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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취한 손님에게 맞았다면 심신미약으로 풀려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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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취한 손님에게 맞았다면 심신미약으로 풀려나나요 

신동우 변호사

안녕하세요 신동우 변호사입니다.

가게를 하다 보면 손님을 고를 수 없습니다. 술에 취한 손님이 소란을 피우고, 말리던 사장님이 맞는 일이 생각보다 자주 생깁니다. 그런데 맞고 나서 더 억울한 말을 듣습니다.

"저 사람 취해서 그런 건데, 심신미약으로 금방 풀려나는 거 아니에요?"

얼마 전 보도된 광주의 한 치킨집 사건에서도 손님이 경찰을 부르겠다는 사장에게 "불러봤자 심신미약으로 빠져나간다"고 했다고 합니다. 이런 말을 들은 사장님이라면 이 글이 답이 될 겁니다.

술 취했다는 말, 법원은 어떻게 보나요

감경은 법원의 선택이지 가해자의 권리가 아닙니다

형법 제10조 제2항은 심신미약인 사람의 행위는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2018년에 "감경한다"에서 바뀐 문구입니다. 술을 마셨다는 사실만으로 형이 깎이는 구조가 아닙니다. 제가 본 사건들만 놓고 보면 단순히 취했다는 이유로 감경을 받는 경우는 드뭅니다. 상대를 골라 때렸거나 경찰 앞에서 자기에게 유리한 말을 조리 있게 했다면 판단 능력이 남아 있었다고 보기 쉽습니다.

알면서 마셨다면 감경 자체가 막힙니다

같은 조 제3항은 위험을 예견하고 스스로 심신장애를 일으킨 사람에게는 감경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대법원도 위험 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는데 자의로 심신장애를 일으킨 경우까지 여기에 포함된다고 봅니다(대법원 1992. 7. 28. 선고 92도999 판결). 취하면 싸움이 커질 줄 알면서 마신 사람이 그 상태에서 때렸다면 심신미약을 내세우기 어렵습니다. "심신미약으로 빠져나간다"고 미리 말했다면 그 말이 오히려 판단 능력이 있었다는 정황이 됩니다.

반대로 술자리 다툼으로 피의자가 되신 분이라면, 기억이 안 난다는 말은 대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CCTV가 있는 사건에서 사실을 다투는 것보다 사과하고 합의를 시도하는 쪽이 현실적입니다.

그래서 손님은 무슨 죄가 되나요

목덜미를 때리거나 침을 뱉는 행위는 형법 제260조 폭행죄입니다.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병원에서 타박상이나 염좌 진단이 나오면 상해죄로 넘어가고 법정형이 7년 이하 징역으로 올라갑니다. 영업 중인 가게에서 욕설과 행패로 장사를 못 하게 했다면 업무방해죄도 함께 검토됩니다.

폭행과 상해는 법정형 차이가 큽니다. 맞은 날 바로 진료를 받으셔야 하는 이유입니다.

경찰이 스티커 한 장으로 끝내려 한다면

범칙금을 내면 그 일로는 다시 처벌하지 못합니다

이 부분은 꼭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음식점에서 취해 소란을 피우면 경범죄 처벌법상 음주소란에 해당하고, 경찰이 현장에서 범칙금 통고처분을 하고 사건을 정리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범칙금을 낸 사람은 같은 행위로 다시 처벌받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대법원은 치킨 호프집에서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린 손님이 음주소란 범칙금을 낸 사건에서, 업무방해 공소사실이 그 범칙행위와 같은 사건이라며 유죄 판결을 파기한 적이 있습니다(대법원 2011. 1. 27. 선고 2010도11987 판결). 당시 현장에서는 "피해자가 없다"는 이유로 스티커가 발부됐다고 합니다.

업주가 "저 맞았습니다, 장사도 못 했습니다"라고 그 자리에서 분명히 말하지 않으면 사건이 경범죄로 가볍게 끝나고 더 무거운 죄로 묻는 길이 막힐 수 있습니다. 변호사 입장에서 가장 안타까운 대목입니다.

치료비와 위자료는 받을 수 있나요

가해자에게 치료비, 문 닫은 기간의 영업 손해,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750조, 제751조). 상해죄로 기소되면 형사재판에서 배상명령을 신청해 따로 민사소송을 하지 않고 받는 길도 있습니다(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제1항). 단순 폭행이나 업무방해는 배상명령 대상이 아니지만 피고인과 합의한 금액은 배상명령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가해자가 "합의금 노린다"고 해도 신경 쓰실 것 없습니다. 맞은 사람이 배상을 요구하는 건 당연한 권리입니다.

지금 챙겨야 할 것

CCTV부터입니다. 저장 기간이 며칠밖에 안 되는 기기가 많으니 당일에 다른 저장장치로 옮겨 두세요. 그 자리에 있던 손님이나 직원 연락처도 받아 두시면 좋습니다.

다음은 처벌 의사입니다. 경찰이 왔을 때 폭행과 영업방해를 당했다고 분명히 말씀하세요. 폭행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입니다(형법 제260조 제3항). 처벌불원서는 합의 내용이 다 정리된 뒤에 쓰셔야 합니다.

진단서도 빼놓으면 안 됩니다. 폭행이 상해가 되느냐는 결국 진단서로 갈립니다.

아이가 차도로 뛰어나가는 걸 말린 사장님이 맞아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다만 법이 그 사장님을 지켜 주려면 사장님이 먼저 증거와 말을 남겨 두셔야 합니다.

참고 기사: 「"아줌마가 뭔데, 내 애한테" 치킨집 사장 뒤통수 가격한 '만취 엄마'」, 『JTBC』, 2026.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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