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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저당 잡힌 집을 사서 고쳤는데 경매로 넘어가면 수리비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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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저당 잡힌 집을 사서 고쳤는데 경매로 넘어가면 수리비는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시세보다 싸게 나온 집을 사서 수리와 인테리어까지 마쳤는데, 등기부에 남아 있던 근저당 때문에 집이 경매로 넘어가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어차피 내 집이 됐으니 고쳐 쓰는 건 내 마음”, “경매로 넘어가도 수리한 돈은 낙찰자한테 받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수천만 원을 들여 공사를 한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막상 경매가 시작되면 낙찰자는 “나는 수리를 맡긴 적이 없다”며 한 푼도 주지 않으려 하고, 수리업체는 공사대금을 달라며 집 열쇠를 쥐고 버티고, 본인은 집도 잃고 수리비도 못 받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러나 민법은 이런 매수인을 위해 저당물의 제3취득자가 지출한 필요비·유익비를 경매대가에서 우선 상환받는 길을 따로 열어 두고 있습니다. 다만 이 권리는 정해진 시점까지 정해진 방식으로 행사하지 않으면 사라집니다.

아래에서는 근저당이 잡힌 집을 산 뒤 수리한 경우 경매에서 수리비를 어떻게 돌려받을 수 있는지, 그리고 무엇을 놓치면 안 되는지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근저당 잡힌 집을 산 사람은 민법상 ‘제3취득자’로 보호받습니다

소유권을 취득한 매수인도 제3취득자이므로, 경매로 집을 잃더라도 수리비 회수 장치가 있습니다.

저당권이 설정된 부동산의 소유권을 넘겨받은 사람을 민법은 ‘저당물의 제3취득자’라고 부릅니다. 채무자는 매도인이고, 매수인은 그 채무와 무관한 제3자인데, 매도인이 대출 이자를 내지 못하거나 원금을 갚지 못하면 근저당권자가 경매를 신청하고 매수인은 소유권을 잃게 됩니다.

이때 매수인이 집을 보존하거나 가치를 높이려고 쓴 돈에 대해 민법 제367조가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습니다.

저당물의 제삼취득자가 그 부동산의 보존, 개량을 위하여 필요비 또는 유익비를 지출한 때에는 제203조제1항,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저당물의 경매대가에서 우선상환을 받을 수 있다(민법 제367조).

대법원은 지상권·전세권을 취득한 사람뿐 아니라 소유권을 취득한 매수인도 이 조문의 제3취득자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또한 이 규정은 근저당권자가 신청한 담보권 실행 경매뿐 아니라 다른 채권자가 신청한 강제경매에서도 저당부동산이 매각되는 이상 적용됩니다.

근저당 잡힌 집의 소유권을 산 매수인은 경매로 소유권을 잃어도 수리비를 경매대가에서 우선 회수할 수 있는 지위에 있습니다.


2. 돌려받을 수 있는 수리비는 ‘필요비’와 ‘유익비’로 한정됩니다

집을 유지하는 데 쓴 돈과 가치를 높인 돈만 인정되고, 취향에 따른 인테리어는 제외될 수 있습니다.

민법 제203조는 점유자의 비용 상환을 두 갈래로 나눕니다. 먼저 필요비는 물건을 통상의 용도에 맞게 보존·관리하는 데 쓴 비용으로, 누수 보수, 보일러 교체, 외벽 균열 보수 같은 공사가 대표적입니다. 점유자가 과실을 취득했다면 통상의 필요비는 청구할 수 없지만, 통상의 수준을 넘는 특별 필요비는 상환 대상이 됩니다.

다음으로 유익비는 물건의 객관적 가치를 높이는 데 쓴 비용으로, 같은 조 제2항은 다음과 같이 정합니다.

점유자가 점유물의 개량을 위하여 지출한 금액 기타 유익비에 관하여는 그 가액의 증가가 현존한 경우에 한하여 회복자의 선택에 좇아 그 지출금액이나 증가액의 상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현존’과 ‘선택’입니다. 수리비 3천만 원을 들였더라도 경매 시점에 집의 가치가 실제로 그만큼 올라 있지 않으면 증가액만 인정되고, 지출액과 증가액 중 어느 쪽으로 정산할지는 상환을 받는 쪽이 아니라 상환하는 쪽이 고릅니다. 개인 취향의 벽지·조명·가구 설치, 시세와 무관한 고급 마감재는 증가액 인정이 어려울 수 있고, 반대로 샷시 교체나 방수 공사처럼 감정평가에서 가치 상승이 드러나는 공사는 인정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리비 전부가 아니라 필요비와 경매 시점에 현존하는 유익비만 돌려받을 수 있으므로, 공사 전후 상태를 입증할 자료가 결론을 좌우합니다.


3. 배당요구를 놓치면 낙찰자에게도 유치권으로도 받을 수 없습니다

제3취득자의 우선상환은 경매 배당절차 안에서만 가능하고, 배당요구종기가 지나면 길이 막힙니다.

가장 많이 하는 오해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낙찰자가 집을 가져가니 낙찰자에게 수리비를 청구하면 된다”는 생각이고, 다른 하나는 “수리비를 못 받았으니 집을 안 비우고 유치권을 주장하면 된다”는 생각입니다.

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2다265093 판결은 이 두 가지를 모두 막았습니다. 민법 제367조의 우선상환은 경매절차에서 배당을 받는 방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어서, 제3취득자가 저당권설정자·저당권자·매수인에게 직접 비용 상환을 청구할 수는 없고, 이 비용상환청구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한 유치권도 주장할 수 없다는 취지입니다. 그리고 우선상환을 받으려면 경매절차에서 배당요구의 종기까지 배당요구를 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실무에서는 수리업체가 따로 유치권을 신고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다만 업체의 공사대금 채권은 수리를 맡긴 매수인에 대한 채권이므로, 업체가 점유를 계속하더라도 낙찰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는 점유 취득 시기에 따라 달라집니다. 대법원 2022. 12. 29. 선고 2021다253710 판결은 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 이후에 취득한 유치권을 매수인에게 주장할 수 없다고 본 사례입니다. 어느 쪽이든 공사대금은 결국 매수인 본인의 채무로 남기 때문에, 경매 배당에서 필요비·유익비를 회수하지 못하면 매수인은 집도 잃고 업체에 대한 빚도 짊어지게 됩니다.

수리비 회수는 경매법원에 정해진 기한 안에 배당요구하는 것이 거의 유일한 통로입니다.


4. 근저당을 숨기고 판 매도인에게는 별도의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소유권을 잃은 매수인은 계약 해제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기망이 있었다면 사기죄도 문제됩니다.

경매로 소유권을 잃게 된 매수인은 매도인에게 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민법 제576조는 저당권 행사로 매수인이 소유권을 잃은 때 매수인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고(제1항), 매수인이 자기 비용으로 저당권을 변제해 소유권을 지킨 때에는 그 상환을 매도인에게 청구할 수 있으며(제2항), 이와 별도로 손해가 있으면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제3항) 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은 매수인이 근저당 사실을 알았는지를 따로 요건으로 두지 않습니다. 수리비 중 경매 배당으로 회수하지 못한 부분은 이 손해배상 청구의 범위에서 다투게 됩니다.

더 나아가 매도인이 근저당의 존재나 연체 사실을 숨기고 “대출은 곧 갚는다”, “문제없는 집이다”라고 속여 대금을 받았다면 형법 제347조 제1항의 사기죄가 문제됩니다. 사기죄의 법정형은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다만 단순히 근저당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사기가 되는 것은 아니고, 매매 당시 매도인이 변제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있는 것처럼 속였는지, 근저당 사실을 고지했는지, 계약서 특약과 중개사 설명이 어떠했는지가 기망 여부를 가르는 사실관계입니다.

민사 책임과 형사 책임은 서로 다른 기준으로 판단되므로, 매매 당시의 대화와 계약서 특약을 함께 확보해야 합니다.


5. 경매통지를 받은 날부터 배당기일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경매개시결정을 받으면 곧바로 배당요구종기를 확인하고 비용 자료를 제출해야 합니다.

근저당권자의 신청이 있으면 ①관할 법원(수원 지역 부동산이라면 수원지방법원 경매계 등)이 경매개시결정을 하고 소유자인 매수인에게 통지 → ②법원이 배당요구종기를 정해 공고 → ③종기 안에 제3취득자가 필요비·유익비 배당요구서 제출 → ④매각 후 배당기일에 순위에 따라 배당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배당표에 반영되지 않았거나 금액이 다르면 배당기일에 이의를 하고 배당이의 소로 다투는 방법을 검토하게 됩니다.

경매 통지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1. 경매 사건번호의 문건·송달내역에서 배당요구종기가 언제인지 가장 먼저 확인합니다.

  2. 공사계약서, 세금계산서, 이체내역, 공사 전후 사진 등 지출 사실과 공사 내용을 증명할 자료를 정리합니다.

  3. 종기 전에 필요비·유익비 배당요구서를 접수하고, 매각물건명세서와 현황조사서에 점유·공사 사실이 어떻게 적혀 있는지 대조합니다.

이렇게 정리된 자료가 있어야 배당요구와 매도인에 대한 해제·손해배상 청구를 동시에 준비해 실질적인 회수 방안을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근저당이 있는 집을 샀다가 경매 통지를 받으면 “설마 내 집이 넘어가겠느냐”, “어떻게든 되겠지” 하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배당요구종기는 한번 지나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수리비를 쓴 매수인 입장에서는 얼마를 돌려받을 수 있는지보다, 어떤 항목이 필요비·유익비로 인정되고 어떤 자료로 입증할지를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공사 전후 상태가 남아 있을수록 배당요구와 손해배상 모두에서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근저당 사실을 알리지 않고 판 매도인이나 공사를 맡은 업체 입장에서도 “알아서 해결하겠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고지 여부, 계약서 특약, 공사 시점에 따라 책임의 범위가 달라집니다.

저는 부동산 매매와 경매 과정에서 생긴 분쟁에서 비용을 지출한 매수인 쪽과 책임을 추궁당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기한 하나와 서류 한 장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경매 통지를 받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배당요구종기가 지나기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경매로 낙찰받은 사람에게 수리비를 직접 청구할 수 있나요?

A. 어렵습니다. 대법원은 제3취득자의 비용상환이 경매 배당절차에서 우선상환받는 방식으로만 이루어진다고 보아, 매수인(낙찰자)에게 직접 청구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Q. 수리비를 못 받았으니 집을 비우지 않고 유치권을 주장해도 되나요?

A. 제3취득자의 민법 제367조 비용상환청구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는 유치권은 인정되지 않습니다. 낙찰자의 인도 요구를 막는 수단으로 쓰기 어렵습니다.

Q. 배당요구는 언제까지 해야 하나요?

A. 경매법원이 정한 배당요구종기까지입니다. 종기가 지나면 우선상환을 받을 수 없으므로, 경매개시결정을 받으면 사건 기록에서 종기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Q. 도배·인테리어 비용까지 전부 인정되나요?

A. 아닙니다. 필요비와 유익비만 대상이고, 유익비는 경매 시점에 가치 증가가 현존해야 하며 지출액과 증가액 중 상환하는 쪽이 선택합니다. 취향에 따른 인테리어는 인정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Q. 근저당이 있는 줄 알고 샀어도 매도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나요?

A. 민법 제576조는 소유권 상실에 따른 해제와 손해배상에 매수인의 선의를 요건으로 두지 않습니다. 다만 계약서 특약과 매매 경위에 따라 손해의 범위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공사업체가 공사대금을 달라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공사대금은 수리를 맡긴 매수인의 채무이므로 경매와 별개로 남습니다. 공사 내역과 지급 약정을 정리하고, 경매 배당에서 필요비·유익비를 최대한 회수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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