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동업으로 가게를 열면서 상가를 함께 임차했다가, 사업을 접는 과정에서 임대차보증금을 누가 어떻게 돌려받았는지를 두고 다투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계약서에는 둘 다 임차인으로 되어 있지만 건물주와는 그 사람이 다 얘기했다”, “보증금은 나중에 알아서 나눌 줄 알았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막상 동업자가 임대인과 혼자 명도와 정산을 마치고 보증금을 자기 계좌로 받아 간 뒤 연락이 끊기면, 뒤늦게 “내 몫은 어떻게 되는 거냐”고 묻게 됩니다. 반대로 정산을 맡았던 쪽은 “밀린 월세와 원상복구비를 내가 다 냈으니 남은 돈은 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동업 관계에서 동업재산을 보관하던 사람이 정산 없이 임의로 쓴 경우 지분비율과 관계없이 횡령한 금액 전부에 대해 횡령죄가 성립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보증금도 이 틀에서 예외가 아닙니다.
아래에서는 동업자와 함께 빌린 상가의 보증금을 동업자가 혼자 정산하고 받아 갔을 때 어떤 경우에 횡령죄가 문제되는지, 그리고 돌려받지 못한 쪽이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동업을 위해 낸 보증금은 계약서 명의와 상관없이 동업재산입니다
보증금을 누가 냈고 어떤 사업을 위해 냈는지가, 계약서에 이름이 몇 명 적혔는지보다 중요합니다.
민법 제703조는 2인 이상이 상호 출자하여 공동사업을 경영할 것을 약정하면 조합이 성립한다고 정하고, 제704조는 조합원의 출자와 그 밖의 조합재산을 조합원의 합유로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출자는 금전이든 노무든 가능합니다. 둘이 돈을 모아 상가 보증금을 내고 그 공간에서 함께 장사를 하기로 했다면, 보증금은 동업재산에 해당합니다.
실무에서 자주 부딪히는 오해는 “임대차계약서에 내 이름이 없으니 보증금은 그 사람 돈”이라거나, 반대로 “계약서에 둘 다 있으니 반반”이라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형사 판단에서 중요한 것은 계약서의 형식이 아니라 실제로 누가 얼마를 출자했는지, 그 돈이 공동사업을 위한 것이었는지입니다. 한 사람 명의로만 임대차계약을 맺었더라도 보증금을 둘이 나눠 부담했고 매출을 함께 나누기로 했다면 동업재산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공동임차가 곧바로 동업은 아닙니다. 각자 별도로 장사하면서 공간과 보증금만 나누어 부담한 경우에는 조합이 아니라 단순한 금전 정산 문제로 판단될 수 있고, 이때는 횡령이 아니라 민사상 정산·부당이득 문제가 중심이 됩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동업약정의 존재를 뒷받침할 자료, 즉 출자 내역, 수익 분배 방식, 사업자등록 명의 같은 사정을 정리해야 합니다.
상가 보증금이 공동사업을 위해 출자된 돈이라면, 계약서 명의와 무관하게 동업자 전원의 합유에 속하는 재산으로 다뤄질 수 있습니다.
2. 정산 전에는 동업자 한 명이 보증금을 혼자 가져갈 권한이 없습니다
“내 몫만 챙겼다”는 말은 동업자 사이에 정산이 끝난 뒤에야 의미가 있습니다.
민법 제272조는 합유물을 처분하려면 합유자 전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임대차가 끝나면 임대인에게서 돌려받는 보증금 반환채권과 그 돈은 동업관계가 정리되기 전까지 동업재산의 성격을 유지합니다. 그래서 동업자 한 사람이 임대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받아 두었다면, 그 사람은 다른 동업자의 몫까지 포함된 돈을 보관하는 지위에 서게 됩니다.
대법원은 이 점을 다음과 같이 판시했습니다.
동업재산은 동업자의 합유에 속하는 것이므로 동업관계가 존속하는 한 동업자는 동업재산에 대한 그 지분을 임의로 처분할 권한이 없고 동업자의 한 사람이 그 지분을 임의로 처분하거나 또는 동업재산의 처분으로 얻은 대금을 보관 중 임의로 소비하였다면 횡령죄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 또한 동업자 사이에 손익분배의 정산이 되지 아니하였다면 동업자의 한 사람이 임의로 동업자들의 합유에 속하는 동업재산을 처분할 권한이 없는 것이므로, 동업자의 한 사람이 동업재산을 보관 중 임의로 횡령하였다면 지분비율에 관계없이 임의로 횡령한 금액 전부에 대하여 횡령죄의 죄책을 부담한다(대법원 2011. 6. 10. 선고 2010도17684 판결).
이 판결의 사안은 동업 사업권 양도대금 중 계약금 1억 원을 보관하던 사람이 9,000만 원을 개인 채무 변제에 쓴 경우였고, 대법원은 동업 지분이 절반이라 하더라도 쓴 금액 전부에 대해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보았습니다. 보증금을 혼자 받아 쓴 경우도 구조가 같습니다. “보증금 3,000만 원 중 내 몫은 1,500만 원이니 나머지만 문제”라는 계산은 정산 합의가 없었다면 통하지 않습니다.
한 가지 구분할 점은, 동업자가 임대인과 명도와 정산을 맡아 처리하는 것 자체는 위법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받은 돈을 동업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자기 용도로 쓰거나 자기 몫이라며 가져간 시점입니다. 즉 위탁받은 정산 업무와 받은 돈의 처분은 따로 판단됩니다.
동업재산인 보증금을 혼자 받아 임의로 쓰면, 내 지분이 얼마든 받은 금액 전부가 횡령 판단의 대상이 됩니다.
3. “밀린 월세와 복구비를 내가 다 냈다”는 항변은 증거로 가려집니다
공제가 정당한 정산이었는지는 영수증·합의·시기에 따라 결과가 갈립니다.
정산을 맡았던 동업자가 가장 많이 내세우는 방어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보증금에서 차임 연체분과 원상복구 비용이 공제되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동안 내가 대신 낸 돈이 더 많아서 남은 돈이 내 몫”이라는 것입니다.
임대인이 보증금에서 연체 차임과 원상복구 비용을 공제하는 것은 임대차 실무에서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형사 판단에서 보는 것은 그 공제가 실제로 있었는지, 금액이 임대인의 정산서와 맞는지, 공제 후 남은 돈을 어떻게 했는지입니다. 임대인에게서 받은 돈은 계좌 내역으로, 공제 내용은 임대인의 정산 내역과 영수증으로 확인되기 때문에, 말로 주장한 공제액이 서류와 다르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쟁점은 사후 정산 합의입니다. 동업자 사이에 “이번 사업은 그만두고 보증금은 네가 가져가라”는 합의가 있었다면 임의 처분이 아니라 정산에 따른 귀속이 되어 횡령 성립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합의 증거가 메신저 몇 줄뿐이거나 합의 시점이 고소 이후라면 신빙성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합의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쪽은 합의 시점과 내용을 특정할 수 있는 자료를, 그것을 부인하는 쪽은 합의가 없었다는 정황을 확보해야 합니다.
또 “대신 낸 돈이 더 많다”는 주장은 별개의 정산 청구권일 뿐, 다른 동업자의 동의 없이 보증금을 가져가는 근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 돈은 동업자들 사이의 청산 절차에서 따로 다투어야 합니다.
공제와 정산 주장은 서류와 시점으로 검증되고, 합의 없이 가져간 사실이 인정되면 항변만으로는 횡령 성립을 막기 어렵습니다.
4. 받은 보증금 액수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집니다
보증금 규모가 크면 특경법 가중처벌 구간까지 문제될 수 있고, 반환 노력은 양형에서 따져집니다.
형법 제355조 제1항은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동업자 사이의 보증금 사건은 대개 이 단순 횡령이 적용됩니다. 만약 동업 사업체에서 자금관리 업무를 맡은 지위에서 범한 것으로 인정되면 형법 제356조의 업무상횡령이 되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합니다.
상가 보증금은 규모가 큰 경우가 많습니다.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형이 무거워지고,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가능합니다. 다만 일반적인 상가 보증금은 이 구간 아래에 있어서, 실제 쟁점은 횡령 성립 여부와 양형입니다.
양형에서는 동업의 경위, 임의로 쓴 금액과 용도, 피해 동업자와의 합의 또는 반환 여부가 중요하게 참작됩니다. 보증금 전액을 돌려주거나 정산 방안을 제시한 경우와, 연락을 끊고 돈을 쓴 경우는 결과가 크게 다릅니다. 초기에 정산 내역을 투명하게 제시하는 것이 형사와 민사 양쪽에서 모두 유리한 이유입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고소 전에 동업약정과 보증금 흐름부터 자료로 정리해야 사건 방향이 정해집니다.
동업자 보증금 횡령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상가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피고소인이 되었다면 조사 단계에서 한 진술이 이후 재판 내내 영향을 미칩니다.
민사 쪽도 유의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조합원의 조합재산 횡령으로 조합이 입은 손해에 대해 다른 조합원이 조합관계를 벗어난 개인 지위에서 손해배상을 구할 수 없고, 이때는 원칙적으로 조합원 전원이 함께 소를 제기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2. 12. 29. 선고 2022다263448 판결). 그래서 동업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어떤 청구로 어떻게 회수할지 설계가 필요합니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고 느끼는 분이라면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임대차계약서와 동업계약서(또는 출자 내역)를 확인하여 보증금을 누가 얼마씩 냈는지, 사업을 함께하기로 했는지를 정리합니다.
임대인에게 보증금이 언제 누구 계좌로 얼마가 반환되었는지, 공제 내역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입금 내역과 정산서를 확보합니다.
동업자와 주고받은 메신저·문자에서 정산 합의 여부, 보증금에 관한 대화를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동업 관계 자금 분쟁에 경험 있는 변호사와 상담하면, 형사 고소와 민사상 정산 청구를 어떤 순서로 진행할지 실질적인 회수 방안을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함께 장사하던 사람과 보증금을 두고 다투는 일은 “그래도 같이 고생한 사이인데”라는 마음 때문에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증금을 받지 못한 동업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주장보다 동업관계와 출자 사실, 보증금이 누구에게 얼마 반환되었는지를 먼저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간이 지나 돈이 소비되고 증거가 흩어질수록 회수는 어려워집니다.
반대로 혼자 정산하고 보증금을 받은 동업자 입장에서도 “내가 다 처리했으니 내 돈”이라는 생각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공제 내역이 서류로 설명되는지, 정산 합의가 있었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동업자 사이의 자금 분쟁에서 돈을 받은 쪽과 돌려받지 못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 정리와 법리 선택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고소장을 내기 전이든 조사 통보를 받았든, 지금이 방향을 정할 수 있는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계약서에 저는 임차인으로 이름만 있고 보증금은 동업자가 냈습니다. 제 몫이 있나요?
A. 보증금을 누가 냈는지가 핵심입니다. 이름만 올렸고 출자하지 않았다면 몫을 주장하기 어렵고, 출자했다면 계약서 명의와 관계없이 몫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Q. 동업자가 보증금에서 월세 연체분을 뺐다고 하는데 믿어도 되나요?
A. 임대인의 정산 내역과 입금 내역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서류상 공제액과 실제 입금액이 맞는지 대조해 보시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Q. 제 지분이 30%라면 동업자가 70%만 가져간 경우에는 문제없나요?
A. 정산 합의가 없다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정산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임의로 쓴 금액에 대해 지분비율과 관계없이 전부 횡령죄 책임을 진다고 봅니다.
Q. 단순히 같이 빌려 쓴 상가인데 동업이 아니면 횡령이 안 되나요?
A. 조합 관계가 인정되지 않으면 횡령이 아니라 민사상 정산 문제로 흐를 수 있습니다. 다만 위탁받은 돈을 받아 보관하다 임의로 쓴 사정에 따라 형사 쟁점이 될 여지는 사안별로 따로 봐야 합니다.
Q. 이미 돌려줄 생각이 있었는데 고소당했습니다. 어떻게 되나요?
A. 성립 여부와는 별개로 반환 노력과 합의는 양형에서 중요하게 참작됩니다. 정산 내역을 문서로 정리해 제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Q. 형사 고소와 민사 청구는 같이 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다만 동업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조합원 전원이 함께 청구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서 청구 방식을 먼저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Q. 경찰에서 연락이 왔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이후 사건의 방향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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