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동창과 나눈 메시지, 그리고 갑자기 날아온 소장
의뢰인은 어느 날 위자료 1,000만 원을 지급하라는 손해배상 소장을 받았습니다. 소송을 건 사람은 중학교 동창의 전 남편이었습니다. 의뢰인은 그 동창과 2020년 무렵 잠시 메시지를 주고받은 적이 있었는데, 원고는 이 메시지를 근거로 의뢰인이 부정행위를 해 혼인관계를 파탄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혼 사건을 상담하다 보면, 이처럼 오래전 대화 몇 건 때문에 상간소송을 당했다며 찾아오시는 분들을 종종 만납니다. 의뢰인 역시 만난 적도 없는데 왜 위자료를 물어야 하느냐며 답답함을 호소했습니다.
원고는 무엇을 근거로 청구했나
원고는 의뢰인이 중학교 시절 연인이었던 전 배우자와 2020년 무렵부터 성적인 대화를 나누고 부정행위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증거는 두 사람이 당시 주고받은 메시지였습니다. 그런데 기록을 살펴보니 원고 부부는 이미 협의이혼을 마친 상태였고, 원고가 메시지를 발견해 전 배우자를 추궁한 것은 이혼이 성립한 이후였습니다.
상간자 책임은 언제 성립할까
대법원 2014. 11. 20. 선고 2011므2997 전원합의체 판결은 제3자가 부부의 일방과 부정행위를 하여 혼인의 본질에 해당하는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그 유지를 방해하고 배우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보았습니다.
같은 판결은 부부공동생활이 이미 실질적으로 파탄되어 회복할 수 없는 상태였다면, 그 이후의 성적 행위는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는 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다만 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2므13504, 13511 판결에 따르면, 부정행위 당시 이미 파탄 상태였다는 사정은 이를 주장하는 제3자가 증명해야 합니다. 그래서 피고 입장에서는 막연히 파탄을 주장하기보다, 부정행위 자체와 혼인 파탄과의 인과관계를 구체적인 날짜와 자료로 다투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희가 다툰 세 가지
첫째, 부정행위 자체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원고가 제출한 메시지는 2020년 무렵 일시적으로 주고받은 대화에 불과했고, 이후 관계가 이어졌다거나 실제로 만났다는 증거는 없었습니다. 의뢰인은 1년에 한두 번 연락하며 동창이 털어놓는 혼인생활의 어려움을 들어주는 정도였습니다.
둘째, 혼인 파탄의 원인이 의뢰인과 무관하다는 점입니다. 원고는 이혼이 성립한 뒤에야 관계를 추궁했고, 그때도 전 배우자는 의뢰인과의 관계를 일관되게 부인했습니다. 또 소장을 받은 뒤 전 배우자에게 확인한 결과, 이혼은 성격 차이로 접수했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셋째, 원고가 의뢰인이 아닌 다른 남성과 전 배우자를 상대로 별도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사실도 함께 짚었습니다.
결과, 청구 전부 기각
법원은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부정행위를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나아가 설령 부정행위가 있었다 하더라도, 원고가 의뢰인의 존재를 알기 전에 이미 이혼에 합의한 이상 혼인 파탄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소송비용도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비슷한 상황이라면 확인할 것
첫째, 상대방과 주고받은 메시지 원본과 연락 빈도, 마지막 연락 시점을 지우지 말고 보관해야 합니다. 연락이 일시적이었다는 점은 기록으로 보여줄 때 힘을 얻습니다.
둘째, 원고가 관계를 알게 된 시점과 부부가 이혼에 합의한 시점을 날짜로 비교해 보아야 합니다. 이 순서가 인과관계를 다투는 핵심 근거가 됩니다.
셋째, 기간을 확인해야 합니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민법 제766조에 따라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합니다. 판결에 불복하려면 가사소송법 제19조에 따라 판결정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14일 안에 항소해야 합니다.
마무리
상간소송은 메시지 몇 건만으로도 제기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위자료 책임이 곧바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소장을 받았다면 답변서를 내기 전에 연락 기록과 시점부터 차분히 정리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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