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직원이 사장을 상대로 폭행 고소를 하거나, 노동청에 진정을 넣는 사건이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사업주분들 중 상당수는 “순간 화가 나서 한 대 쳤을 뿐이다”, “직원이 괜찮다고 했으니 합의하면 끝난다”고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직원이 진단서를 끊어 경찰서에 가거나 노동청에 신고하면, 합의서를 써주었는데도 사건이 그대로 진행되는 경우가 있어 크게 당황하십니다.
최근 수사 실무는 사업주의 직원 폭행을 일반 폭행으로만 보지 않고, 근로기준법상 폭행 금지 위반과 상해죄 여부까지 함께 따지는 방향으로 사건을 보고 있습니다. 합의가 사건을 끝내 주는 범죄도 있지만, 합의해도 처벌을 면하지 못하는 범죄도 있기 때문입니다.
아래에서는 직원을 때린 사장이 합의하면 어떤 경우에 처벌을 피하고, 어떤 경우에 처벌이 남는지, 그리고 합의를 어떻게 해야 효력이 있는지 법조문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단순 폭행이라면 직원이 처벌을 원하지 않을 때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여서,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가 수사와 재판을 끝냅니다.
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폭행을 가한 경우 형법 제260조 제1항은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폭행은 반드시 상처가 남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면 충분합니다. 멱살을 잡거나 밀치거나 뺨을 때리는 정도, 물건을 던져 몸에 맞게 한 경우도 폭행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폭행죄에는 합의와 직결되는 특별한 규정이 있습니다.
제1항 및 제2항의 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형법 제260조 제3항).
이를 반의사불벌죄라고 합니다. 검사는 직원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시한 사건을 기소할 수 없고, 이미 기소됐다면 법원이 공소기각 판결로 사건을 끝냅니다. 형사소송법 제232조에 따라 처벌불원 의사는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 표시할 수 있으므로, 재판 중에 합의가 성사돼도 소용이 있습니다.
그래서 “때리기는 했지만 멱살을 잡고 밀친 정도였고, 직원과 합의했다”는 사건은 실제로 불기소 또는 공소기각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이 결론은 어디까지나 사건이 형법상 단순 폭행에 그칠 때에만 성립합니다. 사장과 직원 사이라는 사정 때문에 사건에는 폭행죄 외의 다른 법조가 겹쳐 붙는 경우가 많고, 그 부분은 합의로 사라지지 않습니다.
단순 폭행은 직원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명시하는 순간 공소를 제기할 수 없게 되지만, 이는 폭행죄 하나에만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2. 직원이라는 이유로 근로기준법 제8조가 별도로 적용되고, 이 죄는 합의로 소멸하지 않습니다
사업주의 직원 폭행은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5년 이하 징역까지 가능하고, 반의사불벌 규정이 없습니다.
가장 많이 놓치시는 부분이 여기입니다. 근로기준법 제8조는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습니다.
사용자는 사고의 발생이나 그 밖의 어떠한 이유로도 근로자에게 폭행을 하지 못한다(근로기준법 제8조).
이를 위반하면 근로기준법 제107조 제1항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일반 폭행죄의 법정형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인 것과 비교하면, 법정형 상한이 징역은 2배 이상, 벌금은 10배로 훨씬 무겁습니다. 사용자와 근로자라는 지위의 격차를 이용한 폭행을 가중해서 보겠다는 취지입니다.
결정적인 차이는 제107조 제2항입니다. 제107조 제2항은 제36조(금품 청산), 제43조(임금 지급), 제56조(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임금) 등 일부 조항 위반에 대해서만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와 다르게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고, 제8조는 그 목록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즉 근로기준법 제8조 위반은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므로, 직원이 처벌불원서를 써주어도 검사는 기소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 가게는 직원이 3명뿐인데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느냐”는 질문이 나옵니다. 근로기준법 제11조는 상시 5명 이상 사업장에 전부 적용하고, 4명 이하 사업장에는 시행령 별표 1에서 정한 일부 규정만 적용합니다. 그런데 별표 1은 제1장 총칙의 규정을 4명 이하 사업장에도 적용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어서, 제8조는 소규모 사업장에도 적용됩니다. 직원 수가 적다는 사정만으로 이 조항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실무에서는 수사기관이 형법 폭행죄만 적용해 사건을 접수하더라도, 피해자가 근로자이고 가해자가 사용자라는 사실이 확인되면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의율하거나, 사건을 노동청(고용노동지청)에 이송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합의를 하고도 사건이 끝나지 않는 대표적인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직원 폭행은 합의로 폭행죄가 막혀도, 반의사불벌 규정이 없는 근로기준법 제8조 위반은 그대로 남습니다.
3. 직원이 상해진단서를 제출했다면 상해죄로 바뀌어 합의가 처벌을 막지 못합니다
진단서가 붙는 순간 사건은 폭행이 아니라 상해이고, 상해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닙니다.
사업주가 직원을 때린 사건에서 직원이 병원에 가서 진단서를 받아 오면 사건의 성격이 달라집니다. 형법 제257조 제1항은 사람의 신체를 상해한 자를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고, 이 조문에는 폭행죄 제260조 제3항 같은 처벌불원 규정이 없습니다.
따라서 상해로 의율된 사건에서 직원이 합의서를 써 주고 처벌불원 의사를 밝혀도 공소를 제기할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합의는 기소 여부와 형량을 정할 때 고려되는 양형 요소에 머뭅니다. 상해 진단서의 주수(예를 들어 전치 2주, 3주)는 그 자체가 상해의 성립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고 법원이 상해 여부를 최종 판단하지만, 실무에서는 진단 주수가 사건의 무게를 가늠하는 출발점이 됩니다.
손이나 도구의 사용 방식에 따라 죄명이 더 무거워지기도 합니다.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폭행하면 형법 제261조 특수폭행으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되고, 이 경우에는 폭행죄와 달리 반의사불벌 규정이 없습니다. 사무실에서 집어 든 의자, 골프채, 커터칼, 공구 같은 물건이 위험한 물건이 될 수 있고, 폭행에 이르지 않았더라도 휴대한 것만으로 문제가 됩니다. 또한 폭행으로 직원이 다치는 결과가 발생하면 제262조에 따라 상해죄의 예에 따라 처벌됩니다.
또 하나의 쟁점은 “이 진단이 이 폭행 때문이냐”는 인과관계입니다. 사업주 측에서는 기존 질환인지, 폭행 이후 다른 원인으로 생긴 것인지, 진단 시점이 사건 발생 후 얼마나 지난 시점인지를 다투어 볼 수 있습니다. 반면 CCTV, 사건 직후 촬영한 부상 사진, 병원 초진 기록이 남아 있다면 상해 인정은 쉽게 뒤집히지 않습니다.
진단서가 제출되어 상해죄로 바뀌면 처벌불원서는 기소를 막지 못하고 양형 자료로만 작동합니다.
4. 합의한 사정은 형량과 기소 여부에서 가장 큰 감경 요소로 작용합니다
처벌을 막지 못하는 범죄에서도 합의는 벌금 감액과 선처의 핵심 근거입니다.
합의가 소용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상해나 근로기준법 위반처럼 합의로 공소권이 사라지지 않는 사건에서도, 합의 여부는 수사기관의 처분과 법원의 양형에서 가장 크게 작용하는 사정 가운데 하나입니다. 대법원 양형기준에서도 폭력범죄의 감경요소로 처벌불원 의사가 반영되는 구조입니다.
실무에서 결과를 가르는 요소는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폭행의 정도와 횟수입니다. 한 번의 우발적 행위인지 상습적·반복적인 행위인지에 따라 같은 합의라도 평가가 다릅니다. 둘째, 피해 정도입니다. 진단 주수와 치료 기간, 후유증 여부가 영향을 줍니다. 셋째, 동종 전과 여부입니다. 벌금 이상의 형을 받은 전력이 있다면 합의를 해도 약식기소가 아닌 정식재판이 될 수 있습니다. 넷째, 합의의 진정성입니다. 직원이 자발적으로 합의서와 처벌불원서를 쓰고 합의금이 실제로 지급됐는지가 확인됩니다.
합의가 성사되면 사안이 가벼운 경우에는 기소유예나 벌금 약식명령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지고, 상해 사건이어도 선고유예·집행유예 가능성이 열립니다. 반대로 합의 없이 직원이 엄벌을 탄원하면 같은 사건도 정식재판 회부와 더 높은 벌금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합의 과정에서 특히 조심할 점이 있습니다. 사업주가 직접 연락해 합의를 종용하거나, 해고·임금 지급 문제와 엮어 압박하면 오히려 불리해집니다. 직원이 압박을 이유로 “합의가 진의가 아니었다”고 주장하면 합의의 효력이 흔들릴 뿐 아니라, 합의 과정의 언행이 그 자체로 별개의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합의서에는 폭행 일시·장소, 합의금 액수와 지급 완료, 형사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문구,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포기 문구가 들어가야 하고, 서명 날인과 신분증 사본까지 갖추는 것이 안전합니다.
합의는 처벌을 없애는 장치가 아니라 죄명에 따라 처벌을 막거나 줄이는 장치이므로, 사건이 어느 죄명으로 가는지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합의 시점과 방식에 따라 같은 사건도 불기소와 정식재판으로 갈립니다.
직원 폭행 사건은 통상 ①직원의 경찰 고소 또는 노동청 진정 접수(수원 지역 사업장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 ②피해 직원 조사와 사업주 피의자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후 처분 → ④약식명령 또는 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근로기준법 위반 부분은 노동청에서 먼저 수사한 뒤 검찰로 송치되는 경로를 타기도 합니다.
합의는 가능하면 수사기관이 사건을 처분하기 전, 늦어도 조사가 끝나기 전에 마치는 것이 좋습니다. 이미 약식명령이 나온 뒤에는 정식재판을 청구해야 합의 사정을 다시 반영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건을 받았다면 다음 순서로 정리해 보시기 바랍니다.
폭행의 정도와 도구 사용 여부를 확인하고, CCTV와 목격자, 직원이 제출한 진단서의 진단 주수와 병원 초진 일자를 파악합니다.
죄명이 폭행인지, 상해인지, 근로기준법 위반이 함께 걸리는지를 구분해 합의가 어디까지 효력이 있는지 정리합니다.
직원과의 합의는 사업주 본인이 아니라 대리인을 통해 진행하고, 처벌불원서와 합의서를 갖춰 수사기관 또는 법원에 제출합니다.
이렇게 사건의 죄명을 구분해 두면 어떤 부분은 합의로 닫고, 어떤 부분은 양형 자료로 대응할지 전략이 서므로, 처음 조사 전부터 법률 조력을 받는 것이 결과에 유리합니다.
마치며
직원을 때린 사업주분들은 “직원이 괜찮다고 했으니 끝났다”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합의서 한 장으로 닫히는 죄명이 있고, 그렇지 않은 죄명이 있습니다.
맞은 직원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대응보다 진단서, 부상 사진, 폭행 당시 상황이 담긴 녹음·CCTV부터 확보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이 자료가 있어야 상해와 근로기준법 위반까지 정확히 다투고 정당한 합의금을 협의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때렸다는 이유로 고소당한 사업주 입장에서도 “합의했으니 괜찮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어떤 죄명이 적용되는지, 합의가 어느 범위까지 효력이 있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직원 폭행 사건에서 맞은 직원과 고소당한 사업주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합의 시점과 방식, 죄명 판단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합의를 했는데도 연락이 계속 온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직원과 합의서를 썼는데 그래도 처벌받을 수 있나요?
A. 있습니다. 단순 폭행은 처벌불원 의사로 기소할 수 없지만, 상해죄나 특수폭행, 근로기준법 제8조 위반은 합의해도 기소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합의는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반영됩니다.
Q. 한 대만 가볍게 때렸는데도 폭행죄가 되나요?
A. 됩니다. 폭행은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면 성립하고 상처가 남을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우발적이고 경미하며 합의가 이루어진 경우 불기소로 끝나는 사례도 많습니다.
Q. 직원이 3명뿐인 가게도 근로기준법 위반이 되나요?
A. 됩니다. 상시 4명 이하 사업장에도 총칙 규정이 적용되어 제8조 폭행 금지는 소규모 사업장에도 적용됩니다.
Q. 합의는 언제까지 해야 효력이 있나요?
A. 폭행죄의 처벌불원 의사는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 표시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약식명령이나 기소 전에 마치는 편이 결과에 가장 유리하므로, 조사 단계에서 서두르시는 것이 좋습니다.
Q. 직원이 합의 후에 마음이 바뀌어 다시 고소하면 어떻게 되나요?
A. 처벌불원 의사를 서면으로 제출하고 법적 효력이 생긴 폭행죄는 이를 다시 뒤집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합의서에 형사 부분이 빠졌거나 상해·근로기준법 위반 부분은 합의와 무관하게 수사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죄명 판단과 합의 전략을 좌우하고, 한 번 한 진술은 이후 번복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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