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피의자 신상공개용 얼굴 촬영을 거부할 수 있나요 | 성폭력/강제추행 | 로톡
성범죄 피의자 신상공개용 얼굴 촬영을 거부할 수 있나요
법률가이드
성폭력/강제추행 등수사/체포/구속

성범죄 피의자 신상공개용 얼굴 촬영을 거부할 수 있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2026년 10월 2일부터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성범죄 피의자의 얼굴·성명·나이를 수사기관이 공개하는 절차가 새 법 아래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종전에 성폭력처벌법에 있던 신상정보 공개 조항(제25조)은 삭제되었고, 지금은 이 법이 우선 적용됩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피의자분들이 가장 먼저 꺼내는 말이 “사진 찍는 걸 거부하면 공개를 막을 수 있지 않나요”, “아직 유죄가 확정된 것도 아닌데 왜 찍어야 하나요”입니다. 마스크와 모자로 가리고 버티면 된다고 생각하거나, 반대로 촬영에 응하면 공개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될까 걱정하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오해로 촬영 현장에서 버티다가 오히려 방어에 쓸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새 법 제4조 제5항은 수사기관이 얼굴 공개를 위해 필요한 경우 피의자를 촬영할 수 있고, 이 경우 피의자는 이에 따라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촬영 자체를 거부할 권리가 있는 것이 아니라, 촬영 이전과 이후의 절차에서 다툴 수 있는 지점이 따로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촬영 거부가 법적으로 어떻게 평가되는지, 그리고 신상공개 결정 앞에서 피의자가 실제로 할 수 있는 대응이 무엇인지 조문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신상공개를 위한 얼굴 촬영에는 따라야 할 법적 의무가 있습니다

촬영 협조는 호의가 아니라 법 제4조 제5항이 정한 피의자의 의무입니다.

피의자가 “내 얼굴은 내 것이니 찍을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초상권 관점에서는 자연스러운 생각입니다. 그러나 새 법은 신상정보 공개를 위한 촬영을 법률에 직접 근거를 두고 허용하고 있습니다.

검사와 사법경찰관은 제1항에 따라 피의자의 얼굴을 공개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피의자를 식별할 수 있도록 피의자의 얼굴을 촬영할 수 있다. 이 경우 피의자는 이에 따라야 한다(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 제4조 제5항).

촬영 방법도 시행령 제2조에서 정해져 있습니다. 정면·왼쪽·오른쪽 얼굴을 컬러사진으로 촬영해 전자기록으로 저장·보관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한 장만 찍는 것이 아니라 식별이 가능하도록 세 방향을 촬영한다는 뜻이므로, 고개를 돌리거나 얼굴을 가리는 방식의 소극적 거부는 사실상 반복 요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적용 대상도 넓습니다. 새 법 제2조는 특정중대범죄로 성폭력처벌법 제2조의 성폭력범죄와 아동·청소년성보호법상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를 포함시키고 있어, 강간·강제추행·카메라등이용촬영 같은 성범죄 피의자는 공개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피의자가 미성년자인 경우에는 공개하지 않습니다.

촬영 협조는 선택이 아니라 법이 정한 의무이므로, 거부를 방어 수단으로 삼기는 어렵습니다.


2. 촬영을 거부해도 공개를 막지 못하고 기존 사진으로 공개될 수 있습니다

촬영을 막아도 신상공개 결정 자체가 취소되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사진이 없으면 공개할 수 없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그러나 이 법 제4조 제4항은 공개하는 얼굴을 원칙적으로 공개 결정일 전후 30일 이내의 모습으로 하되, 수사기관이 다른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수집·보관하고 있는 사진·영상물이 있으면 이를 활용해 공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촬영에 불응해도 이미 확보된 사진이나 영상물로 공개가 진행될 수 있고, 거부 때문에 공개가 늦춰지거나 무산되리라는 기대는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평소 모습과 다르게 표정이나 상태가 부각된 사진이 쓰일 위험은 피의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한편 이 법과 시행령을 살펴보면 촬영 거부에 대해 곧바로 형사처벌하는 벌칙 조항은 따로 보이지 않습니다. 벌칙은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 위원의 비밀누설(제9조)만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처벌 조항이 없다는 사실이 거부해도 괜찮다는 뜻은 아닙니다. 법은 “따라야 한다”고 정하고 있고, 수사 과정에서 협조하지 않은 태도는 기록으로 남아 이후 구속 여부나 양형 판단 과정에서 불리한 정황으로 읽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다툴 곳은 촬영 현장이 아니라 공개 결정의 요건입니다

공개 요건이 하나라도 흠결되면 촬영도 할 수 없으므로, 요건 판단이 방어의 중심입니다.

촬영은 “얼굴을 공개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하는 것이므로 공개 결정이 정당한가가 전제입니다. 제4조 제1항은 세 가지 요건을 정하고 있는데, 성범죄에서는 잔인한 범행수단과 중대한 피해 요건(제1호)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고(제2조 제3호부터 제6호까지의 죄에 한정), 아래 두 요건이 핵심입니다.

첫째는 피의자가 그 죄를 범하였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것, 둘째는 국민의 알권리 보장, 피의자의 재범 방지 및 범죄예방 등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할 것입니다. 그래서 피해자 진술 외에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거나, 합의·진술 번복·범행 부인 등으로 혐의가 다퉈지는 사건에서는 “충분한 증거” 요건이 중요한 쟁점이 됩니다.

제4조 제2항은 결정 시 범죄의 중대성, 범행 후 정황, 피해자 보호 필요성, 피해자의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하고, 제3항은 피의자의 인권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하고 남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피해자가 공개로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사정이나 피해자의 의사도 판단 요소가 되므로, 사건의 구체적 사정을 의견서에 담아야 합니다.

촬영 단계에서 버티는 것보다, 공개 요건이 갖춰졌는지를 의견진술 단계에서 다투는 편이 훨씬 실효적입니다.


4. 공개되더라도 게시 기간은 정해져 있고 불기소되면 삭제와 보상이 따릅니다

공개는 30일간 게시되고, 무죄추정 문구가 병기되며, 불기소되면 즉시 삭제됩니다.

신상정보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30일간 공개됩니다(법 제4조 제8항). 시행령 제5조에 따라 검찰총장·중대범죄수사청장·경찰청장이 지정하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하며, 이 경우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피의자가 무죄로 추정된다는 내용을 명시해야 합니다.

공개기간이 지나거나 피의자가 불기소처분 또는 불송치결정을 받은 경우에는 수사기관이 지체 없이 공개한 신상정보를 삭제해야 합니다(시행령 제5조 제2항). 일부만 불기소된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같은 방식으로 처리됩니다(시행령 제6조 제2항).

또한 신상정보가 공개된 뒤 불기소처분이나 불송치결정을 받으면 형사보상과 별도로 국가에 신상정보 공개에 따른 보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1천만원 이내에서 타당한 금액을 보상하고, 재산상 손실액이 증명되면 그 손실액도 포함됩니다(법 제6조). 피고인으로서 무죄가 확정된 경우에도 같은 취지의 보상이 있습니다(제7조).

이 때문에 혐의 자체를 다툴 사건이라면 처음부터 증거관계를 정리해 불기소 가능성을 높이는 노력이 신상공개 문제와 직결됩니다.


5. 통지부터 공개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되고 그 사이에 대응해야 합니다

의견진술 기회와 5일 이상의 유예기간이 피의자가 쓸 수 있는 실질적인 방어 시간입니다.

신상공개 절차는 통상 ①수사기관(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의 공개 여부 검토와 심의 → ②피의자에 대한 의견진술 기회 고지 → ③공개 결정 통지와 유예기간 → ④공개 및 사건 송치·재판(수원지방법원 등)의 순서로 이어집니다. 법 제4조 제6항은 공개 결정 전에 피의자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도록 하고 있고, 시행령 제3조는 이를 고지한 뒤 확인서를 제출받도록 정해 두었습니다.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가 열리는 경우에도 피의자에게 의견 진술 기회를 줘야 합니다(법 제8조 제3항).

공개를 결정하면 통지서로 피의자에게 알리고, 변호인이 있으면 변호인에게도 알려야 합니다(시행령 제4조 제1항). 통지한 날부터 5일 이상의 유예기간을 두어야 하며, 피의자가 서면으로 이의 없음을 표시한 때에만 유예기간 없이 바로 공개할 수 있습니다(법 제4조 제7항). 따라서 현장에서 확인서나 동의 서면에 함부로 서명해서는 안 됩니다.

  1. 의견진술 기회 고지 확인서와 의견서 양식을 받으면, 서명 전에 내용을 확인하고 변호인과 의견서에 담을 요건 쟁점(충분한 증거 여부, 공익 필요성, 피해자 의사)을 정리합니다.

  2. 공개 결정 통지서를 받으면 통지일과 유예기간 만료일을 확인하고, 이의 없음을 표시하는 서면에는 서명하지 않습니다.

  3. 유예기간 안에 법원에 결정의 취소와 집행정지를 구하는 방안(행정소송법 제23조)을 변호인과 검토합니다.

이러한 대응은 시간이 짧기 때문에 통지를 받기 전, 수사 초기부터 변호인이 사건 기록과 증거관계를 파악해 두어야 현실적으로 가능합니다.


마치며

성범죄 혐의를 받는 분들은 신상공개라는 말을 듣는 순간 당황해서, 사진을 찍지 않겠다고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느끼기 쉽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작 의견을 낼 수 있는 시간과 유예기간을 흘려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의자 입장에서는 촬영 거부는 법적 방어가 되지 못하며, 다툴 수 있는 것은 혐의에 대한 증거와 공개 요건이라는 점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반대로 피해자 입장에서도 공개 여부는 피해자의 의사와 보호 필요성이 함께 고려되는 사항이어서, 신상공개가 곧 피해 회복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고 대응하셔야 합니다.

저는 성범죄 사건에서 혐의를 받는 피의자 쪽과 피해를 호소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수사 초기에 어떤 진술과 자료를 남기느냐에 따라 신상공개 여부와 사건 결론이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신상공개 통지를 받았거나 받을 가능성이 있다면, 유예기간이 흐르기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촬영을 끝까지 거부하면 처벌받나요?

A. 새 법과 시행령에는 촬영 거부 자체를 처벌하는 벌칙 조항이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법 제4조 제5항은 피의자가 “따라야 한다”고 정하고 있고, 거부해도 기존에 보관된 사진으로 공개될 수 있습니다.

Q. 마스크나 모자로 얼굴을 가리면 공개를 피할 수 있나요?

A. 어렵습니다. 공개 사진은 원칙적으로 공개 결정일 전후 30일 이내의 모습이어야 하고, 정면·좌·우 얼굴을 촬영하도록 시행령이 정하고 있으며, 가려서 식별이 안 되면 다시 요구받을 수 있습니다.

Q. 아직 유죄가 확정되지 않았는데 신상이 공개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다만 “충분한 증거”와 “오로지 공공의 이익” 요건을 갖춰야 하고, 공개할 때에도 유죄 확정 전까지 무죄로 추정된다는 문구를 명시해야 합니다.

Q. 미성년자인 피의자도 공개되나요?

A. 아닙니다. 법 제4조 제1항 단서는 피의자가 미성년자인 경우 공개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Q. 공개된 뒤 불기소가 되면 어떻게 되나요?

A. 수사기관이 지체 없이 공개한 신상정보를 삭제해야 하고, 형사보상과 별도로 1천만원 이내의 보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재산상 손실이 증명되면 그 손실액도 보상 대상입니다.

Q. 공개 결정에 동의하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의견진술 단계에서 요건 흠결을 서면으로 주장하고, 통지 후 유예기간 안에 법원에 취소와 집행정지를 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합니다. 이의 없음 서면에는 함부로 서명하지 마셔야 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고준용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1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