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박재성 변호사입니다.
요즘 편의점 음료 냉장고를 열면 절반 가까이가 '제로' 제품입니다. 그중에는 라벨 한쪽에 "식후 혈당 상승 억제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는 문구를 단 제품도 적지 않지요. 당이 거의 없는데 혈당 관리까지 된다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손이 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26년 10월 23일 관련 고시를 고쳤고, 10월 26일 이를 발표했습니다. 감미료를 넣어 저당 기준을 맞춘 식품에는 앞으로 혈당 관련 기능성을 표시할 수 없게 됩니다. 시행일은 2028년 1월 1일입니다.
남은 기간이 1년 남짓이라 여유가 있어 보이지만, 포장재 재고와 온라인 상세페이지, 광고 문안까지 생각하면 결코 긴 시간이 아닙니다. 오늘은 무엇이 바뀌었는지, 그리고 제조·유통업체가 지금 무엇을 점검해야 하는지를 차근차근 짚어보겠습니다.
기능성표시식품, 무엇이 허용되어 왔나
일반식품도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의 효과를 표시할 수 있습니다. 이른바 '기능성표시식품' 제도입니다. 근거는 「부당한 표시 또는 광고로 보지 아니하는 식품등의 기능성 표시 또는 광고에 관한 규정」이라는 식약처 고시입니다.
이 고시는 기능성 원료를 충분히 넣었다고 해서 무조건 표시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제품 자체의 영양성분도 일정한 기준을 넘지 않아야 하는데, 이것이 별표 1의 '영양성분 개별기준'입니다. 그동안 저당 기준만 맞추면 감미료를 썼는지와 관계없이 혈당 관련 기능성을 표시할 수 있었습니다. 저당 기준은 고체 식품 100g당 당류 5g 미만, 음료 등 액체 식품 100mL당 2.5g 미만입니다.
이번 개정의 내용과 식약처가 밝힌 이유
고시 제2026-70호는 이 영양성분 개별기준(별표 1 제2호다목)을 보강했습니다. 감미료를 사용해 저당 기준을 충족한 식품에는 '식후 혈당 상승 억제' 기능성 표시를 제한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을 넣은 제로 탄산음료라도 감미료로 단맛을 냈다면 이제 혈당 문구를 붙일 수 없습니다. 반대로 감미료 없이 저당 기준을 맞춘 제품은 기존 요건을 갖추는 한 계속 표시할 수 있습니다.
식약처가 든 이유는 소비자 오인입니다. 감미료가 들어간 단 음료가 마치 혈당을 관리해 주는 식품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다만 이번 개정은 감미료 사용이나 저당 식품의 제조·판매 자체를 막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식약처는 함께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2028년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을까요
시행일이 2028년 1월 1일이니 그때까지는 지금처럼 표시해도 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경과조치의 구체적인 내용, 예컨대 시행일 전에 제조된 제품이나 이미 만든 포장재를 언제까지 쓸 수 있는지는 아직 공식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변호사 확인: 고시 부칙의 시행일·경과조치 원문]
또 하나 기억하실 점이 있습니다. 개정 전이라도 표시 문구가 고시가 허용한 범위를 벗어나 "혈당을 낮춘다", "당뇨에 좋다"처럼 질병 예방·치료 효과를 암시하면, 그것은 이번 개정과 무관하게 식품표시광고법상 부당한 표시·광고 문제가 됩니다. 이 경우 형사처벌과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이 함께 문제 될 수 있거든요. [변호사 확인: 식품표시광고법 제8조 제1항·벌칙 조항의 법정형]
당장 기억해 두실 것
1) 제조사와 브랜드사는 혈당 기능성 문구를 단 제품 목록부터 뽑아, 배합표에 감미료가 들어가는지와 당류 함량을 제품별로 대조해 두시기 바랍니다.
2) 유통·온라인 판매자는 포장뿐 아니라 상세페이지, 검색 광고, 인플루언서 협찬 문안에 같은 표현이 남아 있는지 확인하셔야 합니다. 표시·광고 책임은 포장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3) 포장재 교체 일정은 고시 부칙의 경과조치를 확인한 뒤 정하시고, 그 사이 행정청의 점검이나 소비자 신고를 받았다면 답변서를 내기 전에 먼저 상담을 받아 보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정리하며
이번 개정은 "저당이면 혈당에도 좋다"는 연결고리를 감미료 제품에 한해 끊어 낸 것입니다. 제품을 금지한 것이 아니라 말할 수 있는 범위를 좁힌 것이어서, 문구를 미리 정리한 업체와 그렇지 못한 업체의 차이는 시행 이후 점검 현장에서 드러날 것입니다.
형사와 의료·식약 사건을 함께 다뤄온 변호사로서 보면, 표시·광고 사건은 문구 하나와 배합표 한 장으로 결론이 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리 정리해 둔 자료가 가장 좋은 방어가 되지요.
제로음료나 저당 간식에 혈당 관련 문구를 쓰고 계신 제조·유통업체, 혹은 이미 표시·광고 위반으로 점검이나 조사를 앞두고 계신 분이라면 지금 한 번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사안별로 적용 법리와 대응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도움이 필요하시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 편하게 문의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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