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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진행 중인 집을 샀는데 경매를 멈출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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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진행 중인 집을 샀는데 경매를 멈출 수 있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시세보다 저렴한 급매 부동산을 계약하고 등기까지 마쳤는데, 뒤늦게 등기부등본에서 ‘임의경매개시결정’ 또는 ‘강제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를 발견했다는 상담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습니다.

상담하신 분들 중 상당수는 “내 이름으로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쳤으니 이제 내 집이다”, “매도인이 곧 빚을 갚는다고 했으니 경매는 알아서 멈출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매도인이 잔금만 받고 연락이 끊기거나 채무를 갚지 못하면, 법원에서 매각기일 통지서가 날아오고 그제야 집을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민사집행법은 경매개시결정으로 압류가 된 뒤에 소유권을 취득한 사람에 대해, 압류 사실을 알았든 몰랐든 경매절차가 그대로 계속 진행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경매를 멈추거나 소유권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법에 따로 마련되어 있고, 그 방법은 대금이 완납되기 전에만 쓸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래에서는 경매가 진행 중인 집을 산 경우 경매를 멈출 수 있는지, 멈추지 못했을 때 매도인에게 무엇을 물을 수 있는지 법 조문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경매개시결정 이후에 샀다고 해서 경매가 저절로 멈추지는 않습니다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더라도 압류의 효력은 새 소유자에게 그대로 따라붙습니다.

경매절차를 개시하는 결정에는 동시에 그 부동산의 압류가 함께 명해지고(민사집행법 제83조 제1항), 이 압류는 채무자에게 결정이 송달된 때 또는 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가 된 때에 효력이 생깁니다. 즉 등기부 갑구에 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가 되어 있는 부동산을 산 사람은, 이미 압류가 걸린 물건을 넘겨받은 것입니다.

민사집행법 제92조는 이 경우의 법률관계를 두 갈래로 정리합니다.

제3자는 권리를 취득할 때에 경매신청 또는 압류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 경우에는 압류에 대항하지 못한다. 부동산이 압류채권을 위하여 의무를 진 경우에는 압류한 뒤 소유권을 취득한 제3자가 소유권을 취득할 때에 경매신청 또는 압류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였더라도 경매절차를 계속하여 진행하여야 한다(민사집행법 제92조).

쉽게 말해, 경매 사실을 알고 샀다면 새 소유자는 압류에 맞설 수 없고, 은행 근저당권처럼 그 부동산 자체가 채권의 담보로 잡혀 있는 경우에는 경매 사실을 몰랐더라도 경매가 계속됩니다. 압류는 채무자의 관리·이용을 막지 않기 때문에(제83조 제2항) 계약과 등기 자체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소유권은 경매에서 매각되면 사라질 수 있는 불안정한 소유권입니다.

경매개시결정 후 취득한 소유권은 등기를 마쳤더라도 경매절차가 끝나면 잃을 수 있는 소유권입니다.


2. 경매를 멈추는 가장 확실한 길은 채권자에게 채무를 갚는 것입니다

새 소유자도 매도인 대신 빚을 갚고 경매신청 취하나 담보권 말소를 받아낼 수 있습니다.

민법 제364조는 저당부동산에 대해 소유권을 취득한 제삼자가 저당권자에게 그 부동산으로 담보된 채권을 변제하고 저당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또 민법 제469조 제1항에 따라 채무의 변제는 제삼자도 할 수 있습니다. 새 소유자는 자기 집을 지키기 위해 변제하는 사람으로서 변제할 정당한 이익이 있으므로, 변제하면 당연히 채권자를 대위하는 지위(민법 제481조)를 얻어 매도인에게 갚은 돈을 구상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먼저 경매를 신청한 채권자에게 원금·이자·지연손해금·집행비용이 합해 얼마인지 잔액을 확인합니다. 그 금액을 변제하면 채권자는 경매신청을 취하하게 되고, 경매신청이 취하되면 압류의 효력은 소멸합니다(제93조 제1항). 담보권 실행을 위한 임의경매라면 채권자가 담보권을 실행하지 않기로 하거나 경매신청을 취하하겠다는 서류, 또는 피담보채권을 변제받았다는 서류가 경매법원에 제출되면 경매절차는 정지됩니다(제266조 제1항 제4호).

다만 시간이 중요합니다. 이미 매수신고가 있은 뒤에는 최고가매수신고인 또는 매수인, 차순위매수신고인의 동의를 받아야 취하의 효력이 생깁니다(제93조 제2항). 매각기일이 잡혀 있다면 입찰이 시작되기 전에 변제와 취하를 마치는 것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입니다.

새 소유자가 직접 변제하고 취하서나 말소 서류를 받아내는 것이 경매를 확실히 멈추는 방법이며, 입찰이 시작되기 전이 골든타임입니다.


3. 경매개시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으로 절차를 다투거나 멈출 수도 있습니다

이의신청은 매각대금이 모두 지급될 때까지 할 수 있지만,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민사집행법 제86조 제1항은 이해관계인이 매각대금이 모두 지급될 때까지 경매개시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신청을 받은 법원은 필요하면 경매절차의 정지 등 잠정 조치를 할 수 있습니다(제86조 제2항). 소유자는 경매의 이해관계인이므로 새 소유자도 이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의의 이유’입니다. 임의경매에서는 담보권이 없다는 것 또는 소멸되었다는 것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제265조). 예를 들어 피담보채권이 이미 변제나 시효로 소멸했는데도 근저당권 등기가 남아 경매가 신청된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반면 “내가 모르고 샀다”, “경매 사실을 몰랐다”는 사정은 이의 사유가 되지 못하고, 앞서 본 제92조 제2항에 따라 경매는 그대로 진행됩니다.

담보권의 말소등기가 된 등기사항증명서, 담보권이 소멸되었다는 확정판결 정본이 경매법원에 제출되면 경매절차는 정지되고 이미 실시한 절차도 취소됩니다(제266조 제1항 제1~3호, 제2항). 이를 위해 별도의 소송(근저당권말소 청구 등)을 제기하고 판결을 받는 데 시간이 걸리므로,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지막 변수는 대금 완납입니다. 담보권이 소멸했더라도 대금이 완납되고 나면 매수인의 부동산 취득은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제267조). 이의신청을 하려면 매각대금 완납 전에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의신청은 담보권이 없거나 소멸한 경우에만 통하며, 대금이 완납되면 더는 소유권을 되돌릴 수 없습니다.


4. 경매를 멈추지 못해 소유권을 잃으면 매도인에게 해제와 손해배상을 물을 수 있습니다

저당권 행사로 소유권을 잃으면 계약 해제와 손해배상이 가능하고, 숨긴 경우에는 사기죄도 문제됩니다.

민법 제576조는 매매 목적 부동산에 설정된 저당권 또는 전세권의 행사로 인하여 매수인이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거나 취득한 소유권을 잃은 때에는 매수인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매수인이 자기 돈을 들여 소유권을 보존했다면 그 상환을 매도인에게 청구할 수 있고(제2항), 그 밖에 손해를 입었다면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제3항). 새 소유자가 앞서 말한 제364조에 따라 직접 변제해 집을 지켰다면 이 돈이 바로 상환 청구의 대상이 됩니다.

민사 책임과 별개로, 매도인이 경매개시결정이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숨기고 “곧 해결된다”며 대금을 받았다면 형사 문제가 됩니다. 고지할 사실을 숨겨 매수인을 착오에 빠뜨리고 재산상 이익을 얻었다면 사기죄(형법 제347조 제1항,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가 문제될 수 있고,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함께 적용될 수 있습니다.

다만 등기부에 경매개시결정이 공시되어 있다는 점은 매도인이 “매수인이 확인할 수 있었다”고 다투는 근거가 되기도 합니다. 매수인이 등기부를 확인했는지, 계약서에 경매 사실이 어떻게 적혀 있는지, 매도인이 어떤 말로 안심시켰는지가 결과를 가릅니다. 그래서 계약 당시의 문자·통화 녹음·중개사 진술을 미리 확보해야 합니다.

소유권을 잃더라도 매도인에게 민사상 해제·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며, 기망이 있었다면 형사 고소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5. 실제 대응은 이런 순서로 진행됩니다

매각기일이 잡히기 전에 채권액 확인과 서류 준비를 끝내는 것이 승패를 가릅니다.

경매가 진행 중인 집을 산 사건은 통상 ①등기사항증명서와 경매 사건번호 확인 → ②경매를 신청한 채권자에게 채권 잔액 확인 및 변제·취하 협의 → ③경매법원(수원 관내 부동산이라면 수원지방법원 경매계)에 취하서 또는 담보권 말소 서류 제출 → ④협의가 되지 않을 때 이의신청과 집행정지·매도인 상대 민형사 절차(수원지방검찰청 또는 관할 경찰서 고소 포함) 순서로 진행됩니다. 매각기일이 한 번 지나가 매수인이 정해지면 취하에 매수인 동의가 필요해지므로 속도가 중요합니다.

경매가 진행 중인 집을 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 감정적으로 매도인에게 연락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등기사항증명서(갑구·을구)에서 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 일자, 경매 사건번호, 근저당권·가압류 등 다른 권리의 금액과 순위를 확인합니다.

  2. 법원 경매정보와 사건기록으로 매각기일, 채권자, 청구금액을 확인하고 채권자에게 변제할 총액(원금·이자·비용)을 서면으로 받아 둡니다.

  3. 매매계약서, 대금 지급 내역, 매도인과의 문자·통화 내용, 중개사 진술 등 계약 당시 경매 사실의 고지 여부를 보여줄 자료를 정리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경매를 멈추는 절차와 매도인에 대한 해제·손해배상, 필요하다면 형사 고소까지 한꺼번에 설계한다면 집을 지키는 쪽과 돈을 회수하는 쪽 모두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경매 중인 집을 산 분들은 “설마 내 집이 넘어가겠느냐”는 마음 때문에 매각기일 통지서를 받고서야 움직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대금이 완납되고 나면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이 거의 남지 않습니다.

집을 산 매수인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항의보다 채권자 잔액 확인과 변제 여부 판단이 먼저입니다. 변제할 금액과 집의 가치를 비교한 뒤, 변제 후 매도인에게 구상하고 계약을 해제하는 방법까지 함께 선택해야 합니다.

반대로 경매 사실을 알면서 집을 판 매도인 입장에서도 “곧 갚으려 했다”는 말만으로 책임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대금을 받은 시점의 고지 내용과 변제 계획이 어땠는지에 따라 민사 책임뿐 아니라 형사 책임의 범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는 부동산 매매와 소유권 분쟁에서 집을 산 쪽과 판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어떤 서류를 먼저 내느냐에 따라 집을 지키는 사건과 잃는 사건이 갈리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매각기일이 잡혀 있다면, 지금이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경매 사실을 모르고 샀는데도 경매가 계속되나요?

A. 근저당권처럼 부동산이 채권의 담보로 잡혀 있는 경우에는 경매 사실을 몰랐더라도 경매절차가 계속 진행됩니다(민사집행법 제92조 제2항). 다만 모르고 샀다는 사정은 매도인에게 책임을 묻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Q. 제가 대신 빚을 갚으면 경매가 바로 멈추나요?

A. 채권자가 경매신청을 취하하거나 변제받았다는 서류가 경매법원에 제출되면 절차가 멈춥니다. 다만 이미 매수신고가 있었다면 최고가매수신고인 등의 동의가 있어야 취하가 효력을 가집니다.

Q. 대신 갚은 돈은 매도인에게 돌려받을 수 있나요?

A. 변제할 정당한 이익이 있는 사람은 변제로 채권자를 대위하므로(민법 제481조) 매도인에게 구상할 수 있고, 민법 제576조 제2항에 따라 상환 청구도 가능합니다. 실제 회수는 매도인의 자력에 달려 있으므로 가압류 등 보전 조치를 함께 검토합니다.

Q. 이미 대금이 완납된 뒤에도 경매를 되돌릴 수 있나요?

A. 매각대금이 모두 지급되면 이의신청은 더 할 수 없고, 담보권이 소멸했더라도 매수인의 취득에는 영향이 없습니다(제267조). 이 경우에는 매도인에 대한 해제·손해배상 청구가 남습니다.

Q. 제가 직접 경매에 입찰해서 집을 사들일 수도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저당물의 소유권을 취득한 제삼자도 경매인이 될 수 있다고 민법 제363조 제2항이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변제로 경매를 끝내는 방법과 입찰가를 비교해 유리한 쪽을 택해야 합니다.

Q. 매도인에게 사기죄를 물을 수 있나요?

A. 경매 사실을 알고도 숨기며 대금을 받았다면 사기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등기부에 공시된 사실이어서 기망 여부를 다투는 경우가 많으므로 계약 당시의 대화·문자 자료가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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