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보는 남성에게 당한 강제추행
의뢰인은 늦은 밤 한 주점에서 일면식도 없는 남성에게 강제추행을 당했습니다. 그 남성은 갑자기 의뢰인에게 달려들어 껴안고 볼에 여러 차례 입맞춤을 했습니다. 이 일로 의뢰인은 일상생활을 이어가기 어려울 정도의 정신적 충격을 받았고,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라 상담이라도 받아보려고 저희 사무실을 찾아왔습니다.
형사 사건을 상담하다 보면, 가해자가 형사처벌을 받은 것만으로 사건이 끝났다고 생각하시는 피해자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그러나 형사처벌과 피해 회복은 별개의 절차입니다.
형사처벌과 별도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
가해자는 이 사건으로 벌금 5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고, 그 약식명령은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하지만 벌금은 국가에 내는 것이어서 피해자에게 돌아가는 돈은 없습니다. 피해자가 입은 손해는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 책임을 근거로 따로 청구해야 하고,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는 민법 제751조가 근거가 됩니다.
저희는 강제추행이 곧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소송을 제안했습니다. 의뢰인은 금액과 상관없이 손해가 일부라도 인정되기를 바랐고, 용기를 내어 소송을 시작했습니다.
형사 결과는 민사재판에서 어떻게 쓰일까
대법원 2004. 4. 28. 선고 2004다4386 판결은 관련 형사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사재판에서도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같은 판결은 민사재판에 제출된 다른 증거에 비추어 형사판결의 사실판단을 그대로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면 이를 배척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형사 결과에만 기대지 않고, 당시 상황과 피해 정도를 보여주는 자료를 따로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희가 준비한 것
먼저 의뢰인과 여러 차례 면담하며 사건 당시 상황과 추행의 구체적인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진단서와 진료비 내역 등 손해를 보여주는 자료도 빠짐없이 모았습니다.
가해자의 정확한 인적사항을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소장을 접수하면서 동시에 수사기관에 가해자 인적사항에 대한 사실조회를 신청해 소송이 지체되지 않도록 했습니다. 이와 함께 비슷한 사안의 판례와 사례를 찾아 위자료 액수에 관한 주장을 보강했습니다.
결과, 위자료와 치료비 인정
법원은 가해자의 강제추행이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치료비 33만 6,310원 전액과 위자료 500만 원을 합한 533만 6,310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위자료는 추행의 부위와 정도, 사건 발생 경위, 사건 이후 가해자가 보인 태도 등을 참작해 정해졌습니다. 이 금액에는 사건이 일어난 날부터 판결 선고일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지연손해금이 붙습니다.
비슷한 상황이라면 확인할 것
첫째, 진단서와 진료비 영수증, 상담 기록을 모아 두어야 합니다. 치료비는 영수증으로, 위자료는 피해의 정도를 보여주는 자료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둘째, 가해자의 이름이나 주소를 모르더라도 소송을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소를 제기하면서 수사기관에 사실조회를 신청해 인적사항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셋째, 기간을 확인해야 합니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민법 제766조에 따라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합니다. 판결에 불복하려면 판결정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안에 항소해야 합니다.
마무리
가해자가 처벌을 받았다고 해서 피해자의 손해가 저절로 회복되지는 않습니다. 강제추행 피해를 입었다면 형사 절차와 별도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지 함께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