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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중인 사건 피해자인데 검사 수사서류를 볼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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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중인 사건 피해자인데 검사 수사서류를 볼 수 있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형사재판이 시작된 뒤에야 “검찰에서 무슨 증거를 냈는지, 피고인이 뭐라고 진술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며 상담을 요청하시는 피해자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피해자분들 중 상당수는 “내가 피해자인데 내 사건 서류를 못 볼 리가 있나”, “검사님께 부탁드리면 보여주시겠지”라고 생각하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검찰청 민원실이나 담당 검사실에 요청하면 “재판 중인 사건이라 공개할 수 없다”는 답이 돌아오고, 그제야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신청해야 하는지 막막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형사소송법은 이 문제를 피해자가 재판장에게 소송기록의 열람·등사를 신청하는 제도로 풀어두었습니다. 다만 이 제도로 볼 수 있는 범위와 볼 수 없는 범위가 분명히 갈리고, 신청이 거부되면 다툴 방법도 사실상 없기 때문에 처음부터 정확히 알고 접근하셔야 합니다.

아래에서는 재판 중인 사건의 피해자가 어떤 서류를 어떤 경로로 볼 수 있는지, 그리고 신청이 막혔을 때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재판 중에는 검사에게 직접 수사서류를 요구할 수 없습니다

재판 중인 사건의 서류는 원칙적으로 비공개이고, 피해자의 신청 창구는 검사가 아니라 재판장입니다.

형사소송법 제47조는 소송에 관한 서류는 공판의 개정 전에는 공익상 필요 기타 상당한 이유가 없으면 공개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수사기록은 피의자의 사생활, 참고인의 신원, 아직 확정되지 않은 증거관계가 모두 담겨 있기 때문에 사건 당사자라도 자유롭게 열람할 수 없다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피고인에게는 사정이 다릅니다.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은 공소제기 후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검사에게 증거로 신청할 서류, 증인으로 신청할 사람의 진술 서류 등의 열람·등사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제도는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을 위한 것이어서 신청 주체가 피고인과 변호인으로 한정되어 있고, 피해자는 이 조문으로 검사에게 서류를 요구할 근거가 없습니다.

또 하나 자주 시도하시는 방법이 정보공개청구인데, 진행 중인 재판에 관련된 정보는 정보공개법상 비공개 대상 정보로 분류되어 거부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결국 피해자가 재판 계속 중에 서류를 보려면 형사소송법이 피해자에게 따로 열어준 길, 즉 재판장에 대한 신청을 이용해야 합니다.

재판 중에는 검사실이나 정보공개청구가 아니라, 재판부를 상대로 신청하는 것이 정해진 경로입니다.


2. 피해자는 제294조의4에 따라 재판장에게 소송기록 열람·등사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소송계속 중인 사건의 피해자는 재판장의 허가를 받아 법원에 제출된 소송기록을 보고 복사할 수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94조의4 제1항은 신청 주체를 소송계속 중인 사건의 피해자, 피해자가 사망하거나 심신에 중대한 장애가 있는 경우의 배우자·직계친족·형제자매, 피해자 본인의 법정대리인, 그리고 이들로부터 위임을 받은 배우자·직계친족·형제자매·변호사로 정하고 있습니다. 즉 피해자 본인이 직접 해도 되고, 변호사를 통해 대리 신청해도 됩니다.

신청이 접수되면 재판장은 지체 없이 검사,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신청이 있었다는 취지를 통지해야 하고(제2항), 허가 여부는 다음 기준에 따라 판단합니다.

재판장은 피해자 등의 권리구제 또는 제294조의2에 따른 진술권 보장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소송기록의 열람 또는 등사를 허가하여야 한다(형사소송법 제294조의4 제3항 본문).

“허가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어 요건을 갖추면 원칙적으로 허가가 나갑니다. 그래서 신청서에는 왜 기록이 필요한지를 구체적으로 적어야 합니다. 예컨대 손해배상청구 등 민사상 권리구제를 위한 것인지, 공판기일에서 피해자 진술권(제294조의2)을 행사하기 위해 피고인의 주장과 증거를 알아야 하는지를 밝히는 식입니다.

다만 재판장이 허가한 경우에도 등사한 기록의 사용 목적을 제한하거나 조건을 붙일 수 있고(제4항), 기록을 본 사람은 알게 된 사항을 이용해 관계인의 명예나 생활의 평온을 부당하게 해하거나 수사와 재판에 지장을 주어서는 안 됩니다(제6항). SNS나 커뮤니티에 기록 내용을 올리는 행위는 이 의무와 별개로 명예훼손 등 새로운 분쟁의 씨앗이 됩니다.

피해자가 직접 또는 변호사를 통해 재판장에게 신청하고, 권리구제나 진술권 보장의 필요성을 소명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3. 신청해도 볼 수 없는 서류와 허가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열람 대상은 법원에 제출된 소송기록이고, 검사 수중에만 있는 수사서류 전부가 아닙니다.

가장 흔한 오해가 “검사가 가지고 있는 수사서류를 다 볼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제294조의4가 열어주는 것은 소송기록의 열람·등사입니다. 검사가 공소제기 때 법원에 제출한 서류, 그리고 재판 진행 중 증거로 신청해 법원에 제출된 증거기록이 여기에 해당하고, 검사가 증거로 신청하지 않고 보관만 하고 있는 수사서류는 소송기록에 편철되지 않으므로 이 신청으로는 볼 수 없는 것이 원칙입니다.

또한 같은 조 제3항 단서는 다음 경우에 재판장이 열람·등사를 허가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정합니다. 심리가 비공개로 진행된 경우, 국가의 안전보장·선량한 풍속·공공의 질서유지·공공복리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사건관계인의 명예·사생활의 비밀 또는 생명·신체의 안전이나 생활의 평온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공범 등의 증거인멸이나 도주를 용이하게 하거나 관련 사건의 재판에 중대한 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경우, 피고인의 개선·갱생에 현저한 지장이 있는 경우, 사건관계인의 영업비밀이 현저히 침해될 우려가 있는 경우, 그리고 그 밖에 심리의 상황을 고려하여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입니다.

실무에서는 다른 증인의 인적사항이나 아직 신문이 끝나지 않은 증인의 진술조서가 포함된 부분이 제한되거나, 피해자 본인의 진술과 직접 관련된 부분만 허가되는 방식으로 범위가 좁혀지기도 합니다. 허가하지 않거나 조건을 붙여 허가하는 경우 재판장은 신청인에게 그 이유를 통지해야 하지만, 이 판단에 대해서는 불복할 수 없습니다(제7항).

불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신청서의 소명이 사실상 단 한 번의 기회가 됩니다.


4. 재판이 확정된 뒤에는 검사에게 확정기록 열람·등사를 신청하는 길이 열립니다

확정 전에는 재판장, 확정 후에는 기록을 보관한 검사로 신청 상대가 바뀝니다.

판결이 확정되면 형사소송법 제59조의2가 적용됩니다. 누구든지 권리구제·학술연구 또는 공익적 목적으로 재판이 확정된 사건의 소송기록을 보관하고 있는 검찰 쪽 기관에 열람 또는 등사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는 손해배상청구 소송이나 민사 증거 확보라는 권리구제 목적을 내세우기 쉬운 위치에 있습니다.

다만 검사도 심리가 비공개로 진행된 경우, 사건관계인의 명예나 사생활의 비밀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해당 소송관계인이 공개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 등에는 열람·등사를 제한할 수 있습니다. 제한하는 경우에는 그 사유를 명시해 신청인에게 통지해야 하고, 신청인은 이 처분에 불복하면 해당 기록을 보관한 기관에 대응하는 법원에 처분의 취소 또는 변경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제59조의2 제3항·제6항). 재판 계속 중의 제294조의4와 달리 이쪽은 불복 경로가 열려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그래서 민사 손해배상을 염두에 두고 계시다면, 재판 중에는 제294조의4로 필요한 부분을 확보하고, 확정 후 부족한 부분은 제59조의2로 보완하는 순서로 계획하시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공소제기 전 단계에서 사건이 불기소로 끝났다면 또 다른 별도 절차가 필요하므로 어느 단계인지부터 확인하셔야 합니다.

재판 중과 확정 후는 신청 상대, 판단 기준, 불복 가능 여부가 모두 다른 별개의 제도입니다.


5. 신청부터 허가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신청서 한 장의 소명 내용이 허가 여부와 열람 범위를 가릅니다.

피해자의 소송기록 열람·등사 신청은 통상 ①사건이 계속 중인 법원(수원 관내 사건이라면 수원지방법원 형사 재판부)의 재판부 또는 형사 접수 담당에 신청서 제출 → ②재판장이 검사와 피고인 측에 신청 취지 통지 → ③재판장의 허가 여부 결정과 이유 통지 → ④허가 시 법원이 정한 장소·방법으로 열람 또는 등사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허가가 나더라도 검사 보관 서류가 아니라 법원이 보관하는 소송기록이 대상이라는 점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신청 전에 아래 순서로 준비하시기를 권합니다.

  1. 사건번호와 재판부를 확인하고, 본인이 해당 사건의 피해자임을 보여주는 자료(고소장 접수증, 검찰 사건처리결과 통지서, 피해자 통지서 등)를 챙깁니다.

  2. 열람·등사가 필요한 이유를 손해배상청구, 피해 회복 등 권리구제 목적과 피해자 진술권 행사 목적으로 나누어 구체적으로 정리합니다.

  3. 전체 기록이 아니라 꼭 필요한 부분(피고인 진술조서, 증거목록, 감정서 등)을 특정해 신청 범위를 좁히고, 필요하면 변호사를 통해 위임 신청합니다.

신청서에 소명이 부족하거나 범위가 지나치게 넓으면 일부만 허가되거나 거부될 수 있고 그 결정은 다툴 수 없으므로, 처음 신청 단계에서 필요 이유와 범위를 정확히 특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치며

피해자분들은 “내 사건인데 왜 나만 모르고 재판이 진행되나”라는 답답함 때문에, 정작 정해진 신청 절차를 놓치거나 검사실과 불필요한 마찰을 빚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를 입은 피해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호소보다, 기록이 왜 필요한지와 어떤 부분이 필요한지를 정리해 재판장에게 신청하는 것이 가장 빠릅니다. 소송기록 열람·등사는 형사재판에서 진술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하고, 이후 민사상 손해배상까지 준비하는 출발점이 됩니다.

반대로 피고인 입장에서도 피해자가 기록을 열람·등사하는 것이 곧 불리한 결과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피고인은 제266조의3에 따라 검사에게 서류 열람·등사를 신청할 권리가 있고, 피해자의 신청이 있으면 재판장으로부터 통지를 받아 의견을 낼 수 있습니다. 양쪽의 권리가 어떻게 맞물리는지 이해하는 것이 대응의 출발점입니다.

저는 형사사건에서 피해자를 대리한 경우와 피고인을 변호한 경우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기록 열람 신청 하나가 이후 재판과 민사 절차의 방향을 바꾸는 장면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재판이 진행 중이라면 신청서 작성 단계부터 신중해야 합니다. 결과를 되돌릴 수 없는 이 시점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재판 중인 사건의 피해자인데, 담당 검사님께 수사서류를 보여달라고 하면 안 되나요?

A. 검사에게는 재판 중 피해자에게 수사서류를 열람시켜줄 법적 의무가 없고,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의 열람·등사 신청권도 피고인과 변호인에게만 있습니다. 피해자는 재판장에게 제294조의4에 따라 신청해야 합니다.

Q. 피해자 본인이 아니라 변호사나 가족이 대신 신청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피해자 본인의 법정대리인, 그리고 피해자로부터 위임을 받은 배우자·직계친족·형제자매·변호사가 신청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사망하거나 심신에 중대한 장애가 있으면 배우자·직계친족·형제자매 자신이 피해자 자격으로 신청합니다.

Q. 신청하면 반드시 허가되나요?

A. 아닙니다. 권리구제나 진술권 보장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허가해야 하지만, 사건관계인의 사생활이나 안전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거나 심리 상황상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허가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Q. 허가를 받지 못했는데 항고나 이의를 할 수 있나요?

A. 재판장의 허가 여부와 사용 목적 제한 등에 관한 재판에 대해서는 불복할 수 없다고 형사소송법 제294조의4 제7항이 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 신청서의 소명이 중요합니다.

Q. 열람·등사한 기록을 민사 소송이나 언론, SNS에 써도 되나요?

A. 민사 손해배상 입증자료로 쓰는 것은 권리구제 목적에 부합하지만, 허가 때 붙은 사용 목적 조건은 지켜야 합니다. 관계인의 명예나 생활의 평온을 부당하게 해하거나 수사와 재판에 지장을 주는 방식의 공개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Q. 판결이 확정된 뒤에는 어떻게 하나요?

A. 확정 후에는 기록을 보관한 검찰 쪽 기관에 형사소송법 제59조의2에 따라 열람·등사를 신청합니다. 제한 처분에는 이유가 통지되고, 보관 기관에 대응하는 법원에 취소·변경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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