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항공사 소속 조종사나 경량항공기 조종사가 비행 전 음주 측정에서 적발되어 처분을 받았다는 소식이 이어지면서, 조종사의 음주 문제가 형사처벌과 자격 박탈로 곧바로 이어지는지 문의하시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조종사분들 중 상당수는 “전날 저녁에 마셨고 비행은 다음 날 오후라서 괜찮다고 생각했다”, “컨디션에는 전혀 이상이 없었는데 수치만 문제가 된 것이다”, “운전할 때 기준과 비슷하겠지 싶었다”는 안심을 하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출발 전 호흡측정에서 수치가 나오면 비행은 그 자리에서 중단되고, 형사 입건과 함께 국토교통부의 행정처분 절차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항공안전법은 조종사 등 항공종사자의 주류 섭취에 대해 일반 도로교통법보다 훨씬 낮은 기준을 두고 있으며, 혈중알코올농도 0.02퍼센트 이상이면 비행 여부와 관계없이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태’로 의제합니다. 또한 형사처벌과는 별도로 자격증명의 취소 또는 효력정지라는 행정처분이 따로 내려질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조종사가 술을 마시고 비행하면 자격증명이 어떤 요건에서 취소되는지, 취소와 정지는 어떻게 갈리는지, 형사처벌은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처분 통지를 받았을 때 무엇을 해야 하는지 법조문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혈중알코올농도 0.02퍼센트 이상이면 조종사는 업무에 종사할 수 없습니다
조종사의 음주 기준은 도로교통법이 아니라 항공안전법 제57조가 정합니다.
항공안전법 제57조 제1항은 항공종사자가 주류, 마약류, 환각물질 등(이하 “주류등”)의 영향으로 항공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는 상태에서는 항공업무에 종사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는 상태’가 무엇인지는 같은 조 제5항이 수치로 못 박고 있는데, 주정성분이 있는 음료의 섭취로 혈중알코올농도가 0.02퍼센트 이상인 경우가 그 첫 번째 기준입니다.
주류등의 영향으로 항공업무 또는 객실승무원의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는 상태의 기준은 다음 각 호와 같다. 1. 주정성분이 있는 음료의 섭취로 혈중알코올농도가 0.02퍼센트 이상인 경우(항공안전법 제57조 제5항).
자동차 음주운전의 처벌 기준이 0.03퍼센트부터인 것과 비교하면 더 엄격합니다. 특히 이 기준은 ‘실제로 비틀거렸는지’, ‘비행에 지장이 있었는지’를 따지지 않습니다. 수치가 기준 이상이면 정상 수행이 불가능한 상태로 본다는 것이 법의 구조이므로, “몸 상태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는 주장은 이 요건 판단에서 힘을 얻기 어렵습니다.
이와 별개로 제57조 제2항은 항공업무에 종사하는 동안 주류등을 섭취하거나 사용하는 것 자체를 금지합니다. 즉 제1항은 ‘수치 기준 이상의 상태에서의 종사’를, 제2항은 ‘업무 중 섭취’를 각각 규율하므로, 비행 중이나 대기 중에 소량을 마신 경우에는 수치가 낮더라도 제2항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조종사의 음주는 혈중알코올농도 0.02퍼센트라는 낮은 수치에서부터 법적 문제가 되고, 업무 중 섭취는 수치와 관계없이 별도로 금지됩니다.
2. 음주 비행은 자격증명 취소 또는 효력정지 사유에 해당합니다
음주 관련 위반은 항공안전법 제43조 제1항에 명시된 처분 사유입니다.
항공안전법 제43조 제1항은 국토교통부장관이 항공종사자의 자격증명을 취소하거나 1년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효력정지를 명할 수 있는 사유를 열거하고 있습니다. 음주와 관련해서는 세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제13호는 제57조 제1항을 위반해 주류등의 영향으로 정상 수행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항공업무에 종사한 경우, 제14호는 제57조 제2항을 위반해 업무 중 주류등을 섭취·사용한 경우, 제15호는 제57조 제3항에 따른 호흡측정 등 측정 요구에 응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이 중 눈여겨볼 부분은 제43조 제1항 단서입니다. 단서는 거짓으로 자격증명을 받은 경우(제1호), 자격증명서를 빌려준 경우(제6호의2·6의3), 제15호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취소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즉 음주 측정 요구에 불응하면 취소가 기속행위로 정해져 있어 재량의 여지가 없고, 음주 상태 비행(제13호)과 업무 중 음주(제14호)는 취소와 정지 중 선택하는 재량 사유입니다.
국토교통부장관은 항공종사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자격증명이나 자격증명의 한정을 취소하거나 1년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자격증명등의 효력정지를 명할 수 있다(항공안전법 제43조 제1항).
또한 제43조 제3항 제2호는 같은 사유(제1항 제13호부터 제15호)에 대해 항공신체검사증명도 취소하거나 1년 이내 효력정지를 명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자격증명만 정지되는 것이 아니라 비행에 필요한 신체검사증명까지 함께 처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효력정지 중에 항공업무에 종사하면 제43조 제1항 제31호에 따라 자격증명이 취소되어야 하고, 형사적으로도 제148조 제3호의 효력정지명령 위반으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43조 제1항 제2호는 항공안전법을 위반해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도 처분 사유로 둡니다. 음주 비행으로 벌금형 이상이 확정되면 제13호·제14호와는 별개로 이 사유가 추가됩니다.
측정 불응은 자격증명이 반드시 취소되고, 음주 비행·업무 중 음주는 취소 또는 최대 1년 효력정지가 가능하며, 신체검사증명까지 함께 처분될 수 있습니다.
3. 취소로 갈지 정지로 갈지는 처분기준과 재량권 행사 범위에서 갈립니다
‘취소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이므로, 구체적 처분 수위는 시행규칙 기준과 비례원칙으로 판단됩니다.
제43조 제6항은 처분의 기준과 절차를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고, 실제 처분 수위는 항공안전법 시행규칙의 행정처분 기준에서 위반 유형·횟수·혈중알코올농도 수준 등에 따라 정해집니다. 구체적인 일수나 단계는 개정이 잦으므로 처분 시점에 적용되는 시행규칙 별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다만 이 기준은 행정청 내부의 재량준칙 성격이어서, 법원은 기준에 맞는지 여부만이 아니라 처분이 비례원칙에 어긋나지 않는지를 별도로 심사하는 것이 일반적인 행정법 법리입니다.
그래서 같은 음주 사건이라도 처분 결과가 갈립니다. 수치가 기준을 간신히 넘은 경우인지 현저히 초과한 경우인지, 실제로 항공기를 이륙시켰는지 아니면 출발 전 점검 단계에서 적발되어 비행이 이루어지지 않았는지, 과거 위반 전력이 있는지, 승객 탑승 여부와 운항 규모는 어땠는지가 모두 고려 요소가 됩니다. 이륙 전 적발은 위험이 현실화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유리하게 평가되지만, 제13호는 ‘업무에 종사한 경우’를 요건으로 하므로 비행 준비 단계가 ‘종사’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되기도 합니다.
또한 취소 처분은 조종사의 직업 자체를 박탈하는 중대한 침익적 처분입니다. 따라서 위반의 정도에 비해 처분이 지나치게 무겁다면 재량권의 일탈·남용으로 위법하다는 취지의 판단이 가능하고, 이것이 취소소송의 핵심 쟁점이 됩니다. 반대로 항공안전이라는 공익적 필요가 매우 크다는 점도 법원이 중요하게 보기 때문에, 조종사 개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공익이 강하게 반영되는 영역임을 알고 대응해야 합니다.
자격증명 취소는 정해진 숫자가 아니라 시행규칙 기준과 비례원칙의 교차점에서 결정되므로, 수치·비행 여부·전력 같은 개별 사정의 정리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4. 형사처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행정처분과 형사처벌은 별개로 진행되며, 한쪽이 끝나도 다른 쪽은 면제되지 않습니다.
항공안전법 제146조는 제57조 제1항을 위반해 주류등의 영향으로 정상 수행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항공업무에 종사한 항공종사자, 제57조 제2항을 위반해 업무 중 주류등을 섭취·사용한 항공종사자, 제57조 제3항에 따른 측정을 거부한 항공종사자를 모두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측정에 불응하는 것이 오히려 더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은 법의 구조상 맞지 않습니다. 불응 자체가 제146조 제3호의 독립된 범죄이면서 자격증명 필수 취소 사유이기 때문입니다.
경량항공기 조종사도 마찬가지입니다. 항공안전법 제160조 제1항은 제121조 제2항에서 준용하는 제57조를 위반해 경량항공기로 비행한 사람을 같은 형량(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취미·레저 목적의 경량항공기 조종사라고 해서 예외가 아닙니다.
형사처벌이 벌금형 이상으로 확정되면 앞서 본 제43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다시 자격증명 처분 사유가 되므로, 형사 단계에서의 결과가 행정처분의 수위에까지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형사 사건의 대응 방향, 특히 어느 형 종류를 목표로 할지를 행정처분까지 내다보고 설계해야 합니다. 이득이나 피해 규모에 따른 단계 구분이 없는 단일 법정형이므로, 양형에서는 수치, 실제 비행 여부, 승객 유무, 전력, 반성과 재발 방지 노력 등이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음주 비행은 최대 징역 3년까지 가능한 범죄이며, 벌금 이상의 결과는 곧 자격증명 처분의 추가 사유가 됩니다.
5. 적발부터 처분 통지, 불복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측정 단계의 대응과 처분 사전통지 이후의 의견 제출이 결과를 가르는 두 번의 기회입니다.
통상 ①비행 전 또는 운항 중 호흡측정에서 기준 이상 수치가 확인되면 → ②수치 이의가 있는 경우 제57조 제4항에 따라 조종사의 동의를 받아 혈액 채취나 소변 검사 등으로 재측정 → ③수사기관 입건 및 조사(수원 지역에서 발생한 사건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관할 경찰서, 송치 후 수원지방검찰청)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의 재판으로 형사 절차가 진행됩니다. 이와 병행하여 국토교통부는 행정처분 절차를 진행하며, 처분 전에 행정절차법에 따라 처분의 사전통지와 의견제출 기회가 주어집니다.
측정 결과에 이의가 있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제57조 제4항의 재측정 요청을 놓치지 않는 것입니다. 처음 측정이 호흡측정기였다면 혈액 검사를 통해 수치를 다시 확인할 수 있고, 최초 측정 시각과 실제 비행 시각 사이의 시간 간격, 측정 기기의 보정 상태, 구강 잔류 알코올 가능성 등이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측정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면 앞서 본 것처럼 더 불리해집니다.
처분 통지 이후에는 아래 순서로 대응하는 것이 좋습니다.
처분 사전통지서에 적힌 위반 사실과 적용 조항(제43조 제1항 제13호·제14호·제15호 중 어느 것인지)을 먼저 확인하고, 의견제출 기한 안에 소명 자료를 제출합니다.
측정 시각·수치·기기 정보, 비행 일정과 실제 업무 개시 여부, 음주 경위를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재측정 결과가 있으면 함께 정리합니다.
처분이 내려졌다면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으로 다투되,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이라는 제소·청구 기간을 넘기지 않도록 하고, 필요하면 집행정지 신청도 함께 검토합니다.
형사 사건과 행정처분은 따로 진행되지만 서로의 결과가 영향을 주고받으므로, 두 절차를 함께 설계해서 형사 단계에서 확보한 증거와 진술이 행정 단계의 소명 자료로 일관되게 쓰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치며
조종사분들은 “한 번 적발되면 모든 게 끝난다”는 생각에 사실관계를 숨기거나 측정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다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막막함입니다.
처분을 받게 된 조종사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항변보다, 수치와 측정 경위, 실제 비행 여부, 과거 이력 같은 사정을 정리해 재량권 판단에 반영되도록 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소속 항공사나 동료 입장에서도 음주가 의심되는 동료의 업무 배제나 보고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문제되므로, 안전을 우선하는 대응이 결국 모두를 지키는 방향입니다.
저는 음주 관련 형사 사건과 행정처분 단계 모두에서 사건을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수치라도 사실관계 정리와 절차 선택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자격증명이 걸린 사건은 시간이 지날수록 선택지가 줄어듭니다. 의견제출 기한과 제소 기간이 지나기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전날 마시고 비행은 다음 날이었는데도 문제가 되나요?
A. 비행 시점에 혈중알코올농도가 0.02퍼센트 이상이면 문제가 됩니다. 마신 시각이 아니라 업무에 종사한 시점의 수치와 상태가 기준이므로, 음주 후 충분한 시간을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수치가 0.02퍼센트 미만이면 아무 문제가 없나요?
A. 제57조 제1항 위반은 성립하지 않을 수 있으나, 업무에 종사하는 동안 술을 마시는 행위는 제57조 제2항으로 별도 금지되어 있습니다. 또한 소속 항공사의 사규에 따라 징계될 수 있습니다.
Q. 측정을 거부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오히려 더 불리합니다. 측정 불응은 제146조 제3호로 처벌되고, 자격증명 취소 사유 중 반드시 취소해야 하는 사유에 해당합니다.
Q. 자격증명이 취소되면 다시 취득할 수 있나요?
A. 법적으로는 취소 후 다시 시험을 거쳐 취득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으나, 재취득 제한 기간이나 요건은 처분 시점의 법령과 시행규칙에 따라 달라지므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처분 자체를 다투어 취소 대신 정지로 낮추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인 경우가 많습니다.
Q. 처분에 불복하려면 언제까지 해야 하나요?
A. 행정소송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행정심판도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제기해야 합니다. 그 전에 사전통지 단계의 의견제출 기한이 훨씬 짧게 정해지는 경우가 많아 기한 관리가 가장 중요합니다.
Q. 경량항공기 조종사도 같은 처벌을 받나요?
A. 그렇습니다. 항공안전법 제160조 제1항이 제57조를 준용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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