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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병이 근무지를 비우면 무단이탈보다 무겁게 처벌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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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병이 근무지를 비우면 무단이탈보다 무겁게 처벌되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경계근무 중 잠깐 자리를 비웠다가 군사경찰 조사를 받게 되었다는 병사 본인과 부모님의 상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잠깐 화장실에 다녀왔을 뿐이다”, “부대 안이었고 어디 도망간 것도 아니다”, “그냥 무단이탈 정도로 끝나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사건을 넘겨받은 군검사는 일반 무단이탈이 아니라 초병의 수소이탈로 사건을 구성하고, 그 순간 적용 조문과 형량 상한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최근 군사법원 실무는 근무지를 비운 사람이 경계를 고유 임무로 하는 초병이었는지를 먼저 가려, 초병이면 군형법 제28조로 무겁게 처벌하는 흐름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같은 자리 이탈이라도 근무의 성격에 따라 벌금형이 가능한 사건과 징역형만 가능한 사건으로 갈립니다.

아래에서는 초병이 근무지를 비웠을 때 무단이탈보다 얼마나 무겁게 처벌되는지, 정당한 사유가 어디까지 인정되는지, 사건이 어떤 절차로 진행되는지 조문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초병이 근무지를 비우면 무단이탈이 아니라 초병의 수소이탈이 적용됩니다

같은 이탈이라도 ‘초병’ 신분이면 군형법 제79조가 아니라 제28조로 처벌합니다.

일반 병사가 허가 없이 근무장소나 지정장소를 일시적으로 벗어나면 군형법 제79조의 무단이탈이 문제됩니다. 반면 초병은 경계라는 임무 자체가 그 자리에 있는 것이므로, 자리를 비우는 행위는 단순한 근태 위반이 아니라 경계 공백을 만든 행위로 평가되어 별도의 구성요건인 제28조가 적용됩니다.

여기서 초병이란 군형법 제2조 제3호에 따라 경계를 그 고유의 임무로 하여 지상, 해상 또는 공중에 책임 범위를 정하여 배치된 사람을 말합니다. 소초·GOP·해안·함정·위병소 등에서 경계 목적으로 책임 범위를 받아 배치되었다면 초병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고, 이 요건이 이 사건의 적용 조문을 가르는 첫 번째 쟁점입니다.

반대로 취사·행정·정비 같은 일반 근무 중 자리를 비운 경우는 경계가 고유 임무가 아니므로 제79조로 의율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래서 수사 초기에는 근무표, 근무명령, 배치 위치, 근무 지시 내용 등 ‘내가 초병이었는지’를 보여주는 자료가 가장 먼저 확인됩니다.

초병이라는 지위가 인정되는 순간, 자리를 비운 행위는 무단이탈이 아니라 제28조의 수소이탈로 넘어갑니다.


2. 평시에도 초병의 수소이탈은 무단이탈보다 형이 무겁고 벌금형이 없습니다

제28조는 평시에도 2년 이하의 징역이며, 제79조와 달리 벌금·금고로 끝낼 수 없습니다.

두 조문의 법정형부터 직접 비교해 보겠습니다. 군형법은 무단이탈을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습니다.

허가 없이 근무장소 또는 지정장소를 일시적으로 이탈하거나 지정한 시간까지 지정한 장소에 도달하지 못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군형법 제79조).

초병의 수소이탈은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습니다.

초병이 정당한 사유 없이 수소를 이탈하거나 지정된 시간까지 수소에 임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적전인 경우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 전시·사변 시 또는 계엄지역인 경우 1년 이상의 유기징역, 그 밖의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군형법 제28조).

평시, 즉 ‘그 밖의 경우’만 놓고 보면 상한이 1년 이하에서 2년 이하로 두 배가 됩니다. 더 중요한 차이는 제79조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과 금고가 선택형으로 들어 있어 벌금으로 사건을 마무리할 여지가 있지만, 제28조에는 징역형만 규정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법정형에 벌금이 없으면 법원은 징역형을 선고하되 집행유예나 선고유예 여부를 따지는 구조가 되므로, 형의 종류 자체가 달라집니다.

또한 제28조는 이 장의 미수범도 처벌하도록 한 제29조가 함께 있어서, 이탈하려고 했으나 곧바로 제지되어 실제로 벗어나지는 않은 경우에도 문제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군형법상 형이 정해지면 별도로 군 내부 징계, 진급·보직 불이익 같은 부수적 불이익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평시라도 초병의 수소이탈은 상한이 두 배이고 징역형만 규정되어 있어, 일반 무단이탈과는 사건의 무게가 다릅니다.


3. “잠깐 비웠다”는 사정은 정당한 사유가 되기 어렵습니다

제28조의 ‘정당한 사유’는 근무 교대·보고 절차를 지킬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에 한정해 좁게 인정됩니다.

제28조는 ‘정당한 사유 없이’ 수소를 이탈한 경우를 처벌합니다. 그렇다면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처벌되지 않는데, 문제는 어디까지가 정당한 사유인가입니다. 급성 복통이나 설사처럼 도저히 버틸 수 없는 신체 사정, 적의 침투나 화재·사고 발생에 대응하기 위한 이동, 상급자의 명시적 지시에 따른 이동 같은 경우가 대표적으로 거론됩니다.

다만 이런 사정이 있더라도 곧바로 면책되는 것은 아닙니다. 경계근무는 한 사람이 자리를 비우면 공백이 생기므로, 군에서는 초병을 교체하거나 근무 지휘자에게 보고한 뒤 자리를 떠나도록 절차를 정해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법원은 사유가 있었다는 사실과 함께, 그 사유로 보고·교대 같은 절차를 밟을 수 없었는지를 함께 봅니다. 무전기나 유선으로 보고할 수 있었는데도 말없이 이동했다면 정당한 사유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부대 안이었다”, “몇 분이면 돌아올 수 있었다”, “다른 초병이 있었다”는 변명은 실무에서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이탈의 거리나 시간이 아니라 책임 범위가 비어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경계 공백이기 때문입니다. 이 점은 일반 무단이탈에서도 근무 장소를 벗어나 임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태가 되면 이탈로 본다는 취지의 판례 흐름과 같습니다. 거리가 가까웠다는 사정은 구성요건을 부정하기보다 양형에서 참작되는 사정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방어는 ‘이탈 사실이 없었다’고 다투기보다 ①초병 신분이었는지 ②이탈 자체가 있었는지 ③불가피한 사유와 절차 불이행의 이유가 있었는지를 증거로 나누어 정리하는 방식이 되어야 합니다.

정당한 사유는 불가피한 사정과 보고·교대 불능이 함께 입증될 때에만 인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4. 이탈의 목적과 기간에 따라 군무이탈이나 초령 위반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자리를 비운 이유와 돌아온 시점에 따라 적용 조문이 제28조에서 제30조로 뛰어오를 수 있습니다.

수소이탈과 혼동되는 조문이 둘 있습니다. 첫째는 군무이탈입니다. 군형법 제30조 제1항은 군무를 기피할 목적으로 부대 또는 직무를 이탈한 사람을 평시에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하고, 제2항은 이탈된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상당한 기간 내에 복귀하지 않은 경우도 같은 형으로 처벌합니다. 초병이 근무가 싫어 자리를 떠나 돌아오지 않았다면 제28조가 아니라 이 조문이 문제되고, 하한이 1년 이상이 되므로 처벌이 크게 달라집니다.

그래서 조사에서는 ‘왜 나갔는지’, ‘돌아올 생각이 있었는지’, ‘실제로 얼마 만에 복귀했는지’를 집요하게 묻습니다. 같은 이탈이라도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 스스로 돌아온 경우와, 근무를 피하려고 떠난 경우의 평가는 전혀 다릅니다. 진술 한 줄이 적용 조문을 바꿀 수 있으므로, 첫 조사 때 표현 하나하나에 신중해야 합니다.

둘째는 초령 위반입니다. 군형법 제40조 제2항은 초병이 잠을 자거나 술을 마신 경우에도 같은 조 제1항의 형, 즉 평시 2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합니다. 근무지를 비운 것이 아니라 자리에서 졸았거나 음주했다면 이 조문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한 번의 근무에서 이탈과 수면이 함께 문제되면 각각 별도로 검토되므로 사실관계를 구분해 정리해야 합니다.

전시·사변 시나 적전이라면 형량은 훨씬 올라가지만, 평시 대부분의 사건은 제28조 제3호의 2년 이하 징역 구간에서 다뤄집니다. 이 구간에서는 초범 여부, 이탈 시간과 거리, 경계 공백으로 인한 실제 위험의 유무, 반성 정도, 소속 부대의 의견이 양형 요소로 작용합니다.

같은 자리 이탈이라도 이유와 복귀 시점에 따라 제28조, 제30조, 제40조로 적용이 갈립니다.


5. 조사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군사경찰 조사 단계의 진술과 자료 정리가 사건의 적용 조문과 결과를 좌우합니다.

초병 이탈 사건은 통상 ①소속 부대 또는 군사경찰대의 인지 및 조사 → ②군검사의 수사와 기소 여부 결정 → ③기소 시 지역군사법원의 1심 재판 → ④항소 시 서울고등법원 항소심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2022년 7월 군사법원법 개정으로 고등군사법원이 폐지되어 군사재판의 항소심은 서울고등법원이 맡고 있고, 최종심은 대법원입니다. 사건은 소속 부대 관할의 지역군사법원에서 시작되며, 경기 남부 소재 부대 사건이라면 해당 지역군사법원 관할 여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아래 순서로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1. 근무표와 근무명령서, 배치 위치, 근무 지휘자의 지시 내용을 확인해 본인이 초병이었는지, 책임 범위가 어디였는지부터 정리합니다.

  2. 자리를 비운 시각, 이동 거리, 복귀 시각을 시간순으로 적고, 보고나 교대 요청을 시도했는지와 불가능했던 이유를 정리합니다.

  3. 진료 기록, 동료 진술, 무전·유선 통화 기록처럼 정당한 사유를 뒷받침할 객관적 자료를 조사 전에 확보합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변호인의 조력을 받으면 적용 조문이 제28조인지 제79조인지, 이탈의 고의와 복귀 의사가 어떻게 평가되는지를 조사 단계부터 다툴 수 있습니다. 기소가 되더라도 집행유예나 선고유예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고, 징계와 형사처벌을 구분해 대응 방향을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경계근무 중 벌어진 일은 “별일 아니었다”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군은 경계 공백을 가볍게 보지 않고, 조사 단계에서 이미 적용 조문이 결정되어 버리기도 합니다.

당사자인 병사 입장에서는 변명보다 근무 상황과 이탈 경위를 객관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초병이었는지,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 군무를 기피할 목적이 없었다는 점을 어떻게 보여줄지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자녀의 일을 뒤늦게 알게 된 부모님 입장에서도 부대에서 들은 설명만으로 판단하기보다, 어떤 조문으로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반 무단이탈과 초병의 수소이탈은 처벌의 종류부터 다르기 때문입니다.

저는 병역과 군형법 사건에서 조사를 받는 병사와 걱정하는 가족 양쪽을 모두 상담해 온 변호사로서, 초기 진술과 자료 정리에 따라 같은 사건이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어떤 조문으로 조사받게 될지 불안하다면, 그때가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과를 바꿀 수 있는 첫 조사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화장실에 5분 다녀왔을 뿐인데도 초병의 수소이탈이 되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이탈 시간이 짧아도 책임 범위가 비어 있었다면 구성요건에 해당할 수 있고, 시간과 거리는 주로 양형에서 참작됩니다. 다만 보고·교대가 불가능할 만큼 급박한 신체 사정이 입증되면 정당한 사유가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Q. 초병이 아닌 일반 근무 중 자리를 비우면 어떻게 되나요?

A. 경계가 고유 임무가 아니면 제79조의 무단이탈이 적용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규정되어 벌금형 선택지가 있습니다.

Q. 이탈하려다가 선임에게 걸려서 실제로 나가지 않았다면요?

A. 제28조가 속한 장의 미수범은 처벌한다고 제29조가 정하고 있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어디까지 실행에 착수했는지는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구체적인 확인이 필요합니다.

Q. 근무 중 졸았다면 수소이탈과 같은 죄인가요?

A. 아닙니다. 초병이 잠을 자거나 술을 마신 경우는 군형법 제40조 제2항의 초령 위반으로 평시 2년 이하의 징역으로 다뤄집니다. 이탈과 수면이 함께 있었다면 각각 따져봐야 합니다.

Q. 근무가 싫어서 나갔다가 돌아왔다면 어떻게 되나요?

A. 군무를 기피할 목적이 인정되면 제30조 군무이탈이 문제되어 평시에도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목적이 있었는지, 복귀 의사와 시점이 어땠는지가 핵심 쟁점입니다.

Q. 군검사 조사를 받게 되었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진술 전이 가장 좋습니다. 진술 내용에 따라 초병 해당 여부, 이탈의 목적, 정당한 사유 판단이 달라질 수 있고, 한번 작성된 조서는 이후 재판에서 번복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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