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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지나서 성추행 고소를 당했는데 신빙성이 떨어지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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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지나서 성추행 고소를 당했는데 신빙성이 떨어지지 않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회식, 모임, 직장 내 접촉 같은 일을 겪은 지 몇 달이 지난 뒤에야 경찰로부터 강제추행 고소 사실을 통보받았다는 상담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이런 통보를 받은 분들이 가장 먼저 하시는 말씀은 대체로 같습니다. “그렇게 큰일이었으면 그때 바로 말했겠지, 몇 달이나 지나서 고소했다면 신빙성이 없는 것 아닌가요”, “그 뒤로도 연락을 주고받았는데 괜찮았다는 뜻 아닌가요”라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별다른 준비 없이 조사에 나가 “기억이 잘 안 난다”, “그런 적 없다”고 짧게 답했다가, 이후 객관적 자료와 어긋나는 진술이 되어 오히려 불리해지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해 신고가 늦었다는 사정만으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낮게 평가하지 않습니다. 진술의 일관성, 구체성, 허위로 고소할 만한 동기가 있는지를 종합해서 판단하고, 피해자가 처한 구체적인 사정을 충분히 살피지 않고 진술을 배척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아래에서는 몇 달 뒤 고소가 들어온 경우 법원이 무엇을 보고 신빙성을 판단하는지, 그리고 실제로 다투어볼 수 있는 지점은 어디인지 판례와 조문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고소가 몇 달 늦었다는 이유만으로 사건이 약해지지는 않습니다

강제추행은 공소시효가 끝나기 전이라면 언제든 고소할 수 있습니다.

형법 제298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법정형의 장기가 10년이므로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공소시효는 10년입니다. 즉 몇 달 뒤의 고소는 시효와 관련해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또한 강제추행은 친고죄가 아니어서 “고소는 몇 개월 안에 해야 한다”는 별도의 기간 제한도 없습니다. 고소 시점이 늦다는 점은 수사기관이 사건을 접수하지 않을 이유가 되지 못하고, 접수된 이상 수사는 정상적으로 진행됩니다.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력범죄라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1조 제1항에 따라 공소시효가 피해자가 성년이 된 날부터 진행하고, 13세 미만이거나 장애가 있는 사람에 대한 강제추행은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공소시효 자체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몇 달이 지났다는 사정이 방어 논거가 되기는커녕, 상대방의 연령에 따라서는 시간이 지나도 책임이 사라지지 않는 사건도 있다는 점을 알고 계셔야 합니다.

고소가 몇 달 늦어졌다는 사실은 시효나 접수 여부에서 피고소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습니다.


2. 법원은 신고 시점이 아니라 진술의 일관성·구체성·동기를 봅니다

진술의 주요 부분이 일관되고 허위 고소의 동기가 드러나지 않으면, 신빙성은 함부로 배척되지 않습니다.

형사재판에서 유죄가 되려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증명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하라는 뜻이 아니어서, 증명력이 있는 증거를 합리적 근거 없는 의심으로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납니다. 이 때문에 증거가 사실상 피해자 진술 하나뿐인 추행 사건에서도, 그 진술이 믿을 만하면 유죄가 선고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판단 기준을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따라서 법원이 보는 기준은 “언제 신고했는가”가 아니라 ①수사기관에서 법정까지 진술의 핵심이 일관되는지 ②장소·시간·신체 접촉 부위 같은 세부 내용이 구체적이고 객관적 정황과 맞아떨어지는지 ③피해자에게 거짓으로 고소할 만한 사정, 예컨대 금전 문제나 직장 내 갈등, 합의금 목적이 있었는지입니다.

여기서 피고소인에게 중요한 사실이 하나 더 있습니다. 같은 판결은 피해자 진술이 유일한 증거인 사건에서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거나 그 자체로 모순되면, 그 점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으로 쓰일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해당 사건의 피고인은 수사 초기의 진술을 뒤에 번복했고, 그 번복이 불리하게 평가되었습니다.

신빙성 판단의 중심은 신고 시점이 아니라 진술 내용이고, 피고소인의 진술이 흔들리면 오히려 피해자 진술이 힘을 얻습니다.


3. 신고가 늦고 이후에도 연락이 있었다는 사정은 쉽게 신빙성 배척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성범죄 피해자의 대처 방식은 사람과 관계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 대법원의 전제입니다.

“그 뒤에도 문자를 주고받았고 함께 식사까지 했는데 피해자라면 그럴 수 있느냐”는 주장은 피고소인이 가장 많이 꺼내는 항변입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런 사정만으로 진술을 배척하는 판단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이 판결은 앞선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의 법리를 이어받은 것으로, 법원이 성폭행·성희롱 사건을 심리할 때 이른바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2018도7709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사건 직후 가해자와 대화를 나눈 점, 남편에게 곧바로 말하지 않은 점 등이 모두 신빙성을 부정할 사유가 되지 못한다고 보았습니다.

직장 상사나 선배처럼 관계를 쉽게 끊을 수 없는 사이라면 신고가 몇 달 늦어진 이유가 더 쉽게 설명됩니다. 그래서 “몇 달 뒤 고소했으니 거짓”이라는 논리는 단독으로는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고, 실제로 다투려면 신고 시점이 아닌 다른 객관적 지점을 찾아야 합니다.

지연 고소와 사건 이후의 연락은 그 자체로는 방어 논리가 되지 못하고, 구체적인 모순을 찾아내야 비로소 의미를 가집니다.


4. 실제로 다툴 수 있는 것은 객관 자료와 진술의 어긋남, 그리고 고소의 동기입니다

신빙성은 ‘시간’이 아니라 ‘자료와의 충돌’로 흔들 수 있습니다.

몇 달이 지난 사건에서는 자료가 사라지기 전에 확보하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사건 당시의 장소, 동선, 동석자는 카드 결제 내역, 교통카드 기록, 위치정보, 매장 CCTV, 회사 출입 기록 등으로 확인할 수 있고, 피해자가 주장하는 시각과 장소가 이런 자료와 맞지 않는다면 진술의 구체성이 무너집니다. 다만 CCTV는 보관기간이 짧아 이미 지워졌을 수 있으므로 통보를 받는 즉시 확인에 착수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사건 전후의 대화 내용입니다. 카카오톡이나 문자에서 피해 호소가 전혀 없고 평소와 같은 어조였는지, 반대로 사과 취지의 표현이 있는지가 모두 증거가 됩니다. 이때 불리한 대화라고 해서 지우면 안 됩니다. 삭제 사실이 드러나면 증거를 숨기려 했다는 의심을 받아 오히려 불리해지므로, 휴대전화를 있는 그대로 보존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고소의 동기입니다. 고소 직전에 금전 거래, 인사 평가, 징계, 관계 정리를 둘러싼 갈등이 있었다면 허위로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가 있었는지의 문제로 검토됩니다. 다만 이 부분은 막연한 추측이 아니라 시기와 자료로 뒷받침되어야 받아들여집니다.

마지막으로 진술의 변화입니다. 피해자가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접촉 부위나 경위를 달리 말하는지, 처음에는 없던 내용이 시간이 지나며 추가되는지 비교해야 합니다. 동시에 피고소인 자신의 진술이 처음과 나중에 달라지지 않도록 미리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결과가 달라질 때의 부담도 알아두셔야 합니다. 강제추행으로 유죄판결이나 약식명령이 확정되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에 따라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는데, 이 조항이 벌금형을 예외로 두는 범죄는 제12조·제13조 등 일부에 한정되어 있어 벌금형도 등록 대상에서 빠지지 않습니다. 형량 못지않게 사건의 결론 자체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5. 고소 통보를 받았다면 조사 전에 이렇게 준비하셔야 합니다

첫 진술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정하므로, 조사 전 자료 정리가 가장 중요합니다.

절차는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의 피고소인 출석 요구 → ②피고소인 조사와 고소인 대질 또는 보강 수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의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출석 요구서를 받았다고 해서 곧바로 범죄자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이 단계의 진술은 이후 재판까지 그대로 따라갑니다.

조사를 앞두고는 감정적으로 고소인에게 연락하는 대신 아래 순서로 정리하시길 권합니다. 고소인에게 직접 연락해 사과하거나 해명하는 행동은 2차 가해나 합의 종용으로 오해받을 수 있습니다.

  1. 사건 당일을 기준으로 전후 한 달의 대화 내역, 결제 내역, 이동 기록을 원본 그대로 보존하고 날짜별로 정리합니다.

  2. 당시 같이 있던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하고, 기억나는 사실관계를 시간순으로 적되 확실하지 않은 부분은 확실하지 않다고 구분해 둡니다.

  3. 고소장의 내용을 확인한 뒤 고소인의 주장과 내 기억이 어디서 갈리는지 표시하고, 조사 전에 변호사와 함께 답변 방향을 정합니다.

이렇게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해야 부인할 부분과 인정할 부분을 구분할 수 있고, 일부 사실관계를 인정하더라도 폭행이나 협박, 추행의 고의 여부를 다투는 방어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고소 통보를 받으면 “몇 달이나 지난 일인데 설마 처벌까지 가겠나”라는 생각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사이 CCTV가 지워지고 대화방이 정리되면서 방어에 쓸 수 있는 자료가 줄어듭니다.

고소를 당한 입장에서는 신고가 늦었다는 점에만 기대기보다, 진술의 일관성과 객관 자료를 하나씩 대조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자료가 정리될수록 어디를 다툴 수 있는지가 분명해집니다.

반대로 피해를 입고도 시간이 지나서야 용기를 낸 입장에서도 늦은 신고가 불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다만 그만큼 당시 상황과 이후의 경위를 일관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성범죄 사건에서 고소를 당한 쪽과 피해를 주장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첫 진술과 초기 자료 확보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조사 일정이 정해졌거나 고소 사실을 통보받았다면, 아직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지금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사건 후 몇 달 뒤에 고소했다면 신빙성이 없다고 볼 수 있나요?

A. 신고 시점만으로는 어렵습니다. 법원은 진술의 일관성, 구체성, 허위 고소의 동기 유무를 종합해 판단하고, 피해자의 특별한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진술을 가볍게 배척하지 않습니다.

Q. 몇 달 지난 사건도 처벌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강제추행의 공소시효는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10년이고, 미성년자 대상이면 성년이 된 날부터 시효가 진행합니다.

Q. 사건 이후에도 서로 연락했는데 이것이 도움이 되나요?

A. 그 사정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대법원은 피해자의 대처 양상이 관계와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보기 때문에, 대화의 구체적 내용과 맥락까지 함께 살펴야 의미가 있습니다.

Q.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하면 안전한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가 나중에 구체적으로 진술을 바꾸면 신빙성이 떨어져 불리하게 평가될 수 있으므로, 조사 전에 사실관계를 정리해야 합니다.

Q. 불리한 대화 내용은 지워도 되나요?

A. 지우면 안 됩니다. 삭제 사실이 드러나면 증거를 감추려 했다는 의심을 받을 수 있으니, 휴대전화와 대화방을 그대로 보존한 채 변호사와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Q. 벌금형이 나오면 신상정보 등록은 피할 수 있나요?

A. 강제추행은 벌금형이어도 피할 수 없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상 벌금형이 예외로 규정된 범죄는 일부에 한정됩니다.

Q.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정하고, 몇 달 지난 사건일수록 확보할 수 있는 자료의 시한이 짧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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