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직장이나 학업 일정 때문에 예비군 훈련 날짜를 맞추지 못하는 분들이 많고, 그 틈을 타 “대신 가줄 사람”을 구하는 일이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같은 부대 출신이라 얼굴도 모를 텐데 한 번쯤은 괜찮겠지”, “친구 부탁인데 하루만 대신 받아주는 거니까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출석 확인이나 훈련 이수 기록에서 신원이 다르다는 점이 드러나면, 부탁한 친구와 대신 간 사람 모두 조사 대상이 되어 “그냥 도와준 것뿐인데 왜 처벌이냐”는 말만 반복하게 됩니다.
예비군법은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뿐 아니라 훈련받을 사람을 대신하여 훈련받은 사람까지 같은 조항으로 처벌하고 있습니다. 호의로 한 일이라는 사정은 범죄 성립을 막지 못합니다.
아래에서는 예비군 훈련을 대신 받아주면 어떤 죄가 되는지, 부탁한 사람은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불가피하게 못 가는 경우 합법적인 방법은 무엇인지 법 조문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훈련을 대신 받은 사람도 예비군법으로 처벌받습니다
대리 훈련은 예비군법 제15조 제9항 제1호가 직접 처벌 대상으로 정해 두고 있습니다.
흔히 “동원훈련”이라고 부르지만, 법적으로 연간 훈련은 예비군법 제6조 제1항의 ‘훈련’이고, 제5조의 ‘동원’은 유사시 출동 명령을 말합니다. 평소 소집되어 받는 교육훈련을 친구 대신 받는 상황이라면 제6조 훈련이 문제 됩니다.
처벌 규정은 예비군법 제15조 제9항입니다. 같은 항 제1호는 훈련을 정당한 사유 없이 받지 않은 사람과 훈련받을 사람을 대신하여 훈련받은 사람을 한 문장에 나란히 놓고 1년 이하의 징역, 1천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로 처벌합니다.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 1천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1. 제6조제1항에 따른 훈련을 정당한 사유 없이 받지 아니한 사람이나 훈련받을 사람을 대신하여 훈련받은 사람(예비군법 제15조 제9항 제1호).
이 조문은 대리 출석자를 공범이나 방조범으로 돌려서 처벌하는 구조가 아니라, 대신 훈련받은 행위 자체를 독자적인 구성요건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그래서 “나는 도와준 것뿐”이라는 말로 책임의 주체에서 빠져나가기 어렵습니다.
대신 훈련받는 행위는 호의였든 대가를 받았든, 그 자체로 예비군법 위반입니다.
2. 부탁한 친구는 훈련 불이행과 공범 책임을 함께 질 수 있습니다
대신 가달라고 한 사람은 정당한 사유 없이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에 해당하고, 교사 책임까지 문제 됩니다.
훈련 소집을 받은 본인이 대리인을 보내고 자신은 가지 않았다면, 같은 제9항 제1호 전단의 훈련을 정당한 사유 없이 받지 아니한 사람에 해당합니다. 대리 출석은 본인이 훈련을 받았다는 결과를 만들어 주지 못하므로, 실제로는 불참한 것과 다르지 않게 평가됩니다.
여기에 더해 친구에게 대신 가 달라고 요청하고 신분 확인 방법까지 알려주었다면, 형법 총칙의 교사(제31조)나 방조(제32조)가 함께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예비군법에는 별도의 배제 규정이 없어 형법 총칙이 그대로 적용됩니다(형법 제8조).
또한 대리 출석자가 소집통지서나 신분증을 이용해 본인인 것처럼 훈련부대의 신원 확인을 속였다면, 형법 제137조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가 별도로 검토될 수 있습니다. 어떤 죄로까지 의율되는지는 속인 방법, 서명이나 서류를 이용했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3. 사정을 몰랐다거나 한 번뿐이었다는 항변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대리 훈련은 고의 범죄이고, 횟수가 아니라 대신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구성요건입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항변은 “본인이 정식으로 소집된 사람인 줄 알았다”, “이번 한 번만 도와준 것”이라는 말입니다. 그러나 이 조항은 훈련받을 사람이 따로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를 대신해 훈련에 참여했다면 성립하므로, 신원이 다르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면 한 번뿐이라는 사정은 범죄 성립이 아닌 양형 단계에서 참작될 사정이 됩니다.
반대로 정말로 그 사정을 알지 못한 채 현장에서 이름만 불려 응한 경우라면 고의가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어떤 경위로 현장에 가게 되었는지, 부탁하는 대화가 있었는지가 핵심이 되므로 메신저 대화나 통화 내역이 곧 증거가 됩니다.
대리 훈련 사실은 훈련 이수 기록, 출석 확인 시 제출한 신분증, 현장 지휘관 진술, 훈련장 CCTV 등 여러 갈래로 확인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 부탁한 사람과 대신 간 사람이 서로 다른 말을 하면 오히려 불리해지므로, 조사 전에 사실관계를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의로 대신 받았다면 횟수와 관계없이 성립하고, 횟수는 양형에서 참작됩니다.
4. 처벌 수위는 벌금형부터 징역형까지 열려 있고 사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법정형은 1년 이하 징역부터 구류·과료까지이며, 반복·조직적일수록 무거워집니다.
제15조 제9항의 법정형은 1년 이하의 징역, 1천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입니다. 초범이고 한 차례에 그친 단순 대리 출석이라면 벌금형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같은 사람이 여러 번 대신 훈련을 받았거나 대가를 받고 조직적으로 대리 출석을 모집했다면 징역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양형에서는 대리 출석의 횟수, 대가 수수 여부, 신분증 등을 이용해 속인 정도, 본인 훈련 불참 사유의 부당성, 자백과 반성 여부가 두루 참작됩니다. 형이 확정되면 벌금형이라도 전과로 남는 점도 알아 두셔야 합니다.
단순 호의라도 전과가 남을 수 있고, 반복이나 대가가 있으면 징역형 위험이 커집니다.
5. 조사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부대 통보 이후 첫 진술이 사건의 방향을 좌우하므로 사실관계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대리 훈련 사건은 통상 ①훈련 부대의 확인으로 신원 불일치가 드러나 수사기관에 통보 → ②경찰서(수원 지역 거주자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서 본인과 대리 출석자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약식기소 또는 정식기소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에서 약식명령 또는 정식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소환 통보를 받았다면 당황해서 사실과 다른 말을 맞추기보다 아래 순서대로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소집통지서가 누구 앞으로 발송되었고, 본인이 훈련에 참석하기 어려운 사정이 실제로 있었는지부터 정리합니다.
부탁하고 승낙한 과정의 메신저 대화, 통화 내역, 금전 거래가 있었는지를 확인해 대가 여부를 파악합니다.
훈련 당일 제출한 신분 확인 방법과 서명 여부를 기억나는 대로 정리해 진술이 일관되도록 준비합니다.
이러한 정리를 바탕으로 조사 단계에서 어떤 사실을 인정하고 어떤 부분을 다툴지 미리 정해 두면, 불필요한 가중 사정이 붙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대리 훈련 문제는 “고작 하루짜리 훈련인데”라는 생각 때문에 사안을 가볍게 보다가 조사 통보를 받고서야 심각성을 깨닫는 경우가 많습니다.
훈련을 부탁한 입장에서는 직장이나 학업 일정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사정이 있겠지만, 그 사정은 먼저 연기를 신청했어야 하는 이유이지 대리 출석을 정당화하는 이유가 되지 못합니다. 법이 인정하는 연기 사유라면 훈련 전에 소속 예비군중대에 연기를 신청해야 합니다.
반대로 호의로 대신 나간 입장에서도 “친구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웠다”는 설명만으로는 책임이 줄어들지 않습니다. 부탁 경위와 대가 여부, 가담 정도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병역·예비군 관련 사건에서 부탁한 쪽과 대신 나간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진술을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벌금 약식으로 끝날지 정식재판까지 갈지 갈리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거나 대리 훈련 사실이 걱정된다면, 진술하기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친구 대신 예비군 훈련에 갔다 오기만 했는데 정말 처벌되나요?
A. 처벌 대상입니다. 예비군법 제15조 제9항 제1호는 훈련받을 사람을 대신하여 훈련받은 사람을 직접 처벌하며, 대가나 악의가 없었다는 사정은 양형에서 참작될 뿐입니다.
Q. 대신 가 달라고 부탁한 저도 처벌받나요?
A. 받을 수 있습니다. 본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에 해당하고, 요청 방식에 따라 교사나 방조 책임도 문제 됩니다.
Q. 동원훈련과 일반 훈련은 법적으로 다른가요?
A. 다릅니다. 법 제6조의 훈련과 제5조의 동원은 근거와 벌칙이 다릅니다. 동원에 정당한 사유 없이 응하지 않으면 제15조 제4항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하므로, 소집이 어느 쪽인지 소집통지서에서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Q. 불가피하게 못 가는 경우 합법적인 방법이 있나요?
A. 있습니다. 질병이나 구속, 관혼상제, 재해 같은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법 제5조 제2항을 준용해 연기를 신청할 수 있고, 시행령상 연기원서는 소속 예비군중대장에게 제출합니다. 다만 사유를 거짓으로 꾸미면 제15조 제11항으로 별도 처벌됩니다.
Q. 한 번만 대신 갔고 대가도 없었다면 선처받을 수 있나요?
A. 가능성은 있습니다. 초범, 단회, 무대가, 자백과 반성은 모두 유리한 양형 사정이지만, 결과는 사실관계에 따라 다르므로 진술 전에 정리가 필요합니다.
Q. 경찰에서 연락이 왔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에서 대리 경위나 대가 여부를 어떻게 설명하느냐가 약식으로 끝날지 정식재판까지 갈지를 가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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