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건설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일감을 따내기 위한 하도급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졌고, 그 과정에서 원청 현장소장이나 구매·공무 담당 직원에게 돈이나 선물이 오갔다는 이유로 수사를 받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하도급 업체 대표님들 중 상당수는 “원청 직원에게 소개비 명목으로 조금 챙겨준 것뿐이다”, “다들 관행처럼 하는 일이고 계약서에도 문제가 없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원청 내부 감사나 경쟁 업체의 신고로 계좌 내역이 드러나면, “대가를 바란 게 아니라 인사치레였다”, “이미 선정된 뒤에 준 돈이다”라고 항변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설산업기본법은 도급계약의 체결이나 공사 시공과 관련해 부정한 청탁을 하면서 재물이나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 자체를 처벌하고 있습니다. 돈을 받은 원청 직원뿐 아니라 준 하수급인도 같은 조문으로 처벌 대상이 되고, 형법상 배임증재까지 함께 문제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하도급을 받으려고 원청 직원에게 금품을 준 경우 어떤 조문이 적용되는지, 무엇이 ‘부정한 청탁’으로 평가되는지, 그리고 수사를 받게 되었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하도급을 받으려고 원청 직원에게 준 금품은 건설산업기본법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건산법 제38조의2는 돈을 받은 쪽과 준 쪽을 모두 처벌 대상으로 삼습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38조의2 제1항은 발주자·수급인·하수급인(법인이면 그 임원과 직원 포함) 또는 이해관계인이 도급계약의 체결 또는 건설공사의 시공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이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부정한 청탁을 하면서 재물이나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부분은 행위 주체입니다. 원청 회사의 직원이 법인의 직원으로서 명시적으로 주체에 포함되어 있으므로, 현장소장이나 구매 담당자가 하도급 업체에게서 돈을 받았다면 이 조문의 취득 행위에 해당합니다. 반대로 하도급을 따내려는 업체 대표나 그 임직원이 원청 직원에게 금품을 건넸다면 제공 행위에 해당합니다.
이 조문을 위반하면 건설산업기본법 제95조의2 제5호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취득한 쪽과 제공한 쪽의 법정형이 같다는 점이 특징이고, 건설업 등록 관련 행정처분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하도급을 받으려고 원청 직원에게 부정한 청탁과 함께 금품을 건넸다면, 건설산업기본법 제38조의2 위반으로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까지 가능합니다.
2. 금품이 오갔다고 곧바로 처벌되는 것이 아니라 ‘부정한 청탁’이 있어야 합니다
부정한 청탁 여부가 건산법 위반 성립을 가르는 핵심 쟁점입니다.
건산법 제38조의2 제1항은 이렇게 정하고 있습니다.
발주자ㆍ수급인ㆍ하수급인(발주자, 수급인 또는 하수급인이 법인인 경우 해당 법인의 임원 또는 직원을 포함한다) 또는 이해관계인은 도급계약의 체결 또는 건설공사의 시공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부정한 청탁을 하면서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여서는 아니 된다(건설산업기본법 제38조의2 제1항).
따라서 단순히 돈이 오갔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금품이 ‘부정한 청탁’에 대한 대가였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법원은 배임수증재 사건에서 부정한 청탁을 사회상규와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판단해 왔고, 청탁이 반드시 명시적일 필요는 없으며 묵시적 청탁도 인정될 수 있다고 봅니다. 실무에서는 원청 직원의 업무가 하수급업체 선정이나 단가 결정에 관여하는 것이었는지, 금품을 준 시점이 견적 제출이나 업체 선정 시기와 가까운지가 중요하게 살펴집니다.
이미 선정이 끝난 뒤 사례 명목으로 건넨 돈이라는 항변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계약 체결이나 시공에 관한 청탁의 대가로 받은 것이라면 사후에 수수했더라도 대가관계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반면 공사 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한 것이거나 사회 통념상 허용되는 범위의 명절 인사 정도라면 부정한 청탁이 없다고 판단될 여지가 있고, 이 구분은 금액·시기·직무관련성·계좌 내역과 메시지 기록으로 입증됩니다.
돈이 오갔다는 사실보다, 그 돈이 하도급 수주나 시공과 관련한 부정한 청탁의 대가였는지가 결론을 가릅니다.
3. 형법상 배임증재와 배임수재도 함께 검토됩니다
원청 직원은 회사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므로 형법 제357조가 별도로 문제됩니다.
형법 제357조 제1항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재물이나 이익을 공여한 자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백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전항의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공여한 자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백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형법 제357조 제1항, 제2항).
원청 회사의 구매·공무 담당 직원은 회사를 위해 하수급업체를 고르고 단가를 정하는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입니다. 그 임무에 관해 하수급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면 건산법과 별개로 배임수재, 준 쪽은 배임증재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두 조문 중 어느 쪽으로 의율할지는 수사기관과 법원의 판단 영역이지만, 어느 쪽으로 가더라도 징역형 가능성이 열려 있습니다.
또한 형법 제357조 제3항은 범인이 수수한 재물을 몰수하고, 몰수가 불가능하면 그 가액을 추징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받은 직원이 가져간 이익이 국가로 환수되는 구조이고, 그 직원의 진술과 계좌 흐름이 공여자 수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청 직원이 회사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면, 건산법 위반과 별도로 형법상 배임증재까지 함께 검토됩니다.
4. 수수한 금액·횟수·청탁 내용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금액이 크고 반복될수록 실형 가능성이 높아지고, 자수·반환·합의는 양형에서 중요합니다.
건산법 제95조의2 제5호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법정형의 폭이 넓습니다. 실제 선고는 금품의 액수, 횟수, 청탁의 내용과 그로 인해 선정된 공사의 규모, 원청 회사가 입은 손해 여부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한 번의 소액 사례금과, 수년에 걸쳐 매 공사마다 일정 비율을 정기적으로 건넨 경우는 전혀 다르게 평가됩니다. 후자는 계좌 이체 내역이 남아 있고 비자금 조성이나 허위 세금계산서 같은 다른 범죄와 함께 드러나는 경우가 많아 수사가 확대되기 쉽습니다.
다만 초범인지, 수수 경위와 청탁 정도, 수사 협조, 반환·합의 여부는 성립 자체를 막지는 못해도 양형 단계에서 참작될 수 있는 사정입니다. 또한 금품 요구를 받아 어쩔 수 없이 건넨 경우에는 요구 경위와 지위 차이가 양형에서 유리하게 고려될 수 있으니, 요구 당시의 문자·통화 기록을 보존해 두어야 합니다.
5. 신고·고발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첫 조사 전에 계좌 내역과 연락 기록을 정리해 두는 것이 사건의 방향을 좌우합니다.
이런 사건은 통상 ①원청 내부 감사나 경쟁 업체의 신고·고발, 또는 다른 사건 수사 중 계좌 추적으로 단서가 포착되고 → ②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현장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의 압수수색과 참고인·피의자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금품을 받은 직원이 먼저 조사를 받고 그 진술에서 공여자가 특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사 통보를 받았거나 문제가 될 만한 거래가 있었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건넨 금품의 시기·금액·명목을 통장 거래내역과 카드 내역으로 정리하고, 해당 시점이 견적 제출·업체 선정·계약 체결 중 어느 단계와 가까운지 대조합니다.
원청 직원과 주고받은 문자·메신저·이메일을 확보해 청탁의 내용이 있었는지, 금품 요구가 먼저 있었는지 확인합니다.
해당 직원이 하수급업체 선정이나 단가 결정에 실제 권한이 있었는지, 정당한 대가(소개비 계약, 용역비 등)로 설명할 만한 근거가 있는지 점검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부정한 청탁의 존재 여부, 금품의 대가성, 직무관련성을 다투는 방어 논리를 세울 수 있으므로, 건설 분야 형사 사건 경험이 있는 변호사와 함께 첫 조사 전에 진술 방향을 정리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마치며
하도급 업계에서는 “원래 다들 그렇게 한다”는 분위기 때문에 문제의식 없이 금품을 건네다가, 수사 통보를 받고 나서야 사안의 심각성을 깨닫고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금품을 건넨 하수급업체 입장에서는 그 돈이 부정한 청탁의 대가가 아니라 정당한 대가이거나 사회상규상 허용되는 범위였음을 객관적 자료로 설명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금품을 받은 원청 직원 입장에서도 직무와의 관련성, 사후 수수 여부, 반환 사정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건설 현장의 금품 수수 사건에서 준 쪽과 받은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진술과 자료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하도급을 받은 뒤에 사례로 돈을 줬는데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계약 체결이나 시공에 관한 청탁의 대가로 건넨 돈이라면 사후에 준 경우에도 대가관계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전 약속이나 청탁이 없었다는 점은 다툴 수 있는 사정입니다.
Q. 원청 직원이 먼저 돈을 요구해서 어쩔 수 없이 줬습니다. 그래도 죄가 되나요?
A. 요구를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성립이 배제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 다툴 수 있고, 양형에서 요구 경위와 지위 차이가 유리하게 고려될 수 있으니 요구 당시의 기록을 보존해야 합니다.
Q. 건산법 위반과 형법 배임증재는 같이 처벌되나요?
A. 두 조문 모두 문제될 수 있습니다. 건산법 제95조의2 제5호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이고, 형법 제357조 제2항 배임증재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5백만원 이하 벌금입니다. 어느 조문으로 처리할지는 수사기관과 법원이 판단합니다.
Q. 명절 선물이나 식사 접대도 해당되나요?
A. 사회 통념상 허용되는 범위의 인사라면 부정한 청탁이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금액이 크거나 업체 선정 시기와 겹치면 대가성이 인정될 위험이 커집니다.
Q. 소개비·컨설팅비 명목의 계약서를 썼으면 괜찮은가요?
A. 계약서 명목만으로 판단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그만한 용역이 제공되었는지, 금액이 합리적인지, 받은 사람이 업체 선정 권한을 가진 사람인지를 종합해 실질을 봅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청탁 여부와 대가성 판단에 큰 영향을 주고, 돈을 받은 직원의 진술과 어긋나지 않게 사실관계를 정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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