를 받은 날을 기산점으로 한 기간 관리가 먼저입니다.
5. 반려 통지를 받은 뒤에는 이렇게 절차를 진행합니다
반려 근거 조항과 부칙을 특정하고 지연 정황을 자료로 남기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반려 사건은 통상 ①반려 통지서의 근거 법령·조항 특정 → ②이의신청 또는 허가권자와의 사전 협의(수원 지역 사업장이라면 수원시 건축허가 담당 부서) → ③행정심판(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 청구 → ④행정소송(수원지방법원) 제기의 순서로 검토합니다. 이의신청과 행정심판, 행정소송은 서로 배타적이지 않아 기간만 지키면 병행이 가능합니다.
반려 통지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재신청부터 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려 통지서에 적힌 근거 법령·조항과 반려 사유를 확인하고, 그 조항이 언제 신설·개정되어 언제 시행되었는지 개정 이력을 대조합니다.
개정 법령 부칙에 신청 당시 기준을 인정하는 경과규정이 있는지 확인하고, 없다면 접수일부터 반려일까지의 처리 경과와 보완 요구 내역, 같은 시기 다른 신청의 처리 기간을 정리합니다.
반려 통지를 받은 날을 기준으로 이의신청 30일, 행정심판 90일, 행정소송 90일의 기간을 달력에 표시하고, 재신청과 불복을 병행할지 정합니다.
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행정청은 처분 당시의 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같은 범위에서만 새로운 처분사유를 추가·변경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반려 사유가 ‘개정 법령 위반’으로 특정되어 있다면 소송 중에 전혀 다른 사유를 내세워 반려를 유지하기는 어렵고, 건축허가 신청이 관계 법규상 제한에 걸리지 않으면 허가권자가 법규에 없는 사유로 거부할 수 없다는 점은 대법원 1995. 12. 12. 선고 95누9051 판결도 판시한 바 있습니다.
마치며
건축허가 반려는 “이미 법이 바뀌었다는데 어쩔 수 없겠지”라는 체념 때문에 불복 기간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설계비와 대지 매입비가 이미 들어간 상황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반려를 받은 건축주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항의보다 개정 부칙과 처리 경과를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경과규정이나 정당한 이유 없는 지연이 확인되면 반려 자체를 뒤집을 수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개정 기준에 맞게 계획을 조정해 재신청하는 현실적인 방안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허가권자나 인접 토지 소유자의 입장에서도 개정 기준을 일률적으로 적용한다는 이유만으로 결론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처리 지연 여부와 신뢰보호가 문제 되는 사안에서는 처분 근거와 처리 경과를 얼마나 갖추고 있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저는 인허가를 신청한 쪽과 처분을 하는 쪽 양쪽의 입장에서 쟁점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부칙 한 줄과 처리 경과표 하나가 결론을 바꾸는 장면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반려 통지를 받고 어디서부터 대응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불복 기간이 남아 있는 지금이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접수증을 받았는데도 개정 법령으로 반려할 수 있나요?
A. 경과규정이 없다면 가능한 것이 원칙입니다. 대법원은 신청 후 처분 전에 법령이 개정·시행되면 부칙에 종전 규정에 따른다는 경과규정이 없는 이상 신청 당시 법령에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다만 부칙 내용과 처리 지연 여부를 따져 보아야 합니다.
Q. 허가권자가 일부러 늦게 처리했다면 어떻게 되나요?
A. 정당한 이유 없이 처리를 늦춰 그 사이에 기준이 바뀐 경우라면 변경된 기준을 적용한 반려가 위법해질 수 있습니다. 접수일과 반려일 사이의 경과, 보완 요구 내역, 같은 시기 다른 신청의 처리 기간이 중요한 자료입니다.
Q. 처리기간을 넘기면 자동으로 반려가 위법해지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처리기간을 훈시규정으로 보아 기간을 넘겼다는 사실만으로 거부처분이 위법해지지는 않는다고 판단한 사례가 있습니다. 왜 늦어졌는지가 핵심입니다.
Q. 불복은 언제까지 해야 하나요?
A. 이의신청은 처분을 받은 날부터 30일, 행정심판은 처분을 안 날부터 90일, 행정소송은 처분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입니다. 가장 짧은 기간을 기준으로 일정을 잡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이의신청을 하면 행정심판이나 소송을 못 하나요?
A. 아닙니다. 행정기본법 제36조는 이의신청과 관계없이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의신청 결과를 통지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
Q. 반려 후 새 기준에 맞춰 다시 신청하면 불복은 포기한 것이 되나요?
A. 재신청이 곧바로 불복권 포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기간이 계속 흐르므로, 재신청과 불복 절차를 어떻게 병행할지 미리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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