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인테리어, 신축, 증축 공사를 마친 뒤 잔금과 추가공사비, 하자 보수 문제를 두고 시공사와 발주자가 정면으로 부딪히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소송까지 가면 몇 년씩 걸린다는데 위원회 같은 데서 빨리 정리할 수 없나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시공사는 “추가공사를 구두로 요청받아 했으니 당연히 받을 돈”이라고 생각하고, 발주자는 “하자가 이렇게 많은데 잔금은 못 준다”고 맞서는 경우가 전형적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서로 내용증명만 주고받다 보면 감정이 상하고, 증거는 흐려지고, 시간만 흘러갑니다.
건설산업기본법은 이런 분쟁을 법원 밖에서 풀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 소속 건설분쟁 조정위원회를 두고 있고, 여기서 성립한 조정서에는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부여됩니다. 다만 모든 공사대금 다툼이 이 제도의 대상은 아니고, 상대방이 조정안을 거부하면 처음부터 다시 소송을 해야 하는 한계도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공사대금 다툼을 건설분쟁 조정위원회에 맡길 수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 신청 후 절차와 조정서의 효력, 그리고 소송과 어떻게 가려 써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발주자와 수급인 사이의 공사대금 분쟁은 조정위원회에 신청할 수 있습니다
건설공사에 관한 발주자·수급인 분쟁은 한쪽만 신청해도 조정 절차가 시작됩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69조 제1항은 건설업과 건설용역업에 관한 분쟁을 조정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장관 소속으로 건설분쟁 조정위원회를 둔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조 제3항은 위원회가 당사자의 어느 한쪽 또는 양쪽의 신청을 받아 분쟁을 심사·조정한다고 하면서, 대상을 다음처럼 열거합니다.
설계, 시공, 감리 등 건설공사에 관계한 자 사이의 책임에 관한 분쟁 / 발주자와 수급인 사이의 건설공사에 관한 분쟁 / 수급인과 하수급인 사이의 건설공사 하도급에 관한 분쟁 / 수급인과 제3자 사이의 시공상 책임 등에 관한 분쟁 / 건설공사 도급계약의 당사자와 보증인 사이의 보증책임에 관한 분쟁(건설산업기본법 제69조 제3항).
공사대금 다툼은 대부분 “발주자와 수급인 사이의 건설공사에 관한 분쟁”에 해당합니다. 미지급 공사대금, 추가공사비 정산, 공사 중단에 따른 기성고 정산, 하자를 이유로 한 대금 감액 다툼이 모두 여기에 들어갑니다. 어느 한쪽이 신청하면 되고, 상대방이 먼저 합의해 줄 필요는 없습니다.
반대로 대상에서 빠지는 유형도 있습니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발주자인 경우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및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의 해석과 관련된 분쟁은 제외됩니다. 또 수급인과 하수급인 사이의 분쟁이라도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적용받는 사항은 건설분쟁 조정위원회가 아니라 하도급법상의 별도 분쟁조정 절차로 가야 합니다.
그리고 이 제도는 ‘건설공사’ 분쟁을 전제로 하므로, 공사 자체가 아니라 단순한 물품 대금이나 용역 대금 분쟁은 대상이 되는지 먼저 따져봐야 합니다.
누가 누구에게 청구하는 분쟁인지, 그리고 하도급법 적용 사항이 아닌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조정 신청의 출발점입니다.
2. 신청하면 상대방은 조정에 참여해야 하고, 위원회는 60일 안에 조정안을 만듭니다
참여는 의무이지만, 조정안을 받아들일지는 각자의 자유입니다.
위원회는 조정 신청을 받으면 그 내용을 상대방에게 알려야 하고, 건설산업기본법 제72조에 따라 상대방은 그 조정에 참여하여야 합니다. 위원회는 신청을 받은 뒤 먼저 당사자에게 분쟁 해결에 관한 합의를 권고할 수 있고(제77조), 합의가 되지 않으면 사건 분야별로 5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되는 조정부가 사건을 미리 심사해 조정안을 작성합니다(제76조).
심사 과정에서 위원회는 위원이나 전문위원, 국토교통부 소속 공무원으로 하여금 관계 서류를 열람하게 하거나 공사 현장에 출입해 조사하게 할 수 있고, 당사자와 이해관계인을 회의에 출석시켜 발언할 기회를 주어야 하며 필요하면 관계 전문가의 의견도 듣습니다(제75조). 공사대금 분쟁의 핵심인 ‘실제 시공된 물량과 추가공사 범위’, ‘하자의 존부와 보수비’를 전문가가 현장에서 확인한다는 점이 조정의 실질입니다.
처리기간은 신청을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조정안을 작성하는 것이 원칙이고,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위원회 의결로 60일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습니다(제74조). 이론상 최장 약 120일 안에 조정안이 나오는 구조여서, 감정에만 수개월씩 걸리는 소송과는 속도가 다릅니다.
다만 위원회는 분쟁의 성질상 조정이 부적합하다고 인정하거나 부정한 목적으로 신청되었다고 인정하면 조정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제73조 제1항). 또한 감정, 진단, 시험 등에 쓰인 비용은 원칙적으로 신청인이 부담하고 위원회가 미리 내도록 요구할 수도 있어서(제79조), 신청하는 쪽이 현장 진단 비용을 먼저 감수해야 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은 조정 자리에는 나와야 하지만, 조정안을 받아들이도록 강제할 방법은 없다는 점이 이 제도의 구조입니다.
3. 양쪽이 조정안을 수락하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생깁니다
수락하면 소송 없이 끝나지만, 한쪽이라도 거부하면 조정안은 아무 효력이 없습니다.
위원회가 조정안을 작성하면 지체 없이 각 당사자에게 제시해야 하고, 조정안을 받은 당사자는 제시를 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수락 여부를 위원회에 통보해야 합니다(제78조 제1항, 제2항). 15일은 길지 않으므로, 조정안이 도착하면 금액과 지급 시기, 하자보수 범위가 내 입장에서 수용 가능한지 바로 판단할 수 있도록 미리 기준을 정해두어야 합니다.
당사자들이 합의하거나 조정안을 수락하면 위원회는 즉시 조정서를 작성하고, 위원장과 각 당사자가 서명 또는 기명날인합니다. 그 효력에 관해 법은 이렇게 정하고 있습니다.
제3항에 따른 조정서의 내용은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있다(건설산업기본법 제78조 제4항).
민사소송법 제220조는 화해조서에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부여합니다. 따라서 조정서에 “발주자는 시공사에게 1억 2천만원을 2회에 나누어 지급한다”고 적혀 있는데 발주자가 약속한 날에 돈을 주지 않는다면, 시공사는 다시 지급을 청구하는 소송을 처음부터 할 필요 없이 조정서의 내용을 근거로 집행 절차를 진행하는 쪽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시공사도 조정서에서 합의한 금액을 넘어 추가로 청구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미 확정된 효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조정 중이라도 당사자 중 어느 한쪽이 소를 제기하면 위원회는 조정을 중지하고 그 사실을 당사자에게 통보해야 합니다(제73조 제3항). 즉 조정은 소송과 병행되는 제도가 아니라, 소송 전의 선택지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조정서에 서명하면 확정판결에 준하는 효력이 생기므로, 수락 전에 금액과 이행 조건을 반드시 따져보아야 합니다.
4. 조정은 빠르지만, 증거 확보와 소멸시효 관리는 따로 해야 합니다
조정이 깨질 가능성을 전제로 소송 준비와 시효 관리를 같이 해야 합니다.
실무에서 조정이 잘 맞는 사건은 금액과 사실관계를 서로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고, 쟁점이 ‘공사 물량 확인’이나 ‘하자 보수비 산정’처럼 기술적 판단으로 좁혀지는 경우입니다. 반대로 추가공사를 지시했는지 자체를 부인하거나, 계약서가 없고 구두 합의만 있는 사건처럼 사실관계부터 다투는 경우에는 상대방이 조정안을 거부할 가능성이 큽니다.
시효 관리도 중요합니다. 민법 제163조 제3호는 도급받은 자의 공사에 관한 채권을 3년의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되는 채권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공사가 끝난 지 오래된 공사대금을 두고 조정 절차에 시간을 쓰다가 시효를 놓치면, 상대방이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조정 신청이 시효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사건 경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만료가 가까운 채권이라면 조정 신청만 믿지 말고 소 제기나 가압류 같은 확실한 수단을 병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또 하자와 관련해서는 건설산업기본법 제28조에 따라 철근콘크리트구조 등 구조내력 부분은 10년, 그 밖의 부분은 5년 범위 안에서 대통령령이 정한 기간 동안 수급인이 담보책임을 집니다. 발주자 입장에서는 이 기간 내의 하자인지, 시공사 입장에서는 발주자가 제공한 재료나 지시로 인한 하자는 아닌지(제28조 제2항) 증거를 미리 정리해 두어야 조정에서도 소송에서도 유리합니다.
마지막으로 조정위원회가 상대방 재산을 묶어 주지는 않습니다. 상대방이 재산을 처분할 우려가 있는 사건이라면 조정과 별도로 법원에 가압류를 신청하는 것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조정은 분쟁을 빨리 끝낼 수 있는 하나의 경로일 뿐, 실패를 대비한 증거·시효·보전 조치는 별도로 챙겨야 합니다.
5. 신청부터 불성립 후 소송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조정이 안 되면 처음부터 소송을 해야 하므로 신청 전에 소송 자료까지 같이 정리해야 합니다.
공사대금 분쟁은 통상 ①증거 정리와 내용증명 발송 → ②건설분쟁 조정위원회 조정 신청 → ③합의 권고 및 조정부 심사, 조정안 제시 → ④수락 시 조정서 작성, 불성립 시 소송 제기(수원 지역 현장이라면 수원지방법원 및 관할 지원, 필요하면 수원지방법원에 가압류 신청)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소송으로 가면 실제 시공 물량과 하자 보수비에 대한 법원 감정이 거의 필수여서 판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해 선택해야 합니다.
조정 신청을 결정하기 전에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공사도급계약서, 설계도서, 견적서, 추가공사 합의서나 카카오톡·문자 등 추가공사 요청 기록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기성 청구서, 세금계산서, 입금 내역으로 이미 지급된 금액과 남은 대금을 계산하고, 준공 시점과 마지막 공사일을 확정해 소멸시효 기산점을 점검합니다.
하자가 다투어진다면 사진, 하자 진단서, 보수 견적서를 확보하고, 상대방이 조정안을 거부할 경우를 대비해 소송과 가압류 병행 여부를 정합니다.
이러한 정리를 바탕으로 조정이 맞는 사건인지, 곧바로 소송과 가압류로 가야 하는 사건인지 판단하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마치며
공사대금 분쟁은 “곧 어떻게든 정리되겠지”라는 기대 때문에 증거를 모으는 시점이 늦어지고, 그 사이 시효나 재산 보전의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시공사 입장에서는 추가공사의 근거와 시공 물량을 입증하는 자료가 핵심이고, 하자와 지연을 이유로 대금 지급을 거절하는 발주자 입장에서는 하자의 범위와 보수비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자료가 핵심입니다. 어느 쪽이든 조정에 들어가기 전에 이 자료를 먼저 갖추어야 조정안의 내용도 달라집니다.
저는 공사대금 분쟁에서 대금을 청구하는 쪽과 지급을 다투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사실관계도 어떤 절차를 어떤 순서로 선택하느냐에 따라 결과와 소요 기간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보아 왔습니다.
조정을 할지 소송을 할지 판단이 서지 않는 지금이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선택이 결과를 가르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상대방이 동의하지 않아도 조정을 신청할 수 있나요?
A. 신청할 수 있습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69조 제3항은 당사자의 어느 한쪽 또는 양쪽의 신청으로 조정이 이루어진다고 하고, 제72조는 상대방이 조정에 참여해야 한다고 정합니다. 다만 상대방이 조정안을 수락할 의무까지 있는 것은 아닙니다.
Q. 하청업체 공사대금도 건설분쟁 조정위원회에서 다루나요?
A. 수급인과 하수급인 사이의 분쟁은 대상에 포함되지만,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적용받는 사항은 제외됩니다. 그런 사안은 하도급법상의 분쟁조정 절차를 검토해야 합니다.
Q. 조정 신청 후 얼마나 걸리나요?
A. 위원회는 신청을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조정안을 작성해야 하고,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60일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습니다. 조정안을 받은 당사자는 15일 이내에 수락 여부를 통보해야 합니다.
Q. 조정서가 만들어진 뒤에도 돈을 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요?
A. 조정서는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있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진 화해조서와 같은 취급을 받습니다. 따라서 소송을 처음부터 다시 하지 않고 조정서 내용을 근거로 한 집행 절차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Q. 조정이 진행되는 중에 소송을 제기하면 어떻게 되나요?
A. 당사자 중 한쪽이 소를 제기하면 위원회는 조정을 중지하고 그 사실을 당사자에게 통보해야 합니다. 조정과 소송을 동시에 끌고 가는 구조가 아니므로 순서를 미리 정해야 합니다.
Q. 공사대금 청구권은 언제까지 행사해야 하나요?
A. 도급받은 자의 공사에 관한 채권은 민법 제163조 제3호에 따라 3년의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 공사를 마친 지 시간이 지났다면 조정 신청 여부와 관계없이 시효 관리부터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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