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도로, 철도, 택지개발 같은 대규모 공익사업이 곳곳에서 진행되면서, 사업 부지에 땅이 한 평도 들어가지 않은 인근 상인들이 공사 때문에 가게 문을 열지 못하겠다며 찾아오시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이분들 상당수는 “우리 가게는 공사 구역 밖이라서 보상 이야기는 애초에 해당이 없다”, “공사 끝나면 손님이 돌아오겠지, 참고 기다려야지”라고 생각하며 몇 달씩 매출이 끊기는 것을 견딥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뒤늦게 보상을 알아보면, 청구 기간이 이미 지났거나 영업을 증명할 자료가 부족해 보상을 받지 못하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공익사업시행지구 밖의 영업손실에 대해서도, 공사 중에 생긴 사유뿐 아니라 공사로 설치된 시설의 형태·구조·사용에 기인해 휴업이 불가피해진 경우까지 보상 대상으로 폭넓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다만 보상을 받으려면 법이 정한 요건, 절차, 기한을 정확히 지켜야 합니다.
아래에서는 공사 구역 밖 영업자가 어떤 경우에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 얼마를 어떻게 계산하는지, 그리고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사업지구 밖이라도 공사 때문에 영업을 못 하면 보상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토지가 편입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보상에서 제외되지는 않습니다.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토지보상법) 제79조 제2항은 공익사업이 시행되는 지역 밖에 있는 토지등이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본래의 기능을 다할 수 없게 되는 경우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손실을 보상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간접손실 보상의 근거 조항입니다.
이 위임에 따라 토지보상법 시행규칙 제64조 제1항은 공익사업시행지구 밖에서 영업을 하던 사람이 공사로 일정한 사유에 해당하게 되면, 그 영업자의 청구에 의하여 해당 영업을 공익사업시행지구에 편입되는 것으로 보아 보상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구역 밖 가게라도 요건만 맞으면 구역 안 가게와 같은 기준으로 영업손실을 계산해 준다는 뜻입니다.
다만 모든 구역 밖 영업자가 대상은 아닙니다. 시행규칙 제45조에 따라 사업인정고시일 전부터 적법한 장소에서 인적·물적 시설을 갖추고 계속해서 영업하고 있어야 하고, 허가나 신고가 필요한 업종이라면 그 허가를 사업인정고시일 전에 받아 그 내용대로 영업하고 있어야 합니다. 사업자등록증, 영업허가증, 임대차계약서가 가장 기본이 되는 자료입니다.
구역 밖이라는 사정만으로 포기할 일이 아니라, 영업의 적법성과 계속성부터 확인할 일입니다.
2. 진출입로가 막히거나 배후지의 3분의 2가 사라져야 보상 요건에 해당합니다
시행규칙 제64조가 정한 두 가지 유형에 해당하는지가 보상 여부를 가릅니다.
시행규칙 제64조 제1항은 보상 유형을 두 가지로 나눕니다. 첫째, 배후지의 3분의 2 이상이 상실되어 그 장소에서 영업을 계속할 수 없는 경우입니다. 배후지란 해당 영업의 고객이 소재하는 지역을 말하는데, 예를 들어 인근 주거단지가 철거되어 단골 고객층의 대부분이 사라진 식당이 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둘째, 진출입로의 단절,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일정한 기간 동안 휴업하는 것이 불가피한 경우입니다. 공사로 가게 앞 도로가 막혀 차량과 손님이 드나들 수 없게 된 경우가 전형적입니다.
여기서 실무상 가장 많이 다투는 부분이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의 범위입니다. 사업시행자는 공사 중에 생긴 사유만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법원은 이를 넓게 봅니다.
공익사업시행지구 밖 영업손실보상의 요건인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인한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일정 기간 동안 휴업이 불가피한 경우’란 공익사업의 시행 또는 시행 당시 발생한 사유로 휴업이 불가피한 경우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공익사업의 시행 결과, 즉 그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설치되는 시설의 형태·구조·사용 등에 기인하여 휴업이 불가피한 경우도 포함된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8두227 판결).
이 판결은 철도시설공단이 사업시행자인 사안에서, 공사 중의 소음·진동뿐 아니라 완공된 시설이 가동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영향까지 보상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따라서 공사가 끝난 뒤에 매출이 회복되지 않는 경우에도 보상을 검토할 여지가 있습니다.
진출입 단절, 배후지 상실, 그리고 시설 자체에서 비롯된 휴업까지 폭넓게 요건 해당 여부를 따져볼 수 있습니다.
3. 공사 소음·분진 피해는 손실보상과 손해배상 중 하나를 택해 청구합니다
보상 요건이 애매하거나 기한을 넘겼더라도 손해배상이라는 다른 길이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공사 구역 밖 피해는 토지보상법상 손실보상 외에도 환경정책기본법 제44조 제1항이 정한 환경오염 피해에 대한 무과실책임 손해배상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소음·진동·분진 같은 환경오염으로 영업 피해가 발생했다면 사업시행자에게 고의나 과실이 없어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두 청구권은 근거와 요건이 다른 별개의 권리입니다. 그러나 같은 손해를 두 번 받을 수는 없습니다. 대법원은 실질적으로 같은 내용의 손해라면 두 청구권이 동시에 성립하더라도 영업자는 어느 하나만 선택적으로 행사할 수 있을 뿐 동시에 행사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반대로, 사업완료일부터 1년이라는 손실보상 청구기간이 지나 손실보상을 청구할 수 없게 되었더라도 손해배상의 요건이 충족되는 이상 손해배상청구는 여전히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8두227 판결).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사안마다 다릅니다. 손실보상은 시행규칙의 산정 기준에 따라 비교적 정형화된 금액이 나오는 대신 요건이 법령에 한정되고, 손해배상은 소음 측정치와 매출 감소 사이의 인과관계를 직접 증명해야 하는 부담이 있는 대신 청구 범위가 넓습니다. 공사 전후의 소음·분진 측정 자료, 영업일지, 월별 매출 추이를 미리 확보해 두어야 어느 쪽으로든 대응할 수 있습니다.
손실보상이 막히면 손해배상으로, 두 길은 택일이지만 한쪽 문이 닫혀도 다른 쪽은 열려 있을 수 있습니다.
4. 보상금은 휴업이냐 폐업이냐에 따라 산정 방식이 크게 달라집니다
휴업 4개월이 기본이지만, 영업이 막힌 기간이 길면 최대 2년까지 인정될 수 있습니다.
구역 밖 영업이 시행규칙 제64조에 따라 편입된 것으로 간주되면, 보상액은 구역 안 영업과 같이 제46조와 제47조로 계산합니다. 폐업으로 인정되면 2년간의 영업이익에 영업용 고정자산·원재료·제품·상품의 매각손실액을 더한 금액이 보상액입니다. 다만 폐업은 영업소가 있는 시·군·구 또는 인접 시·군·구의 다른 장소로 옮겨서는 영업을 할 수 없는 경우 등 시행규칙 제46조 제2항이 정한 사유가 있을 때만 인정됩니다.
대부분은 휴업으로 처리됩니다. 휴업기간의 영업이익, 휴업 중에도 나가는 감가상각비·유지관리비와 최소 인원의 인건비 같은 고정비, 시설과 재고의 이전 비용, 이전광고비와 개업비 등 부대비용에 이전 후 영업이익 감소액을 더해 계산합니다. 휴업기간은 원칙적으로 4개월 이내이지만, 공익사업을 위한 영업의 금지 또는 제한으로 4개월 이상 영업을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실제 휴업기간이 인정되고 그 기간은 2년을 넘지 못합니다(시행규칙 제47조 제2항).
영업이익은 최근 3년간의 평균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하며, 공사 계획이 고시된 뒤 이익이 줄었다면 고시 전 3년을 기준으로 합니다. 결국 부가가치세 신고서, 소득세 신고자료, 장부, 카드 매출 내역이 보상액을 좌우합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보상을 받은 뒤 보상받은 기간 안에 같은 장소에서 같은 영업을 하면 보상금이 환수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시행규칙 제64조 제2항).
5. 청구는 재결 절차를 거쳐야 하며, 기한을 놓치면 보상 길이 막힙니다
사업시행자에게 바로 소송을 내는 방식으로는 보상을 받을 수 없습니다.
구역 밖 영업손실 보상은 통상 ①사업시행자에게 영업자 명의로 보상을 서면 청구하고 협의 → ②협의가 성립하지 않으면 관할 토지수용위원회(경기도 소재 사업이라면 경기도 지방토지수용위원회)에 재결 신청 → ③재결에 불복하면 재결서 정본을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 이의신청(토지보상법 제83조) → ④재결서를 받은 날부터 90일, 이의신청을 거쳤다면 이의신청 재결서를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행정소송(제85조 제1항)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소송 상대방은 토지수용위원회가 아니라 사업시행자입니다(제85조 제2항).
대법원은 구역 밖 영업을 휴업하는 사람이 토지보상법 제34조, 제50조에 규정된 재결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사업시행자를 상대로 영업손실 보상을 청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8두227 판결). 또한 보상 청구는 사업완료일부터 1년이 지나면 할 수 없습니다(토지보상법 제79조 제5항, 제73조 제2항). 사업시행자가 보상계획을 공고할 때 구역 밖 보상 청구 안내를 넣는 경우도 있으니 공고문을 놓치지 마십시오.
당장 가게 상황이 급하더라도 아래 순서로 정리해 두면 이후 협의와 재결에서 훨씬 유리합니다.
공사 시작일과 사업인정고시일, 사업완료 예정일을 확인하고, 사업인정고시일 전부터 영업했음을 보여주는 사업자등록증·허가증·임대차계약서를 정리합니다.
공사 전후의 월별 매출, 부가가치세 신고서, 카드 매출 내역, 진출입로 차단·소음·분진 상황을 날짜별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합니다.
사업시행자에게 보상 청구와 협의를 서면으로 요청하고, 그 접수 사실과 답변 내용을 남겨 둡니다.
수원 지역 사업이라면 사업시행자 협의 단계부터 재결, 그리고 수원지방법원 관할 소송까지 이어질 수 있으므로, 처음부터 소송 단계까지 염두에 두고 증거를 만들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마치며
구역 밖 영업자분들은 “우리는 보상 대상이 아니겠지”라는 생각, 혹은 “공사만 끝나면 괜찮아지겠지”라는 기대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는 사이 증거는 사라지고 청구 기한은 흘러갑니다.
피해를 입은 영업자 입장에서는 막연한 억울함보다, 시행규칙 제64조의 어느 유형에 해당하는지, 손실보상과 손해배상 중 어느 쪽이 맞는지를 먼저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매출 자료와 공사 피해 기록이 쌓일수록 협의와 재결에서 결과가 달라집니다.
반대로 사업시행자 측이나 청구를 받은 쪽에서도 구역 밖 간접손실을 일률적으로 거절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대법원이 요건을 넓게 해석하고 있어, 거절 근거를 법리와 자료로 뒷받침하지 못하면 재결과 소송에서 보상금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저는 부동산·보상 관련 분쟁에서 영업을 하는 쪽과 공사를 시행하는 쪽의 입장을 모두 접해 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 정리와 법리 선택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공사 때문에 영업이 흔들리고 있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청구 기한이 지나기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우리 가게는 공사 구역에 한 평도 안 들어갔는데도 보상받을 수 있나요?
A. 가능할 수 있습니다. 토지보상법 제79조 제2항과 시행규칙 제64조는 구역 밖 영업이라도 진출입로 단절이나 배후지 3분의 2 이상 상실 등으로 휴업이 불가피하면 보상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Q. 공사가 다 끝난 뒤에도 매출이 안 돌아오면 어떻게 하나요?
A. 대법원은 공사로 설치된 시설의 형태·구조·사용에 기인한 휴업도 보상 요건에 포함된다고 봅니다. 다만 사업완료일부터 1년이 지나면 손실보상 청구가 어려워지므로 서둘러야 합니다.
Q. 무허가 건물이나 사업자등록 없이 장사한 경우는 어떤가요?
A. 시행규칙 제45조는 적법한 장소에서 사업인정고시일 전부터 영업한 경우를 보상 대상으로 정하고 있어 불리합니다. 무허가건축물 임차인은 사업인정고시일 1년 전부터 사업자등록을 하고 영업했어야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 사업시행자에게 바로 소송을 내면 안 되나요?
A. 안 됩니다. 대법원은 토지수용위원회의 재결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업시행자를 상대로 곧바로 영업손실 보상을 청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Q. 손실보상과 손해배상을 둘 다 받을 수 있나요?
A. 같은 내용의 손해라면 둘 중 하나만 선택해 행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손실보상 청구기간이 지났더라도 환경정책기본법상 손해배상 요건이 충족되면 손해배상 청구는 가능합니다.
Q. 보상 협의나 재결 단계에서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사업시행자에게 보상을 청구하기 전이 가장 좋습니다. 요건 해당 여부와 입증 자료의 방향이 처음 청구서에서 정해지고, 이후 재결과 소송의 기한도 짧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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