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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2심 무죄, 진술증거가 갖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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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2심 무죄, 진술증거가 갖는 의미 

박재성 변호사

안녕하세요, 박재성 변호사입니다.

지난 2026. 10. 23. 서울고등법원 형사7부가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1심은 지난 7월 벌금 1,000만 원과 추징금 2,100만 원을 선고했는데, 2심은 이를 깨고 함께 기소된 두 사람까지 모두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을 두고 정치적 해석은 여러 갈래로 나옵니다. 그러나 형사 변호인의 눈으로 보면 이 판결은 훨씬 단순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사실상 하나뿐인 핵심 진술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지요.

오늘은 정치적 평가는 내려놓고, 증거의 관점에서 1심과 2심이 왜 갈렸는지, 그리고 진술 하나로 유죄를 받은 분들이 항소심에서 무엇을 다퉈야 하는지 차근차근 짚어보겠습니다.

1심과 2심, 같은 증거로 왜 결론이 달라졌나

보도에 따르면 공소사실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그 비용을 다른 사람이 대신 내도록 했다는 것입니다. 이를 직접 뒷받침하는 증거는 여론조사를 맡았던 사람의 진술이 사실상 전부였습니다.

1심은 이 진술 가운데 일부를 골라 신빙성을 인정했고, 송금 시점 같은 정황을 더해 일부 대납을 유죄로 보았습니다. 반면 2심은 진술 전체를 놓고 보아야 한다며, 일부만 떼어 믿은 1심의 방식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같은 증거를 두고도 "어느 부분을 믿을 것인가"에서 출발하느냐, "이 사람의 진술 전체를 믿을 수 있는가"에서 출발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준 것입니다.

2심이 진술을 믿지 않은 이유

보도된 판결 이유를 증거법의 눈으로 정리하면 크게 세 갈래입니다.

1) 직접 경험과 과장이 섞였다는 점입니다. 재판부는 「명 씨의 진술 중에는 직접 경험한 사실과 과장되게 진술한 부분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불리한 부분은 주변 설명으로 피하거나 기존 진술을 유리하게 재해석하는 경향도 지적했습니다.

2) 객관 자료와 맞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진술자가 다른 관련자와 나눈 통화 녹취의 내용이 여론조사 의뢰 주장과 들어맞지 않았고, 계좌이체라는 송금 방식도 불법 거래로 보기에는 이례적이라고 보았습니다.

3) 경험칙에 어긋난다는 점입니다. 만난 지 이틀 만에 불법 비용 부담까지 언급하며 의뢰했다는 주장은 상식에 반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재판부는 「유죄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사실상 유일한 핵심 증거인 명태균의 진술에 신빙성을 부여하기 어렵고」 단편적 사실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증명하기 부족하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의심이 남는 것과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된 것은 다르다는, 형사재판의 기본 원칙이 그대로 적용된 것이지요.

그렇다면 이 사건은 무죄로 끝난 것일까요

아직 그렇지 않습니다. 특검은 상고 방침을 밝혔고, 대법원 판단이 남아 있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법률심이어서 사실인정과 증거의 신빙성 판단은 원칙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몫으로 존중합니다. 그래서 이 사건의 실질적 승부처는 2심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점이 일반 형사사건에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1심에서 유죄가 나왔더라도 항소심은 사실관계와 증거를 다시 따질 수 있는 마지막 사실심입니다. 거꾸로 항소심에서 다투지 못한 사실 문제는 대법원에서 바로잡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본 변호사가 맡았던 사기 사건도 그랬습니다. 의뢰인은 상대방 동의를 받아 휴대전화를 개통했다고 일관되게 주장했지만, 1심은 피해자 진술을 근거로 사기를 유죄로 보았습니다. 항소심에서 개통 당시 문자를 시간순으로 재구성해 상대방이 직접 절차를 밟았다는 점을 보여 주고, 분쟁 초기부터 의뢰인의 입장이 같았다는 대화를 제출했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만으로 기망을 단정하기 어렵다며 사기 부분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당장 기억해 두실 것

1) 진술 하나로 유죄를 받은 피고인: 항소기간은 판결 선고일부터 7일입니다. 항소장을 낸 뒤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소송기록접수통지 후 20일)도 놓치지 마십시오.

2) 항소심을 준비하는 분: 상대방 진술을 "전체적으로" 다시 읽고, 수사 단계부터 법정까지 진술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표로 정리해 보십시오. 직접 본 것과 들은 것·추측한 것을 나누는 작업이 출발점입니다.

3) 아직 수사·1심 단계인 분: 문자, 통화 녹취, 계좌 내역처럼 날짜가 찍힌 객관 자료를 지금 확보해 두십시오. 진술과 진술이 맞서는 사건에서는 이런 자료가 신빙성을 가르는 기준이 됩니다.

정리하며

이번 판결의 핵심은 정치가 아니라 증거입니다. 핵심 진술 하나에 기댄 공소사실은, 그 진술이 흔들리면 함께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1심 판단이 항소심에서 다시 검토되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형사 사건을 오래 다뤄 오며 느끼는 것은, 항소심은 1심을 한 번 더 반복하는 자리가 아니라 1심이 놓친 증거와 모순을 짚어내는 자리라는 점입니다.

상대방 진술만으로 유죄 판결을 받으셨거나 항소심을 앞두고 계신 분, 진술이 엇갈리는 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계신 분이라면 사안별로 적용 법리와 대응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도움이 필요하시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 편하게 문의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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