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공사 대금 회수가 늦어지고 적자가 쌓이면서 건설업 등록기준 중 자본금 요건을 맞추지 못해 행정청으로부터 등록말소 또는 영업정지 처분을 통지받는 건설사 대표님들의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대표님들 중 상당수는 “잠깐 모자란 것뿐인데 설마 등록을 말소하겠느냐”, “다음 달에 증자하거나 돈을 넣어 두면 문제없다”고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처분 사전통지서가 도착하고 나면, 이미 기준 미달 사실이 확인된 뒤라 “지금은 채웠으니 봐달라”는 말만으로는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등록이 말소되면 수주 중인 공사는 물론 입찰 자격까지 한꺼번에 잃게 됩니다.
최근 대법원은 건설업 등록기준 미달을 이유로 한 제재처분에 대해, 일시적이고 경미한 미달이라면 비례의 원칙에 따라 제재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법리를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예외는 요건이 정해져 있어서, 어떤 사정이 있는지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아래에서는 자본금 부족으로 건설업 등록말소 처분을 받았을 때 처분이 어떤 근거로 나오는지, 어떤 경우에 처분을 다툴 수 있는지, 그리고 지금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자본금 기준에 미달하면 등록말소 또는 영업정지 사유가 됩니다
자본금은 등록할 때 한 번 갖추면 끝나는 요건이 아니라, 등록을 유지하는 내내 지켜야 하는 요건입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10조는 건설업 등록기준으로 기술능력, 자본금, 시설 및 장비 등을 들고 있고, 구체적인 기준은 시행령 제13조와 별표 2가 업종별로 정하고 있습니다. 자본금 기준은 업종마다 금액이 다르며, 법인은 자본금, 개인은 건설업에 제공되는 자산의 평가액을 기준으로 봅니다. 시행령 제13조 제1항 제1호의2에 따라 금융기관 등이 발급하는 보증가능금액확인서도 함께 갖추어야 합니다.
문제는 이 기준이 등록 시점에만 요구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49조에 따라 행정청은 등록기준에 적합한지 판단하기 위해 건설사업자에게 재무관리 상태에 관한 보고를 받거나 경영실태를 조사할 수 있고, 연 1회 이상 경영실태 조사도 실시합니다. 이 조사에서 결산 결과 자본이 기준 금액 아래로 내려간 사실이 확인되면 처분 절차가 시작됩니다.
제83조 제3호는 건설업 등록기준에 미달한 사실이 있는 경우 국토교통부장관이 건설업 등록을 말소하거나 1년 이내의 기간을 정해 영업정지를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같은 조 단서에서 등록말소를 반드시 해야 하는 사유로 열거한 호에는 제3호가 빠져 있으므로, 단순한 자본금 미달은 등록말소와 영업정지 중 어느 쪽으로 할지 행정청이 재량으로 정하는 사유입니다. 이 재량 판단의 폭이 뒤에서 보듯 처분을 다투는 지점이 됩니다.
자본금 기준은 등록 후에도 유지해야 하는 요건이고, 미달 사실이 확인되면 등록말소나 1년 이내의 영업정지가 가능합니다.
2. 일시적이고 경미한 미달이라면 제재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시행령에 열거된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도, 일시적으로 경미하게 미달했다면 처분은 위법합니다.
제83조 제3호 단서는 “일시적으로 등록기준에 미달하는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는 예외로 한다”고 정합니다. 이 위임에 따라 시행령 제79조의2는 예외 사유를 열거하는데, 자본금과 관련해서는 등록 후 1년 이내에 자본금 기준에 미달한 기간이 50일 이내인 경우, 회생절차가 개시되어 진행 중인 경우, 회생절차 종결 결정을 받고 회생계획을 수행 중인 경우,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상 금융채권자협의회의 공동관리절차가 진행 중인 경우 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열거된 사유가 아니면 예외가 아닐까요. 대법원은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법 제83조 제3호 단서가 ‘일시적으로 등록기준에 미달하는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는 예외로 한다’고 규정한 것은, 법 제83조에 의한 등록말소 또는 1년 이내의 영업정지가 위 법이 규정한 여러 종류의 제재처분들 중에서도 가장 강도가 높은 제재수단에 해당하는 점을 고려하여, 건설업 등록기준에 일시적으로 경미하게 미달한 건설업자에 대해서는 법 제83조에 의한 제재처분을 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헌법상 비례의 원칙을 구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20. 1. 9. 선고 2018두47561 판결).
이 판결은 시행령의 예외 규정이 예시일 뿐이라고 보았습니다. 시행령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실제로 얼마나 모자랐는지, 그 상태가 얼마나 계속되었는지, 곧바로 채워졌는지를 따져 일시적이고 경미한 미달로 볼 수 있다면 제재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취지입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법리를 따지지 않고 처분을 유지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했습니다.
실무에서는 부족 금액의 크기, 미달 기간, 보완 시점, 보완 방법이 증자나 출자증권 예치처럼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것인지가 핵심 자료가 됩니다. 미달 사실을 인정하되 그 정도가 경미하고 일시적이었음을 입증하는 방향으로 다툴 수 있어야 합니다.
시행령 예외 사유는 예시이므로, 일시적이고 경미한 미달이었음을 입증하면 처분을 다툴 수 있습니다.
3. 회생절차가 진행 중이라면 자본금 미달만으로 등록을 말소할 수 없습니다
회생절차 개시결정이 있고 절차가 진행 중이면, 미달 사실이 개시 전에 생겼더라도 예외가 적용됩니다.
자본잠식에 이를 만큼 재정이 악화된 건설사라면 회생절차를 함께 검토하게 됩니다. 시행령 제79조의2 제3호 가목은 자본금이 기준에 미달한 경우 중 채무자회생법에 따라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하고 그 절차가 진행 중인 경우를 예외로 정합니다. 쟁점이 된 것은 자본금 미달이 개시결정 이전에 이미 발생한 경우에도 이 예외가 적용되는가였습니다.
시행령 조항은 자본금 기준에 미달한 사실이 회생절차 개시결정 전후에 있었는지를 가리지 않고 건설업자에 대한 회생절차가 개시되어 진행 중인 경우에 적용된다(대법원 2015. 5. 28. 선고 2015두37099 판결).
대법원은 회생절차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회생법원이 회사 운영 전반을 감독해 추가 부실을 막고, 회생계획이 인가되면 채권의 감면 등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되어 자본금 기준을 다시 충족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 시기의 미달은 일시적인 것에 그칠 여지가 많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건설업 등록이 말소되면 영업 자체가 불가능해져 회생절차가 곧바로 무산된다는 점도 고려했습니다.
따라서 처분 통지를 받은 시점에 회생절차가 이미 개시되어 있다면 그 사실 자체가 강력한 방어 사유가 됩니다. 다만 등록말소를 피하려는 목적만으로 신청하는 회생은 신청의 성실성 문제로 기각될 수 있으므로, 사업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실질적 검토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회생절차가 개시되어 진행 중이라면, 자본금 미달 시점과 무관하게 등록말소의 예외 사유가 됩니다.
4. 처분을 방치하면 재등록까지 막힐 수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불리해집니다
영업정지를 받고도 미달 사항을 보완하지 못하면 이번에는 등록말소가 의무가 됩니다.
제83조 제3호의2는 등록기준 미달로 영업정지처분을 받은 후 그 처분의 종료일까지 미달 사항을 보완하지 않은 경우, 제3호의3은 영업정지처분을 받은 후 3년 이내에 같은 등록기준에 다시 미달한 경우를 각각 규정합니다. 두 경우는 단서에서 반드시 등록을 말소해야 하는 사유로 열거되어 있어 행정청에 재량이 없습니다. 영업정지로 끝난 것을 다행으로 여기고 방치하면 다음 단계는 의무적 말소입니다.
말소의 후과는 영업 중단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13조 제1항 제3호는 등록이 말소된 자의 재등록을 제한하는데, 단순한 등록기준 미달(제83조 제3호)로 말소된 경우에는 말소 후 1년 6개월이 지나지 않으면 다시 등록할 수 없고, 영업정지 후 3년 내 재미달(제3호의3)로 말소된 경우에는 5년이 지나지 않으면 등록할 수 없습니다. 법인이 말소된 경우에는 말소 당시의 원인 행위자와 대표자도 이 제한에 포함됩니다.
또 영업정지 기간 중에 영업을 계속하면 제83조 제8호에 따라 등록이 말소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제96조 제6호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처분이 났다면 처분의 효력이 언제부터 발생하는지, 진행 중인 공사를 어떻게 처리할지를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청문 절차도 중요합니다. 제86조는 등록말소·영업정지를 하려면 청문을 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청문에서 일시적 미달 사정, 보완 계획, 이미 이행한 증자 내역을 서면과 증빙으로 제출하면 처분 수위가 말소에서 영업정지로 낮아질 여지가 있습니다.
5. 사전통지부터 취소소송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처분 통지서를 받은 날부터 기간이 흐르므로, 사전통지 단계에서 소명 자료를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자본금 미달 처분은 통상 ①실태조사 또는 보고 요구에서 미달 사실 확인 → ②처분 사전통지 및 청문(행정절차법상 의견제출 기회 포함) → ③등록말소 또는 영업정지 처분 → ④처분에 불복하는 경우 행정심판 또는 취소소송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경기 수원 지역에 영업소가 있는 업체라면 건설업 등록 사무를 위임받아 처분을 내리는 경기도지사가 피고가 되고, 행정소송은 피고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수원지방법원에 제기하게 됩니다.
제소 기간은 엄격합니다. 행정소송법 제20조에 따라 취소소송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처분이 있은 날부터 1년 이내에 제기해야 하고, 행정심판을 거치는 경우에도 행정심판법 제27조에 따라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청구해야 합니다. 처분의 효력은 소송 중에도 그대로 유지되므로, 행정소송법 제23조의 집행정지를 함께 신청해 본안 판결 전에 등록말소의 효력을 멈추는 방안도 검토해야 합니다.
처분 통지를 받았다면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처분서에 기재된 처분 사유(제83조 몇 호인지)와 미달로 본 시점·금액이 실제 재무제표 및 출자증권 예치 내역과 일치하는지부터 확인합니다.
미달 기간이 언제 시작되어 언제 해소되었는지, 증자·출자금 예치 등 보완 사실을 객관적 서류로 정리합니다.
회생절차 개시 여부, 등록 후 1년 이내 50일 이내 미달 등 시행령 제79조의2 예외 사유에 해당하는지 점검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건설업 행정처분에 경험 있는 변호사와 함께 대응한다면, 사전통지 단계의 의견제출, 처분 후의 취소소송과 집행정지를 하나의 전략으로 묶어 영업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건설업 대표님들은 “곧 정리될 일인데 설마 등록까지 날아가겠느냐”는 생각 때문에 사전통지 단계의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단계에서 소명 자료를 어떻게 내느냐가 말소와 영업정지, 혹은 불처분을 가르기도 합니다.
처분을 받은 건설사 입장에서는 미달 사실을 부정하기보다, 그 미달이 얼마나 일시적이고 경미했는지, 이미 어떻게 해소했는지를 증빙으로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재무제표와 증자 서류, 출자증권 예치 확인서가 쌓일수록 청문과 소송 모두에서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하도급 업체의 등록 유지 여부를 확인하는 원도급사나 거래 상대방 입장에서도 등록기준 미달 업체와의 계약은 영업정지 시점에 공사 중단 위험으로 돌아옵니다. 거래 전에 등록 상태와 처분 이력을 점검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저는 형사 사건과 함께 이와 얽힌 행정처분 사건에서 처분을 받은 쪽과 거래 상대방 양쪽의 입장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 정리와 법리 선택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처분서를 손에 들고 계시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제소 기간이 지나기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자본금이 모자란 기간이 짧았는데도 등록말소가 가능한가요?
A. 가능합니다. 다만 대법원은 일시적이고 경미한 미달이라면 비례의 원칙상 제재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봅니다. 부족 금액, 기간, 보완 시점이 핵심 자료가 됩니다.
Q. 처분 전에 증자를 하면 처분을 피할 수 있나요?
A. 보완 사실은 처분 수위를 정하는 중요한 사정입니다. 다만 미달 사실이 이미 확인되었다면 처분 가능성이 남아 있으므로, 사전통지 단계에서 증빙과 함께 의견을 제출해야 합니다.
Q. 회생절차를 신청하면 등록말소를 막을 수 있나요?
A. 개시결정이 내려져 절차가 진행 중이라면 시행령상 예외 사유가 됩니다. 다만 신청만으로는 부족하고, 말소 회피 목적만 있는 신청은 기각될 수 있습니다.
Q. 영업정지를 먼저 받았는데 미달 상태가 계속되면 어떻게 되나요?
A. 정지 처분 종료일까지 보완하지 못하면 등록말소가 의무가 됩니다. 정지 후 3년 이내에 같은 기준에 다시 미달해도 마찬가지입니다.
Q. 등록이 말소되면 언제 다시 등록할 수 있나요?
A. 단순한 등록기준 미달로 말소되었다면 말소 후 1년 6개월이 지나야 합니다. 영업정지 후 3년 내 재미달로 말소되었다면 5년이 지나야 하고, 법인은 대표자도 제한 대상에 포함됩니다.
Q. 처분을 다투려면 언제까지 소송을 내야 하나요?
A.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 처분이 있은 날부터 1년 이내입니다. 집행정지를 함께 신청하지 않으면 소송 중에도 처분의 효력이 유지되므로 서둘러야 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